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첫 직업퀘스트(1)
조회 : 1,004 추천 : 3 글자수 : 4,914 자 2022-08-20
잘생긴 모솔 성자로 전직합니다.
3화
첫 직업퀘스트(1)
[성자 길도 한 걸음부터(1)]
[분류 : 직업 퀘스트]
[처음으로 성자가 된 당신! 성자의 마음가짐으로 가지고 12시간 내로 모르는 사람 3명을 도와주고 ‘감사합니다(고맙다).’라는 말 듣기.]
[성공 시 : 성자 스킬 카드 2장, 다음 퀘스트로 연계]
눈앞에 뜬 퀘스트 창을 보며 도시 골목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게임 안에서는 진짜 쉽게 클리어했었는데 현실이어서 어려울 수도 있겠네.”
내가 이런 고민을 하는 이유는 요즘 사회적 분위기를 보면 지당했다.
길거리에 있는 지갑을 주워서 파출소에 가져다주면 지갑 주인이 나타나 도와준 사람한테 잃어버린 돈을 돌려달라고 협박하는 사람도 있고, 서로 길을 가다가 어깨가 부딪쳤다는 이유만으로 쌍욕을 박는 사람도 있고, 옛날과는 다르게 이웃 주민들끼리도 인사조차 하지 않는 각박한 세상이 아닌가.
거기다가 착하게 살면 호구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람들의 이기주의가 너무 심하게 발달하기도 했다.
뭐, 실제로 정직하게 살면 호구인 게 맞기는 한데.
그래도 사람이 사는 세상인데 정(情)이 있어야지.
한국인은 정이라고 불리는 시대도 점점 끝나가는 것 같다.
암튼 이런 이유로 직업 퀘스트를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순탄하게 클리어 할 것 같지 않은 느낌이 솔솔 풍겼다.
그렇게 퀘스트창을 보며 걷다 보니 어느샌가 시장이 나왔다.
보통 정(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소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많은 사람들은 십중팔구 시장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래서 시장으로 왔지.
시계를 보니 어느덧 2시였다.
국가전이 6시에 열리니 못해도 3시간 컷을 해야 안전하게 배팅을 하고 구경을 할 수 있을 터.
빠르게 눈동자를 굴리며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고로케 팔아요~.”
“닭강정 팔아요~.”
꼬르륵
나 일어나고 아무것도 안 먹었구나.
일단 먹고 시작하자.
그렇게 군것질 1시간째.
마음속으로 ‘개망했다’를 연신 외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사람이 전혀 안 보이는데?
시장 안과 밖 길거리를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도와주기는커녕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을 목격하지를 못했다.
이렇게 해서 퀘스트 클리어를 어떻해 하냐.
2시간 안에 끝낼 수가 있나. 막막하던 찰나에 드디어 빛이 내려왔다.
바로 한 남자아이가 닭꼬치집 앞에 서서 닭꼬치를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는 것!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이 빠르게 흘러갔다.
-안녕.
-안녕하세요.(아이가 몸을 숙이며)
-계속 닭꼬치 쳐다보던데 먹고 싶니?(최대한 친절하게)
-네. 먹고 싶어요.(눈이 초롱초롱 해지며)
-아저씨... 아니다. 형이 사줄게.(최대한 밝게 웃으며)
-감사합니다.(활짝 웃으며)
이거다! 바로 이거다.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내 시뮬레이션이 적절하다면 드디어 첫 클리어의 만끽을 잠깐이라도 누리겠지. 그래봤자 1번 카운팅이 올라가겠지만. 한 번이라도 올라가는 게 어딘가.
두근거림 속에서 아트키메데스의 유레카 뺨칠만한 작전을 시작했다.
The first operation.
아이에게 접근한 후 인사한다.
크흠.. 휘.휘휘휘.
작전 1을 수행하기 위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두리번+휘파람을 장착하고 아이에게 접근했다.
미소를 탑재하고 아이에게 인사했다.
“안녕?”
“안녕하세요.”
시뮬레이션에 등장했던 고개숙임은 없었지만 그대로 진행했다.
Second operation
아이에게 닭꼬치가 먹고 싶냐고 질문한다.
“계속 닭꼬치 쳐다보던데 먹고 싶니?”
“ㄴ...”
짜아아악!
아이가 말하려는 찰나 내 뺨이 좌측으로 돌아갔다.
순간적인 고요와 함께 모든 이목이 나에게로 쏠렸다.
이목이 부정적인 시선들로 가득해서 정신적으로 아팠고 각성자의 뺨 후리기 덕에 신체적으로도 아팠다.
“저기요 당신. 뭐 하시는 거예요. 지금.”
아이의 어머니처럼 보이는 여자가 표독스럽게 쏘아붙였다.
‘아이가 닭꼬치 먹고 싶어 하길래 선의로 사주려고 했습니다.’
[페널티 : 적응불가로 인해 말을 하실 수 없습니다.]
아 맞다. 페넬티 또 깜빡했네.
이런 거 없이 25년을 살았다 보니 순간적으로 깜빡했다.
그래도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고 만능 가방(1회 출격완료)을 준비했지.
바로 가방에서 펜과 노트를 꺼낸 후 하고 싶은 말을 작성하고 여성에게 보여줬다.
“장난해요?”
다시 노트를 꺼내들고 ‘아니요’라고 적었다.
“지금 그 행동이 장난치는 게 아니면 뭔데요?”
-그게 페널티 때문에. 여성분에게는 말을 못 합니다.
“거짓말을 할 거면 말이 되는 거짓말을 해야지. 그딴 페넬티 본 적도 없어요. 아니다. 말하면 내 입만 아프지. 그냥 경찰 부를게요.”
거짓말 아니고요.
그딴 페널티 저도 오늘 처음 알았어요.
내 진심(억울함)이 상대방에게 전해질 리가 없을 터.
그건 그렇고 경찰이 온다고? 경찰 오면 최소 n시간 잡혀있을 텐데.
경찰이 오면 국가전 직관은 무조건 못하겠지.
하 씨. 이건 어쩔 수 없다.
추하게 보이지만 아니 실제로도 추하게 여성에게 빌기 시작했다.
물론 노트로 하고 싶은 말을 열심히 끄적이면서.
-선생님. 정말 이런 페넬티 있습니다. 저 거짓말하는 거 아닙니다. 그리고 퀘스트 때문에 ‘고맙다’라는 말을 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닭꼬치 하나 사주고 고맙다는 말 한마디 들으려고 했습니다.
“하 이 사람이 아직도 장난치네. 거짓말도 상황을 봐가면서 해야지.”
여성이 핸드폰을 키고 112를 누르려는 찰나 나이가 지긋하신 할머니가 나타났다.
할머니는 핑크빛 꽃무늬 바지와 셔츠를 입고 위풍당당한 발걸음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아니 근데 이 할머니가 여기 왜 계셔?
이 할머니, 할머니 분장을 한 여성은 게임 속에서 유명한 NPC였다.
분명 게임 속에서는 월 수천억대를 버는 사업가였지.
그리고 월 수천억대를 벌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거짓 간파’라는 스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할머니를 보니 살짝 희망이 보였다.
“보아하니 서로 오해가 있는 거 같은데.”
“할머니는 갈 길 가세요.”
“끌끌끌. 그러지 말고 내 말 끝까지 들어봐.”
“막말로 할머니가 지금 이 상황 해결하실 수 있으세요?”
“있지. 스킬 카드 오픈.”
[이름 : 거짓 간파]
[효과 : 상대방의 거짓을 판별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믿을만하지 않나?”
“할머니가 그 스킬을 사용하고 저한테 거짓 정보를 알려주실 수도 있잖아요.”
“같이 확인해보면 되지.”
“그게 무슨 말.”
여성이 말을 하던 도중 할머니가 여성은 손을 잡았다.
그 후 나에게 말을 걸었다.
“네가 이 여성분에게 한 말이 모두 진실이냐?”
-네 모두 진실입니다.
노트에 빠르게 적었다.
[상대방이 ‘거짓 간파’스킬을 사용했습니다.]
[‘거짓 간파’가 당신의 말이 거짓임을 확인했습니다.]
...? 시바 이게 왜 거짓이야.
억까야 이건. 개억까라고.
상대방과 군중의 눈길에서 잣됐음을 깨닫고 마하의 속도로 노트에 하고 싶은 말을 썼다.
내가 노트에 쓴 내용은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한 것.
“하. 진짜 뻔뻔한 놈이네. 할머니 보셨죠? 그냥 경찰 부를게요.”
“아이고. 애 엄마. 한 번만 더 기회를 줘보자.”
나이스 샷! 할머님. 옳으신 선택입니다.
저는 할머니를 적극적으로 지지합니다.
이때 할머니가 그윽한 눈빛으로 쳐다봤고 난 이에 보답하는 비 맞은 강아지처럼 불쌍한 눈빛으로 할머니에게 강력하게 어필했다.
그 눈빛. 그 기세를 살려 노트에 간절하게 ‘한 번만 부탁드려요.’를 쓰고 여성에게 보여줬다.
“하 씨.”
여성은 손을 휘이 저으면서 하라는 듯 시늉을 보였다.
“너의 고해성사를 노트에 적어봐라.”
고해성사라니. 꼭 내가 잘못한 것처럼 말씀하시네.
정황상 내가 나쁜 놈처럼 보이긴 했지만 내 편이 직설적으로 공격을 하니 조금 서운했다.
아니다. 도와주신 게 어디야. 이 기회로 무죄를 증명하자.
정신을 차리고 노트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일목요연하게 썼다.
내용은 이랬다.
-저는 하늘에 맹세코 범죄를 저지를 생각이 일도 없었습니다.
아이에게 접근을 한 이유는 퀘스트 때문에 ‘고맙다’라는 말을 듣기 위함이었고 실제로 저는 여성에게 말을 할 수 없는 페널티가 존재하며 이 페널티 역시 잘못된 행동을 해서 얻은 페널티가 아닙니다.
이후 숙제검사를 하는 아이처럼 노트를 제출했다.
“자 이 노트 안 내용이 모두 진실이냐?”
-네 모두 진실입니다. 아까 썼던 문구를 다시 들었다.
[상대방이 ‘거짓 간파’스킬을 사용했습니다.]
[‘거짓 간파’가 당신의 말이 진실임을 확인했습니다.]
휴우우. 판정 결과가 나옴과 동시에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각성하고 나서 욕이랑 한숨이 늘어난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지.
“하. 일단 믿어 줄게요. 다음부턴 이런 짓 하지 마세요.”
짧은 한마디와 함께 여성과 아이는 발길을 돌렸고 이에 군중들도 발길을 돌렸다.
무죄 증명됐으니 다행이네. 아니 애초에 잘못한 게 없는데. 쫄았던 게 이상하지.
저 여자도 갔으니 이제 경찰이 안 오겠지.
그러고 보니 경찰을 피하려던 이유가 시간 때문이었는데.
와아아 이제 1시간 30분 남았네요.
어떡하면 좋을까요.
퀘스트 진행률 0%에 국가전까지 남은 시간은 2시간 30분.
이동시간이 1시간 정도 걸리는 걸 생각하면 1시간 반안에는 끝내야 한다.
‘시장 답 없어 보이는 데 그냥 국가전이 열리는 스타디움에 가서 퀘스트 깰까?’
이런 생각도 문득 들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시장에서 적어도 하나는 클리어하고 가야지.
스타디움에서 3개를 모두 클리어야지. 라고 말하는 것은 그냥 회피+현실도피였다.
잘생겨졌을 때의 행복한 삶이 못생겼을 때 밥 먹듯이 하던 회피와 현실도피일 리가 없잖아.
“정신 차리자 정가온.”
붉지 않은 반대쪽 뺨을 때리며 말했다.
“끌끌끌. 잘생긴 얼굴 성하게 만들면 쓰나.”
눈을 끔뻑거리고는 당장 끄적였다.
-할머니? 아 할머니 아까는 감사했습니다.
“별거 아녀. 감사하면 부탁 하나만 들어줘이.”
-말씀만 하십쇼.
사나이 정가온.
복수는 두배로 은혜는 열배로 갚는다.
“여기서 할 이야기는 아니고 안으로 들어가서 하자.”
-넵. 엎어드릴까요?
“쇼하지 말고 따라와.”
-아... 넵.
할머니를 따라가 도착한 곳은 한적한 카페였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2잔을 주문한 후 깊숙한 곳에 앉았다.
[사일런스]
앉자마자 할머니가 손가락을 튕기며 마법을 사용했다.
“시계를 계속 보는 거 보니 급한 일이 있어 보여 바로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지. 어제 각성한 것처럼 보이는데 나랑 계약하자.”
나 이런 사람이다. 라고 말하듯 명함을 제시했다.
『 Unlimited – 헌터 매니지먼트
회장 : 박옥순 010-XXX-XXXX』
헌터는 세상이 바뀌고 새로 생긴 직업 중 하나이다.
등급은 F급부터 EX급까지 존재한다.
다만 헌터제도는 바벨이 아닌 인간들이 주관하는 시스템이다.
EX급 헌터는 30명 정도 존재하며 규격 외 라고 불린다.
한국에 2명 존재하고 EX급 헌터 30명 중 29명은 게임 시절부터 유명했던 랭커들이었다.
Unlimited는 현재 대한민국을 넘어서 해외에서도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유명한 헌터 매니지먼트였다. EX급 헌터 1명에 S급 헌터 50명이 이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게임 속에서는 없었던 곳이라 지구인 각성자가 만든 건 줄 알았는데 NPC가 만든 곳이네.
이제는 NPC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걸까.
-유명 매니지먼트 회장님이셨군요. 그런데 제가 어떤 사람인 줄 알고 그렇게 계약을 하자고 말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최대한 놀라고 황송해하듯 연기를 하며 끄적였다.
“페널티. 분명 그런 페널티가 존재하면 필시 능력이 사기적으로 강하겠지. 그래서 결론은?”
페널티는 얼굴 격 차이 때문인데.
말 안하는 게 좋겠지.
씁슬한 악어의 웃음과 함께.
질문 속 답을 하기 위해 펜을 들었다.
3화
첫 직업퀘스트(1)
[성자 길도 한 걸음부터(1)]
[분류 : 직업 퀘스트]
[처음으로 성자가 된 당신! 성자의 마음가짐으로 가지고 12시간 내로 모르는 사람 3명을 도와주고 ‘감사합니다(고맙다).’라는 말 듣기.]
[성공 시 : 성자 스킬 카드 2장, 다음 퀘스트로 연계]
눈앞에 뜬 퀘스트 창을 보며 도시 골목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게임 안에서는 진짜 쉽게 클리어했었는데 현실이어서 어려울 수도 있겠네.”
내가 이런 고민을 하는 이유는 요즘 사회적 분위기를 보면 지당했다.
길거리에 있는 지갑을 주워서 파출소에 가져다주면 지갑 주인이 나타나 도와준 사람한테 잃어버린 돈을 돌려달라고 협박하는 사람도 있고, 서로 길을 가다가 어깨가 부딪쳤다는 이유만으로 쌍욕을 박는 사람도 있고, 옛날과는 다르게 이웃 주민들끼리도 인사조차 하지 않는 각박한 세상이 아닌가.
거기다가 착하게 살면 호구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람들의 이기주의가 너무 심하게 발달하기도 했다.
뭐, 실제로 정직하게 살면 호구인 게 맞기는 한데.
그래도 사람이 사는 세상인데 정(情)이 있어야지.
한국인은 정이라고 불리는 시대도 점점 끝나가는 것 같다.
암튼 이런 이유로 직업 퀘스트를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순탄하게 클리어 할 것 같지 않은 느낌이 솔솔 풍겼다.
그렇게 퀘스트창을 보며 걷다 보니 어느샌가 시장이 나왔다.
보통 정(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소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많은 사람들은 십중팔구 시장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래서 시장으로 왔지.
시계를 보니 어느덧 2시였다.
국가전이 6시에 열리니 못해도 3시간 컷을 해야 안전하게 배팅을 하고 구경을 할 수 있을 터.
빠르게 눈동자를 굴리며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고로케 팔아요~.”
“닭강정 팔아요~.”
꼬르륵
나 일어나고 아무것도 안 먹었구나.
일단 먹고 시작하자.
그렇게 군것질 1시간째.
마음속으로 ‘개망했다’를 연신 외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사람이 전혀 안 보이는데?
시장 안과 밖 길거리를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도와주기는커녕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을 목격하지를 못했다.
이렇게 해서 퀘스트 클리어를 어떻해 하냐.
2시간 안에 끝낼 수가 있나. 막막하던 찰나에 드디어 빛이 내려왔다.
바로 한 남자아이가 닭꼬치집 앞에 서서 닭꼬치를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는 것!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이 빠르게 흘러갔다.
-안녕.
-안녕하세요.(아이가 몸을 숙이며)
-계속 닭꼬치 쳐다보던데 먹고 싶니?(최대한 친절하게)
-네. 먹고 싶어요.(눈이 초롱초롱 해지며)
-아저씨... 아니다. 형이 사줄게.(최대한 밝게 웃으며)
-감사합니다.(활짝 웃으며)
이거다! 바로 이거다.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내 시뮬레이션이 적절하다면 드디어 첫 클리어의 만끽을 잠깐이라도 누리겠지. 그래봤자 1번 카운팅이 올라가겠지만. 한 번이라도 올라가는 게 어딘가.
두근거림 속에서 아트키메데스의 유레카 뺨칠만한 작전을 시작했다.
The first operation.
아이에게 접근한 후 인사한다.
크흠.. 휘.휘휘휘.
작전 1을 수행하기 위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두리번+휘파람을 장착하고 아이에게 접근했다.
미소를 탑재하고 아이에게 인사했다.
“안녕?”
“안녕하세요.”
시뮬레이션에 등장했던 고개숙임은 없었지만 그대로 진행했다.
Second operation
아이에게 닭꼬치가 먹고 싶냐고 질문한다.
“계속 닭꼬치 쳐다보던데 먹고 싶니?”
“ㄴ...”
짜아아악!
아이가 말하려는 찰나 내 뺨이 좌측으로 돌아갔다.
순간적인 고요와 함께 모든 이목이 나에게로 쏠렸다.
이목이 부정적인 시선들로 가득해서 정신적으로 아팠고 각성자의 뺨 후리기 덕에 신체적으로도 아팠다.
“저기요 당신. 뭐 하시는 거예요. 지금.”
아이의 어머니처럼 보이는 여자가 표독스럽게 쏘아붙였다.
‘아이가 닭꼬치 먹고 싶어 하길래 선의로 사주려고 했습니다.’
[페널티 : 적응불가로 인해 말을 하실 수 없습니다.]
아 맞다. 페넬티 또 깜빡했네.
이런 거 없이 25년을 살았다 보니 순간적으로 깜빡했다.
그래도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고 만능 가방(1회 출격완료)을 준비했지.
바로 가방에서 펜과 노트를 꺼낸 후 하고 싶은 말을 작성하고 여성에게 보여줬다.
“장난해요?”
다시 노트를 꺼내들고 ‘아니요’라고 적었다.
“지금 그 행동이 장난치는 게 아니면 뭔데요?”
-그게 페널티 때문에. 여성분에게는 말을 못 합니다.
“거짓말을 할 거면 말이 되는 거짓말을 해야지. 그딴 페넬티 본 적도 없어요. 아니다. 말하면 내 입만 아프지. 그냥 경찰 부를게요.”
거짓말 아니고요.
그딴 페널티 저도 오늘 처음 알았어요.
내 진심(억울함)이 상대방에게 전해질 리가 없을 터.
그건 그렇고 경찰이 온다고? 경찰 오면 최소 n시간 잡혀있을 텐데.
경찰이 오면 국가전 직관은 무조건 못하겠지.
하 씨. 이건 어쩔 수 없다.
추하게 보이지만 아니 실제로도 추하게 여성에게 빌기 시작했다.
물론 노트로 하고 싶은 말을 열심히 끄적이면서.
-선생님. 정말 이런 페넬티 있습니다. 저 거짓말하는 거 아닙니다. 그리고 퀘스트 때문에 ‘고맙다’라는 말을 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닭꼬치 하나 사주고 고맙다는 말 한마디 들으려고 했습니다.
“하 이 사람이 아직도 장난치네. 거짓말도 상황을 봐가면서 해야지.”
여성이 핸드폰을 키고 112를 누르려는 찰나 나이가 지긋하신 할머니가 나타났다.
할머니는 핑크빛 꽃무늬 바지와 셔츠를 입고 위풍당당한 발걸음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아니 근데 이 할머니가 여기 왜 계셔?
이 할머니, 할머니 분장을 한 여성은 게임 속에서 유명한 NPC였다.
분명 게임 속에서는 월 수천억대를 버는 사업가였지.
그리고 월 수천억대를 벌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거짓 간파’라는 스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할머니를 보니 살짝 희망이 보였다.
“보아하니 서로 오해가 있는 거 같은데.”
“할머니는 갈 길 가세요.”
“끌끌끌. 그러지 말고 내 말 끝까지 들어봐.”
“막말로 할머니가 지금 이 상황 해결하실 수 있으세요?”
“있지. 스킬 카드 오픈.”
[이름 : 거짓 간파]
[효과 : 상대방의 거짓을 판별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믿을만하지 않나?”
“할머니가 그 스킬을 사용하고 저한테 거짓 정보를 알려주실 수도 있잖아요.”
“같이 확인해보면 되지.”
“그게 무슨 말.”
여성이 말을 하던 도중 할머니가 여성은 손을 잡았다.
그 후 나에게 말을 걸었다.
“네가 이 여성분에게 한 말이 모두 진실이냐?”
-네 모두 진실입니다.
노트에 빠르게 적었다.
[상대방이 ‘거짓 간파’스킬을 사용했습니다.]
[‘거짓 간파’가 당신의 말이 거짓임을 확인했습니다.]
...? 시바 이게 왜 거짓이야.
억까야 이건. 개억까라고.
상대방과 군중의 눈길에서 잣됐음을 깨닫고 마하의 속도로 노트에 하고 싶은 말을 썼다.
내가 노트에 쓴 내용은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한 것.
“하. 진짜 뻔뻔한 놈이네. 할머니 보셨죠? 그냥 경찰 부를게요.”
“아이고. 애 엄마. 한 번만 더 기회를 줘보자.”
나이스 샷! 할머님. 옳으신 선택입니다.
저는 할머니를 적극적으로 지지합니다.
이때 할머니가 그윽한 눈빛으로 쳐다봤고 난 이에 보답하는 비 맞은 강아지처럼 불쌍한 눈빛으로 할머니에게 강력하게 어필했다.
그 눈빛. 그 기세를 살려 노트에 간절하게 ‘한 번만 부탁드려요.’를 쓰고 여성에게 보여줬다.
“하 씨.”
여성은 손을 휘이 저으면서 하라는 듯 시늉을 보였다.
“너의 고해성사를 노트에 적어봐라.”
고해성사라니. 꼭 내가 잘못한 것처럼 말씀하시네.
정황상 내가 나쁜 놈처럼 보이긴 했지만 내 편이 직설적으로 공격을 하니 조금 서운했다.
아니다. 도와주신 게 어디야. 이 기회로 무죄를 증명하자.
정신을 차리고 노트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일목요연하게 썼다.
내용은 이랬다.
-저는 하늘에 맹세코 범죄를 저지를 생각이 일도 없었습니다.
아이에게 접근을 한 이유는 퀘스트 때문에 ‘고맙다’라는 말을 듣기 위함이었고 실제로 저는 여성에게 말을 할 수 없는 페널티가 존재하며 이 페널티 역시 잘못된 행동을 해서 얻은 페널티가 아닙니다.
이후 숙제검사를 하는 아이처럼 노트를 제출했다.
“자 이 노트 안 내용이 모두 진실이냐?”
-네 모두 진실입니다. 아까 썼던 문구를 다시 들었다.
[상대방이 ‘거짓 간파’스킬을 사용했습니다.]
[‘거짓 간파’가 당신의 말이 진실임을 확인했습니다.]
휴우우. 판정 결과가 나옴과 동시에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각성하고 나서 욕이랑 한숨이 늘어난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지.
“하. 일단 믿어 줄게요. 다음부턴 이런 짓 하지 마세요.”
짧은 한마디와 함께 여성과 아이는 발길을 돌렸고 이에 군중들도 발길을 돌렸다.
무죄 증명됐으니 다행이네. 아니 애초에 잘못한 게 없는데. 쫄았던 게 이상하지.
저 여자도 갔으니 이제 경찰이 안 오겠지.
그러고 보니 경찰을 피하려던 이유가 시간 때문이었는데.
와아아 이제 1시간 30분 남았네요.
어떡하면 좋을까요.
퀘스트 진행률 0%에 국가전까지 남은 시간은 2시간 30분.
이동시간이 1시간 정도 걸리는 걸 생각하면 1시간 반안에는 끝내야 한다.
‘시장 답 없어 보이는 데 그냥 국가전이 열리는 스타디움에 가서 퀘스트 깰까?’
이런 생각도 문득 들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시장에서 적어도 하나는 클리어하고 가야지.
스타디움에서 3개를 모두 클리어야지. 라고 말하는 것은 그냥 회피+현실도피였다.
잘생겨졌을 때의 행복한 삶이 못생겼을 때 밥 먹듯이 하던 회피와 현실도피일 리가 없잖아.
“정신 차리자 정가온.”
붉지 않은 반대쪽 뺨을 때리며 말했다.
“끌끌끌. 잘생긴 얼굴 성하게 만들면 쓰나.”
눈을 끔뻑거리고는 당장 끄적였다.
-할머니? 아 할머니 아까는 감사했습니다.
“별거 아녀. 감사하면 부탁 하나만 들어줘이.”
-말씀만 하십쇼.
사나이 정가온.
복수는 두배로 은혜는 열배로 갚는다.
“여기서 할 이야기는 아니고 안으로 들어가서 하자.”
-넵. 엎어드릴까요?
“쇼하지 말고 따라와.”
-아... 넵.
할머니를 따라가 도착한 곳은 한적한 카페였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2잔을 주문한 후 깊숙한 곳에 앉았다.
[사일런스]
앉자마자 할머니가 손가락을 튕기며 마법을 사용했다.
“시계를 계속 보는 거 보니 급한 일이 있어 보여 바로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지. 어제 각성한 것처럼 보이는데 나랑 계약하자.”
나 이런 사람이다. 라고 말하듯 명함을 제시했다.
『 Unlimited – 헌터 매니지먼트
회장 : 박옥순 010-XXX-XXXX』
헌터는 세상이 바뀌고 새로 생긴 직업 중 하나이다.
등급은 F급부터 EX급까지 존재한다.
다만 헌터제도는 바벨이 아닌 인간들이 주관하는 시스템이다.
EX급 헌터는 30명 정도 존재하며 규격 외 라고 불린다.
한국에 2명 존재하고 EX급 헌터 30명 중 29명은 게임 시절부터 유명했던 랭커들이었다.
Unlimited는 현재 대한민국을 넘어서 해외에서도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유명한 헌터 매니지먼트였다. EX급 헌터 1명에 S급 헌터 50명이 이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게임 속에서는 없었던 곳이라 지구인 각성자가 만든 건 줄 알았는데 NPC가 만든 곳이네.
이제는 NPC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걸까.
-유명 매니지먼트 회장님이셨군요. 그런데 제가 어떤 사람인 줄 알고 그렇게 계약을 하자고 말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최대한 놀라고 황송해하듯 연기를 하며 끄적였다.
“페널티. 분명 그런 페널티가 존재하면 필시 능력이 사기적으로 강하겠지. 그래서 결론은?”
페널티는 얼굴 격 차이 때문인데.
말 안하는 게 좋겠지.
씁슬한 악어의 웃음과 함께.
질문 속 답을 하기 위해 펜을 들었다.
작가의 말
페널티가 있다고 자랑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상대방의 방심을 유도하는 행위라고 할까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잘생긴 모솔 성자로 전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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