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 9화
조회 : 871 추천 : 0 글자수 : 2,719 자 2022-07-31
-연예인을 좋아한다는데 누구를 좋아한다는 마음을 잘 모르겠다. 나랑 관련 없고 한 번도 실제로 본적도 없는 그리고 나에게 도움을 주는 것도 없는 사람에게 자신의 호감을 주는 행동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유튜브를 통해 예능을 보는 것도 재미를 주는 포인트는 알겠지만 계속 보고 싶지는 않다. 그냥 대부분 어이가 없는 부분이나 예상과 다른 전개를 하는 게 창의적이지만 진심으로 웃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먹는 것도 다른 것보다 이게 먹기가 좋을 뿐인데 그렇게 격하게 반응할 정도인지 잘 모르겠다. 무엇이 새로 나왔는지 별로 궁금하지 않다. 음식을 새로 맛보는 것은 괜찮으나 한 음식의 어떤 메뉴에 만족하면 새로운 것을 찾아보는 건 내 입과 노력이 아깝다.
자신의 또래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찾아보는 서아. 평소에 시간이 남으면 의학, 공학 관련 책이나 사고와 관련된 뉴스만 분석하는 서아는 막막하다.
-공부에는 관심이 있는 것 같던데 교과과정을 공부해 봐야겠다.
오늘 처음 펴본 교과서가 생각나는 서아는 수업 시간에 숙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가방에서 교과서를 꺼내본다. 앞장부터 각종 스티커가 붙어있는 교과서, 위쪽을 보니 노시은이라고 적혀져 있다.
핸드폰을 꺼내는 서아. 시은에게 sns를 보낸다.
‘우리 책 바뀐 거 같은데?’
책 사진을 같이 보냈다. 2분 정도 후에 온 답장.
‘어 맞아. 근데 너 책이 왜 새 거야? ㅋㅋㅋㅋ’
‘수업을 안 들어서 ㅎㅎ 근데 이번에 숙제해 보려고’
‘모르는 거 있으면 도와줄게 물어봐
아 그리고 우리 엄마가 너 이름 예쁘데 신루나 ㅋㅋ’
‘ㅋㅋㅋㅋㅋㅋ, 고마워’
이모티콘으로 마무리 짓는 서아와 시은. 서아는 시은이 공부를 그다지 잘하진 않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 시은은 서아가 수학 시간에 문제를 못 푸는 걸 봐서 서아가 공부를 못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래서 자존심이 조금 상한 서아는 밤에 6시간 동안 고등학교 과정을 공부했다.
오늘도 수업 시간에 일어나 있는 서아. 수업은 듣지 않고 교과서를 보거나 시은을 관찰한다. 일어나 있는 서아를 신기해하며 물어보는 시은.
“너 오늘은 또 왜 일어나있어? 맨날 자잖아.”
“어…그냥 이젠 수업 들으려고"
시은을 보면서 어색하게 웃는 서아. 시은 잘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다른 친구들이 서아에게 말을 걸면 상투적인 말로만 받아주지만 시은에게는 말을 먼저 걸거나 잘 받아주는 서아를 보면서 시은은 이상하게 여긴다. 또 수업 시간에 계속 자신을 관찰하는 서아를 의식한다.
청소시간에 혼자 청소구역에 있는 시은을 본 서아는 이때다 싶어 물어본다.
“근데 너 남친은 있어?”
“너 진짜 나 좋아해?”
얼굴에 농담 반 진담 반 섞어서 서아에게 질문을 하는 시은.
“자리 바꾸고 나서 옆에서 계속 나만 관찰해. 수업 시간에 수업은 안 들어?”
서아는 ‘어 이게 아닌데’라는 표정이다. 그런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서아는 눈만 동그랗게 뜨고 시은을 바라보고 있다.
“아니….그게…”
의도치 않게 상황을 자꾸 이상하게 만드는 서아. 조금 멀리서 대화를 들은 학생의 시점에선 신기한 상황처럼 보이기도 한다. 키는 170 정도에 약간 도도하게 생긴 시은은 벽에 기대어 자기보다 10cm 정도 작은 서아를 내려다보면서 웃고 있다. 서아는 당황해서 손을 꼬고 있으며 시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있다.
“여자랑 사귀는 거도 재밌긴 하겠다. 귀여워 신서아.”
관찰 중인 학생은 충격을 금치 못한다. 그에 반면 서아는 편견이 없다. 남자를 소개해 줘야 되는 데 큰일 났다는 생각뿐이다.
“그럼 너 남자에 관심이 없어?”
이 말을 들은 시은은 살짝 당황을 하면서 표정이 진지해진다.
“아니 너 진심이야?”
순진한 눈빛으로 묻는 서아.
“뭐가?”
“진짜 나를 이성으로…아니지 친구 이상으로 좋아해?”
관찰 중인 학생은 맞는진 모르겠지만 행복한 결말을 절실하게 기대하고 있다. 반면에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생각하는 서아. 어색한 침묵이 잠시 흐르지만 서아는 진실을 말해본다.
“아니, 나 너한테 남자 소개해 주려고 그랬는데…”
아쉬움에 돌아가는 그 학생, 다행인 건지 아쉬운 건지 잘 모르는 마음이지만 재미있는 상황에 얼굴은 웃고 있다. 반면 이제 이해가 된다는 눈빛의 시은은 웃는다.
“아 진짜 사귀는 줄 알았네”
“넌 여자한테 관심 있어?”
“여자랑은 그냥 재미있을 거 같긴 한데 남자가 더 좋지”
남자한테 관심이 있는 걸 확인하고 다행인 서아. 드디어 서아가 본론을 얘기한다.
“그럼 내가 소개하는 사람 한번 볼래?”
“음…근데 조건이 있어.”
“뭔 조건?”
“너 소개 해달라는 사람이 나도 있어서, 너도 소개받아봐. 그럼 나도 볼게.”
-나는 남자를 좋아해 본 적이 있었나. 사람 자체를 좋아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주변에 사람도 몇몇 없지만 남자든 여자든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좋아한다는 감정이 뭔지도 잘 모르겠다.
“나 근데 좋아한다는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는데.”
“뭐 나도 잘 모르지만 사람을 만나다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수업 시간 종이 들린다. 청소도구를 챙겨 반으로 향하는 시은과 생각에 빠져 걷는 서아. 시은은 계단에서 말을 꺼낸다.
“그럼 서로 소개받아보는 거다?”
고개를 끄덕이는 서아. 이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에 떨떠름하다.
-----------
컴퓨터에 앉아있는 한 사람, 어떤 사무실 안이다. 책상의 앞쪽에는 ‘박하경 팀장’이라고 적혀있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는 경찰.
“팀장님이 구해달라고 하셨던 세부 자료입니다.”
“어, 고마워”
“근데 팀장님은 이 회사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까?”
“아직 나도 확신이 서진 않는데 뭔가 찾은 거 같기도 해서.”
“음…알겠습니다.”
경찰이 나가고 자료를 다시 보는 하경. 청부업 회사 관련 자료에는 진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계급도가 있다. 계급도는 회사 본체가 있고 행동원들이 있으며 설계사가 따로 존재하는 것을 보여준다. 뒷장을 넘기는 하경, 뒤에는 행동원들의 명단과 관련 사건들이 있다. 자료들 사이에 6개월 전의 한 사건을 보고 있는 하경.
설계사의 이름에 ‘루나‘라고 적혀져 있다.
1부 끝
-유튜브를 통해 예능을 보는 것도 재미를 주는 포인트는 알겠지만 계속 보고 싶지는 않다. 그냥 대부분 어이가 없는 부분이나 예상과 다른 전개를 하는 게 창의적이지만 진심으로 웃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먹는 것도 다른 것보다 이게 먹기가 좋을 뿐인데 그렇게 격하게 반응할 정도인지 잘 모르겠다. 무엇이 새로 나왔는지 별로 궁금하지 않다. 음식을 새로 맛보는 것은 괜찮으나 한 음식의 어떤 메뉴에 만족하면 새로운 것을 찾아보는 건 내 입과 노력이 아깝다.
자신의 또래들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찾아보는 서아. 평소에 시간이 남으면 의학, 공학 관련 책이나 사고와 관련된 뉴스만 분석하는 서아는 막막하다.
-공부에는 관심이 있는 것 같던데 교과과정을 공부해 봐야겠다.
오늘 처음 펴본 교과서가 생각나는 서아는 수업 시간에 숙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가방에서 교과서를 꺼내본다. 앞장부터 각종 스티커가 붙어있는 교과서, 위쪽을 보니 노시은이라고 적혀져 있다.
핸드폰을 꺼내는 서아. 시은에게 sns를 보낸다.
‘우리 책 바뀐 거 같은데?’
책 사진을 같이 보냈다. 2분 정도 후에 온 답장.
‘어 맞아. 근데 너 책이 왜 새 거야? ㅋㅋㅋㅋ’
‘수업을 안 들어서 ㅎㅎ 근데 이번에 숙제해 보려고’
‘모르는 거 있으면 도와줄게 물어봐
아 그리고 우리 엄마가 너 이름 예쁘데 신루나 ㅋㅋ’
‘ㅋㅋㅋㅋㅋㅋ, 고마워’
이모티콘으로 마무리 짓는 서아와 시은. 서아는 시은이 공부를 그다지 잘하진 않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 시은은 서아가 수학 시간에 문제를 못 푸는 걸 봐서 서아가 공부를 못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래서 자존심이 조금 상한 서아는 밤에 6시간 동안 고등학교 과정을 공부했다.
오늘도 수업 시간에 일어나 있는 서아. 수업은 듣지 않고 교과서를 보거나 시은을 관찰한다. 일어나 있는 서아를 신기해하며 물어보는 시은.
“너 오늘은 또 왜 일어나있어? 맨날 자잖아.”
“어…그냥 이젠 수업 들으려고"
시은을 보면서 어색하게 웃는 서아. 시은 잘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다른 친구들이 서아에게 말을 걸면 상투적인 말로만 받아주지만 시은에게는 말을 먼저 걸거나 잘 받아주는 서아를 보면서 시은은 이상하게 여긴다. 또 수업 시간에 계속 자신을 관찰하는 서아를 의식한다.
청소시간에 혼자 청소구역에 있는 시은을 본 서아는 이때다 싶어 물어본다.
“근데 너 남친은 있어?”
“너 진짜 나 좋아해?”
얼굴에 농담 반 진담 반 섞어서 서아에게 질문을 하는 시은.
“자리 바꾸고 나서 옆에서 계속 나만 관찰해. 수업 시간에 수업은 안 들어?”
서아는 ‘어 이게 아닌데’라는 표정이다. 그런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서아는 눈만 동그랗게 뜨고 시은을 바라보고 있다.
“아니….그게…”
의도치 않게 상황을 자꾸 이상하게 만드는 서아. 조금 멀리서 대화를 들은 학생의 시점에선 신기한 상황처럼 보이기도 한다. 키는 170 정도에 약간 도도하게 생긴 시은은 벽에 기대어 자기보다 10cm 정도 작은 서아를 내려다보면서 웃고 있다. 서아는 당황해서 손을 꼬고 있으며 시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있다.
“여자랑 사귀는 거도 재밌긴 하겠다. 귀여워 신서아.”
관찰 중인 학생은 충격을 금치 못한다. 그에 반면 서아는 편견이 없다. 남자를 소개해 줘야 되는 데 큰일 났다는 생각뿐이다.
“그럼 너 남자에 관심이 없어?”
이 말을 들은 시은은 살짝 당황을 하면서 표정이 진지해진다.
“아니 너 진심이야?”
순진한 눈빛으로 묻는 서아.
“뭐가?”
“진짜 나를 이성으로…아니지 친구 이상으로 좋아해?”
관찰 중인 학생은 맞는진 모르겠지만 행복한 결말을 절실하게 기대하고 있다. 반면에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생각하는 서아. 어색한 침묵이 잠시 흐르지만 서아는 진실을 말해본다.
“아니, 나 너한테 남자 소개해 주려고 그랬는데…”
아쉬움에 돌아가는 그 학생, 다행인 건지 아쉬운 건지 잘 모르는 마음이지만 재미있는 상황에 얼굴은 웃고 있다. 반면 이제 이해가 된다는 눈빛의 시은은 웃는다.
“아 진짜 사귀는 줄 알았네”
“넌 여자한테 관심 있어?”
“여자랑은 그냥 재미있을 거 같긴 한데 남자가 더 좋지”
남자한테 관심이 있는 걸 확인하고 다행인 서아. 드디어 서아가 본론을 얘기한다.
“그럼 내가 소개하는 사람 한번 볼래?”
“음…근데 조건이 있어.”
“뭔 조건?”
“너 소개 해달라는 사람이 나도 있어서, 너도 소개받아봐. 그럼 나도 볼게.”
-나는 남자를 좋아해 본 적이 있었나. 사람 자체를 좋아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주변에 사람도 몇몇 없지만 남자든 여자든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좋아한다는 감정이 뭔지도 잘 모르겠다.
“나 근데 좋아한다는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는데.”
“뭐 나도 잘 모르지만 사람을 만나다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수업 시간 종이 들린다. 청소도구를 챙겨 반으로 향하는 시은과 생각에 빠져 걷는 서아. 시은은 계단에서 말을 꺼낸다.
“그럼 서로 소개받아보는 거다?”
고개를 끄덕이는 서아. 이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에 떨떠름하다.
-----------
컴퓨터에 앉아있는 한 사람, 어떤 사무실 안이다. 책상의 앞쪽에는 ‘박하경 팀장’이라고 적혀있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는 경찰.
“팀장님이 구해달라고 하셨던 세부 자료입니다.”
“어, 고마워”
“근데 팀장님은 이 회사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까?”
“아직 나도 확신이 서진 않는데 뭔가 찾은 거 같기도 해서.”
“음…알겠습니다.”
경찰이 나가고 자료를 다시 보는 하경. 청부업 회사 관련 자료에는 진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계급도가 있다. 계급도는 회사 본체가 있고 행동원들이 있으며 설계사가 따로 존재하는 것을 보여준다. 뒷장을 넘기는 하경, 뒤에는 행동원들의 명단과 관련 사건들이 있다. 자료들 사이에 6개월 전의 한 사건을 보고 있는 하경.
설계사의 이름에 ‘루나‘라고 적혀져 있다.
1부 끝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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