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는 병실에 문턱이 닳도록 오고 있다. 이때가 기회라고 생각했는지 건우오빠가 힘들어 할때 비집고 들어가려고 무던히도 애쓰는 모습이 보여 이제는 안쓰럽기까지 했다.
남자들은 여자들의 그런것에 참 둔한것 같았다. 저리도 뻔히 속이 보이도록 행동하는데 왜 모르는지 참 답답하기 그지 없다. 오늘도 코맹맹이 소리를 하며 건우 오빠에게 걱정어린 위로와 함께 조금씩 내자리를 차리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건우 오빠 단아는 언제 정신을 차릴수 있을까? 단아할머니는 지금 괜찮으신거지"
"할머니는 지금 많이 좋아지셔서 일주일 뒤에 퇴원하기로 했어. 단아는..... "
"우리 단아도 곧 일어날거다 걱정말아라. 나랑 같이 퇴원해야지 그렇지 단아야 눈 뜰거지?"
할머니의 눈가에 눈물방울이 맺혀 도르를 떨어져 내렸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선화는 할머니 곁에 다가가 손을 꼬옥 잡으며 눈물을 머금으며 위로의 말을 내뱉지만 전혀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요즘말로 영혼이 묻어 나지 않는 말이다. 그러니 마음을 울리지 않는 말이다.
나는 이제 할머니 몸에 제법 익숙해 졌다. 이제 내가 단아가 아닌 단아의 할머니인 이순자 여사로 남들에게 비추어 진다는 사실을 인식하였으며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 곧 다시 돌아오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할머니의 몸을 건강하게 지키기로 마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