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화 청춘 고교입니다만
조회 : 1,213 추천 : 1 글자수 : 4,404 자 2022-11-19
#53-3
“저기, 어디 애들이냐?”
청춘고교의 교문으로 타 학교 남학생들이 들어섰다.
“태평고 같은데?”
“저것들이 백주대낮에 왜 남에 나와바리에.”
농구 골대 주변으로 땀을 식히고 있던 청춘고 남학생 하나가 엉덩이를 떼고 일어나려고 하자, 곁에 있던 남학생이 녀석의 팔을 잡아세웠다.
“야, 구도영이다.”
“구도영?”
“왜. 중학교때 추천 밀려서 농구부 접고 태평고 간 새끼 있었잖아. 맨날 학비 미납으로 학주 한테 고문당하던.”
“어. 그러네?”
“저 새끼, 태평고 가서 넘버 투 됐다던데. 여긴 어쩐일이래?”
“그러게 똘마니까지 대동하고.”
“야, 똘마니치곤, 가운데 키 큰 새끼. 와꾸 좀 쩔지않냐?”
청춘고 두 남학생이 재혁을 쳐다보며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표정이 점차 일그러졌다.
정팔이 검지와 중지를 자신의 두 눈구멍을 찌를 듯 가까이 가져 가더니, 이내 청춘고 두 남학생들을 향해 방향을 돌리며 팔을 뻗어댔다. 즉 지켜보고 있다는 강한 의지를 어필한 것이었다.
“씨바, 저 새끼가.”
구타를 유발하는 배정팔을 향해 청춘고 남학생이 자리를 박차고 튀어 나가려는 찰나였다.
“정팔아, 그러다 눈 찌르것다.”
재혁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만 발을 허디뎌 자신의 눈을 찌르고야 마는 정팔이다.
“아아아악! 내눈! 내눈!!”
청춘고 남학생은 다시금 바닥으로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아… 그냥, 바보구나.”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세 녀석 주변으로 여학생들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한다.
“저기, 태평고 김재혁 맞죠?”
“정말, 너무 잘생겼어요.”
“손 한 번만 잡아봐도 돼요?”
“저 한 번만 만나주시면 안되요?!”
처음 접하는 광경에 당황하는 도영과 달리 어느덧 교통정리를 하고있는 정팔.
“자,자! 우리 재혁이 손 잡아 보고 싶다는 언니 누구에요?”
슬그머니 손을 들어보이는 여학생.
“손 한쪽에 오백원이에요.”
정팔이 여학생에게서 천원을 건네 받을 때다.
“재혁 오빠!!”
소녀들의 새된 목소리 사이로 걸걸한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거기요. 진짜, 우리가 오빠 맞아요?”
미간을 좁히며 정팔이 물었다.
“그쪽이 할 소린 아닌것 같은데요.”
“거참, 가래나 좀 뱉고 와요!”
소녀들과 실랑이를 벌이를 정팔을 뒤로하고, 재혁은 걸음을 계속 이어나갔다.
“저게 뭐야?”
창 밖으로 내려다 보이는 광경에, 방송부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어? 재혁 형이다.”
재혁을 알아본 상엽이 방송실 창 가까이로 몸을 밀착시킨다.
“오~ 역시, 저 와꾸 좀 보소!”
“아는 녀석이야?”
부원 하나가 호기심에 물어 오자, 상엽이 씩 웃어보인다.
“응. 우리 에이스.”
곧이어 운동장으로 황비홍 오프닝 곡이 울려퍼지기 시작하는데,
- 땅-땅- 땅-땅-땅-땅- 땅아앙~
(아 오 치 멘 두이완 총랑~)
땅-땅- 땅-땅-땅-땅- 따아앙~
(르 쉬에 샹 나 홍르광~)
“..방송부 수준하고는…”
교복 바지 주머니로 양 손을 찔러 넣은 채 걸음을 옮기는 도영이 혀를 찼다.
“저희 학교는 어쩐일이에요?”
방송실에서 부터 부리나케 튀어나온 상엽이 거친숨을 몰아 쉬며 재혁의 일행으로 합류했다.
“담배 끊어. 어린 놈이 폐활량이 그게 뭐냐?”
정팔의 핀잔에 상엽은 자신의 갈비뼈에 손을 올렸다.
“얼마나 처맞았던지, 갈비뼈 금간지가 언젠데, 아직 이러네요…”
상엽은 점차 표정이 사라지는 재혁의 얼굴에 말끝을 흐렸다.
“형준이는 몇 반이니?”
재혁의 물음에 상엽의 얼굴로 불안감이 스쳤다.
“4반이요.”
1학년 4반 교실 앞.
상엽의 모습에 문앞으로 나간 형준은 예상치 못한 재혁의 등장에 순간 움찔거렸다.
“형들이 여긴……”
“배달 물건 출처가 누구야?”
단도 직입적인 재혁의 질문에 당황한 형준이 두 눈을 꿈뻑였다.
“형네 학교 통.. 최일두가 찾아왔어요. 물건 배달만 해주면 거금을 주겠다면서.”
“왜 너야?”
“..지금 생각해보면 덫을 친것 같은데, 돈이 너무 급하다 보니까. 미처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거기다 제 바이크 실력을 추켜 세우니.. 저도 모르게 그만 우쭐해져서……”
“덫?”
“윤이는 제가 공사 당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어요. 그때 상황을 돌이켜 보면 하이바가 원하는 건 돈이 아닌 사람이었어요.”
형준의 말에 답답한듯 정팔이 채근한다.
“사람을 원하다니, 누구? 혹시 윤이?”
정팔의 물음에 형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재혁의 한쪽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그날 현장에 하이바가 있었던 거냐?”
“네. 그림자라는 소문과 달리, 하이바가 직접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아니.. 정확히는 윤이를요......”
“...씨발......”
재혁의 두 주먹으로 힘이 들어갔다.
“...하이바랑 무슨 이야기 나눴어?”
나지막이 새어 나오는 음성을 따라 재혁의 긴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 싸이코 새끼랑 무슨 이야기를 나눴겠어요. 좆빠지게 처 맞았죠.”
“그럼, 윤이도 처 맞았니?”
“어... 아뇨… 그게….”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형준.
“그러네… 그 악마 같은 하이바 새끼가, 윤이 오고나서 부턴 무슨 소개팅남 마냥 실실 쪼개기만 했네.”
상엽이 어깨를 으쓱대며 끼어들었다.
“소개팅? 실실 쪼개다니, 그 개자식이 윤이 한테 들이 대기라도 했단 소리야 뭐야?!”
재혁의 언성이 점점 높아졌다.
“정확히 뭐라고 꼬집어 말 할순 없지만, 하이바가 윤이를 쳐다보는 눈 빛이 좀 끈적했다고나 할까.”
여유가 사라진 재혁의 얼굴이 사납다.
“끈적한 눈빛으로 그 개새끼가 윤이에게 뭐라고 지껄였어?”
분위기에 압도된 상엽이 저도 모르게 움츠려 들었다.
“...저 세상급 얼굴이라고......”
재혁의 턱 근육으로 힘이 들어간다.
“...혹시 그 새끼 온 몸을 그림으로 도배했어?”
“..전신까지 잘 모르겠고, 목에 벚꽃 문신이 새겨져 있었어요. 그리고 짝눈이었어요.”
“짝눈?”
“그런 눈은 처음 보는데, 눈동자 색이 달랐어요.”
오드아이다.
오랜 시간 윤의 꿈 속에서 기생하던……
불길함에 초조해지는 재혁.
“간지가 장난 아닌게, 형 이후로 그렇게 잘 생긴 사람은 처음이었어요.”
재혁은 작아진다.
“그 새끼 아지트가 어디냐.”
자신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는 재혁의 눈빛에 형준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저, 저도 몰라요. 물건 배달 의뢰는 최일두에게 받은 거라서...”
형준은 머리위에서 자신을 내려다 보는 재혁의 위압감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앞으로 나 없이 윤이 만나지 마라.”
“네?”
황당함에 형준이 고개를 쳐들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형이 뭔데 그딴 소릴 하는 겁니까?! 형이야 말로, 이제 그만 윤이 좀 놓아주시죠!!”
그러자 형준의 귓가로 그늘진 재혁의 존재가 가까워진다.
“...내가 뭐냐고? 니 친구 애인이다. 새끼야......”
54-2
달깍.
공이를 뚫고 나가지 않는 총알.
이를 지켜보던 여자의 손에서 납작한 총알들이 떨어져 내렸다.
털썩.
사내가 바닥으로 무너져 내리며 오줌을 지렸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주저앉은 윤이 두 손으로 마른 세수를 한다.
더는 자신으로 인해 곤이 부서지길 원치 않았다.
…그가 온전하길 바란다.
“...가자......”
눈앞으로 내밀어진 곤의 손.
한쪽 어깨로 윤의 책가방이 걸려있다.
맞잡은 손이 크고 거칠다.
곤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난 윤은 잠시 여자와 눈을 맞춰 무언의 인사를 나눈 뒤, 좁은 방을 빠져 나갔다.
그리고 또 다시 이어지는 낡고 칙칙한 곤의 방문 앞.
손잡이를 돌리기 전 곤이 입을 뗀다.
“…경고하는데.. 난 섹스파트너 아니면 방에 사람 안 들여.”
“…애인 있어요.”
“그 정도는 커버 가능한 수준이야.”
이윽고 문이 열리고,
곤을 따라 윤이 방안으로 발을 들여 놓았다.
“저기, 어디 애들이냐?”
청춘고교의 교문으로 타 학교 남학생들이 들어섰다.
“태평고 같은데?”
“저것들이 백주대낮에 왜 남에 나와바리에.”
농구 골대 주변으로 땀을 식히고 있던 청춘고 남학생 하나가 엉덩이를 떼고 일어나려고 하자, 곁에 있던 남학생이 녀석의 팔을 잡아세웠다.
“야, 구도영이다.”
“구도영?”
“왜. 중학교때 추천 밀려서 농구부 접고 태평고 간 새끼 있었잖아. 맨날 학비 미납으로 학주 한테 고문당하던.”
“어. 그러네?”
“저 새끼, 태평고 가서 넘버 투 됐다던데. 여긴 어쩐일이래?”
“그러게 똘마니까지 대동하고.”
“야, 똘마니치곤, 가운데 키 큰 새끼. 와꾸 좀 쩔지않냐?”
청춘고 두 남학생이 재혁을 쳐다보며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표정이 점차 일그러졌다.
정팔이 검지와 중지를 자신의 두 눈구멍을 찌를 듯 가까이 가져 가더니, 이내 청춘고 두 남학생들을 향해 방향을 돌리며 팔을 뻗어댔다. 즉 지켜보고 있다는 강한 의지를 어필한 것이었다.
“씨바, 저 새끼가.”
구타를 유발하는 배정팔을 향해 청춘고 남학생이 자리를 박차고 튀어 나가려는 찰나였다.
“정팔아, 그러다 눈 찌르것다.”
재혁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만 발을 허디뎌 자신의 눈을 찌르고야 마는 정팔이다.
“아아아악! 내눈! 내눈!!”
청춘고 남학생은 다시금 바닥으로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아… 그냥, 바보구나.”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세 녀석 주변으로 여학생들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한다.
“저기, 태평고 김재혁 맞죠?”
“정말, 너무 잘생겼어요.”
“손 한 번만 잡아봐도 돼요?”
“저 한 번만 만나주시면 안되요?!”
처음 접하는 광경에 당황하는 도영과 달리 어느덧 교통정리를 하고있는 정팔.
“자,자! 우리 재혁이 손 잡아 보고 싶다는 언니 누구에요?”
슬그머니 손을 들어보이는 여학생.
“손 한쪽에 오백원이에요.”
정팔이 여학생에게서 천원을 건네 받을 때다.
“재혁 오빠!!”
소녀들의 새된 목소리 사이로 걸걸한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거기요. 진짜, 우리가 오빠 맞아요?”
미간을 좁히며 정팔이 물었다.
“그쪽이 할 소린 아닌것 같은데요.”
“거참, 가래나 좀 뱉고 와요!”
소녀들과 실랑이를 벌이를 정팔을 뒤로하고, 재혁은 걸음을 계속 이어나갔다.
“저게 뭐야?”
창 밖으로 내려다 보이는 광경에, 방송부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어? 재혁 형이다.”
재혁을 알아본 상엽이 방송실 창 가까이로 몸을 밀착시킨다.
“오~ 역시, 저 와꾸 좀 보소!”
“아는 녀석이야?”
부원 하나가 호기심에 물어 오자, 상엽이 씩 웃어보인다.
“응. 우리 에이스.”
곧이어 운동장으로 황비홍 오프닝 곡이 울려퍼지기 시작하는데,
- 땅-땅- 땅-땅-땅-땅- 땅아앙~
(아 오 치 멘 두이완 총랑~)
땅-땅- 땅-땅-땅-땅- 따아앙~
(르 쉬에 샹 나 홍르광~)
“..방송부 수준하고는…”
교복 바지 주머니로 양 손을 찔러 넣은 채 걸음을 옮기는 도영이 혀를 찼다.
“저희 학교는 어쩐일이에요?”
방송실에서 부터 부리나케 튀어나온 상엽이 거친숨을 몰아 쉬며 재혁의 일행으로 합류했다.
“담배 끊어. 어린 놈이 폐활량이 그게 뭐냐?”
정팔의 핀잔에 상엽은 자신의 갈비뼈에 손을 올렸다.
“얼마나 처맞았던지, 갈비뼈 금간지가 언젠데, 아직 이러네요…”
상엽은 점차 표정이 사라지는 재혁의 얼굴에 말끝을 흐렸다.
“형준이는 몇 반이니?”
재혁의 물음에 상엽의 얼굴로 불안감이 스쳤다.
“4반이요.”
1학년 4반 교실 앞.
상엽의 모습에 문앞으로 나간 형준은 예상치 못한 재혁의 등장에 순간 움찔거렸다.
“형들이 여긴……”
“배달 물건 출처가 누구야?”
단도 직입적인 재혁의 질문에 당황한 형준이 두 눈을 꿈뻑였다.
“형네 학교 통.. 최일두가 찾아왔어요. 물건 배달만 해주면 거금을 주겠다면서.”
“왜 너야?”
“..지금 생각해보면 덫을 친것 같은데, 돈이 너무 급하다 보니까. 미처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거기다 제 바이크 실력을 추켜 세우니.. 저도 모르게 그만 우쭐해져서……”
“덫?”
“윤이는 제가 공사 당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어요. 그때 상황을 돌이켜 보면 하이바가 원하는 건 돈이 아닌 사람이었어요.”
형준의 말에 답답한듯 정팔이 채근한다.
“사람을 원하다니, 누구? 혹시 윤이?”
정팔의 물음에 형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재혁의 한쪽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그날 현장에 하이바가 있었던 거냐?”
“네. 그림자라는 소문과 달리, 하이바가 직접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아니.. 정확히는 윤이를요......”
“...씨발......”
재혁의 두 주먹으로 힘이 들어갔다.
“...하이바랑 무슨 이야기 나눴어?”
나지막이 새어 나오는 음성을 따라 재혁의 긴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 싸이코 새끼랑 무슨 이야기를 나눴겠어요. 좆빠지게 처 맞았죠.”
“그럼, 윤이도 처 맞았니?”
“어... 아뇨… 그게….”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형준.
“그러네… 그 악마 같은 하이바 새끼가, 윤이 오고나서 부턴 무슨 소개팅남 마냥 실실 쪼개기만 했네.”
상엽이 어깨를 으쓱대며 끼어들었다.
“소개팅? 실실 쪼개다니, 그 개자식이 윤이 한테 들이 대기라도 했단 소리야 뭐야?!”
재혁의 언성이 점점 높아졌다.
“정확히 뭐라고 꼬집어 말 할순 없지만, 하이바가 윤이를 쳐다보는 눈 빛이 좀 끈적했다고나 할까.”
여유가 사라진 재혁의 얼굴이 사납다.
“끈적한 눈빛으로 그 개새끼가 윤이에게 뭐라고 지껄였어?”
분위기에 압도된 상엽이 저도 모르게 움츠려 들었다.
“...저 세상급 얼굴이라고......”
재혁의 턱 근육으로 힘이 들어간다.
“...혹시 그 새끼 온 몸을 그림으로 도배했어?”
“..전신까지 잘 모르겠고, 목에 벚꽃 문신이 새겨져 있었어요. 그리고 짝눈이었어요.”
“짝눈?”
“그런 눈은 처음 보는데, 눈동자 색이 달랐어요.”
오드아이다.
오랜 시간 윤의 꿈 속에서 기생하던……
불길함에 초조해지는 재혁.
“간지가 장난 아닌게, 형 이후로 그렇게 잘 생긴 사람은 처음이었어요.”
재혁은 작아진다.
“그 새끼 아지트가 어디냐.”
자신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는 재혁의 눈빛에 형준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저, 저도 몰라요. 물건 배달 의뢰는 최일두에게 받은 거라서...”
형준은 머리위에서 자신을 내려다 보는 재혁의 위압감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앞으로 나 없이 윤이 만나지 마라.”
“네?”
황당함에 형준이 고개를 쳐들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형이 뭔데 그딴 소릴 하는 겁니까?! 형이야 말로, 이제 그만 윤이 좀 놓아주시죠!!”
그러자 형준의 귓가로 그늘진 재혁의 존재가 가까워진다.
“...내가 뭐냐고? 니 친구 애인이다. 새끼야......”
54-2
달깍.
공이를 뚫고 나가지 않는 총알.
이를 지켜보던 여자의 손에서 납작한 총알들이 떨어져 내렸다.
털썩.
사내가 바닥으로 무너져 내리며 오줌을 지렸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주저앉은 윤이 두 손으로 마른 세수를 한다.
더는 자신으로 인해 곤이 부서지길 원치 않았다.
…그가 온전하길 바란다.
“...가자......”
눈앞으로 내밀어진 곤의 손.
한쪽 어깨로 윤의 책가방이 걸려있다.
맞잡은 손이 크고 거칠다.
곤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난 윤은 잠시 여자와 눈을 맞춰 무언의 인사를 나눈 뒤, 좁은 방을 빠져 나갔다.
그리고 또 다시 이어지는 낡고 칙칙한 곤의 방문 앞.
손잡이를 돌리기 전 곤이 입을 뗀다.
“…경고하는데.. 난 섹스파트너 아니면 방에 사람 안 들여.”
“…애인 있어요.”
“그 정도는 커버 가능한 수준이야.”
이윽고 문이 열리고,
곤을 따라 윤이 방안으로 발을 들여 놓았다.
작가의 말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로나 확진으로 늦었습니다.
구독, 관심, 추천 부탁드리오며 즐거운 주말 되소서!
닫기모든 것은 혀끝으로부터 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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