활빈당 2020 86화
조회 : 277 추천 : 0 글자수 : 5,098 자 2024-04-02
86화
동백고등학교 옥상
섬천이 공중에서 일행들을 모조리 없애려는 듯 그의 품속에 폭약을 일제히 뿌린다. 하나하나가 엄청난 위력을 가진 폭약이었다.
그것을 보고 길동은 위급함을 느껴 외친다.
“전부 산개하라!!”
길동의 명령에 일제히 분신들은 섬천을 공격하려다가 재빨리 원 형태로 뒤로 물러난다.
그 사이 섬천이 뿌린 폭약들이 일제히 빛을 내면서 폭발하기 시작한다.
“콰콰콰콰콰쾅!!!!”
폭약은 크기는 작았지만 그 위력은 대단했다. 옥상 주변이 크게 흔들릴 정도로 울림이 있었고 그 폭발로 인해 파편이 사방으로 다 튀어 나갔다.
“안 돼!”
이를 지켜보던 탄금이 자신의 가야금에서 무형기운을 뽑아 폭약의 파편을 막아내고 있었다. 행여나 다른 아이들이 다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었다.
화룡 역시 재빨리 방어막을 구축하여 폭발물 파편이 자신들에게 튀어 오르는 것을 막고 있었다.
놀라운 위력에 옥상은 큰 소동이 일어났다.
물론 탄금과 화룡에 의해 피해는 대폭 줄었지만 파편이 튀면서 선도부 아이들 몇몇이 피를 흘리고 넘어졌다.
“비겁한 놈이로구나! 폭탄을 터트릴 생각을 하다니”
혁진이가 열이 뻗쳐 섬천을 향해 고함을 지른다.
자신 역시 파편을 맞아 한 쪽 팔에 유리조각이 베인 것처럼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아이들이 부상을 입자 어느 새 아영이가 숨어 있다가 나선다.
도저히 가만히 지켜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일단 다친 아이들부터 치료해야 한다.
물론 활빈당 아이들부터 살펴보았다. 혁진이가 폭약의 파편에 심하게 맞았는지 피를 흘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먼저 혁진이에게 다가간다.
“선생님!”
활빈당 아이들이 아영이를 보고 달려간다.
아영이는 혁진이의 팔에 흐르는 피를 닦아주고 염주로 치유를 하기 시작한다.
“많이 놀랐구나. 걱정 하지마”
아영이는 혁진이 팔에 박힌 폭탄조각을 빼내고 염주로 치유를 하면서 피가 굳어지기를 기다린다.
선도부 아이들도 부상을 당한 아이들이 많았다. 아영이는 혁진이를 치료하는 것이 끝나자 선도부 아이들에게 다가간다.
“엑 선생님이 왜!”
“설명은 나중에 하고 일단 치료부터 하자”
“선생님은 활빈당 편이잖아요.”
“지금 그런 게 중요해?”
아영이는 선도부 아이들을 가리지 않고 한 명 한 명씩 치유해 주고 있었다. 홍길동은 그 모습을 보고 흐뭇해하였다.
하지만 부채에 힘이 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어라?”
폭약이 터지면서 분신들이 산개했지만 그 파편들을 막느라 스스로 희생했기 때문이다. 이윽고 분신들은 힘이 빠지면서 전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만큼 위력적인 폭탄이었던 것이다.
“천하에 몹쓸 놈들”
홍길동은 이렇게 까지 몹쓸 짓을 하는 연산군 일당들에게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자신은 모르지만 죄 없는 아이들까지 위험하지 않았는가?
길동은 부채를 다시 쥐고 강하게 흔들었다. 그러자 그 주변에 널린 파편들을 먼지처럼 휘날리며 옥상 밖으로 전부 흩어졌다.
“네 놈 결코 용서치 않겠다.”
“흥 너야말로”
섬천은 가볍게 착지하면서 홍길동에게 비웃음을 흘린다.
연산군은 홍길동의 부채가 탐이 나는지 계속 그의 부채를 쳐다보고 있었다. 방금 큰 폭발이 일어났는데도 불구하고 부채의 힘을 통해 분신들을 이용하여 피해를 최소화한 것을 보고 대단한 신물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저 녀석의 부채를 빼앗으면 내 힘은 더 강해지는 건가? 아니지 그보다 다른 신단을 찾는 게 나은지도 모르지. 방금 전에 도망쳤던 회장이란 놈에게 신단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았는데 차라리 그 녀석을 알아보는 것도...’
연산군이 골똘히 생각하는 것을 제령은 유심히 살폈다. 함께 있었지만 늘 강한 힘을 탐하는 그의 욕망은 어디까지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정말 전하는 얼마나 강한 힘을 원하는 것일까?’
이미 강력한 힘을 가졌는데도 불구하고 연공실에 들어가서 수련을 하고 또 하는 모습을 보면 무공에 미친 자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
홍길동과 그의 도적들을 처리하기 위해 힘을 갖춘다고 하지만 그것은 구실에 지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온 천하를 자신의 발아래에 두려는 건가’
제령이 연산군을 쳐다보면서 생각하는 사이 연산군 역시 제령의 생각을 읽었는지 그녀를 빤히 쳐다본다.
“헉”
“왜 그리 놀라느냐 제령”
“아무것도 아니옵니다.”
“이리 가까이”
연산군이 손짓을 하자 제령은 마지못해 그에게 다가간다.
“방금 도망간 그 녀석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있겠느냐?”
“그 회장이라는 자를 말씀하시는군요.”
제령은 자신의 생각이 들키는 것은 아닌지라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무래도 홍길동은 네 사형에게 맡기고 난 그 녀석을 찾아야겠다.”
“네?”
“아무래도 무언가 끌리는 게 있단 말이지”
“어떻게 찾으시려고요?”
“크크크 다 수가 있지”
연산군은 자신의 품속에 있는 신단이 회장이 도망가고 나자 어렴풋이 그의 행방을 알리는 느낌을 받았다.
“너의 수정구를 소환할 수 있느냐?”
“여기서 말입니까?”
제령은 굳이 저렇게 집착하는 의도를 몰랐지만 연산군이 더 강력한 힘을 원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굳이 학생한테까지 집착하다니
‘아니다. 내색은 안하지만 그 녀석한테서 신단의 기운이 느껴진 게 틀림없어. 그래서 전하가 그 녀석에게 만일 신단이 있다면 빼앗으려고 하는 속셈이군.’
제령은 정확히 연산군의 의도를 읽었다.
“그래 여기서 확인할 게 있다”
“...”
제령이 말이 없자 연산군은 다그친다.
“그래서 수정구 소환이 어렵단 말이냐? 네 능력은 어디서든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제령은 굳이 낯선 세계에서 수정구를 소환하고 싶지 않았지만 하는 수 없었다.
“전하 수정구 소환은 가능하지만 보는 눈이 많습니다.”
“왜 그러냐? 새삼스럽게 화룡이 있지 않느냐?”
연산군의 말에 제령은 섬뜩 놀란다. 어느 샌가 화룡이 보이지 않는 투명막을 설치하는 주술까지 익혔음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옆에서 듣던 화룡까지 놀랐다.
‘무섭군. 보여준 적도 없는데 어떻게 알았지?’
연산군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면서 화룡을 부른다.
“네 언니가 수정구를 소환할 터이니 그것이 다른 이에게는 보이지 않도록 하거라. 할 수 있겠지?”
이미 알고 있으면서 명령하는 말이다.
“네 전하”
화룡은 하는 수 없이 투명하면서도 학생들이 보지 못하게 보이지 않는 막을 설치한다. 그 사이 제령은 주문을 외워 수정구를 소환하려는 의식을 준비한다.
“화룡 너도 잠시 이리로 오거라!”
연산군은 화룡을 불러 자신과 제령을 안 보이게 투명한 막을 설치하라고 명한다.
전하의 명을 거역할 수 없는지라 화룡은 표시 나지 않게 주술을 써서 막을 설치하고 있다. 얼굴을 찌푸린 채로
제령은 화룡의 주술이 완성되어가는 모습을 보자 자신의 비녀를 꺼내 수정구를 소환하기 시작한다.
“새 시대를 거부하지 말고 모습을 드러내거라!”
제령은 주문을 외우며 알 수 없는 주술음어를 내뱉으며 기를 모은다.
물론 그녀의 목소리는 화룡이 설치한 막에 의해 밖으로 퍼져 나가지 않았다. 실로 두 자매의 주술은 놀라운 경지였다.
이윽고 제령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갈 무렵 수정구가 그녀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연산군은 역시 제령의 주술에 탄복을 금치 못하며 기대하고 있었다.
“슈우우웅”
요란한 소리와 함께 수정구는 제 모습을 비추며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역시 자네는 대단해. 내가 자네를 거둔 것에 일말의 후회도 없다. 하하하”
연산군은 살짝 소름끼치는 웃음을 흘리며 수정구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그 녀석이 어디로 가는지 알고 싶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래 일단 수정구로 추적할 수 있겠느냐?”
“그 자와 관계된 물건이면 쉽게 추적이 가능합니다만 그런 게 있사옵니까?”
제령은 연산군이 그 회장이란 녀석도 신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눈치 채면서도 일부러 물어본다.
“그건 걱정 말아라”
연산군은 수정구를 가만히 쳐다보더니 자신의 옷섶을 뒤적거린다. 물론 특검대에게도 보이지 않게...
그러더니 수정구에 가만히 손은 대기 시작한다.
“우웅 우우우웅”
놀랍게도 연산군이 손에 감춘 신단과 수정구가 반응을 하더니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면서 요동치기 시작한다.
마치 불길이 치솟는 것처럼 아지랑이가 연기처럼 피어오르더니 수정구에 흐릿한 형체가 보이고 있었다.
“하하하 보이기 시작하는 군”
“네 어디론가 가고 있습니다.”
“이 녀석에게 흔적을 붙일 수 있는가?”
“네 가능합니다만”
“그럼 어서 하게나”
제령은 수정구에 비녀를 대면서 이 헌의 모습이 비친 곳에 주술을 쏟아 붇기 시작한다.
“이 놈은 꼭 다시 만나야 하니”
“네 전하”
제령이 주술을 사용하자 놀랍게도 수정구에 비친 이 헌의 모습에 붉은 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표시가 나타나는 군”
“휴우”
제령은 땀을 쏟으면서 그제서야 손을 거둔다.
“다 되었는가?”
연산군의 재촉에 제령은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 붉은 점을 통해 그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하하 그래 그럼 이 녀석을 따라 가보아야겠다.”
“지금 말입니까?”
제령이 놀라듯이 되묻는다. 옆에 화룡도 놀란다.
“아무래도 반응이 있는 것을 보니 따라가야 한다.”
“그럼 아까 전에 붙잡지 않고”
화룡이 짐짓 원망스런 소리를 내뱉으려고 하지만 차마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 녀석이 있을 때는 잘 몰랐지만 사라지고 나니 중요한 물건을 가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연산군은 그러면서 섬천과 홍길동이 비등하게 대결하는 것을 보았다.
“흠 지금은 비등하지만 섬천이 결국 이길 것이다. 홍길동은 결국 힘이 떨어지면 학생으로 돌아갈 테니”
연산군은 그렇게 생각하고 제령을 불러 함께 가자고 한다.
“나를 도와 추적에 같이 나서야겠다. 그리고 화룡 너는 네 사형이 잘 싸우는지 보고 풍백을 깨워 여기 정리를 하거라. 곧 올 테니”
홍길동을 앞에 두고도 그 자를 쫓겠다고 하고 알아서 정리하라고 하니 화룡은 기가 찼다. 하지만 누구의 명인가
“네 분부대로 하겠나이다.”
화룡이 대답을 하고 기절한 풍백을 깨우기 시작한다.
연산군은 제령을 데리고 학교 옥상을 순식간에 뛰어 넘어 운동장에 착지한다. 실로 놀라운 경공술이었다.
“수정구는 챙겼느냐?”
“네 분부대로 작게 만들어서 품에 가지고 있습니다.”
제령은 수정구를 작게 만들어 연산군에게 보여주었다. 작은 모습이라도 그 곳에 이 헌이 가고 있는 붉은 점이 표시되고 있었다.
“크크크 그래 좋아 나를 잘 따라 오거라”
연산군은 축지법을 사용하면서 이 헌이 가고 있는 곳으로 빠른 속도로 가기 시작한다. 제령 역시 연산군을 따라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었다.
이 들의 보법은 경신술처럼 매우 빨라서 이 헌이 가고 있는 곳을 금방 따라 잡을 수준이었다. 가끔씩 수정구를 꺼내 보니 이 헌의 붉은 점은 경주를 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왜 진작 알아보지 못했을까? 흐흐흐 기대되는 군”
연산군은 자신이 원했던 신단을 하나 더 찾으려는 기대감에 들떠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었다.
동백고등학교 옥상
섬천이 공중에서 일행들을 모조리 없애려는 듯 그의 품속에 폭약을 일제히 뿌린다. 하나하나가 엄청난 위력을 가진 폭약이었다.
그것을 보고 길동은 위급함을 느껴 외친다.
“전부 산개하라!!”
길동의 명령에 일제히 분신들은 섬천을 공격하려다가 재빨리 원 형태로 뒤로 물러난다.
그 사이 섬천이 뿌린 폭약들이 일제히 빛을 내면서 폭발하기 시작한다.
“콰콰콰콰콰쾅!!!!”
폭약은 크기는 작았지만 그 위력은 대단했다. 옥상 주변이 크게 흔들릴 정도로 울림이 있었고 그 폭발로 인해 파편이 사방으로 다 튀어 나갔다.
“안 돼!”
이를 지켜보던 탄금이 자신의 가야금에서 무형기운을 뽑아 폭약의 파편을 막아내고 있었다. 행여나 다른 아이들이 다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었다.
화룡 역시 재빨리 방어막을 구축하여 폭발물 파편이 자신들에게 튀어 오르는 것을 막고 있었다.
놀라운 위력에 옥상은 큰 소동이 일어났다.
물론 탄금과 화룡에 의해 피해는 대폭 줄었지만 파편이 튀면서 선도부 아이들 몇몇이 피를 흘리고 넘어졌다.
“비겁한 놈이로구나! 폭탄을 터트릴 생각을 하다니”
혁진이가 열이 뻗쳐 섬천을 향해 고함을 지른다.
자신 역시 파편을 맞아 한 쪽 팔에 유리조각이 베인 것처럼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아이들이 부상을 입자 어느 새 아영이가 숨어 있다가 나선다.
도저히 가만히 지켜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일단 다친 아이들부터 치료해야 한다.
물론 활빈당 아이들부터 살펴보았다. 혁진이가 폭약의 파편에 심하게 맞았는지 피를 흘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먼저 혁진이에게 다가간다.
“선생님!”
활빈당 아이들이 아영이를 보고 달려간다.
아영이는 혁진이의 팔에 흐르는 피를 닦아주고 염주로 치유를 하기 시작한다.
“많이 놀랐구나. 걱정 하지마”
아영이는 혁진이 팔에 박힌 폭탄조각을 빼내고 염주로 치유를 하면서 피가 굳어지기를 기다린다.
선도부 아이들도 부상을 당한 아이들이 많았다. 아영이는 혁진이를 치료하는 것이 끝나자 선도부 아이들에게 다가간다.
“엑 선생님이 왜!”
“설명은 나중에 하고 일단 치료부터 하자”
“선생님은 활빈당 편이잖아요.”
“지금 그런 게 중요해?”
아영이는 선도부 아이들을 가리지 않고 한 명 한 명씩 치유해 주고 있었다. 홍길동은 그 모습을 보고 흐뭇해하였다.
하지만 부채에 힘이 빠지는 것이 느껴졌다.
“어라?”
폭약이 터지면서 분신들이 산개했지만 그 파편들을 막느라 스스로 희생했기 때문이다. 이윽고 분신들은 힘이 빠지면서 전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만큼 위력적인 폭탄이었던 것이다.
“천하에 몹쓸 놈들”
홍길동은 이렇게 까지 몹쓸 짓을 하는 연산군 일당들에게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자신은 모르지만 죄 없는 아이들까지 위험하지 않았는가?
길동은 부채를 다시 쥐고 강하게 흔들었다. 그러자 그 주변에 널린 파편들을 먼지처럼 휘날리며 옥상 밖으로 전부 흩어졌다.
“네 놈 결코 용서치 않겠다.”
“흥 너야말로”
섬천은 가볍게 착지하면서 홍길동에게 비웃음을 흘린다.
연산군은 홍길동의 부채가 탐이 나는지 계속 그의 부채를 쳐다보고 있었다. 방금 큰 폭발이 일어났는데도 불구하고 부채의 힘을 통해 분신들을 이용하여 피해를 최소화한 것을 보고 대단한 신물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저 녀석의 부채를 빼앗으면 내 힘은 더 강해지는 건가? 아니지 그보다 다른 신단을 찾는 게 나은지도 모르지. 방금 전에 도망쳤던 회장이란 놈에게 신단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았는데 차라리 그 녀석을 알아보는 것도...’
연산군이 골똘히 생각하는 것을 제령은 유심히 살폈다. 함께 있었지만 늘 강한 힘을 탐하는 그의 욕망은 어디까지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정말 전하는 얼마나 강한 힘을 원하는 것일까?’
이미 강력한 힘을 가졌는데도 불구하고 연공실에 들어가서 수련을 하고 또 하는 모습을 보면 무공에 미친 자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
홍길동과 그의 도적들을 처리하기 위해 힘을 갖춘다고 하지만 그것은 구실에 지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온 천하를 자신의 발아래에 두려는 건가’
제령이 연산군을 쳐다보면서 생각하는 사이 연산군 역시 제령의 생각을 읽었는지 그녀를 빤히 쳐다본다.
“헉”
“왜 그리 놀라느냐 제령”
“아무것도 아니옵니다.”
“이리 가까이”
연산군이 손짓을 하자 제령은 마지못해 그에게 다가간다.
“방금 도망간 그 녀석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있겠느냐?”
“그 회장이라는 자를 말씀하시는군요.”
제령은 자신의 생각이 들키는 것은 아닌지라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무래도 홍길동은 네 사형에게 맡기고 난 그 녀석을 찾아야겠다.”
“네?”
“아무래도 무언가 끌리는 게 있단 말이지”
“어떻게 찾으시려고요?”
“크크크 다 수가 있지”
연산군은 자신의 품속에 있는 신단이 회장이 도망가고 나자 어렴풋이 그의 행방을 알리는 느낌을 받았다.
“너의 수정구를 소환할 수 있느냐?”
“여기서 말입니까?”
제령은 굳이 저렇게 집착하는 의도를 몰랐지만 연산군이 더 강력한 힘을 원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굳이 학생한테까지 집착하다니
‘아니다. 내색은 안하지만 그 녀석한테서 신단의 기운이 느껴진 게 틀림없어. 그래서 전하가 그 녀석에게 만일 신단이 있다면 빼앗으려고 하는 속셈이군.’
제령은 정확히 연산군의 의도를 읽었다.
“그래 여기서 확인할 게 있다”
“...”
제령이 말이 없자 연산군은 다그친다.
“그래서 수정구 소환이 어렵단 말이냐? 네 능력은 어디서든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제령은 굳이 낯선 세계에서 수정구를 소환하고 싶지 않았지만 하는 수 없었다.
“전하 수정구 소환은 가능하지만 보는 눈이 많습니다.”
“왜 그러냐? 새삼스럽게 화룡이 있지 않느냐?”
연산군의 말에 제령은 섬뜩 놀란다. 어느 샌가 화룡이 보이지 않는 투명막을 설치하는 주술까지 익혔음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옆에서 듣던 화룡까지 놀랐다.
‘무섭군. 보여준 적도 없는데 어떻게 알았지?’
연산군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면서 화룡을 부른다.
“네 언니가 수정구를 소환할 터이니 그것이 다른 이에게는 보이지 않도록 하거라. 할 수 있겠지?”
이미 알고 있으면서 명령하는 말이다.
“네 전하”
화룡은 하는 수 없이 투명하면서도 학생들이 보지 못하게 보이지 않는 막을 설치한다. 그 사이 제령은 주문을 외워 수정구를 소환하려는 의식을 준비한다.
“화룡 너도 잠시 이리로 오거라!”
연산군은 화룡을 불러 자신과 제령을 안 보이게 투명한 막을 설치하라고 명한다.
전하의 명을 거역할 수 없는지라 화룡은 표시 나지 않게 주술을 써서 막을 설치하고 있다. 얼굴을 찌푸린 채로
제령은 화룡의 주술이 완성되어가는 모습을 보자 자신의 비녀를 꺼내 수정구를 소환하기 시작한다.
“새 시대를 거부하지 말고 모습을 드러내거라!”
제령은 주문을 외우며 알 수 없는 주술음어를 내뱉으며 기를 모은다.
물론 그녀의 목소리는 화룡이 설치한 막에 의해 밖으로 퍼져 나가지 않았다. 실로 두 자매의 주술은 놀라운 경지였다.
이윽고 제령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갈 무렵 수정구가 그녀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연산군은 역시 제령의 주술에 탄복을 금치 못하며 기대하고 있었다.
“슈우우웅”
요란한 소리와 함께 수정구는 제 모습을 비추며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역시 자네는 대단해. 내가 자네를 거둔 것에 일말의 후회도 없다. 하하하”
연산군은 살짝 소름끼치는 웃음을 흘리며 수정구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그 녀석이 어디로 가는지 알고 싶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래 일단 수정구로 추적할 수 있겠느냐?”
“그 자와 관계된 물건이면 쉽게 추적이 가능합니다만 그런 게 있사옵니까?”
제령은 연산군이 그 회장이란 녀석도 신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눈치 채면서도 일부러 물어본다.
“그건 걱정 말아라”
연산군은 수정구를 가만히 쳐다보더니 자신의 옷섶을 뒤적거린다. 물론 특검대에게도 보이지 않게...
그러더니 수정구에 가만히 손은 대기 시작한다.
“우웅 우우우웅”
놀랍게도 연산군이 손에 감춘 신단과 수정구가 반응을 하더니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면서 요동치기 시작한다.
마치 불길이 치솟는 것처럼 아지랑이가 연기처럼 피어오르더니 수정구에 흐릿한 형체가 보이고 있었다.
“하하하 보이기 시작하는 군”
“네 어디론가 가고 있습니다.”
“이 녀석에게 흔적을 붙일 수 있는가?”
“네 가능합니다만”
“그럼 어서 하게나”
제령은 수정구에 비녀를 대면서 이 헌의 모습이 비친 곳에 주술을 쏟아 붇기 시작한다.
“이 놈은 꼭 다시 만나야 하니”
“네 전하”
제령이 주술을 사용하자 놀랍게도 수정구에 비친 이 헌의 모습에 붉은 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표시가 나타나는 군”
“휴우”
제령은 땀을 쏟으면서 그제서야 손을 거둔다.
“다 되었는가?”
연산군의 재촉에 제령은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 붉은 점을 통해 그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하하 그래 그럼 이 녀석을 따라 가보아야겠다.”
“지금 말입니까?”
제령이 놀라듯이 되묻는다. 옆에 화룡도 놀란다.
“아무래도 반응이 있는 것을 보니 따라가야 한다.”
“그럼 아까 전에 붙잡지 않고”
화룡이 짐짓 원망스런 소리를 내뱉으려고 하지만 차마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 녀석이 있을 때는 잘 몰랐지만 사라지고 나니 중요한 물건을 가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연산군은 그러면서 섬천과 홍길동이 비등하게 대결하는 것을 보았다.
“흠 지금은 비등하지만 섬천이 결국 이길 것이다. 홍길동은 결국 힘이 떨어지면 학생으로 돌아갈 테니”
연산군은 그렇게 생각하고 제령을 불러 함께 가자고 한다.
“나를 도와 추적에 같이 나서야겠다. 그리고 화룡 너는 네 사형이 잘 싸우는지 보고 풍백을 깨워 여기 정리를 하거라. 곧 올 테니”
홍길동을 앞에 두고도 그 자를 쫓겠다고 하고 알아서 정리하라고 하니 화룡은 기가 찼다. 하지만 누구의 명인가
“네 분부대로 하겠나이다.”
화룡이 대답을 하고 기절한 풍백을 깨우기 시작한다.
연산군은 제령을 데리고 학교 옥상을 순식간에 뛰어 넘어 운동장에 착지한다. 실로 놀라운 경공술이었다.
“수정구는 챙겼느냐?”
“네 분부대로 작게 만들어서 품에 가지고 있습니다.”
제령은 수정구를 작게 만들어 연산군에게 보여주었다. 작은 모습이라도 그 곳에 이 헌이 가고 있는 붉은 점이 표시되고 있었다.
“크크크 그래 좋아 나를 잘 따라 오거라”
연산군은 축지법을 사용하면서 이 헌이 가고 있는 곳으로 빠른 속도로 가기 시작한다. 제령 역시 연산군을 따라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었다.
이 들의 보법은 경신술처럼 매우 빨라서 이 헌이 가고 있는 곳을 금방 따라 잡을 수준이었다. 가끔씩 수정구를 꺼내 보니 이 헌의 붉은 점은 경주를 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왜 진작 알아보지 못했을까? 흐흐흐 기대되는 군”
연산군은 자신이 원했던 신단을 하나 더 찾으려는 기대감에 들떠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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