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빈당 2020 85화
조회 : 328 추천 : 0 글자수 : 5,054 자 2024-03-26
85화
동백고등학교 후문
회장은 옥상에서 내려오자마자 옆 쪽 건물의 주차장으로 간다. 그 곳에 자신의 애마인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가 놓여 있었다.
“부르르릉”
웅장한 소리가 굉음처럼 울리기 시작한다.
목적지는 이미 정해졌다.
이 헌은 가면서 생각을 정리하기로 하고 오토바이에 몸을 싣는다.
이 헌이 속도를 올리자 오토바이는 쏜살같이 튀어 나갔다. 그리고 순식간에 학교 후문을 통과하면서 멀리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회장이 사라지자 선도부원들은 당황했지만 구혜령이 정보부원들을 배치하여 옥상 밖으로 도망치지 못하도록 지시한다.
‘리더가 사라지면 혼란이 올 수 있다. 어쨌든 회장이 다시 올 때까지 버텨야 해’
혜령은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섬천을 노려보고 있었다.
두려운 마음에 자신도 다리가 떨렸지만, 지켜보는 눈이 많았고 자신이 선도부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아이들이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근엄한 모습을 보인다.
연산군은 방금 이 헌이 급하게 뛰쳐나가는 것을 보았다. 분명히 자신의 품속에 감춘 신단이 반응을 보여서 왠지 신경이 쓰였다.
그렇지만 그 이유를 알 수 없기에 일단은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기로 했다.
홍길동은 서섬천을 노려보며 경계를 한다. 방금 이 헌이 도망가듯이 빠져나가자 잠시 틈을 보인 사이 서섬천을 공격한다.
“휘잉”
섬천은 뒤에도 눈이 달렸는지 홍길동의 주먹을 옆으로 흘려보내듯이 피한다.
“비겁하구나!”
“흥 너희들이 할 소리는 아니지”
홍길동은 이번에는 발을 뻗어 섬천을 공격한다.
“퍼억”
홍길동의 발이 섬천의 복부에 닿는 순간 섬천은 충격을 최대한 흡수하면서 뒤로 구른다.
“젠장 맞은 거야 아닌 거야?”
홍길동은 자신의 공격을 교묘하게 흘려보내는 섬천이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음을 느꼈다. 그냥 정공법으로는 섬천을 상대하여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홍길동은 숨을 가볍게 고르면서 자세를 취한다.
섬천은 뒤로 달려가더니 갑자기 방향을 틀어 길동의 방향으로 쏜살같이 달려온다.
길동은 섬천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으나 섬천은 갑자기 위로 솟구쳐 오른다.
“무공술이 대단하군!”
길동이 위를 쳐다보며 위에서 내려오는 섬천을 향해 주먹을 뻗는다.
“받아라!”
섬천은 위에서 길동을 향해 날라차기를 시전한다.
“쾅”
섬천의 발과 홍길동의 주먹이 서로 부딪히면서 충격이 서로에게 전해진다.
위에서 착지한 발이 길동의 주먹보다 더 세었기에 길동은 손목에 무리가 갔는지 손목을 쓰다듬는다.
그 사이 섬천은 다른 발로 홍길동의 얼굴을 가격한다.
“퍼어억”
길동은 섬천의 발을 맞고 저 멀리 구르면서 넘어진다.
땅바닥에 착지하지도 않았는데 다른 발로 공격한 섬천의 실력은 실로 놀라웠다.
길동은 재빨리 일어서지만 코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한다.
“할아버지 코피가!”
수아가 재빨리 다가가 손수건으로 홍길동의 코피를 닦아준다. 생각보다 제대로 맞아서인지 코피는 멈출 줄 몰랐다.
“괜찮아요? 어떡하지 피가 멈추지 않아요.”
수아는 발을 동동 굴리며 홍길동을 지혈한다.
섬천의 공격은 그 만큼 매서웠다. 달리 특검대 1인자가 아니었다.
“하하하 섬천 대단하군. 내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되겠어!”
“망극 하옵니다 전하!”
연산군의 칭찬에 섬천은 의기양양해진다.
길동은 수아가 준 손수건으로 코를 지혈하면서 기를 모은다. 이윽고 코피가 멈추자 자세를 잡고 섬천을 노려본다.
“하하하 고작 계집애 따위에게 위로나 받고 불쌍하구나!”
“닥쳐라!”
길동은 섬천을 향해 달려든다.
그리고 재빠르게 주먹을 난사한다.
“타타타탁”
섬천은 자신도 손을 뻗어 홍길동의 주먹을 쳐내고 있다. 그리고 홍길동이 빈틈을 보이자 그의 머리를 움켜잡는다.
“잡았다. 이 놈!”
섬천은 홍길동의 머리채를 잡고 그대로 고개를 꺾는 순간 자신의 복부에 둔탁한 충격이 옴을 느꼈다.
“뭐냐?”
“통배권이다!”
홍길동은 자신의 머리채를 잡히면서 섬천의 복부를 향해 통배권을 시전한 것이다.
“흥 간지러운 수준이구나!”
섬천은 그대로 홍길동의 머리칼을 잡으면서 뺨을 세차게 걷어붙인다.
“찰싹 찰싹”
순식간에 홍길동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네 놈이 요상한 짓을 해봤자 어라 어헉”
섬천은 길동의 뺨을 때리다가 갑자기 복부에 통증이 왔는지 머리채를 잡은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홍길동의 특수기술인 통배권이 섬천의 오장육부를 춤추게 만들었던 것이다.
“허어억”
섬천이 고통으로 얼굴이 일그러지자 길동은 그 틈을 타서 섬천의 손아귀에서 빠져 나온다.
“쿨럭”
섬천은 가볍게 기침을 하더니 기를 모아 통증을 가라앉혔다.
“제법 아팠다.”
섬천이 생각보다 타격을 입지 않자 길동은 초조할 수밖에 없었다.
‘젠장할 더 세게 들어갔어야 하는데’
“제법이구나 홍길동! 그래 이 정도는 해야 조선시대 도적놈들의 수장노릇이나 하지 안 그래?”
섬천이 복부를 어루만지면서 길동을 향해 비웃는다.
“도적놈이라니! 네 놈들이야 말로 나라의 도적놈보다 못하는 탐관오리들이 아니더냐!”
길동과 섬천의 말에 구경하던 아이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성태를 보고 홍길동이라니 그리고 확실히 조선시대에서 왔다는 사람들이 분명한 것을 들었다.
“야 성태가 홍길동이야?”
“무슨 개소리야?”
“그럼 뭐야 이 상황은”
“그래 설명이 안 되네!”
아이들이 우왕좌왕 떠들자 혜령이 조용히 시킨다.
“그만 떠들어라!”
부회장의 말에 다들 궁금해 하면서 홍길동을 지켜본다.
“젠장할 가만히 있으면 될 것을 굳이 입방정으로 떠들어 댔구나 섬천!”
홍길동은 섬천의 입을 꿰매 버릴 요량으로 째려본다.
“하하하 뒤가 켕기는 게 있어서 그 동안 정체를 숨겼구나 홍길동!”
“그만해라”
“하하하 잘 봐라 이 어리석은 것들아! 이 녀석이 조선시대에서 도망쳐 온 도적의 수장 홍길동이다! 으하하하하하”
“퍼억”
길동은 섬천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그의 입술을 향해 발길질을 했다. 그대로 섬천의 입에 길동의 발이 공격하면서 섬천은 뒤로 넘어졌다.
“그 놈의 주둥아리 한 번 더럽구나!”
섬천은 일어서자 입술에 피가 나는 것이 보였다.
“이 건방진 녀석”
섬천은 기를 모아 손에 모은다.
그러자 자신의 손이 두 배정도 커지기 시작한다,
“강신술?”
사람의 신체를 변형하여 더욱 위력을 내는 기술이었다.
섬천이 기를 모아 주먹을 휘두른다. 두 배 커진 주먹은 마치 돌덩어리처럼 홍길동을 사정없이 공격한다.
“쾅 쾅 쾅”
길동은 두 팔로 막아섰지만 온 몸이 돌에 두들겨 맞은 것처럼 욱신거렸다.
‘네 놈이 그렇다면’
길동 역시 특수기술인 온 몸이 쇳덩어리처럼 되는 천근추를 시전했다. 자신의 몸 역시 돌덩어리처럼 꼼짝도 못했지만 섬천의 공격을 막을 수는 있었다.
“꽝 꽝”
“뭐야 네 놈도?”
섬천은 자신의 주먹이 홍길동의 몸에 맞고 돌이 서로 부딪히듯이 불꽃을 튕겨내는 것을 보았다.
이윽고 기운이 떨어지자 섬천의 주먹은 원래크기로 돌아갔다.
섬천이 뒤로 물러나자 길동 역시 천근추를 풀고 뒤로 움직인다.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길동은 등에 식은땀이 흐르면서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가 머리를 굴린다. 나름 성태의 몸으로 열심히 수련했지만 지난 번 멸천을 상대할 때보다 훨씬 힘든 것은 사실이었다. 따지자면 특검대 꼴찌와 1위의 차이 아닌가.
‘이 아이의 몸으로 이 정도로 버틴 것도 대단한 일이지’
길동은 자신의 손에 부채를 꺼내어 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부채에 기를 집중하면 자신의 내력이 어느 정도 소모되기 때문에 그것을 감안해야 한다.
보통의 공격으로는 섬천을 도저히 이길 수가 없다. 설령 패배할 확률이 더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오 드디어 꺼내는 군”
섬천은 길동의 부채를 바라보았다. 홍길동의 탈출을 도와주고 여러 가지 신비한 재주를 부리는 요물인 부채가 탐나는지 유심히 쳐다본다.
“받아라!”
홍길동이 부채를 크게 휘두르자 거대한 바람이 섬천을 향해 덮쳐든다.
“휘이이잉”
섬천은 재빨리 두 손으로 길동이 일으킨 바람을 막는다.
길동은 부채에 기운을 모으더니 자신의 궁극기인 분신술을 시전한다.
“분신술이다!”
부채에서 아지랑이 기운이 뻗치더니 일곱 가지 무지개 빛깔이 영롱하게 퍼져 나간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놀랄 까봐 사용하지 않았던 기술이다.
어차피 섬천에 의해 정체가 밝혀진 이상 굳이 묵혀 둘 필요는 없는 기술이었다.
무지개 빛깔이 일곱 가지로 분리되면서 각자가 하나의 홍길동으로 변신하였다.
“우와아~”
선도부 아이들은 그 장면을 보고 귀신에 홀린 듯하였다.
활빈당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두목이 신비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대 놓고 일곱 명을 소환하는 분신술을 사용한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오 인원수로 제압하겠다는 건가!”
섬천이 외치는 사이 일곱 명의 분신은 일제히 섬천을 향해 주먹을 뻗는다.
“어딜!”
섬천은 사방으로 공격을 해오자 순간 당황하였다.
일곱 명의 분신은 마치 하나의 마음이듯이 섬천을 둥그렇게 감싸면서 주먹질과 발길질을 시작한다.
“투타탁, 퍽퍽퍽”
다구리에 장사가 없듯이 섬천은 비오는 날 먼지 나듯이 흠씬 두들겨 맞을까봐 온몸을 감싼다.
그러면서 자신의 온 몸에 기를 모은다.
“으아아아아!”
섬천이 온 몸을 웅크리고 있다가 손을 쫙 펼치자 그의 몸에서 하얀 기운이 사방으로 퍼진다. 온 몸에 기를 모아 발산한 것이다.
“쿠쿠쿠쿠”
분신들은 그가 온 몸에 내지른 충격파를 맞고 일제히 뒤로 물러나기 시작한다.
“헉 헉”
섬천은 기를 소모했는지 숨이 차오른다.
홍길동 역시 분신술로 기를 소모한 것을 쉬면서 기력을 보충하고 있었다.
“젠장할 그 놈의 부채 반드시 없애버리겠다.”
섬천은 분신들에게 호되게 당했는지 이를 갈면서 홍길동을 노려본다.
길동은 잠시 숨을 고르면서 분신들에게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공격명령을 내린다.
“이런 젠장 또 온단 말이지 그렇다면”
섬천은 이를 갈면서 분신들이 오는 방향을 계산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분신들도 더욱 민첩하게 섬천을 원 형태로 두르면서 포위망을 형성하였다.
“공격!”
길동의 외침에 따라 분신들은 하나씩 주먹과 발로 섬천의 온 몸을 공격한다.
그 순간 섬천은 다구리를 피하기 위해 공중으로 재빨리 훌쩍 뛰어 오른다. 제자리에서 높이 뛰어오르는 놀라운 무공술이었다.
분신들은 자신의 공격이 빗나가자 일제히 위를 쳐다본다.
섬천은 비장의 무기를 꺼내기로 했다.
얼굴에 비열한 웃음을 흘리며 공중에 떠 있는 상태로 품속을 뒤진다.
“다들 죽어라 크크크!”
무공술이 뛰어난 섬천은 한창 공중에서 머물다가 아래로 착지할 즈음에 자신의 품속에서 작은 폭약을 꺼내어 뿌린다.
홍길동과 그 분신들을 완전히 없애버릴 심산이었다.
“슈우우우”
작은 폭약들은 아래로 내려오면서 분신들을 향해 일제히 막 터지려고 하는 중이었다.
길동은 상대가 폭탄을 쓰리라고는 예상 못했지만 상황의 위급함을 알고 분신들에게 명령한다.
“위험하다 전부 산개하라!”
동백고등학교 후문
회장은 옥상에서 내려오자마자 옆 쪽 건물의 주차장으로 간다. 그 곳에 자신의 애마인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가 놓여 있었다.
“부르르릉”
웅장한 소리가 굉음처럼 울리기 시작한다.
목적지는 이미 정해졌다.
이 헌은 가면서 생각을 정리하기로 하고 오토바이에 몸을 싣는다.
이 헌이 속도를 올리자 오토바이는 쏜살같이 튀어 나갔다. 그리고 순식간에 학교 후문을 통과하면서 멀리 시야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회장이 사라지자 선도부원들은 당황했지만 구혜령이 정보부원들을 배치하여 옥상 밖으로 도망치지 못하도록 지시한다.
‘리더가 사라지면 혼란이 올 수 있다. 어쨌든 회장이 다시 올 때까지 버텨야 해’
혜령은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섬천을 노려보고 있었다.
두려운 마음에 자신도 다리가 떨렸지만, 지켜보는 눈이 많았고 자신이 선도부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아이들이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근엄한 모습을 보인다.
연산군은 방금 이 헌이 급하게 뛰쳐나가는 것을 보았다. 분명히 자신의 품속에 감춘 신단이 반응을 보여서 왠지 신경이 쓰였다.
그렇지만 그 이유를 알 수 없기에 일단은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기로 했다.
홍길동은 서섬천을 노려보며 경계를 한다. 방금 이 헌이 도망가듯이 빠져나가자 잠시 틈을 보인 사이 서섬천을 공격한다.
“휘잉”
섬천은 뒤에도 눈이 달렸는지 홍길동의 주먹을 옆으로 흘려보내듯이 피한다.
“비겁하구나!”
“흥 너희들이 할 소리는 아니지”
홍길동은 이번에는 발을 뻗어 섬천을 공격한다.
“퍼억”
홍길동의 발이 섬천의 복부에 닿는 순간 섬천은 충격을 최대한 흡수하면서 뒤로 구른다.
“젠장 맞은 거야 아닌 거야?”
홍길동은 자신의 공격을 교묘하게 흘려보내는 섬천이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음을 느꼈다. 그냥 정공법으로는 섬천을 상대하여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홍길동은 숨을 가볍게 고르면서 자세를 취한다.
섬천은 뒤로 달려가더니 갑자기 방향을 틀어 길동의 방향으로 쏜살같이 달려온다.
길동은 섬천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으나 섬천은 갑자기 위로 솟구쳐 오른다.
“무공술이 대단하군!”
길동이 위를 쳐다보며 위에서 내려오는 섬천을 향해 주먹을 뻗는다.
“받아라!”
섬천은 위에서 길동을 향해 날라차기를 시전한다.
“쾅”
섬천의 발과 홍길동의 주먹이 서로 부딪히면서 충격이 서로에게 전해진다.
위에서 착지한 발이 길동의 주먹보다 더 세었기에 길동은 손목에 무리가 갔는지 손목을 쓰다듬는다.
그 사이 섬천은 다른 발로 홍길동의 얼굴을 가격한다.
“퍼어억”
길동은 섬천의 발을 맞고 저 멀리 구르면서 넘어진다.
땅바닥에 착지하지도 않았는데 다른 발로 공격한 섬천의 실력은 실로 놀라웠다.
길동은 재빨리 일어서지만 코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한다.
“할아버지 코피가!”
수아가 재빨리 다가가 손수건으로 홍길동의 코피를 닦아준다. 생각보다 제대로 맞아서인지 코피는 멈출 줄 몰랐다.
“괜찮아요? 어떡하지 피가 멈추지 않아요.”
수아는 발을 동동 굴리며 홍길동을 지혈한다.
섬천의 공격은 그 만큼 매서웠다. 달리 특검대 1인자가 아니었다.
“하하하 섬천 대단하군. 내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되겠어!”
“망극 하옵니다 전하!”
연산군의 칭찬에 섬천은 의기양양해진다.
길동은 수아가 준 손수건으로 코를 지혈하면서 기를 모은다. 이윽고 코피가 멈추자 자세를 잡고 섬천을 노려본다.
“하하하 고작 계집애 따위에게 위로나 받고 불쌍하구나!”
“닥쳐라!”
길동은 섬천을 향해 달려든다.
그리고 재빠르게 주먹을 난사한다.
“타타타탁”
섬천은 자신도 손을 뻗어 홍길동의 주먹을 쳐내고 있다. 그리고 홍길동이 빈틈을 보이자 그의 머리를 움켜잡는다.
“잡았다. 이 놈!”
섬천은 홍길동의 머리채를 잡고 그대로 고개를 꺾는 순간 자신의 복부에 둔탁한 충격이 옴을 느꼈다.
“뭐냐?”
“통배권이다!”
홍길동은 자신의 머리채를 잡히면서 섬천의 복부를 향해 통배권을 시전한 것이다.
“흥 간지러운 수준이구나!”
섬천은 그대로 홍길동의 머리칼을 잡으면서 뺨을 세차게 걷어붙인다.
“찰싹 찰싹”
순식간에 홍길동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다.
“네 놈이 요상한 짓을 해봤자 어라 어헉”
섬천은 길동의 뺨을 때리다가 갑자기 복부에 통증이 왔는지 머리채를 잡은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홍길동의 특수기술인 통배권이 섬천의 오장육부를 춤추게 만들었던 것이다.
“허어억”
섬천이 고통으로 얼굴이 일그러지자 길동은 그 틈을 타서 섬천의 손아귀에서 빠져 나온다.
“쿨럭”
섬천은 가볍게 기침을 하더니 기를 모아 통증을 가라앉혔다.
“제법 아팠다.”
섬천이 생각보다 타격을 입지 않자 길동은 초조할 수밖에 없었다.
‘젠장할 더 세게 들어갔어야 하는데’
“제법이구나 홍길동! 그래 이 정도는 해야 조선시대 도적놈들의 수장노릇이나 하지 안 그래?”
섬천이 복부를 어루만지면서 길동을 향해 비웃는다.
“도적놈이라니! 네 놈들이야 말로 나라의 도적놈보다 못하는 탐관오리들이 아니더냐!”
길동과 섬천의 말에 구경하던 아이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성태를 보고 홍길동이라니 그리고 확실히 조선시대에서 왔다는 사람들이 분명한 것을 들었다.
“야 성태가 홍길동이야?”
“무슨 개소리야?”
“그럼 뭐야 이 상황은”
“그래 설명이 안 되네!”
아이들이 우왕좌왕 떠들자 혜령이 조용히 시킨다.
“그만 떠들어라!”
부회장의 말에 다들 궁금해 하면서 홍길동을 지켜본다.
“젠장할 가만히 있으면 될 것을 굳이 입방정으로 떠들어 댔구나 섬천!”
홍길동은 섬천의 입을 꿰매 버릴 요량으로 째려본다.
“하하하 뒤가 켕기는 게 있어서 그 동안 정체를 숨겼구나 홍길동!”
“그만해라”
“하하하 잘 봐라 이 어리석은 것들아! 이 녀석이 조선시대에서 도망쳐 온 도적의 수장 홍길동이다! 으하하하하하”
“퍼억”
길동은 섬천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그의 입술을 향해 발길질을 했다. 그대로 섬천의 입에 길동의 발이 공격하면서 섬천은 뒤로 넘어졌다.
“그 놈의 주둥아리 한 번 더럽구나!”
섬천은 일어서자 입술에 피가 나는 것이 보였다.
“이 건방진 녀석”
섬천은 기를 모아 손에 모은다.
그러자 자신의 손이 두 배정도 커지기 시작한다,
“강신술?”
사람의 신체를 변형하여 더욱 위력을 내는 기술이었다.
섬천이 기를 모아 주먹을 휘두른다. 두 배 커진 주먹은 마치 돌덩어리처럼 홍길동을 사정없이 공격한다.
“쾅 쾅 쾅”
길동은 두 팔로 막아섰지만 온 몸이 돌에 두들겨 맞은 것처럼 욱신거렸다.
‘네 놈이 그렇다면’
길동 역시 특수기술인 온 몸이 쇳덩어리처럼 되는 천근추를 시전했다. 자신의 몸 역시 돌덩어리처럼 꼼짝도 못했지만 섬천의 공격을 막을 수는 있었다.
“꽝 꽝”
“뭐야 네 놈도?”
섬천은 자신의 주먹이 홍길동의 몸에 맞고 돌이 서로 부딪히듯이 불꽃을 튕겨내는 것을 보았다.
이윽고 기운이 떨어지자 섬천의 주먹은 원래크기로 돌아갔다.
섬천이 뒤로 물러나자 길동 역시 천근추를 풀고 뒤로 움직인다.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길동은 등에 식은땀이 흐르면서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가 머리를 굴린다. 나름 성태의 몸으로 열심히 수련했지만 지난 번 멸천을 상대할 때보다 훨씬 힘든 것은 사실이었다. 따지자면 특검대 꼴찌와 1위의 차이 아닌가.
‘이 아이의 몸으로 이 정도로 버틴 것도 대단한 일이지’
길동은 자신의 손에 부채를 꺼내어 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부채에 기를 집중하면 자신의 내력이 어느 정도 소모되기 때문에 그것을 감안해야 한다.
보통의 공격으로는 섬천을 도저히 이길 수가 없다. 설령 패배할 확률이 더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오 드디어 꺼내는 군”
섬천은 길동의 부채를 바라보았다. 홍길동의 탈출을 도와주고 여러 가지 신비한 재주를 부리는 요물인 부채가 탐나는지 유심히 쳐다본다.
“받아라!”
홍길동이 부채를 크게 휘두르자 거대한 바람이 섬천을 향해 덮쳐든다.
“휘이이잉”
섬천은 재빨리 두 손으로 길동이 일으킨 바람을 막는다.
길동은 부채에 기운을 모으더니 자신의 궁극기인 분신술을 시전한다.
“분신술이다!”
부채에서 아지랑이 기운이 뻗치더니 일곱 가지 무지개 빛깔이 영롱하게 퍼져 나간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놀랄 까봐 사용하지 않았던 기술이다.
어차피 섬천에 의해 정체가 밝혀진 이상 굳이 묵혀 둘 필요는 없는 기술이었다.
무지개 빛깔이 일곱 가지로 분리되면서 각자가 하나의 홍길동으로 변신하였다.
“우와아~”
선도부 아이들은 그 장면을 보고 귀신에 홀린 듯하였다.
활빈당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두목이 신비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대 놓고 일곱 명을 소환하는 분신술을 사용한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오 인원수로 제압하겠다는 건가!”
섬천이 외치는 사이 일곱 명의 분신은 일제히 섬천을 향해 주먹을 뻗는다.
“어딜!”
섬천은 사방으로 공격을 해오자 순간 당황하였다.
일곱 명의 분신은 마치 하나의 마음이듯이 섬천을 둥그렇게 감싸면서 주먹질과 발길질을 시작한다.
“투타탁, 퍽퍽퍽”
다구리에 장사가 없듯이 섬천은 비오는 날 먼지 나듯이 흠씬 두들겨 맞을까봐 온몸을 감싼다.
그러면서 자신의 온 몸에 기를 모은다.
“으아아아아!”
섬천이 온 몸을 웅크리고 있다가 손을 쫙 펼치자 그의 몸에서 하얀 기운이 사방으로 퍼진다. 온 몸에 기를 모아 발산한 것이다.
“쿠쿠쿠쿠”
분신들은 그가 온 몸에 내지른 충격파를 맞고 일제히 뒤로 물러나기 시작한다.
“헉 헉”
섬천은 기를 소모했는지 숨이 차오른다.
홍길동 역시 분신술로 기를 소모한 것을 쉬면서 기력을 보충하고 있었다.
“젠장할 그 놈의 부채 반드시 없애버리겠다.”
섬천은 분신들에게 호되게 당했는지 이를 갈면서 홍길동을 노려본다.
길동은 잠시 숨을 고르면서 분신들에게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공격명령을 내린다.
“이런 젠장 또 온단 말이지 그렇다면”
섬천은 이를 갈면서 분신들이 오는 방향을 계산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분신들도 더욱 민첩하게 섬천을 원 형태로 두르면서 포위망을 형성하였다.
“공격!”
길동의 외침에 따라 분신들은 하나씩 주먹과 발로 섬천의 온 몸을 공격한다.
그 순간 섬천은 다구리를 피하기 위해 공중으로 재빨리 훌쩍 뛰어 오른다. 제자리에서 높이 뛰어오르는 놀라운 무공술이었다.
분신들은 자신의 공격이 빗나가자 일제히 위를 쳐다본다.
섬천은 비장의 무기를 꺼내기로 했다.
얼굴에 비열한 웃음을 흘리며 공중에 떠 있는 상태로 품속을 뒤진다.
“다들 죽어라 크크크!”
무공술이 뛰어난 섬천은 한창 공중에서 머물다가 아래로 착지할 즈음에 자신의 품속에서 작은 폭약을 꺼내어 뿌린다.
홍길동과 그 분신들을 완전히 없애버릴 심산이었다.
“슈우우우”
작은 폭약들은 아래로 내려오면서 분신들을 향해 일제히 막 터지려고 하는 중이었다.
길동은 상대가 폭탄을 쓰리라고는 예상 못했지만 상황의 위급함을 알고 분신들에게 명령한다.
“위험하다 전부 산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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