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2부] 뭐, 뭐야...의외로 기대이상이잖아!? (by. 율리어스)
조회 : 259 추천 : 0 글자수 : 4,454 자 2024-04-20
진짜 생각지도 못한 검은 그림자가 그녀들의 머리 위로 드리워지며 눈과 귀가 공포에 휩싸여 버렸다.
자신들을 부르는 그 한마디는 아주 짧았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정적은 아주 길게만 느껴졌다.
두 하녀는 분명 율리어스 도련님이 지나가고 나서 이쪽 복도에는 아무도 없을 거라고 거의 단정을 짓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아무렇지 않게 귓속말에서 벗어난 채, 작게 속삭이는 정도도 훌쩍 뛰어넘어 가 버렸다.
아주 가볍게 생각하며 아예 흐름의 타버렸던 그녀들은 신나게 수다들 떨었다.
그런데 너무 빠져 있었던 탓이었을까?
다가오는 사람의 인기척조차 느끼지 못했다.
덜컥 겁이 났다.
【 까아아아악! 】
【 끄아아아아ㅇ아아앙아아아ㅇ아아!! 】
복도 전체에 그 소리를 퍼트리고도 남을 정도로 아주 기겁에 가까운 비명이 꼭 한 명 죽어 나가도 모를 것만 같은 비명횡사로 오해하기에 십상이었다.
“아. 귀, 귀 따가워….
이것들이 진짜 뭐 하는 ᄌ…….”
“끄흐으흐으으응. 사, 살려 주세요. 유…. 율리우스 도련님!”
“살려…살려주세요. 제발…….
미천한 저희가 잠시 미쳤습니다.
지나가는 x 밟았다고 생각하시고 제발………흐흑.”
신랄한 경지에 견주고도 남을 정도로 읊어댈 때는 언제고.
그녀들은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오로지 한 사람으로 생각한 채로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다.
지금 그녀들의 머릿속을 점령한 건 단 한 가지뿐이었다.
분수 같은 피가 뿜을 새도 없이 순식간에 잘려간 자신들의 모가지.
각인되어 버린 듯한 머릿속의 공포로 서슬 퍼렇게 질려 버린 채, 우왕좌왕할 만도 할 법했다.
“요것들 봐라…?”
그녀들을 지레 겁먹게 만든 그림자의 주인공은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아주 재미있다 못해 꽤 즐거워 보였다.
얼굴에 미소가 쓱 하고 번지는가 싶더니, 입꼬리가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사악함이 가득한 미소로 번져가는 건 아주 쉬웠고, 순식간이었다.
그러고는 무슨 생각인지 그녀들이 벌벌 떠는 모습을 한참이나 구경할 모양새로 쉽게 자기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얼마 안 가 접어야만 했다.
모든 하녀가 다 강심장을 가진 것만은 아니었다.
“제발…. 제발 한 번마…아…ㅇ……”
꼬로로로록.
털썩!
빌고 빌던 끝에 수습 하녀가 그만 입에 거품을 물고 그대로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
“뭐, 뭐야. 갑자기!?”
살짝 골려줄 생각이었는데 이런 반응까지 나오자, 반사적으로 놀랐다.
‘내가 너무 심했ᄂ…….’
“야, 일어나! 기절한 척하지 말라고?”
‘쟨 또 왜 저러는 거야?’
주근깨 하녀는 기절한 수습 하녀를 걱정하기는 켜녕, 연신 흔들어 대기 바빴다.
그 모습을 잠자코 지켜보던 사람조차 영문을 모를 표정이 지어졌다.
“너만 살면 그만이야? 응?!
나도 무섭다고, 무섭단 말이야…. 흑.”
아직도 자신들을 잡은 사람의 목소리도 제대로 분간하지 못한 듯한 주근깨 하녀.
여전히 율리어스 도련님이라고 철석같이 오해하는 모양인 듯 혼자 덩그러니 남겨졌다는 생각에 울부짖고 있었다.
쯧쯧.
참 뭐라 형용하기도 했던 그 씁쓸한 모습에 혀를 찰 뿐이었다.
그렇게 홀로 남겨진 주근깨 하녀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지루해질 때까지 목 놓아 울었다.
목소리가 쉬도록 그 복도에서 두 손을 닳도록 빌어야만 하는 불상사를 겪어야만 했다.
애초에 사건의 발단은 싸게 내려간 그녀들의 입의 지퍼였지만….
#.
뒤에선 그런 일들이 있었는지 당연히 알 리 없었던 율리어스의 관심사는 오로지 단 한 곳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그리고 애초에 자신에 대해 이런저런 오해의 사실들이 소문으로 돌고 있다는 걸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처음에는 해명을 하고 싶기도 했고, 오해를 쌓이고 쌓이면 자기 이미지가 이상해질 것 같아 살짝 불안하기도 했다.
아직 어린 마음에 그런 불안감이 커지는 것을 막고자 나름으로 해명을 시작했고….
[ 당분간 자중해라. 율리어스. ]
언제나 늘 그렀듯 자기 아들에게조차 근엄하며 차가웠던 백작은 단 한마디로 어린 마음의 불안 함을 죽여…. 아니, 없애버렸다.
‘무시하자.’
애써봤자 소용이 없었다.
율리우스의 이미지는 이미 저택 안에서 섬뜩한 도련님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그 소문으로 시작해서 부풀려져 부풀리진 만큼이나 금세 차가운 피가 흐르는 철면피 도련님이라는 경지(?)에까지 올라가 있었다.
‘말을 말자.’
별로 한 것도 없는데 그냥 율리우스의 처지에선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더 이상 주위의 말들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지금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따로 있지만.’
율리어스의 지금 관심사는 일부러 아직 도착하지 않은 그 아이.
성별도 나이도 이름도 아무것도 몰랐다.
관심이 있는 것치고는 정보가 너무 없었다.
율리어스는 고민한끝에 결심했다.
‘그 아이를 직접 보자.’
막상 보고 싶은 게 지금 율리어스 마음의 1순위와 다를 바 없었다.
아직 체면보다야 호기심이 우선도로 매겨지는 열 살.
그는 들뜬 마음으로 저택의 정원에서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왔다 갔다. 하기를 반복했다.
또 누군가가 이런 그의 모습을 보았다면 경악하고도 남겠지만….
율리어스도 그 정도로 눈치가 없는 건 아니었었다.
정원이라도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구석(?)의 장소에서 마치 염탐이라도 하듯이 매의 같은 눈으로 저택의 문에서 출입하는 마차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런데 아마 이런 어릴 적의 그의 모습을 사가스가 실제로 보았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예상이 가질 않았다.
17살의 율리어스도 겉으로 차갑고 냉정하면서도 어느 선에서 인정할 건 인정하며 자기 손에 거치는 일에선 철두철미했다.
사가스는 그런 17살의 율리어스의 성좌로 선택이 되었던 이유도 그 안에 존재했다.
평소에 자기 범주에서 벗어난 모든 것들에 관심이 없다는 듯이 유유자적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그 끝에는 대부분 알고 있었다.
결국은 냉철한 시선으로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는 건데.
사가스는 매번 그럴 때마다 율리어스에 대한 이런 결론을 내렸다.
츤데레.
그것도 보통 레벨이 아닌 츤츤츤츤츤데레라고 못 박아버렸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사가스의 생각이고 율리어스의 인정은 받지 못한 모양이었다.
다그닥. 다그닥.
몇십 분을 기다리고 나서야 점점 저택에 가까워지는 말발굽 소리가 율리어스의 귀에도 들려왔다.
‘오…. 온 건가?’
히이이이잉!
워 ~ 워~
그가 약간 긴장감이란 걸 느끼는 동시에 말이 멈추며 저택의 입구에 멈춘 눈에 익은 문양이 박힌 마차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몇 초 뒤. 그 마차의 문이 열렸다.
쿵, 쿵쿵!
율리어스의 심장이 처음으로 말을 듣지 않았다.
밖이든 안에 일이든 모두 도통 변함이 없는 일관화된 표정으로 무관심으로밖에 보이지 않던 그의 심장이 요동을 치고 있었다.
또르르르.
주륵.
‘…?’
눈은 오로지 마차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의도치 않은 곳에서 뭔가가 흘러나오는 바람에 본인도 살짝 갸웃거렸다.
쓱.
무신경하게 닦아 낸 그의 손등에는 훈련 이외에 볼 수 없었던 희귀(?)한 액체가 묻어 있었다.
‘따…땀?’
장소 불문하고 어디서든 긴장하지 않던 그의 이마에서 땀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그는 이마에서 흘러내린 땀을 한참이나 쳐다보았다.
‘땀이라니…. 내, 내가?!’
화창하고도 빗방울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에서 소나기가 내리는 것도 아니었는데….
본인이 흘리고도 인정하지 못했다.
아주 조금씩이지만 율리어스 자신도 채 그 변화를 눈치를 채지 못한 게 맞는 것 같았다.
변화의 조짐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도 볼 수 있었다.
아마 본인이 인정한다는 사실은 한참 뒤의 일일지도 모르겠다.
겨우 땀 한 방울(?)에 연연하며, 한눈을 파는 사이 발걸음 소리가 점점 저택 안쪽으로 가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정원의 아치형 테라스의 건물 기둥 면에 바짝 숨어서 두 눈동자만 하염없이 굴러대었다.
마차의 문은 열렸지만, 안에 있는 사람은 좀처럼밖으로 나올 생각하지 않았다.
무척이나 느린 듯이 흘러가는 시간과 그림자조차도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마차의 분위기에 그는 도리어 가슴의 답답함마저 느껴졌었다.
‘내가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는 거지….’
자기 자신에게 한 질문이었다.
그런데 그건 우문으로밖에 들리지 않는 혼잣말과 다름이 없었다.
호기심만 덜 했었더라면 불편하게 숨어서 마차를 기다렸을 필요도,
자신도 모를 긴장감에 젖어 인내를 가질 필요도 없을 테니까.
‘그냥 아버지의 집무실에서 기다릴 걸 그랬었나…?’
문득 조금은 이 불편한 상황을 후회하는 것 같기도 한 율리어스였었다.
‘으…. 으음.’
만약 반대로 행동했을 때를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고개를 저어대었다.
‘아니. 아니…. 아니. 그건 또 아니지 같아.’
곰곰이 생각하던 율리어스의 표정은 머리카락 몇 가닥이 자동 기립하듯이 쭈뼛 세울 정도로
어두워졌다.
‘내가 언제 그 망할 이…. 아니, 뭐 생물학적으론 아버지가 맞으니까.
그래도 하여튼 불편해서 같이 못 있지.’
율리어스는 가주에게 인정을 받은 것 맞았다.
하지만 인정하고 애정하고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각. 다각.
자신들을 부르는 그 한마디는 아주 짧았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정적은 아주 길게만 느껴졌다.
두 하녀는 분명 율리어스 도련님이 지나가고 나서 이쪽 복도에는 아무도 없을 거라고 거의 단정을 짓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아무렇지 않게 귓속말에서 벗어난 채, 작게 속삭이는 정도도 훌쩍 뛰어넘어 가 버렸다.
아주 가볍게 생각하며 아예 흐름의 타버렸던 그녀들은 신나게 수다들 떨었다.
그런데 너무 빠져 있었던 탓이었을까?
다가오는 사람의 인기척조차 느끼지 못했다.
덜컥 겁이 났다.
【 까아아아악! 】
【 끄아아아아ㅇ아아앙아아아ㅇ아아!! 】
복도 전체에 그 소리를 퍼트리고도 남을 정도로 아주 기겁에 가까운 비명이 꼭 한 명 죽어 나가도 모를 것만 같은 비명횡사로 오해하기에 십상이었다.
“아. 귀, 귀 따가워….
이것들이 진짜 뭐 하는 ᄌ…….”
“끄흐으흐으으응. 사, 살려 주세요. 유…. 율리우스 도련님!”
“살려…살려주세요. 제발…….
미천한 저희가 잠시 미쳤습니다.
지나가는 x 밟았다고 생각하시고 제발………흐흑.”
신랄한 경지에 견주고도 남을 정도로 읊어댈 때는 언제고.
그녀들은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오로지 한 사람으로 생각한 채로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다.
지금 그녀들의 머릿속을 점령한 건 단 한 가지뿐이었다.
분수 같은 피가 뿜을 새도 없이 순식간에 잘려간 자신들의 모가지.
각인되어 버린 듯한 머릿속의 공포로 서슬 퍼렇게 질려 버린 채, 우왕좌왕할 만도 할 법했다.
“요것들 봐라…?”
그녀들을 지레 겁먹게 만든 그림자의 주인공은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아주 재미있다 못해 꽤 즐거워 보였다.
얼굴에 미소가 쓱 하고 번지는가 싶더니, 입꼬리가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사악함이 가득한 미소로 번져가는 건 아주 쉬웠고, 순식간이었다.
그러고는 무슨 생각인지 그녀들이 벌벌 떠는 모습을 한참이나 구경할 모양새로 쉽게 자기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얼마 안 가 접어야만 했다.
모든 하녀가 다 강심장을 가진 것만은 아니었다.
“제발…. 제발 한 번마…아…ㅇ……”
꼬로로로록.
털썩!
빌고 빌던 끝에 수습 하녀가 그만 입에 거품을 물고 그대로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
“뭐, 뭐야. 갑자기!?”
살짝 골려줄 생각이었는데 이런 반응까지 나오자, 반사적으로 놀랐다.
‘내가 너무 심했ᄂ…….’
“야, 일어나! 기절한 척하지 말라고?”
‘쟨 또 왜 저러는 거야?’
주근깨 하녀는 기절한 수습 하녀를 걱정하기는 켜녕, 연신 흔들어 대기 바빴다.
그 모습을 잠자코 지켜보던 사람조차 영문을 모를 표정이 지어졌다.
“너만 살면 그만이야? 응?!
나도 무섭다고, 무섭단 말이야…. 흑.”
아직도 자신들을 잡은 사람의 목소리도 제대로 분간하지 못한 듯한 주근깨 하녀.
여전히 율리어스 도련님이라고 철석같이 오해하는 모양인 듯 혼자 덩그러니 남겨졌다는 생각에 울부짖고 있었다.
쯧쯧.
참 뭐라 형용하기도 했던 그 씁쓸한 모습에 혀를 찰 뿐이었다.
그렇게 홀로 남겨진 주근깨 하녀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지루해질 때까지 목 놓아 울었다.
목소리가 쉬도록 그 복도에서 두 손을 닳도록 빌어야만 하는 불상사를 겪어야만 했다.
애초에 사건의 발단은 싸게 내려간 그녀들의 입의 지퍼였지만….
#.
뒤에선 그런 일들이 있었는지 당연히 알 리 없었던 율리어스의 관심사는 오로지 단 한 곳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그리고 애초에 자신에 대해 이런저런 오해의 사실들이 소문으로 돌고 있다는 걸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처음에는 해명을 하고 싶기도 했고, 오해를 쌓이고 쌓이면 자기 이미지가 이상해질 것 같아 살짝 불안하기도 했다.
아직 어린 마음에 그런 불안감이 커지는 것을 막고자 나름으로 해명을 시작했고….
[ 당분간 자중해라. 율리어스. ]
언제나 늘 그렀듯 자기 아들에게조차 근엄하며 차가웠던 백작은 단 한마디로 어린 마음의 불안 함을 죽여…. 아니, 없애버렸다.
‘무시하자.’
애써봤자 소용이 없었다.
율리우스의 이미지는 이미 저택 안에서 섬뜩한 도련님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그 소문으로 시작해서 부풀려져 부풀리진 만큼이나 금세 차가운 피가 흐르는 철면피 도련님이라는 경지(?)에까지 올라가 있었다.
‘말을 말자.’
별로 한 것도 없는데 그냥 율리우스의 처지에선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더 이상 주위의 말들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지금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따로 있지만.’
율리어스의 지금 관심사는 일부러 아직 도착하지 않은 그 아이.
성별도 나이도 이름도 아무것도 몰랐다.
관심이 있는 것치고는 정보가 너무 없었다.
율리어스는 고민한끝에 결심했다.
‘그 아이를 직접 보자.’
막상 보고 싶은 게 지금 율리어스 마음의 1순위와 다를 바 없었다.
아직 체면보다야 호기심이 우선도로 매겨지는 열 살.
그는 들뜬 마음으로 저택의 정원에서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왔다 갔다. 하기를 반복했다.
또 누군가가 이런 그의 모습을 보았다면 경악하고도 남겠지만….
율리어스도 그 정도로 눈치가 없는 건 아니었었다.
정원이라도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구석(?)의 장소에서 마치 염탐이라도 하듯이 매의 같은 눈으로 저택의 문에서 출입하는 마차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런데 아마 이런 어릴 적의 그의 모습을 사가스가 실제로 보았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예상이 가질 않았다.
17살의 율리어스도 겉으로 차갑고 냉정하면서도 어느 선에서 인정할 건 인정하며 자기 손에 거치는 일에선 철두철미했다.
사가스는 그런 17살의 율리어스의 성좌로 선택이 되었던 이유도 그 안에 존재했다.
평소에 자기 범주에서 벗어난 모든 것들에 관심이 없다는 듯이 유유자적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그 끝에는 대부분 알고 있었다.
결국은 냉철한 시선으로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는 건데.
사가스는 매번 그럴 때마다 율리어스에 대한 이런 결론을 내렸다.
츤데레.
그것도 보통 레벨이 아닌 츤츤츤츤츤데레라고 못 박아버렸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사가스의 생각이고 율리어스의 인정은 받지 못한 모양이었다.
다그닥. 다그닥.
몇십 분을 기다리고 나서야 점점 저택에 가까워지는 말발굽 소리가 율리어스의 귀에도 들려왔다.
‘오…. 온 건가?’
히이이이잉!
워 ~ 워~
그가 약간 긴장감이란 걸 느끼는 동시에 말이 멈추며 저택의 입구에 멈춘 눈에 익은 문양이 박힌 마차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몇 초 뒤. 그 마차의 문이 열렸다.
쿵, 쿵쿵!
율리어스의 심장이 처음으로 말을 듣지 않았다.
밖이든 안에 일이든 모두 도통 변함이 없는 일관화된 표정으로 무관심으로밖에 보이지 않던 그의 심장이 요동을 치고 있었다.
또르르르.
주륵.
‘…?’
눈은 오로지 마차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의도치 않은 곳에서 뭔가가 흘러나오는 바람에 본인도 살짝 갸웃거렸다.
쓱.
무신경하게 닦아 낸 그의 손등에는 훈련 이외에 볼 수 없었던 희귀(?)한 액체가 묻어 있었다.
‘따…땀?’
장소 불문하고 어디서든 긴장하지 않던 그의 이마에서 땀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그는 이마에서 흘러내린 땀을 한참이나 쳐다보았다.
‘땀이라니…. 내, 내가?!’
화창하고도 빗방울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에서 소나기가 내리는 것도 아니었는데….
본인이 흘리고도 인정하지 못했다.
아주 조금씩이지만 율리어스 자신도 채 그 변화를 눈치를 채지 못한 게 맞는 것 같았다.
변화의 조짐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도 볼 수 있었다.
아마 본인이 인정한다는 사실은 한참 뒤의 일일지도 모르겠다.
겨우 땀 한 방울(?)에 연연하며, 한눈을 파는 사이 발걸음 소리가 점점 저택 안쪽으로 가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정원의 아치형 테라스의 건물 기둥 면에 바짝 숨어서 두 눈동자만 하염없이 굴러대었다.
마차의 문은 열렸지만, 안에 있는 사람은 좀처럼밖으로 나올 생각하지 않았다.
무척이나 느린 듯이 흘러가는 시간과 그림자조차도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마차의 분위기에 그는 도리어 가슴의 답답함마저 느껴졌었다.
‘내가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는 거지….’
자기 자신에게 한 질문이었다.
그런데 그건 우문으로밖에 들리지 않는 혼잣말과 다름이 없었다.
호기심만 덜 했었더라면 불편하게 숨어서 마차를 기다렸을 필요도,
자신도 모를 긴장감에 젖어 인내를 가질 필요도 없을 테니까.
‘그냥 아버지의 집무실에서 기다릴 걸 그랬었나…?’
문득 조금은 이 불편한 상황을 후회하는 것 같기도 한 율리어스였었다.
‘으…. 으음.’
만약 반대로 행동했을 때를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고개를 저어대었다.
‘아니. 아니…. 아니. 그건 또 아니지 같아.’
곰곰이 생각하던 율리어스의 표정은 머리카락 몇 가닥이 자동 기립하듯이 쭈뼛 세울 정도로
어두워졌다.
‘내가 언제 그 망할 이…. 아니, 뭐 생물학적으론 아버지가 맞으니까.
그래도 하여튼 불편해서 같이 못 있지.’
율리어스는 가주에게 인정을 받은 것 맞았다.
하지만 인정하고 애정하고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각. 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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