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회 - 보이지 않는 손
조회 : 1,580 추천 : 0 글자수 : 3,481 자 2022-09-30
일요일 오후 2시. 인천 월미도 유람선 선착장.
"자기야, 괜찮아? 약국 가서 어서 약이랑 밴드 사자."
유람선에서 내린 신평은 휴지뭉치로 둘둘 감긴 오른손 검지손가락이 아려 오자 인상을 찡그렸다.
"아냐, 됐어. 이제 피 안 나네. 그냥 이걸로 막고 있으면 돼."
유람선 3층에서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주다가 손가락이 짤릴 뻔했다.
유람선을 처음 타 본 신평은 배를 따라오는 갈매기들이 날아와 사람들의 손에 있는 새우깡을 물고 날아가자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어 2층 매점에서 새우깡 두 봉지를 사 와 이경과 함께 갈매기 먹이 주기를 시작했다.
이경도 신이 나서 갈매기들이 자신의 손에 있는 새우깡을 물어갈 때마다 아이처럼 소리를 질렀다.
신평이 새우깡을 한 봉지를 거의 다 주고 마지막 남은 몇 개를 주고 있을 때 갑자기 다른 갈매기들에 비해 유난히 큰 갈매기 하나가 독수리처럼 날아오더니 그가 들고 있는 새우깡을 낚아채면서 그의 손가락을 덥석 깨물었다.
그가 “아악!” 하고 비명을 지르자 3층 전망대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그를 쳐다봤고 손가락이 잘려 나간 듯한 고통을 느낀 신평은 왼손으로 오른손을 받쳐들며 검지 손가락을 확인했다.
마디가 잘리지 않았지만 피가 철철 흘러넘쳤고 그의 비명소리에 놀란 이경이 다가와 티슈뭉치로 손가락을 동여매 주었다.
응급처치는 되었지만 한동안 피가 멈추지 않았는데 3층에 있던 직원 한 명이 다가오더니 몇 년 동안 일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놀란 표정을 지었었다.
"자기야, 그냥 집에 갈까? 이 상태로 어떻게 다녀?"
신평은 휴지뭉치를 슬쩍 떼더니 더이상 피가 안 나자 붉은 피를 잔뜩 머금은 휴지뭉치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더럽게 재수없는 날이다.
"괜찮아. 이 정도 가지고 뭐."
"정말 괜찮아?"
"그냥 피 조금 난거야. 어서 바이킹이나 타러 가자."
월미도로 오는 도중 차 안에서 놀이기구 이야기가 나오자 신평은 한 번도 타 본 적 없는 바이킹을 자신은 두 손을 놓고 탄다고 허세를 부렸었다.
그러다가 결국 바이킹을 같이 타기로 약속을 한 것이다.
----------------------------------------------------
30분 후.
바이킹에 오른 신평은 뒷자리에 앉은 두 젊은 여성이 나누는 대화를 들으며 아래쪽을 내려다봤다.
그리 높지는 않다.
"야, 여기 90도 넘는 거 알지? 내 친구 이거 타다가 내려서 실신했잖아."
"야, 인터넷 보니까 앞 칸으로 굴러 떨어진 사람도 있었대."
"헐, 대박. 진짜? 죽었대?
"몰라. 죽었으면 뉴스에 나왔겠지."
"대박이다, 진짜. 씨발 존나 재밌겠다."
조종실 부스 안에서 기기를 조작하는 남자가 마이크에 대고 뭐라고 중얼거리자 안전바가 천천히 내려왔다.
생각보다 헐겁다.
"자기야. 나 나중에 울어도 뭐라고 하지마."
"그래, 알았어. 뭐 이런 거 가지고 울어."
바이킹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신평은 아래에 모여서 구경하는 사람들을 힐끔 내려다봤다.
"무슨 구경 났나? 왜들 저래?"
그는 퉁명스럽게 내뱉었지만 안전바를 잡은 두 손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5분 후.
바아킹이 멈추고 안전바가 올라가자 그는 기도를 멈추고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
힘을 너무 줘서 팔이 저리고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그래도 살아 있다는 것에 기쁘다
조종실 부스로 다가간 그는 부스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 직원의 멱살을 잡았다.
"야, 이 새끼야. 니가 사람 뒤지는 꼴 보려고 환장했지?"
갑자기 누가 문을 열고 들어와 자신의 멱살을 잡고 욕을 하자 조종실 직원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뭐야, 이 아저씨 왜 이래? 이거 놔요."
"씨팔, 여기 관리자 누구야? 놀이기구를 이딴 식으로 만들어?"
뒤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이경은 그가 직원을 때리려는 듯 팔을 들어올리자 놀라서 그에게 달려갔다.
"자기야, 이러지 마. 왜 이래?"
운행을 시작한 지 30년이 넘은 이 바이킹은 최고 상승 각도 110도를 자랑하는 국내 최고의 바이킹으로 운행 각도가 75도 미만이 돼야 한다는 규정을 무시하고 구청에서 단속을 나올 때만 75도를 유지한다.
30년 동안 어떻게 유지·보수를 해 왔는지도 알 수 없어 사실상 목숨을 걸고 타야 하는 국내 최고의 '레전드 놀이기구'다.
안전바도 헐거워 바이킹이 최고 높이에 올랐을 때 신평은 팔다리에 힘을 잔뜩 주며 밑으로 안 떨어지려고 안간힘을 써야 했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5분이다.
"니가 한번 타봐 새끼야! 안전바가 어떻게 돼 있나."
다른 직원들이 몰려와서 그를 겨우 뜯어 말리고 자칭 관리 책임자라는 사람이 와 정식으로 사과를 하고 나서야 그는 평정심을 찾았다.
----------------------------------------------------
"미안해. 나 때문에 쪽팔렸지?"
"아냐.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신평은 그녀가 괜찮다고 말하지만 왠지 자신에게 크게 실망한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들어 주머니를 뒤지며 전자담배를 찾았다.
바이킹을 타다가 떨어진 듯 주머니에 없다.
순간 짜증이 나면서 차 안에서 괜히 허풍을 떨었다고 자책하던 그는 그녀의 눈치를 보며 걷다가 '풍선 다트' 게임장이 눈에 들어오자 애써 밝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우리 다트나 한판 하자. 내가 인형 따 줄게."
다트 게임장 안으로 그녀를 데리고 들어간 그는 그녀를 옆에 세워 둔 채 만 원을 내고 다트 20개를 받았다.
첫 다트를 던진 신평은 다트가 하필 풍선들 사이에 꽂히자 아쉬워하며 두 번째 다트를 잡았다.
두 번째 다트도 역시 풍선들 사이에 꽂히자 그는 그녀를 힐끔 쳐다보았다.
"하하, 참. 이렇게 하기도 힘든데...그치?"
"......"
세 번째 던진 다트마저 풍선들 사이에 꽂히자 그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20개의 다트가 모두 풍선들 사이사이에 절묘하게 꽂히자 옆에서 그를 응원하던 가게 주인은 어색하게 웃으며 서비스로 5개를 더 주었다.
5발 역시 모두 풍선들 사이에 꽂히자 신평은 지갑에서 만 원을 꺼내더니 20발을 다시 얻었다.
아까부터 뒤에서 이 모습을 쭉 지켜보던 한 남자 중학생이 앞에서 게임을 하던 친구의 등을 툭툭 치며 귓속말로 뭐라고 속삭이자 서너 명의 학생들이 게임을 멈추고 신평이 다트를 던지는 모습을 구경했다.
"와 존나 신기하다. 그지?"
"저게 가능해?"
"와, 씨발. 저거 실화냐."
급기야 신평은 다트를 한 번에 두 개씩 던졌고 그 역시 모두 풍선을 터뜨리지 못하자 그의 얼굴이 서서히 달아올랐다.
던지는 족족 다트가 풍선들 사이에 꽂히거나 풍선에 튕겨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는 갑자기 인상을 쓰며 고개를 돌려 주인을 쳐다보았다.
"이거 다트 끝에 뭐 발라 놨어요. 왜 이리 튕겨?"
다트를 다른 것으로 바꿔봐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오자 그는 빠른 속도로 다트를 세 개씩, 네 개씩 막 던지기 시작했다.
또다시 만 원을 내고 20발을 받은 그는 다트 열 개를 손 안에 가득 움켜쥐고 내던졌지만 모두가 풍선들 사이사이에 꽂히거나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한 학생이 스마트폰을 꺼내서 촬영을 하려다가 그가 욕을 하면서 게임을 포기하자 아쉬운 듯 스마트폰을 내렸다.
3만 원어치 65개의 다트가 모두 풍선들 사이에 꽂히거나 바닥으로 떨어졌다.
처음에 흥을 돋우며 그를 응원 해 주던 주인은 결국 선반 위에서 싸구려 펭귄 인형을 하나 내리더니 그에게 건네주었다.
"하하, 오늘 운이 안 좋네요. 다음에 또 오세요. 이건 서비스 입니다."
주인이 어색하게 웃으며 인형을 건네자 신평은 그것을 받아 들고 한참 동안 가만히 서 있다가 갑자기 뒤로 서너 걸음 물러섰다.
그가 달려오면서 인형을 풍선들을 향해 있는 힘껏 내던지자 인형은 풍선을 맞고 튕겨와 그의 얼굴을 강타했다.
"자기야, 괜찮아? 약국 가서 어서 약이랑 밴드 사자."
유람선에서 내린 신평은 휴지뭉치로 둘둘 감긴 오른손 검지손가락이 아려 오자 인상을 찡그렸다.
"아냐, 됐어. 이제 피 안 나네. 그냥 이걸로 막고 있으면 돼."
유람선 3층에서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주다가 손가락이 짤릴 뻔했다.
유람선을 처음 타 본 신평은 배를 따라오는 갈매기들이 날아와 사람들의 손에 있는 새우깡을 물고 날아가자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어 2층 매점에서 새우깡 두 봉지를 사 와 이경과 함께 갈매기 먹이 주기를 시작했다.
이경도 신이 나서 갈매기들이 자신의 손에 있는 새우깡을 물어갈 때마다 아이처럼 소리를 질렀다.
신평이 새우깡을 한 봉지를 거의 다 주고 마지막 남은 몇 개를 주고 있을 때 갑자기 다른 갈매기들에 비해 유난히 큰 갈매기 하나가 독수리처럼 날아오더니 그가 들고 있는 새우깡을 낚아채면서 그의 손가락을 덥석 깨물었다.
그가 “아악!” 하고 비명을 지르자 3층 전망대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그를 쳐다봤고 손가락이 잘려 나간 듯한 고통을 느낀 신평은 왼손으로 오른손을 받쳐들며 검지 손가락을 확인했다.
마디가 잘리지 않았지만 피가 철철 흘러넘쳤고 그의 비명소리에 놀란 이경이 다가와 티슈뭉치로 손가락을 동여매 주었다.
응급처치는 되었지만 한동안 피가 멈추지 않았는데 3층에 있던 직원 한 명이 다가오더니 몇 년 동안 일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놀란 표정을 지었었다.
"자기야, 그냥 집에 갈까? 이 상태로 어떻게 다녀?"
신평은 휴지뭉치를 슬쩍 떼더니 더이상 피가 안 나자 붉은 피를 잔뜩 머금은 휴지뭉치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더럽게 재수없는 날이다.
"괜찮아. 이 정도 가지고 뭐."
"정말 괜찮아?"
"그냥 피 조금 난거야. 어서 바이킹이나 타러 가자."
월미도로 오는 도중 차 안에서 놀이기구 이야기가 나오자 신평은 한 번도 타 본 적 없는 바이킹을 자신은 두 손을 놓고 탄다고 허세를 부렸었다.
그러다가 결국 바이킹을 같이 타기로 약속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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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후.
바이킹에 오른 신평은 뒷자리에 앉은 두 젊은 여성이 나누는 대화를 들으며 아래쪽을 내려다봤다.
그리 높지는 않다.
"야, 여기 90도 넘는 거 알지? 내 친구 이거 타다가 내려서 실신했잖아."
"야, 인터넷 보니까 앞 칸으로 굴러 떨어진 사람도 있었대."
"헐, 대박. 진짜? 죽었대?
"몰라. 죽었으면 뉴스에 나왔겠지."
"대박이다, 진짜. 씨발 존나 재밌겠다."
조종실 부스 안에서 기기를 조작하는 남자가 마이크에 대고 뭐라고 중얼거리자 안전바가 천천히 내려왔다.
생각보다 헐겁다.
"자기야. 나 나중에 울어도 뭐라고 하지마."
"그래, 알았어. 뭐 이런 거 가지고 울어."
바이킹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자 신평은 아래에 모여서 구경하는 사람들을 힐끔 내려다봤다.
"무슨 구경 났나? 왜들 저래?"
그는 퉁명스럽게 내뱉었지만 안전바를 잡은 두 손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
5분 후.
바아킹이 멈추고 안전바가 올라가자 그는 기도를 멈추고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
힘을 너무 줘서 팔이 저리고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그래도 살아 있다는 것에 기쁘다
조종실 부스로 다가간 그는 부스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 직원의 멱살을 잡았다.
"야, 이 새끼야. 니가 사람 뒤지는 꼴 보려고 환장했지?"
갑자기 누가 문을 열고 들어와 자신의 멱살을 잡고 욕을 하자 조종실 직원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뭐야, 이 아저씨 왜 이래? 이거 놔요."
"씨팔, 여기 관리자 누구야? 놀이기구를 이딴 식으로 만들어?"
뒤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이경은 그가 직원을 때리려는 듯 팔을 들어올리자 놀라서 그에게 달려갔다.
"자기야, 이러지 마. 왜 이래?"
운행을 시작한 지 30년이 넘은 이 바이킹은 최고 상승 각도 110도를 자랑하는 국내 최고의 바이킹으로 운행 각도가 75도 미만이 돼야 한다는 규정을 무시하고 구청에서 단속을 나올 때만 75도를 유지한다.
30년 동안 어떻게 유지·보수를 해 왔는지도 알 수 없어 사실상 목숨을 걸고 타야 하는 국내 최고의 '레전드 놀이기구'다.
안전바도 헐거워 바이킹이 최고 높이에 올랐을 때 신평은 팔다리에 힘을 잔뜩 주며 밑으로 안 떨어지려고 안간힘을 써야 했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5분이다.
"니가 한번 타봐 새끼야! 안전바가 어떻게 돼 있나."
다른 직원들이 몰려와서 그를 겨우 뜯어 말리고 자칭 관리 책임자라는 사람이 와 정식으로 사과를 하고 나서야 그는 평정심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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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나 때문에 쪽팔렸지?"
"아냐.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신평은 그녀가 괜찮다고 말하지만 왠지 자신에게 크게 실망한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들어 주머니를 뒤지며 전자담배를 찾았다.
바이킹을 타다가 떨어진 듯 주머니에 없다.
순간 짜증이 나면서 차 안에서 괜히 허풍을 떨었다고 자책하던 그는 그녀의 눈치를 보며 걷다가 '풍선 다트' 게임장이 눈에 들어오자 애써 밝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우리 다트나 한판 하자. 내가 인형 따 줄게."
다트 게임장 안으로 그녀를 데리고 들어간 그는 그녀를 옆에 세워 둔 채 만 원을 내고 다트 20개를 받았다.
첫 다트를 던진 신평은 다트가 하필 풍선들 사이에 꽂히자 아쉬워하며 두 번째 다트를 잡았다.
두 번째 다트도 역시 풍선들 사이에 꽂히자 그는 그녀를 힐끔 쳐다보았다.
"하하, 참. 이렇게 하기도 힘든데...그치?"
"......"
세 번째 던진 다트마저 풍선들 사이에 꽂히자 그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20개의 다트가 모두 풍선들 사이사이에 절묘하게 꽂히자 옆에서 그를 응원하던 가게 주인은 어색하게 웃으며 서비스로 5개를 더 주었다.
5발 역시 모두 풍선들 사이에 꽂히자 신평은 지갑에서 만 원을 꺼내더니 20발을 다시 얻었다.
아까부터 뒤에서 이 모습을 쭉 지켜보던 한 남자 중학생이 앞에서 게임을 하던 친구의 등을 툭툭 치며 귓속말로 뭐라고 속삭이자 서너 명의 학생들이 게임을 멈추고 신평이 다트를 던지는 모습을 구경했다.
"와 존나 신기하다. 그지?"
"저게 가능해?"
"와, 씨발. 저거 실화냐."
급기야 신평은 다트를 한 번에 두 개씩 던졌고 그 역시 모두 풍선을 터뜨리지 못하자 그의 얼굴이 서서히 달아올랐다.
던지는 족족 다트가 풍선들 사이에 꽂히거나 풍선에 튕겨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는 갑자기 인상을 쓰며 고개를 돌려 주인을 쳐다보았다.
"이거 다트 끝에 뭐 발라 놨어요. 왜 이리 튕겨?"
다트를 다른 것으로 바꿔봐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오자 그는 빠른 속도로 다트를 세 개씩, 네 개씩 막 던지기 시작했다.
또다시 만 원을 내고 20발을 받은 그는 다트 열 개를 손 안에 가득 움켜쥐고 내던졌지만 모두가 풍선들 사이사이에 꽂히거나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장면을 지켜보던 한 학생이 스마트폰을 꺼내서 촬영을 하려다가 그가 욕을 하면서 게임을 포기하자 아쉬운 듯 스마트폰을 내렸다.
3만 원어치 65개의 다트가 모두 풍선들 사이에 꽂히거나 바닥으로 떨어졌다.
처음에 흥을 돋우며 그를 응원 해 주던 주인은 결국 선반 위에서 싸구려 펭귄 인형을 하나 내리더니 그에게 건네주었다.
"하하, 오늘 운이 안 좋네요. 다음에 또 오세요. 이건 서비스 입니다."
주인이 어색하게 웃으며 인형을 건네자 신평은 그것을 받아 들고 한참 동안 가만히 서 있다가 갑자기 뒤로 서너 걸음 물러섰다.
그가 달려오면서 인형을 풍선들을 향해 있는 힘껏 내던지자 인형은 풍선을 맞고 튕겨와 그의 얼굴을 강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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