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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1,228 추천 : 0 글자수 : 5,743 자 2022-09-25
나는 오두막집에 도착한 뒤, 바로 씻고 나서 거실로 향했다.
......
저마다 각자의 모습으로 자고 있다.
`그러고 보니 아까 오전 일했다고 했지...`
아마 다들 그것 때문에 지쳐서 잠이 든 모양이다. 나는 기지개를 켜고 나서 주위를 둘러봤다. 창문 밖으로, 여전히 햇빛이 쨍쨍히 비춰 들어왔다. 이곳은 숲속 한 가운데 있는 오두막집이라서 그런지... 밖이 한산하면서도 조용했다.
`이제 뭐 하는 게 좋으려나?`
볼 일도 마쳤고, 딱히 할 만한 일도 없었다. 덕분에 몸이 근질근질하고, 심심했다. 하지만 점심쯤이 되니, 날씨가 점점 더워져서 그냥 가만히 있기로 했다.
`따분하다...`
나는 친구들 주위에 앉아서 그들을 바라봤다. 토마스는 다소곳하게 자고 있다. 엔비는 엎드린 채 자고 있다. 샹들레는 옆으로 누워 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콧방귀를 뀌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모습을 보니 한 편으로는 재밌기도,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기도 했다. 예전에는 혼란스럽고, 심란하고, 걱정도 많았었는데... 이젠 마음을 둘 만한 장소가 주변에 많이 늘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럼...`
나는 자는 친구들을 뒤로한 채 주방으로 향했다.
......
주방이 가까워지자 누군가가 보였다. 할아버지였다. 그는 지금 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하고 있다.
"저 왔어요."
"잭이구나... 그래, 수고했다. 상당히 더웠지?"
할아버지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나를 보며 웃었다.
"네, 그래도 씻고 나오니 좀 괜찮더라고요!"
나는 의자에 앉았다. 물론 씻고 나와도 더운 건 똑같았지만, 적어도 이곳은 도시에 비해선 좀 나은 것 같았다. 밖에서 매미가 울지도 않고, 선풍기 없이도 그럭저럭 버틸 만 하니깐... 그러면서 이곳에 놀러 온 게 차라리 잘하고, 잘된 일 같기도 했다. 앞으로 여름에는 이곳에서 지내야겠다.
"잠시만 기다리거라..."
할아버지는 자리에서 일어난 뒤, 싱크대로 가서 컵에 뭔가를 따랐다. 이후 그것을 내게 건네줬다.
......
검은색 음료...
......
"이건..."
"커피란다."
할아버지는 자리에 앉은 뒤, 다시 하던 일을 해나갔다. 나는 커피를 좀 식히고 나서 그것을 마셨다.
......
쓴맛이 났다. 나는 인상을 찡그렸다.
"쓰지? 그럼 이걸 한 번 넣어 먹어 보거라."
할아버지가 그릇에 놓인 작고, 네모난 무언가를 가리켰다.
"이게 뭐죠?"
나는 그것을 보며 물었다.
"각설탕이란다."
"네, 한 번 넣어서 먹어볼게요."
이후 나는 커피에 각설탕 몇 개를 넣었다. 그리고 수저로 조금 젓고 나서 마셨다.
"어떠니? 괜찮니?"
"네! 이제 된 것 같아요!"
물론 아직도 좀 쓰기는 했지만...
"다행이구나..."
......
"와 있었네?"
엔비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일어났어?"
"방금 일어났어. 배고프다..."
엔비가 배를 움켜쥐었다. 그러고 보니 아침 식사를 한 지 꽤 된 것 같다.
"슬슬 점심 식사 준비해야겠구나..."
할아버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신난다!"
엔비가 양손을... (보다는 앞발이 맞을 것이다)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이후 할아버지는 하고 있던 무언가들을 챙긴 뒤, 방으로 향했다.
......
엔비가 의자에 앉았다. 그러고는 나를 멀뚱멀뚱 쳐다봤다.
"왜 그래? 혹시 뭐 묻었어?"
나는 궁금해서 물었다.
"뭐 마시는 거야?"
엔비가 컵을 보며 물었다.
"커피, 너도 마실래?"
"커피? 그거 맛있어?"
"맛있는 것 같아..."
맛이 없지는 않았으니깐...
"그래? 그럼 줘 봐!"
"잠시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아까 할아버지가 한 것처럼 새로운 컵에 커피를 담고, 엔비에게 건네줬다. 이후 엔비는 그것을 들이켰다.
......
엔비가 인상을 찡그렸다.
"깜박했네... 이걸 넣어서 먹어야 하는데..."
나는 엔비가 마시던 커피에 각설탕 몇 개를 집어넣었다. 이후 엔비는 그것을 수저로 몇 번 저었다. 그러고는 커피를 마셨다.
......
"어때? 괜찮아?"
"아직도 좀 쓰긴 하지만, 더 낫네."
......
"잭, 왔어? 엔비도 여기 있었네?"
샹들레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일어났어?"
"너도 이리 와서 이것 좀 마실래?"
엔비가 샹들레에게 커피를 권했다.
"뭔데?"
"커피!"
"웬 커피?"
"이런 게 또 있더라고..."
"그래?"
......
아까 상황 반복.
샹들레가 인상을 찌푸렸다.
"깜박하고, 말 안 했네. 이거 넣어 먹어야 하는데..."
엔비가 샹들레가 든 컵에 각설탕 몇 개를 집어넣었다.
`손은 씻었나?`
(손보다는 앞발이 맞을 것이다) 이후 그녀는 수저를 들고, 컵에 담긴 커피를 저었다.
......
"이제 좀 먹을 만 하네!"
샹들레가 살짝 웃었다. 이렇게 우린 점심을 먹기 전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잡담을 나눴다.
......
발소리가 들렸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토마스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일어났어?"
"잘 잤어?"
"왔어?"
나, 샹들레, 엔비가 말했다.
"다들 여기 있었구나!"
토마스가 자리에 앉았다.
"배고프다... 식사는 언제 하는 거야?"
엔비가 물었다.
"넌 식사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그러는 거야?"
"맞아, 그렇게 먹을 것만 밝히다가는 금세 살이 쪄 버릴 거라고!"
토마스가 샹들레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웃었다.
"시끄러워! 이 몸은 부지런해서 살은 안 찐다고! 그리고 살은 게으르고, 나태한 것들이나 찌는 거야!"
엔비가 토마스를 보며 팔짱을 끼고, 당당하게 대답했다.
"이제 곧 먹겠지..."
나는 엔비를 보며 웃었다.
......
발소리가 들렸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서 계셨다.
"다들 일어난 모양이구나... 이제 점심을 먹자꾸나!"
할아버지가 우리를 보며 말했다.
......
음식... 빨간 국물... 채소... 생선...
......
음식이 뚝배기 안에 담겨 부글부글 끓고 있다. 그 안에는 내가 아까 시장에서 산 생선들이 들어가 있었다.
`이게 뭐지?`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지난번에도 이와 비슷한 걸 먹은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오늘은 생선탕을 준비해 봤어!"
샹들레가 자리에 앉았다. 이후 우린 생선탕을 먹고 나서 거실로 향했다.
......
"잘 먹었다."
엔비가 바닥에 널브러졌다.
"그러게! 정말 맛있었어."
나는 바닥에 널브러졌다.
"생선 요리는 구워 먹어도, 튀겨 먹어도, 삶아 먹어도, 졸여 먹어도, 날로 먹어도 다 맛있는 거 같아."
`그래도 생으로 먹는 건...`
"그러게..."
나는 씩 하고 웃었다.
"엔비."
"왜?"
"오늘은 뭐라고 안 했네?"
"무슨 말이야?"
"날씨도 더운데, 어째서 탕 요리를 먹냐고 하면서..."
"안 그래도 아까 그 말이 목까지 차올랐었는데, 여기가 거기보다는 덜 더워서 군말 하지 않고, 먹기로 했지."
엔비가 씩 하고 웃었다.
`그랬구나...`
확실히 산골짜기에 있는 장소라서 그런지 도시 부근 보다는 덜 더운 것 같았다.
"그래, 잘 생각했어! 배불리 식사했으면, 그걸로 된 거지."
엔비랑 대화를 나누던 도중 갑자기 졸렸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나른하다.
`오늘 그렇게 일찍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배불러서 그런가?`
나는 눈을 감았다.
......
나는 눈을 떴다. 주변은 고요했다.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낯선 숲속이었다.
`내가 왜 이런 곳에 누워 있는 거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후 앞을 바라봤다. 연못이 보였다. 낯설지 않은 풍경이었다. 마치 예전에도 한 번 이곳에 방문한 적이 있었던 것처럼... 그런데 난 이런 곳에 방문한 적이 없는데?
......
주변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
"잭..."
......
"잭..."
"누구야?"
나는 그 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봤다.
......
하얀색 민무늬 원피스를 입은 하늘색 단발머리를 한 소녀...
......
그녀는 현재 내 쪽을 바라보고 있다. 그녀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낯익었다. 예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던 것처럼...
`누구였더라?`
나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봤다.
......
"날 보러 와..."
......
나는 눈을 떴다. 얼굴에서 땀이 흘러내렸다. 심장은 쿵쾅댔다.
`꿈이었구나...`
기분이 안 좋다. 뭔가 찜찜하다. 아무래도 가위에 눌린 것 같다. 나는 잠시 심호흡을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천장을 바라봤다. 그러자 노을이 저무는 풍경이 눈에 비췄다. 어느새 저녁이 된 모양이다.
`여태껏 잔 건가?`
나는 한숨 더 잘까 했는데, 배가 고팠다. 그래서 나는 주방으로 향했다.
......
"잭!"
토마스가 주방 바닥에서 한 손에 장난감을 든 채 나를 바라봤다.
"다들 여기 있었네?"
"이제 곧 저녁 시간이라서 깨우려고 했는데..."
나는 토마스의 대답을 듣고 나서 주방을 바라봤다. 샹들레와 할머니가 함께 요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좋은 냄새가 났다. 엔비는 현재 토마스가 손에 든 장난감을 부여잡은 채 놀고 있다.
"왔구나! 마침 다 됐는데, 잘 맞춰 왔네!"
샹들레가 고개를 살짝 돌리고 말했다.
"오늘 저녁은 뭐야?"
나는 자리에 앉아서 물었다.
"그건 이제 곧 알게 될 거야!"
그녀가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럼 난 할아버지 모셔 올 게!"
이후 토마스는 방으로 향했다.
......
상 위에 음식들이 하나, 둘씩 나열됐다.
"냄새 좋다!"
나는 식탁에 놓인 음식 냄새를 맡았다.
"맛도 좋을 거야!"
샹들레가 나를 보며 웃었다.
"이건 또 뭐야?"
엔비가 식탁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문어. 해산물 요리야!"
"그랬군! 그럼 맛있게 먹어주도록 하지!"
이후 엔비는 식사를 시작했다.
"천천히 먹어. 안 그럼 체할지도 모르니깐!"
"내가 애도 아니고..."
"혹시 애 취급했다고 기분 상한 거야?"
"시끄러워... 어린애한테 설교 듣지 않아도, 난 알아서 잘한다고!"
"알겠습니다. 어른 엔비님. 그것보다는 엔비 어르신이라고 부르는 게 나으려나?"
"난 아저씨가 아니야!"
"난 아저씨라고 한 적은 없는데..."
"나는 젊다는 소리였다!"
"나도 젊은 건 마찬가지인데?"
"대신 넌 쪼그마한 어린애지."
"내가 보기엔 네가 더 쪼끄만 것 같은데..."
오늘도 장단이 잘 맞는 둘이었다.
"둘 다 그 정도까지만 해..."
나는 이 둘을 중재했다. 이후 할아버지도 자리에 앉으셨다. 그리고 우린 샹들레가 만든 갖가지 문어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며 즐겼다.
......
`무슨 문어로 된 요리가 이렇게 많지?`
식사 도중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도 맛있었다.
......
문어발처럼 문어 요리로 한가득했던 저녁 식사가 끝난 뒤, 금세 밤이 됐다. 친구들은 지금 저마다 꿈나라를 헤매는 중이다.
`잠이 안 오네...`
한밤 도중인데도, 눈이 초롱초롱하다. 아마 밤하늘에 빛나는 그 어떠한 별들보다도 지금 내 눈망울이 더 밝게 빛나고 있을 것이다.
`일어날까?`
이후 나는 집 밖으로 향했다.
......
저마다 각자의 모습으로 자고 있다.
`그러고 보니 아까 오전 일했다고 했지...`
아마 다들 그것 때문에 지쳐서 잠이 든 모양이다. 나는 기지개를 켜고 나서 주위를 둘러봤다. 창문 밖으로, 여전히 햇빛이 쨍쨍히 비춰 들어왔다. 이곳은 숲속 한 가운데 있는 오두막집이라서 그런지... 밖이 한산하면서도 조용했다.
`이제 뭐 하는 게 좋으려나?`
볼 일도 마쳤고, 딱히 할 만한 일도 없었다. 덕분에 몸이 근질근질하고, 심심했다. 하지만 점심쯤이 되니, 날씨가 점점 더워져서 그냥 가만히 있기로 했다.
`따분하다...`
나는 친구들 주위에 앉아서 그들을 바라봤다. 토마스는 다소곳하게 자고 있다. 엔비는 엎드린 채 자고 있다. 샹들레는 옆으로 누워 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콧방귀를 뀌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모습을 보니 한 편으로는 재밌기도,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기도 했다. 예전에는 혼란스럽고, 심란하고, 걱정도 많았었는데... 이젠 마음을 둘 만한 장소가 주변에 많이 늘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럼...`
나는 자는 친구들을 뒤로한 채 주방으로 향했다.
......
주방이 가까워지자 누군가가 보였다. 할아버지였다. 그는 지금 자리에 앉아, 무언가를 하고 있다.
"저 왔어요."
"잭이구나... 그래, 수고했다. 상당히 더웠지?"
할아버지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나를 보며 웃었다.
"네, 그래도 씻고 나오니 좀 괜찮더라고요!"
나는 의자에 앉았다. 물론 씻고 나와도 더운 건 똑같았지만, 적어도 이곳은 도시에 비해선 좀 나은 것 같았다. 밖에서 매미가 울지도 않고, 선풍기 없이도 그럭저럭 버틸 만 하니깐... 그러면서 이곳에 놀러 온 게 차라리 잘하고, 잘된 일 같기도 했다. 앞으로 여름에는 이곳에서 지내야겠다.
"잠시만 기다리거라..."
할아버지는 자리에서 일어난 뒤, 싱크대로 가서 컵에 뭔가를 따랐다. 이후 그것을 내게 건네줬다.
......
검은색 음료...
......
"이건..."
"커피란다."
할아버지는 자리에 앉은 뒤, 다시 하던 일을 해나갔다. 나는 커피를 좀 식히고 나서 그것을 마셨다.
......
쓴맛이 났다. 나는 인상을 찡그렸다.
"쓰지? 그럼 이걸 한 번 넣어 먹어 보거라."
할아버지가 그릇에 놓인 작고, 네모난 무언가를 가리켰다.
"이게 뭐죠?"
나는 그것을 보며 물었다.
"각설탕이란다."
"네, 한 번 넣어서 먹어볼게요."
이후 나는 커피에 각설탕 몇 개를 넣었다. 그리고 수저로 조금 젓고 나서 마셨다.
"어떠니? 괜찮니?"
"네! 이제 된 것 같아요!"
물론 아직도 좀 쓰기는 했지만...
"다행이구나..."
......
"와 있었네?"
엔비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일어났어?"
"방금 일어났어. 배고프다..."
엔비가 배를 움켜쥐었다. 그러고 보니 아침 식사를 한 지 꽤 된 것 같다.
"슬슬 점심 식사 준비해야겠구나..."
할아버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신난다!"
엔비가 양손을... (보다는 앞발이 맞을 것이다)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이후 할아버지는 하고 있던 무언가들을 챙긴 뒤, 방으로 향했다.
......
엔비가 의자에 앉았다. 그러고는 나를 멀뚱멀뚱 쳐다봤다.
"왜 그래? 혹시 뭐 묻었어?"
나는 궁금해서 물었다.
"뭐 마시는 거야?"
엔비가 컵을 보며 물었다.
"커피, 너도 마실래?"
"커피? 그거 맛있어?"
"맛있는 것 같아..."
맛이 없지는 않았으니깐...
"그래? 그럼 줘 봐!"
"잠시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아까 할아버지가 한 것처럼 새로운 컵에 커피를 담고, 엔비에게 건네줬다. 이후 엔비는 그것을 들이켰다.
......
엔비가 인상을 찡그렸다.
"깜박했네... 이걸 넣어서 먹어야 하는데..."
나는 엔비가 마시던 커피에 각설탕 몇 개를 집어넣었다. 이후 엔비는 그것을 수저로 몇 번 저었다. 그러고는 커피를 마셨다.
......
"어때? 괜찮아?"
"아직도 좀 쓰긴 하지만, 더 낫네."
......
"잭, 왔어? 엔비도 여기 있었네?"
샹들레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일어났어?"
"너도 이리 와서 이것 좀 마실래?"
엔비가 샹들레에게 커피를 권했다.
"뭔데?"
"커피!"
"웬 커피?"
"이런 게 또 있더라고..."
"그래?"
......
아까 상황 반복.
샹들레가 인상을 찌푸렸다.
"깜박하고, 말 안 했네. 이거 넣어 먹어야 하는데..."
엔비가 샹들레가 든 컵에 각설탕 몇 개를 집어넣었다.
`손은 씻었나?`
(손보다는 앞발이 맞을 것이다) 이후 그녀는 수저를 들고, 컵에 담긴 커피를 저었다.
......
"이제 좀 먹을 만 하네!"
샹들레가 살짝 웃었다. 이렇게 우린 점심을 먹기 전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잡담을 나눴다.
......
발소리가 들렸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토마스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일어났어?"
"잘 잤어?"
"왔어?"
나, 샹들레, 엔비가 말했다.
"다들 여기 있었구나!"
토마스가 자리에 앉았다.
"배고프다... 식사는 언제 하는 거야?"
엔비가 물었다.
"넌 식사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그러는 거야?"
"맞아, 그렇게 먹을 것만 밝히다가는 금세 살이 쪄 버릴 거라고!"
토마스가 샹들레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웃었다.
"시끄러워! 이 몸은 부지런해서 살은 안 찐다고! 그리고 살은 게으르고, 나태한 것들이나 찌는 거야!"
엔비가 토마스를 보며 팔짱을 끼고, 당당하게 대답했다.
"이제 곧 먹겠지..."
나는 엔비를 보며 웃었다.
......
발소리가 들렸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서 계셨다.
"다들 일어난 모양이구나... 이제 점심을 먹자꾸나!"
할아버지가 우리를 보며 말했다.
......
음식... 빨간 국물... 채소... 생선...
......
음식이 뚝배기 안에 담겨 부글부글 끓고 있다. 그 안에는 내가 아까 시장에서 산 생선들이 들어가 있었다.
`이게 뭐지?`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지난번에도 이와 비슷한 걸 먹은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오늘은 생선탕을 준비해 봤어!"
샹들레가 자리에 앉았다. 이후 우린 생선탕을 먹고 나서 거실로 향했다.
......
"잘 먹었다."
엔비가 바닥에 널브러졌다.
"그러게! 정말 맛있었어."
나는 바닥에 널브러졌다.
"생선 요리는 구워 먹어도, 튀겨 먹어도, 삶아 먹어도, 졸여 먹어도, 날로 먹어도 다 맛있는 거 같아."
`그래도 생으로 먹는 건...`
"그러게..."
나는 씩 하고 웃었다.
"엔비."
"왜?"
"오늘은 뭐라고 안 했네?"
"무슨 말이야?"
"날씨도 더운데, 어째서 탕 요리를 먹냐고 하면서..."
"안 그래도 아까 그 말이 목까지 차올랐었는데, 여기가 거기보다는 덜 더워서 군말 하지 않고, 먹기로 했지."
엔비가 씩 하고 웃었다.
`그랬구나...`
확실히 산골짜기에 있는 장소라서 그런지 도시 부근 보다는 덜 더운 것 같았다.
"그래, 잘 생각했어! 배불리 식사했으면, 그걸로 된 거지."
엔비랑 대화를 나누던 도중 갑자기 졸렸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나른하다.
`오늘 그렇게 일찍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배불러서 그런가?`
나는 눈을 감았다.
......
나는 눈을 떴다. 주변은 고요했다.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낯선 숲속이었다.
`내가 왜 이런 곳에 누워 있는 거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후 앞을 바라봤다. 연못이 보였다. 낯설지 않은 풍경이었다. 마치 예전에도 한 번 이곳에 방문한 적이 있었던 것처럼... 그런데 난 이런 곳에 방문한 적이 없는데?
......
주변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
"잭..."
......
"잭..."
"누구야?"
나는 그 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봤다.
......
하얀색 민무늬 원피스를 입은 하늘색 단발머리를 한 소녀...
......
그녀는 현재 내 쪽을 바라보고 있다. 그녀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낯익었다. 예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던 것처럼...
`누구였더라?`
나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봤다.
......
"날 보러 와..."
......
나는 눈을 떴다. 얼굴에서 땀이 흘러내렸다. 심장은 쿵쾅댔다.
`꿈이었구나...`
기분이 안 좋다. 뭔가 찜찜하다. 아무래도 가위에 눌린 것 같다. 나는 잠시 심호흡을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천장을 바라봤다. 그러자 노을이 저무는 풍경이 눈에 비췄다. 어느새 저녁이 된 모양이다.
`여태껏 잔 건가?`
나는 한숨 더 잘까 했는데, 배가 고팠다. 그래서 나는 주방으로 향했다.
......
"잭!"
토마스가 주방 바닥에서 한 손에 장난감을 든 채 나를 바라봤다.
"다들 여기 있었네?"
"이제 곧 저녁 시간이라서 깨우려고 했는데..."
나는 토마스의 대답을 듣고 나서 주방을 바라봤다. 샹들레와 할머니가 함께 요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좋은 냄새가 났다. 엔비는 현재 토마스가 손에 든 장난감을 부여잡은 채 놀고 있다.
"왔구나! 마침 다 됐는데, 잘 맞춰 왔네!"
샹들레가 고개를 살짝 돌리고 말했다.
"오늘 저녁은 뭐야?"
나는 자리에 앉아서 물었다.
"그건 이제 곧 알게 될 거야!"
그녀가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럼 난 할아버지 모셔 올 게!"
이후 토마스는 방으로 향했다.
......
상 위에 음식들이 하나, 둘씩 나열됐다.
"냄새 좋다!"
나는 식탁에 놓인 음식 냄새를 맡았다.
"맛도 좋을 거야!"
샹들레가 나를 보며 웃었다.
"이건 또 뭐야?"
엔비가 식탁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문어. 해산물 요리야!"
"그랬군! 그럼 맛있게 먹어주도록 하지!"
이후 엔비는 식사를 시작했다.
"천천히 먹어. 안 그럼 체할지도 모르니깐!"
"내가 애도 아니고..."
"혹시 애 취급했다고 기분 상한 거야?"
"시끄러워... 어린애한테 설교 듣지 않아도, 난 알아서 잘한다고!"
"알겠습니다. 어른 엔비님. 그것보다는 엔비 어르신이라고 부르는 게 나으려나?"
"난 아저씨가 아니야!"
"난 아저씨라고 한 적은 없는데..."
"나는 젊다는 소리였다!"
"나도 젊은 건 마찬가지인데?"
"대신 넌 쪼그마한 어린애지."
"내가 보기엔 네가 더 쪼끄만 것 같은데..."
오늘도 장단이 잘 맞는 둘이었다.
"둘 다 그 정도까지만 해..."
나는 이 둘을 중재했다. 이후 할아버지도 자리에 앉으셨다. 그리고 우린 샹들레가 만든 갖가지 문어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며 즐겼다.
......
`무슨 문어로 된 요리가 이렇게 많지?`
식사 도중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도 맛있었다.
......
문어발처럼 문어 요리로 한가득했던 저녁 식사가 끝난 뒤, 금세 밤이 됐다. 친구들은 지금 저마다 꿈나라를 헤매는 중이다.
`잠이 안 오네...`
한밤 도중인데도, 눈이 초롱초롱하다. 아마 밤하늘에 빛나는 그 어떠한 별들보다도 지금 내 눈망울이 더 밝게 빛나고 있을 것이다.
`일어날까?`
이후 나는 집 밖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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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And...조회 : 1,11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2,216 40.Masquerade - The Original The End조회 : 926 추천 : 0 댓글 : 1 글자 : 2,140 39.A Piece of Memory : Part 01조회 : 1,16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300 38.3 - 8 (The End)조회 : 1,19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9,855 37.3 - 7조회 : 1,129 추천 : 1 댓글 : 0 글자 : 5,182 36.3 - 6조회 : 1,09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24 35.3 - 5조회 : 1,23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743 34.3 - 4조회 : 1,10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869 33.3 - 3조회 : 26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725 32.3 - 2조회 : 22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19 31.3 - 1조회 : 17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73 30.Episode 03. The Temple of Water조회 : 17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13 29.2 - 9 (The End)조회 : 151 추천 : 1 댓글 : 0 글자 : 5,100 28.2 - 8조회 : 16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3만 27.2 - 7조회 : 17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320 26.2 - 6조회 : 18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85 25.2 - 5조회 : 18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175 24.2 - 4조회 : 20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066 23.2 - 3조회 : 19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066 22.2 - 2조회 : 15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98 21.2 - 1조회 : 14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568 20.Episode. 02 - A Summer Festival조회 : 15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638 19.1 - 17 (The End)조회 : 15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343 18.1 - 16조회 : 18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615 17.1 - 15조회 : 21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339 16.1 - 14조회 : 16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917 15.1 - 13조회 : 142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527 14.1 - 12조회 : 15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11 13.1 - 11조회 : 15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830 12.1 - 10조회 : 22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828 11.1 - 9조회 : 13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115 10.1 - 8조회 : 46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77 9.1 - 7조회 : 18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854 8.1 - 6조회 : 162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567 7.1 - 5조회 : 21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685 6.1 - 4조회 : 28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577 5.1 - 3조회 : 23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508 4.1 - 2조회 : 29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867 3.1 - 1조회 : 16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66 2.Episode. 01 : ARTHUR VAN PIOS조회 : 23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955 1.???조회 : 1,42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3,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