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모솔 성자로 전직합니다.
6화 첫 직업퀘스트(4)
국가전 직관을 분홍빛 머리칼의 주인인 이하람은 생각했다,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라고.
알람 없이 상쾌하게 일어나 편집 마무리를 하기 위해 컴퓨터를 켜니 사장님이 수고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꿀 같은 휴가를 주셨다.
일을 마치고 오랜만에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다 잘라갈 때쯤 친구에게 메시지가 왔다.
[바톡-친구1]
-야야 내가 국가전 1열 티켓 있는데 줄게. 일 있어서 보러 못갈듯ㅠ
-진짜? 구리치지마.
-찐임 보냈어.
-진짜네. ㄱㅅㄱㅅ
“진짜 1열 티켓이네. 뭐지 오늘 무슨 날인가?”
머리가 끝남과 동시에 최고급 티켓이라니!
완전 오늘 나가서 놀아라는 신의 계시가 아닌가.
거울을 보니 평상시의 푸석푸석하던 분홍빛 머리칼은 환골탈태라도 한 듯 찰랑한 핑크빛 머리칼로 변해있었다.
“이 집 잘하네.”
바로 화장을 1시간 반 동안 한 후 바벨시티로 향했다.
행운은 아직 끝나지 않았는지 경품 행사에서도 1등을 해 냉장고를 받았다.
이걸로 오늘 행운이 끝났겠지. 생각했는데 끝이 아니었다.
바로 내 옆자리에 한 남성이 앉은 것.
그냥 남성이라면 신경을 쓰지 않았겠지만, 말도 안되게 잘생긴 남성이 앉았다.
백발은 크리스마스의 흰 눈처럼 따뜻하게 날리는 듯했고 고요한 청안은 나도 모르게 심신을 안정시켜주는 기분이었다.
‘진짜 잘생겼다.’
목소리도 궁금하다.
그때 특유의 멋있는 허스키한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기대되네.”
와
목소리도 끝내주네.
탁!
손에서 핸드폰이 빠져 바닥에 떨어졌다.
아 너무 넉놓고 있었나.
앗 눈 마주쳤다.
***
분홍 단발머리를 한 여성분이 핸드폰을 떨어뜨렸다.
떨어진 핸드폰이 내 앞에 있길래 주워서 주인에게 돌려줬다.
“그... 감사합니다.”
[12시간 내로 모르는 사람 3명을 도와주고 ‘감사합니다(고맙다).’라는 말 듣기 (3/3)]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성자 스킬 카드 2장이 지급됩니다.]
말을 할 수 없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고개를 짧게 끄덕였다.
사실 그냥 한 건 아니고 인터넷을 보니 잘생긴 사람이 이렇게 하면 좋다길래 한번 따라 해봤는데 사실인 것 같았다.
여성의 볼의 색이 머리색을 따라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국지색 능력 설명이 얼굴이 개연성이다.
이제 좀 신뢰가 가네.
자신감이 조금 올라가는 것 같았다.
자존감이 오르는 걸 시스템이 끊었다.
[다음 퀘스트로 연계됩니다.]
[성자 길도 한 걸음부터(2)]
[분류 : 직업 퀘스트]
[따뜻한 마음을 전파한 초보 성자! 이제 당신이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할 차례입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감사합니다(고맙다).’라고 전하기.]
[성공 시 : 성자 스킬 카드 1장]
[다음 퀘스트를 클리어하기에는 레벨이 부족합니다.]
[레벨 조건을 충족시키면 자동으로 알려드립니다.]
흠...
지금 바로 해볼까.
여성분이 나에게 호감이 있는 듯 보여 퀘스트를 속행하기로 결정했다.
아싸인 내가 어떻게 알 수 있냐고?
이 정도 상황은 럽코(러브코미디) 애니 한편만 봐도 알 수 있다.
아 진짜 그렇다고.
노트를 꺼내고 먼저 천만하다고 적었다.
그 다음 엄청난 용기와 함께 질문을 던졌다.
-혼자 오셨나 봐요?
이게 정답인가 싶어 긴가민가해 하며 여성분의 얼굴을 힐끗 쳐다봤는데 정답인 듯했다.
“네. 혼자 왔어요.”
웃으면서 답해줬고 이 기세를 몰아 더 진도(?)를 나가기 시작했다.
-저도 혼자 왔어요.
궁금하지도 않아 보이는 TMI도 투척해보고.
-제 이름은 정가온입니다.
무지성 이름 투척도 하고.
-분홍색 머리 잘 어울리시네요.
진심이 담긴 칭찬도 적어보니.
“감사해요. 가온씨도 잘생기셨네요.”
아름다운 말과 함께 미소가 돌아왔다.
순간 내 심장이 멎을 뻔했다가 아니고 멎었다.
심장이 재가동을 시작하고 하고 싶은 말을 적었다,
-진짜 감사합니다. 여신님.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성자 스킬 카드 1장이 지급됩니다.]
이 순간만큼은 파란창이 보이지도 않았다.
진심으로 이모신님이 잠깐 내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여신이라니. 그 정도까지 아니에요.”
수줍어하며 대답을 했지만, 똘망똘망한 눈, 오똑한 코 작은 얼굴이라는 op 3종 세트를 모두 탑재한 그녀는 내 기준으로 여신이 맞았다.
“가온씨 궁금한 거 있는데 질문해도 될까요?”
-편하게 하세요.
“말 하실 줄 아시면서 왜 노트로 대화를 나누는 건지 궁금하네요.”
-페널티입니다.
“오 그런 페널티는 처음 알았네요.”
온전하게 믿어주시다니. 그녀는 여신인가?
“혹시 번호 주...”
-010_XXXX-XXXX입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번호를 적었다.
번호따임
이번엔 성공이다.
후훗.
“저장했어요.”
-저도 저장하려는데 이름 알려주세요.
“이하람이에요.”
-하람씨구나. 이름 예쁘네요.
“가온씨도요.”
은근히 도는 핑크빛 기류 속에서 국가전 1라운드가 시작 카운드다운이 들렸다.
[경기가 시작됩니다.]
[1라운드 대한한국VS그리스]
“경기 시작하네요.”
대한민국 응원과 함께 잠시 둘 사이에 브레이크 타임이 걸렸다.
‘국가전 시작 타이밍 센스없네.’
국가전은 개인전과 팀전이 존재한다.
지금 하는 건 팀전.
팀전에 출전하는 선수는 각국에 7명씩 존재한다.
점수 획득방식은 먼저 3점을 얻는 방법이다.
한 라운드 승리를 할 때마다 승점 1점씩 얻는 구조이다.
1라운드는 3대3 전투. 2라운드는 5대5 전투. 3라운드는 7대7 전투. 4라운드는 1대1 전투. 마지막 5라운드는 3라운드와 동일하게 7대7 전투이다.
다만 경기당 맵은 달라지는데 맵은 보통 웅장하고 거대한 자연이다. 예를 들면 아마존, 사하라 사막, 그랜드 캐니언 등이 있다.
-반갑습니다. 저는 한국 채널에서 해설을 맞은 김진수라고 합니다.
-캐스터를 맞은 이승준이라고 합니다.
-1라운드가 시작됬습니다. 첫 번째 맵은 우유니의 소금사막이네요. 우유니의 소금사막 같은 경우에는 장애물이 존재하지 않아 지형을 이용한 싸움은 하기가 힘들죠.
-네 확실히 거의 뻥 뚫려있는 지형이기 때문에 바로 선수들이 간을 보다가 바로 진검승부를 할 것 같네요.
-이런 싸움은 선수들의 팀 조합이 상당히 중요한데 한국 팀에는 탱커 1명 원거리 딜러 1명 힐러 1명이어서 정석조합이라고 말할 수 있고, 그리스 팀 같은 경우에는 암살자 2명에 디버퍼 1명이 출전을 했습니다.
보자마자 한국팀의 승리라고 생각했다.
해설위원도 한국팀의 승리를 거의 확실시하듯 말하는 분위기였다.
왜냐하면 월드 랭킹 순위도 한국이 높았고 맵과 조합이 한국이 절대적으로 유리했기 때문이다.
“꽁승 이겠네.”
“그죠. 한국이 유리하게 시작하겠네요.”
나는 격하게 끄덕였다.
-한국팀의 선제공격으로 경기가 시작됩니다.
해설위원의 말처럼 한국팀의 원거리 딜러가 그리스팀 디버퍼를 향한 공격으로 싸움이 시작되었다.
그리스팀 디버퍼는 공격을 가뿐히 피하고 한국팀 전원에게 시야 차단과 느려짐, 환청, 환각을 사용했다.
해로운 효과를 받은 한국 국대의 탱커가 잠깐 주춤한 사이에 그리스팀 암살자 2명이 쏟살같이 달려들어 아군 원딜을 죽였다.
탱커는 힐러라도 지키고자 붙었지만, 그리스팀 디버퍼가 탱커 앞으로 돌진했다.
국대 탱커는 이게 기회라고 생각했는지 디버퍼를 죽이기 위한 큰 모션을 취했다.
그리스팀 암살자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국팀 힐러까지 죽이고 이후 탱커까지 잡았다.
[축하드립니다.]
[1라운드 승리팀은 그리스입니다.]
“아 아쉽네요.”
하람씨는 진짜 천사인가?
쌍욕을 박아도 무죄인데.
저딴 게 어떻게 국대 자격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군 면제받으려고 끼워 넣기 당한 놈인가?
각성자 되면 군 면제는 확정인데.
그럼 토토인가?
진짜 이유를 모르겠네.
-아 정말 아쉽습니다.
-그렇습니다. 한국팀 다음 경기에서 보여줄 거라 믿습니다.
해설위원도 저런 경기를 보고 포장을 하다니.
은근 극한직업일지도.
“한국이 다음 경기는 이길 수 있을까요?”
-이길 거예요. 하람씨가 응원하잖아요.
하람씨 입꼬리 올라가는거 포착.
나이스를 외치며 고개를 돌리는 김에 어떤 아저씨의 중얼거림도 들렸다.
“시발.”
인싸들의 경험을 1 체험했다.
인싸놈들 심정을 잠깐 알 것 같았다.
[경기가 시작됩니다.]
[2라운드 대한한국VS그리스]
-2라운드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한국 대표팀 한 세트를 빼앗긴 만큼 이번에는 꼭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맵은 요세미티 국립공원이네요.
-지금 지형을 보아하니 나무가 빼곡히 자리 잡고 있고 짙은 안개가 존재하고 있네요. 이런 맵에서 탱커가 활약해야 합니다.
-앞선 경기에서는 조금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준 박태성 선수였는데, 이번 경기에 제대로 활약해 내가 국대 탱커 다운 면모를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네 이어서 선수 클래스 소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한국팀은 탱커 1명 근거리 딜러 1명 원거리 딜러 1명 버퍼 1명 힐러 1명이 출전했습니다. 이어서 그리팀은 탱커 2명 원거리 딜러 1명 암살자 2명이 출전했습니다.
-한국팀 탱커가 많이 없는 게 아쉽네요.
-네 아무래도 S급, A급을 측정받은 헌터는 개인 훈련을 더 하는 게 헌터 생활에 더 도움이 된다고 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정적으로 경기를 뛰면 바벨에서 자체 밸런스를 맞춘다며 출전 선수 모두 일정치 만큼 스탯을 감소해서 약해질뿐더러 3년 전에 있었던 큰 비극 때문에 상위권 헌터들은 사실상 꺼리는 분위기입니다.
-확실히 능력 있는 헌터들에게 부담이 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아쉬운 것도 사실이네요.
-그리스 팀 같은 경우에는 1라운드부터 암살자를 적극적으로 기용하고 있거든요. 이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무래도 한국의 탱커진이 부족하기도 하고 그리스팀이 암살자 수가 많고 강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것 같습니다.
“가온씨. 한국은 월드 랭킹이 왜 높은거에요? 탱커 자원도 없는데.”
대답을 위해 큰 노트를 꺼내니 하람씨가 덧붙여 말했다.
“천천히 하셔도 돼요.”
하람씨는 천사가 맞는 것 같다.
-월드 랭킹이 높은 이유는 한국이 원딜 강국이어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탱커 각성자는 많습니다. 문제는 국가대표로 경기를 안 뛰는 거죠. 그 이유가 B급 헌터는 1년을 기준으로 보통 3억에서 5억 정도 돈을 법니다. 근데 국가대표로 뛰면 많이 받아봤자 1억이죠. 사실 초반에는 이 직업이 엄청 인기 있었습니다. 안전한데 많은 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근데 3년전에 벌어진 경기 중 대량 사망 사건 발생해서 이 직업에 떠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국가에서도 열심히 안 하는 이유가 1년에 한 번 개최하는데 보상이 에픽 아이템과 스킬만 줘서 즉 요약하면 돈 안 되어서 열심히 안 하는 거 같고요.
“아~. 그럼 대한민국 탱커가 몇 명 있길래 저 사람만 쓰는 건가요?”
-현재 한국 국대에는 탱커가 3명 존재합니다. B급 탱커 2명, C급 탱커 1명입니다. C급 탱커는 국가대표급이 전혀 아니고 B급 탱커 중 1명은 진짜 노답입니다. 그나마 저 탱커가 사람이에요. 감독도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기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축하드립니다.]
[2라운드 승리팀은 그리스입니다.]
아니 벌써 져?
“한국팀 졌다는데, 잘못 보고 있는 거 아니죠?”
-저한테도 졌다는 문구가 보이네요ㅠ.
-아 정말 아쉽습니다. 경기 양상이 1라운드랑 거의 비슷하게 흘러갔거든요. 빨리 피드백을 하고 3라운드 이겨 그 흐름을 타고 전체적인 승리를 가져갔으면 좋겠습니다.
1라운드랑 양상이 똑같으면 또 탱커 문제네.
찌이이이이이───
프브프브프브
-아 이게 무슨 소리이죠?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순간 세상이 검은색으로 물들었다.
난 예언을 읽었기 때문에 침착했지만 하람씨는 아니었다.
“꺅 어떡해요.”
조용히 손을 잡았다.
아니 곁에서 말을 해줘야 하는데 말을 못하니 행동으로라도 해야지.
이 다음이 분명 해설위원 사망이었는데.
-으아아아아
-톡토토톡...톡.톡
이미 글렀나.
빛이 들어오고 바로 부스를 쳐다봤다.
검은 로브를 쓴 인물 2명이 스치듯 보였다.
예언에는 1명만 보였다고 했는데.
역시 이 정도 대규모 테러에 한 명만 올 리가 없지.
따라갈까 싶었지만, 이미 주변 사람들의 동요로 스타디움은 쑥대밭이었고.
사람들에게 에워싸여져 당장 움직이기도 힘들기 때문에 포기했다.
“가온씨... 저 해설위원...”
해설위원은 목이 깔끔하게 잘려 죽었다.
사람들이 동요하는 이유가 전광판 화면 안에 2명의 시신이 잔혹하게 널브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 다음은 붉은 땅.
그 녀석의 추측은 레드 드래곤의 둥지였다.
전이인가?
자살한다는 뜻은 죽는다는 소리이고.
환상 세계에서는 사람이 못 죽는다.
“이게 뭐야!”
“저리 비켜!”
“나 비싼 몸이야. 비키라고!”
“아 돈 줄게. 빨리 비켜!”
바닥을 보니 전이진이 활성화되고 있는 게 보였다.
“가온씨... 이제 어떡해요.”
하람씨의 손바닥에 글씨를 썼다.
-저만 믿어요.
전이 되는 곳이 레드 드래곤의 둥지라면 살 확률이 더 높다.
위험한 곳인 만큼 안전지대가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제발 전이 되는 곳이 레드 드래곤의 둥지였으면 좋겠네.’
작가의 말
소설을 재밌게 즐기던 한 독자였는데.
5화만 공모전을 계기로 한번 작가로 살아보는 한 달이 되었던 것 같아 기쁘네요.
한 달 동안 6화 적는 것도 엄청 힘들었는데 하루에 5000자씩 적는 작가님들의 향해 존경심도 생기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글쓰기가 힘든 만큼 재밌다는 것도 알아가는 유익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칫국 짠득 마시고 쓰는 이야기
- 혹시나. 설마 싶지만 제 소설을 기다리시는 분들이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제 소설을 기다리시는 분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 고3 정시 파이터여서 앞으로 글 쓰는데 시간을 할애하기가 많이 힘들 것 같습니다.
만약 글을 쓰게 된다면 바로 올리겠습니다.
진짜 마지막으로 제 소설을 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