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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1,098 추천 : 0 글자수 : 5,924 자 2022-09-26
저 너머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내 뺨을 살며시 스쳐 지나갔다. 나는 지금 나무통에 앉아서 두 눈을 감고 있다. 요새 자꾸 이상한 꿈을 꿔서 기분은 찜찜하고, 마음은 심란하고, 안 좋았는데, 그래도 이러한 때 덕분에 위안이 됐다.
`그 꿈은 도대체 뭘까? 예전에도 한 번 이런 적이 있었던 것 같았는데... 조만간 무슨 일이 생기려는 걸까? 그러고 보니 지난번에 할아버지께서 그곳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셨는데, 그곳은 과연 무엇일까?`
지난번에 만났던 그 의문의 여인도 그렇고, 요새 알 수 없는 일투성이다. 또 그런 채 하루하루가 흘러 지나는 것 같다.
`그게 뭔지는 차차 알아가게 되겠지...`
나는 아직 혼란스러웠지만, 그래도 지금 당장 뭔가를 하거나, 어쩔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이런 생각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
주변에서 새소리가 들렸다. 나는 눈을 떴다. 그러고는 주위를 둘러봤다. 친구들은 아직 자고 있다.
`내가 가장 먼저 일어났나 보네... 물이나 마실까?`
이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다.
......
"잘 잤니?"
의자에 앉아서 뭔가를 하고 계시던 할아버지가 물었다.
"네, 방금 일어났어요! 목이 좀 말라서..."
이후 나는 물을 한 잔 마시고, 의자에 앉았다.
"할아버지..."
"왜 그러느냐?"
"제가 요즘에 이상한 꿈을 꿔서요..."
"꿈? 꿈이라면, 지난번에 꿨다고 했던..."
"네, 지난번에도 이상한 꿈을 꾼 적이 한 번 있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달라요..."
"그게 뭔지 자세히 들려줄 수 있겠니?"
"그게 뭐냐면...."
......
난 할아버지께 그간 꿨던 이상한 꿈들에 대해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것은 어찌 보면 하나의 징조가 아닐까 싶구나..."
"징조요?"
"그래, 징조. 예로 비가 내리기 전에는 하늘이 어둑어둑하듯이... 무슨 일이 일어나기 전에는 항상 징조라는 것이 먼저 보이는 법이란다."
`지난번에 꿨었던 그 꿈도 그런 것이었으려나?`
"그럼 전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죠? 그 꿈이 제게 뭘 전하려고 한 걸까요?"
......
"모든 일에는 적당한 때가 있는 법이지... 그러니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시간을 지새우며,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구나..."
그 대답을 듣고, 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렇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말렴, 꿈이란 원래 막연한 것이기도 하고, 그런 채로 얼마 안 가 까먹는 것이기도 하니깐 말이다."
"알겠어요!"
할아버지의 대답을 듣고, 복잡했던 마음이 안심됐다.
"할아버지! 제가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궁금한 거라니?"
"지난번에 말씀해 주셨던 그곳에 관해 여쭤봐도 될까요?"
"그곳? 그곳이 뭐냐면, 물의 신전이란다."
할아버지는 잠시 생각한 뒤 대답했다.
`물의 신전?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그곳은 뭐 하는 곳이죠?"
"그곳이 뭔지에 관해선 아무도 모른단다. 단지 겉은 하나의 아름다운 신전처럼 돼 있는데, 문은 굳게 닫혀선 열리지도 않고, 도통 들어갈 방법이 없더구나... 그런데 그곳에서 매일 깨끗하고, 맑은 물이 어딘가에서부터 흘러나왔고, 우린 그곳에서 나오는 은혜를 받으며 지냈지. 그런데 어느 순간 물이 더는 나오지 않게 됐고, 덕분에 강이 다 메말라 버리게 됐단다."
"그랬군요. 그런데 물이 왜 안 나오게 된 거죠? 언제부터 그랬나요?"
"그건 자세히 모르겠지만, 아마 물이 안 나온 시점은 마을 사람들이 해방되고 나고부터인 것 같구나..."
"그 물을 다시 나오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그럴 수 있으면 좋겠지만, 말했듯이 그곳의 문은 굳게 닫혀 있고, 마을 사람들은 현재 복구 작업에 한창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현재로서는 빠듯한 수가 없는 것 같구나..."
"그럼 제가 한 번 다녀 와 봐도 될까요?"
"상관없지만, 그런 일이 있은 지 아직 얼마 안 됐는데, 힘들지 않겠니?"
"괜찮아요!"
"그래? 네가 상관없다면..."
할아버지는 그렇게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어딘가로 향했다.
......
할아버지가 내게 뭔가를 건네줬다.
"이건..."
"그곳의 지도란다. 이곳은 지난번과는 달리 빠르면, 삼일 안에 도착할 수 있을 거란다."
"알겠어요! 그럼 지금 바로 출발해 볼게요!"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그곳에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알 수 없지만, 조심해서 다녀오도록 하거라..."
"그럴게요!"
이후 나는 거실로 향했다.
......
"엔비!"
나는 그의 몸을 흔들었다.
"왜 그래?"
엔비가 잠긴 목소리로 투덜댔다.
"가자!"
"아침 식사가 다 됐다고?"
"그게 아니라, 신전에 가자고!"
"신전이라니?"
엔비가 자리에 앉아, 나를 멀뚱멀뚱 바라봤다.
"그게 뭐냐면..."
......
나는 그간 할아버지와 나눈 얘기를 엔비에게 전했다.
"그랬단 말이지? 물이 나오는 신전이라니... 신기하네."
"그래! 그래서 그곳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한 번 확인해 보려고 해!"
"지금 바로 가려고?"
"그러려고!"
"도착하려면, 얼마나 걸리는데?"
"3일 정도 걸린댔나?"
"3일이라고?"
"얼른 출발하자! 그래야 일찍 도착하지!"
......
"잠깐만!"
"왜 그래?"
"그런 건 둘째치고, 우선 짐칸 안에 먹을 걸 좀 채워 넣어야 하지 않겠어?"
"그러네! 그래야겠어!"
"그래, 그럼 난 좀 더 잘 테니깐 짐칸에 먹을 거 꽉 채워 넣고 나서 깨우도록 해. 고기도 잊지 말고! 그럼 난 잠이나 더 자야겠다."
이후 엔비는 잠들었다. 나는 짐칸 안에 뭘 넣을까 잠시 생각하다가 자는 샹들레를 깨우기로 했다.
"샹들레!"
나는 그녀의 몸을 흔들며 깨웠다.
"왜 그래?"
그녀가 비몽사몽 한 채 물었다.
"가자!"
"어디를 가자는 거야?"
"짐칸!"
"짐칸? 거긴 왜?"
샹들레가 자리에 앉아서 물었다.
"그게..."
......
나는 그간 할아버지와 나눈 얘기를 전했다.
"그랬구나. 물이 나오는 신전이라... 신기한 일이네!"
"그렇지? 그래서 그곳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한 번 확인해 보려고 해!"
"좋아! 그럼 그렇게 하자. 난 이제 짐칸에 이것저것 좀 담으러 갈 테니깐 좀 이따 부르면, 엔비랑 같이 나와!"
"알겠어!"
이후 그녀는 집 밖으로 향했다. 그리고 난 자리에 누운 뒤, 거실 천장을 바라봤다. 이후 난 창문 밖을 내다봤다. 햇볕이 서서히 비춰 오기 시작했다. 새들이 짹짹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오늘 하루 날씨는 화창할 것 같았다.
`오늘 덥게 생겼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눈을 감았다.
......
`잭...`
......
`잭...`
......
"잭!"
눈을 뜨자, 샹들레의 얼굴이 보였다.
"이제 가자!"
"아침 식사가 다 됐다고?"
나는 비몽사몽 한 채 물었다.
"그거 말고!"
이후 우린 자고 있던 엔비를 깨운 뒤, 집 밖으로 향했다.
......
"귀찮네..."
엔비가 마차 앞에서 하품하며 투덜댔다.
"이번엔 3일밖에 안 되니깐 지난번 보다는 덜 할 거야."
나는 그를 보며 씩 하고 웃었다.
"귀찮은 건 귀찮은 거야! 고작 물이 왜 안 나오는지를 확인하려고, 굳이 그 먼 길을 나서야겠어? 어이가 없어서..."
엔비가 혀를 찼다.
"도중에 무슨 일이 생기거나 하면 네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르잖아!"
샹들레가 마차에 앉아, 고삐를 쥐었다.
"그건 그렇지. 내가 없으면 너희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테니깐... 그러니 이 엔비 님의 존재에 감사하도록 해!"
엔비가 팔짱을 끼고 우쭐댔다. 확실히 그간 엔비의 덕을 크게 보긴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보게 될 것이다.
"그래, 알겠어!"
이후 우린 가벼운 마음으로 마차 쪽으로 향했다.
......
"너희들은 왜 또 내 옆에 앉는 거야?"
샹들레의 정겨운 외침과 함께 우린 물의 신전으로 향했다.
......
우린 현재 말을 타고 한적한 이른 오전 도중의 숲속에서 미지근한 바람을 쐬며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그런데 이번에 가는 방향은 지난번과는 달랐다. 그리고 가는 길도 지난번과는 달리 완만하고, 잘 다듬어져 있어서 흔들거림이나 불편함이 따로 없어서 좋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하늘에서부터 비춰오는 따가운 햇볕의 강도가 점점 더 강해지기 시작했고, 이 주변에는 그것을 가려줄 만한 그늘이 없었기에 우린 곧이곧대로 그것을 쬐며 길을 나서야 했다.
"이 길 말고 다른 곳은 없어?"
엔비가 인상을 찡그리며 투덜댔다.
"다른 길? 그게 무슨 말이야?"
샹들레가 말에게 채찍질하며 대답했다.
"날도 더운데, 꼭 이렇게 주변이 탁 트인 길로 가야 해? 우리도 저 말라 버린 강물처럼 온종일 푹푹 찌는 더위 속에서 갈증이나 느끼며 지내게 생겼다."
엔비가 옆에 있는 메마른 강을 바라봤다. 확실히 더위 때문에 깨나 고생을 할 것 같기는 했다.
"그래도 이 길이 가장 빠르고, 가깝긴 한데, 게다가 다른 곳으로 돌아가면, 아마 시간이 더 걸릴 거야. 그게 더 불편하고, 힘들지 않을까?"
"그것도 그렇지만 이 더위에 이런 길로 계속해서 나아갔다간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우리가 먼저 쪄 죽을지도 모른다고..."
`그럴지도...`
나는 엔비가 내는 불평을 듣고 나서 왠지 모를 불안감과 함께 수긍했다.
"어떻게 하지? 그러면, 나무가 있는 그늘 진 곳으로 우회해서 길을 돌아갈까? 잭, 네 생각에는 어때?"
`어쩌는 게 좋을까?`
솔직히 내 딴에는 더운 것보다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지라도 덜 더운 게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 하면 시간은 좀 더 걸릴 테지만, 애초에 급한 것도 없는 여정이고, 단지 무슨 일이 생겼나, 잠깐 확인차 들리러 가는 거였으니 그다지 문제가 될 것 또한 없었다. 그리고 쪄 죽겠는데, 굳이 햇볕이 쨍쨍할 때 고생을 자처할 필요도 없지 않나?
"더울 땐 좀 덜 더운 곳으로 가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차라리 이러는 게 어때? 햇빛이 쨍쨍 비출 땐 나무 그늘 밑에서 쉬고, 좀 사그라지면, 그때 다시 길을 나서는 거야!"
엔비가 눈에 느낌표를 만들었다.
"그거 괜찮은 생각인데? 확실히 그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어!"
샹들레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게..."
난 씩 하고 웃었다. 그렇게 우린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조금 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움직이기로 했다.
......
주변에서 왠지 모르게 익숙하고, 친숙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또 시작이네..."
엔비가 말을 몰며 주위를 두리번댔다.
"그러게..."
나는 씩 하고 웃었다.
"왠지 그리운 소리네..."
샹들레 숲 주변을 바라봤다.
"넌 저런 소리가 그리워?"
엔비가 샹들레를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오랜만에 들으니깐 왠지 반가워서..."
"반갑긴 개뿔이나... 저런 소리 반가워해 봤자, 좋을 것 하나 없다!"
"왜? 반가워하면 안 돼?"
"안 돼!"
"왜 안 되는데?"
"안 된다면 안 되는 거니 그렇게 알아!"
"낭만 없기는..."
"낭만? 저건 낭만이 아니라, 악몽이다, 악몽!"
더운 날씨 속에서도 주거니 받거니 장단이 잘 맞는 이 둘이었다.
`그 꿈은 도대체 뭘까? 예전에도 한 번 이런 적이 있었던 것 같았는데... 조만간 무슨 일이 생기려는 걸까? 그러고 보니 지난번에 할아버지께서 그곳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셨는데, 그곳은 과연 무엇일까?`
지난번에 만났던 그 의문의 여인도 그렇고, 요새 알 수 없는 일투성이다. 또 그런 채 하루하루가 흘러 지나는 것 같다.
`그게 뭔지는 차차 알아가게 되겠지...`
나는 아직 혼란스러웠지만, 그래도 지금 당장 뭔가를 하거나, 어쩔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이런 생각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
주변에서 새소리가 들렸다. 나는 눈을 떴다. 그러고는 주위를 둘러봤다. 친구들은 아직 자고 있다.
`내가 가장 먼저 일어났나 보네... 물이나 마실까?`
이후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다.
......
"잘 잤니?"
의자에 앉아서 뭔가를 하고 계시던 할아버지가 물었다.
"네, 방금 일어났어요! 목이 좀 말라서..."
이후 나는 물을 한 잔 마시고, 의자에 앉았다.
"할아버지..."
"왜 그러느냐?"
"제가 요즘에 이상한 꿈을 꿔서요..."
"꿈? 꿈이라면, 지난번에 꿨다고 했던..."
"네, 지난번에도 이상한 꿈을 꾼 적이 한 번 있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달라요..."
"그게 뭔지 자세히 들려줄 수 있겠니?"
"그게 뭐냐면...."
......
난 할아버지께 그간 꿨던 이상한 꿈들에 대해 말했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것은 어찌 보면 하나의 징조가 아닐까 싶구나..."
"징조요?"
"그래, 징조. 예로 비가 내리기 전에는 하늘이 어둑어둑하듯이... 무슨 일이 일어나기 전에는 항상 징조라는 것이 먼저 보이는 법이란다."
`지난번에 꿨었던 그 꿈도 그런 것이었으려나?`
"그럼 전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죠? 그 꿈이 제게 뭘 전하려고 한 걸까요?"
......
"모든 일에는 적당한 때가 있는 법이지... 그러니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시간을 지새우며,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구나..."
그 대답을 듣고, 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렇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말렴, 꿈이란 원래 막연한 것이기도 하고, 그런 채로 얼마 안 가 까먹는 것이기도 하니깐 말이다."
"알겠어요!"
할아버지의 대답을 듣고, 복잡했던 마음이 안심됐다.
"할아버지! 제가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궁금한 거라니?"
"지난번에 말씀해 주셨던 그곳에 관해 여쭤봐도 될까요?"
"그곳? 그곳이 뭐냐면, 물의 신전이란다."
할아버지는 잠시 생각한 뒤 대답했다.
`물의 신전?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그곳은 뭐 하는 곳이죠?"
"그곳이 뭔지에 관해선 아무도 모른단다. 단지 겉은 하나의 아름다운 신전처럼 돼 있는데, 문은 굳게 닫혀선 열리지도 않고, 도통 들어갈 방법이 없더구나... 그런데 그곳에서 매일 깨끗하고, 맑은 물이 어딘가에서부터 흘러나왔고, 우린 그곳에서 나오는 은혜를 받으며 지냈지. 그런데 어느 순간 물이 더는 나오지 않게 됐고, 덕분에 강이 다 메말라 버리게 됐단다."
"그랬군요. 그런데 물이 왜 안 나오게 된 거죠? 언제부터 그랬나요?"
"그건 자세히 모르겠지만, 아마 물이 안 나온 시점은 마을 사람들이 해방되고 나고부터인 것 같구나..."
"그 물을 다시 나오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그럴 수 있으면 좋겠지만, 말했듯이 그곳의 문은 굳게 닫혀 있고, 마을 사람들은 현재 복구 작업에 한창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현재로서는 빠듯한 수가 없는 것 같구나..."
"그럼 제가 한 번 다녀 와 봐도 될까요?"
"상관없지만, 그런 일이 있은 지 아직 얼마 안 됐는데, 힘들지 않겠니?"
"괜찮아요!"
"그래? 네가 상관없다면..."
할아버지는 그렇게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어딘가로 향했다.
......
할아버지가 내게 뭔가를 건네줬다.
"이건..."
"그곳의 지도란다. 이곳은 지난번과는 달리 빠르면, 삼일 안에 도착할 수 있을 거란다."
"알겠어요! 그럼 지금 바로 출발해 볼게요!"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그곳에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알 수 없지만, 조심해서 다녀오도록 하거라..."
"그럴게요!"
이후 나는 거실로 향했다.
......
"엔비!"
나는 그의 몸을 흔들었다.
"왜 그래?"
엔비가 잠긴 목소리로 투덜댔다.
"가자!"
"아침 식사가 다 됐다고?"
"그게 아니라, 신전에 가자고!"
"신전이라니?"
엔비가 자리에 앉아, 나를 멀뚱멀뚱 바라봤다.
"그게 뭐냐면..."
......
나는 그간 할아버지와 나눈 얘기를 엔비에게 전했다.
"그랬단 말이지? 물이 나오는 신전이라니... 신기하네."
"그래! 그래서 그곳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한 번 확인해 보려고 해!"
"지금 바로 가려고?"
"그러려고!"
"도착하려면, 얼마나 걸리는데?"
"3일 정도 걸린댔나?"
"3일이라고?"
"얼른 출발하자! 그래야 일찍 도착하지!"
......
"잠깐만!"
"왜 그래?"
"그런 건 둘째치고, 우선 짐칸 안에 먹을 걸 좀 채워 넣어야 하지 않겠어?"
"그러네! 그래야겠어!"
"그래, 그럼 난 좀 더 잘 테니깐 짐칸에 먹을 거 꽉 채워 넣고 나서 깨우도록 해. 고기도 잊지 말고! 그럼 난 잠이나 더 자야겠다."
이후 엔비는 잠들었다. 나는 짐칸 안에 뭘 넣을까 잠시 생각하다가 자는 샹들레를 깨우기로 했다.
"샹들레!"
나는 그녀의 몸을 흔들며 깨웠다.
"왜 그래?"
그녀가 비몽사몽 한 채 물었다.
"가자!"
"어디를 가자는 거야?"
"짐칸!"
"짐칸? 거긴 왜?"
샹들레가 자리에 앉아서 물었다.
"그게..."
......
나는 그간 할아버지와 나눈 얘기를 전했다.
"그랬구나. 물이 나오는 신전이라... 신기한 일이네!"
"그렇지? 그래서 그곳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한 번 확인해 보려고 해!"
"좋아! 그럼 그렇게 하자. 난 이제 짐칸에 이것저것 좀 담으러 갈 테니깐 좀 이따 부르면, 엔비랑 같이 나와!"
"알겠어!"
이후 그녀는 집 밖으로 향했다. 그리고 난 자리에 누운 뒤, 거실 천장을 바라봤다. 이후 난 창문 밖을 내다봤다. 햇볕이 서서히 비춰 오기 시작했다. 새들이 짹짹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오늘 하루 날씨는 화창할 것 같았다.
`오늘 덥게 생겼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눈을 감았다.
......
`잭...`
......
`잭...`
......
"잭!"
눈을 뜨자, 샹들레의 얼굴이 보였다.
"이제 가자!"
"아침 식사가 다 됐다고?"
나는 비몽사몽 한 채 물었다.
"그거 말고!"
이후 우린 자고 있던 엔비를 깨운 뒤, 집 밖으로 향했다.
......
"귀찮네..."
엔비가 마차 앞에서 하품하며 투덜댔다.
"이번엔 3일밖에 안 되니깐 지난번 보다는 덜 할 거야."
나는 그를 보며 씩 하고 웃었다.
"귀찮은 건 귀찮은 거야! 고작 물이 왜 안 나오는지를 확인하려고, 굳이 그 먼 길을 나서야겠어? 어이가 없어서..."
엔비가 혀를 찼다.
"도중에 무슨 일이 생기거나 하면 네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르잖아!"
샹들레가 마차에 앉아, 고삐를 쥐었다.
"그건 그렇지. 내가 없으면 너희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테니깐... 그러니 이 엔비 님의 존재에 감사하도록 해!"
엔비가 팔짱을 끼고 우쭐댔다. 확실히 그간 엔비의 덕을 크게 보긴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보게 될 것이다.
"그래, 알겠어!"
이후 우린 가벼운 마음으로 마차 쪽으로 향했다.
......
"너희들은 왜 또 내 옆에 앉는 거야?"
샹들레의 정겨운 외침과 함께 우린 물의 신전으로 향했다.
......
우린 현재 말을 타고 한적한 이른 오전 도중의 숲속에서 미지근한 바람을 쐬며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그런데 이번에 가는 방향은 지난번과는 달랐다. 그리고 가는 길도 지난번과는 달리 완만하고, 잘 다듬어져 있어서 흔들거림이나 불편함이 따로 없어서 좋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하늘에서부터 비춰오는 따가운 햇볕의 강도가 점점 더 강해지기 시작했고, 이 주변에는 그것을 가려줄 만한 그늘이 없었기에 우린 곧이곧대로 그것을 쬐며 길을 나서야 했다.
"이 길 말고 다른 곳은 없어?"
엔비가 인상을 찡그리며 투덜댔다.
"다른 길? 그게 무슨 말이야?"
샹들레가 말에게 채찍질하며 대답했다.
"날도 더운데, 꼭 이렇게 주변이 탁 트인 길로 가야 해? 우리도 저 말라 버린 강물처럼 온종일 푹푹 찌는 더위 속에서 갈증이나 느끼며 지내게 생겼다."
엔비가 옆에 있는 메마른 강을 바라봤다. 확실히 더위 때문에 깨나 고생을 할 것 같기는 했다.
"그래도 이 길이 가장 빠르고, 가깝긴 한데, 게다가 다른 곳으로 돌아가면, 아마 시간이 더 걸릴 거야. 그게 더 불편하고, 힘들지 않을까?"
"그것도 그렇지만 이 더위에 이런 길로 계속해서 나아갔다간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우리가 먼저 쪄 죽을지도 모른다고..."
`그럴지도...`
나는 엔비가 내는 불평을 듣고 나서 왠지 모를 불안감과 함께 수긍했다.
"어떻게 하지? 그러면, 나무가 있는 그늘 진 곳으로 우회해서 길을 돌아갈까? 잭, 네 생각에는 어때?"
`어쩌는 게 좋을까?`
솔직히 내 딴에는 더운 것보다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릴지라도 덜 더운 게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 하면 시간은 좀 더 걸릴 테지만, 애초에 급한 것도 없는 여정이고, 단지 무슨 일이 생겼나, 잠깐 확인차 들리러 가는 거였으니 그다지 문제가 될 것 또한 없었다. 그리고 쪄 죽겠는데, 굳이 햇볕이 쨍쨍할 때 고생을 자처할 필요도 없지 않나?
"더울 땐 좀 덜 더운 곳으로 가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차라리 이러는 게 어때? 햇빛이 쨍쨍 비출 땐 나무 그늘 밑에서 쉬고, 좀 사그라지면, 그때 다시 길을 나서는 거야!"
엔비가 눈에 느낌표를 만들었다.
"그거 괜찮은 생각인데? 확실히 그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어!"
샹들레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게..."
난 씩 하고 웃었다. 그렇게 우린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조금 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움직이기로 했다.
......
주변에서 왠지 모르게 익숙하고, 친숙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또 시작이네..."
엔비가 말을 몰며 주위를 두리번댔다.
"그러게..."
나는 씩 하고 웃었다.
"왠지 그리운 소리네..."
샹들레 숲 주변을 바라봤다.
"넌 저런 소리가 그리워?"
엔비가 샹들레를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오랜만에 들으니깐 왠지 반가워서..."
"반갑긴 개뿔이나... 저런 소리 반가워해 봤자, 좋을 것 하나 없다!"
"왜? 반가워하면 안 돼?"
"안 돼!"
"왜 안 되는데?"
"안 된다면 안 되는 거니 그렇게 알아!"
"낭만 없기는..."
"낭만? 저건 낭만이 아니라, 악몽이다, 악몽!"
더운 날씨 속에서도 주거니 받거니 장단이 잘 맞는 이 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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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And...조회 : 1,11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2,216 40.Masquerade - The Original The End조회 : 926 추천 : 0 댓글 : 1 글자 : 2,140 39.A Piece of Memory : Part 01조회 : 1,16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300 38.3 - 8 (The End)조회 : 1,19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9,855 37.3 - 7조회 : 1,137 추천 : 1 댓글 : 0 글자 : 5,182 36.3 - 6조회 : 1,10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24 35.3 - 5조회 : 1,23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743 34.3 - 4조회 : 1,10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869 33.3 - 3조회 : 26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725 32.3 - 2조회 : 22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19 31.3 - 1조회 : 17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73 30.Episode 03. The Temple of Water조회 : 17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13 29.2 - 9 (The End)조회 : 151 추천 : 1 댓글 : 0 글자 : 5,100 28.2 - 8조회 : 16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3만 27.2 - 7조회 : 17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320 26.2 - 6조회 : 18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85 25.2 - 5조회 : 18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175 24.2 - 4조회 : 20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066 23.2 - 3조회 : 19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066 22.2 - 2조회 : 15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98 21.2 - 1조회 : 14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568 20.Episode. 02 - A Summer Festival조회 : 15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638 19.1 - 17 (The End)조회 : 15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343 18.1 - 16조회 : 18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615 17.1 - 15조회 : 21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339 16.1 - 14조회 : 16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917 15.1 - 13조회 : 142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527 14.1 - 12조회 : 15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11 13.1 - 11조회 : 15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830 12.1 - 10조회 : 22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828 11.1 - 9조회 : 13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115 10.1 - 8조회 : 46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77 9.1 - 7조회 : 18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854 8.1 - 6조회 : 162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567 7.1 - 5조회 : 21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685 6.1 - 4조회 : 28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577 5.1 - 3조회 : 23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508 4.1 - 2조회 : 29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867 3.1 - 1조회 : 16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66 2.Episode. 01 : ARTHUR VAN PIOS조회 : 23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955 1.???조회 : 1,43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3,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