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좋아하나요? 29 화
조회 : 3,231 추천 : 4 글자수 : 5,011 자 2023-04-03
휴대전화 벨이 울렸다.
나는 음성 사서함으로 넘어가도록 내버려 둘까 하다가 , 마지막 순간에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안나. 엄마와 만났어? 어떻게 됐어?"
순간 내 시선이 루카스에게 향했다.
맙소사!
언니의 목소리를 그가 들은 건 아니겠지?
다행히 루카스는 커다란 그릇에 계란을 풀고 열심히 젓고 있었다.
"만났어."
전화기를 입에 바짝 대고 말했다.
"혹시 지금 자고 있었어? 내가 깨운 거야?"
"아니야."
"이제 일이 거의 끝났어. 내가 말했지?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고."
"응."
"다 마무리 되면 바로 돌아갈게. "
"응."
"엄마와 어떻게 된 건지도 나중에 자세히 말해줘."
"응, 알겠어."
"돌아가면 같이 뭘 할지 의논하자. 하고 싶은 거 있어?"
"어, 아니, 뭐든 괜찮아."
루카스가 고개를 들고 쳐다보았다.
"내일 아침에 다른 약속은 하지 말아요."
그가 속삭이듯 말했다.
"생각한 거 없어? 안나, 뭘 제일 하고 싶어?"
릴라가 끈질기게 물어 왔다.
"특별한 건 없어."
난 루카스에게 고개를 젓는 한편 언니에게 말하면서, 당장이라도 전화를 끊고 싶었다.
제발, 다른 곳에서 통화할 수 있다면......
"안나, 혹시 , 뭐 문제라도 있는 거니?"
"아니야!"
잠시 서로 말이 없었다.
"지금 혼자 있어?"
릴라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물었다.
"아니야......"
릴라가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충격이야. 얌전한 동생을 두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틀렸구나. 남자지?"
릴라는 놀라면서도 재미있어했다.
"응......"
나는 창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내가 알아맞혀 볼까? 캘리포니아에 와서 처음 만난 사람이겠지? 치과의사 녀석이 여기까지 쫓아오지 않았을 테고."
"응......치과의사는 아니야, 더는......"
"그래? 세상에, 세상에! 생각보다 빨리 결정 났구나! 어떻게 된 거니?"
"그냥......"
"알겠어. 지금 자세히 말 못하는 거 이해해. 집에 가서 들을 게. 그땐 아주 자세하게 말해 줘야 해!"
"응."
"그럼 나중에 봐. 귀여운 동생."
나는 천천히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통화 내용을 다시 떠올려 보려고 애썼다.
실수는 하지 않았겠지?
식은땀이 흐르면서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
고개를 돌려 루카스를 보았다.
"누구예요?"
"어, 치과의사에 대해서 묻는 친구예요."
<생각보다 빨리 결정 났구나. 어떻게 된 거니?>
언니가 물은 말이다.
그 말이 왜 루카스와 관계되는 말이 되어 버린 걸까?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
"이제 푹 쉬어요. 갈게요."
루카스는 저녁을 먹고 나를 침대로 다시 데려다 주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내 뺨을 어루만졌다.
예상치 못한 일이라 숨이 탁 막혔다.
그의 엄지손가락이 내 턱 밑으로 미끄러지더니, 내 턱을 살짝 당겨서, 내 시선이 자신을 향하도록 했다.
"여기 있고 싶은데."
"네?"
"혹시 당신한테 무슨 일이 생기도록 놓아둘 수 없으니까.걱정 되니까."
"......"
나는 남자친구를 원해요......
베이비시터를 원하는 게 아니야......
나는 마음이 상해서 눈을 질끈 감았다.
그는 여전히 내 얼굴을 쓰다듬고 있는데, 그 감촉이 말할 수 없이 부드러웠다.
"잘 가요."
나는 애걸할 마음이 없었다.
그는 뒤로 물러나 문 쪽으로 손을 뻗었다.
"가지 말아요......"
그가 문 손잡이를 잡은 순간, 내가 한 말이었다.
루카스는 나를 돌아보면서 다시 안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가 내 뒤에서 문을 닫았다.
나는 등을 방문에 기대고 있고, 그는 거의 내게 기대고 있었다.
지금 내 핏줄이 뛰고 , 욕망이 팔딱거리고, 우리를 에워싼 공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의 입꼬리가 천천히 위로 올라갔고, 나는 그 미소를 맛봐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 잡혔다.
루카스의 셔츠 자락 밑으로 손가락을 찔러 넣어 바지 속으로 사라진 매끈한 몸을 만져보고 싶었다.
그의 살갗을 깨물어 보고 싶고, 그의 거칠거칠한 턱이 내 목에 닿는 느낌을 맛보고 싶었다.
하지만, 여기, 지금, 그가 바로 코앞에 있는데도, 우리를 말릴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도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그 대신 작게 속삭였다.
"당신한테 키스하고 싶어요."
루카스의 얼굴이 기울이며 다가와 내 쪽으로 낮게 숙였다.
하지만 내 입까지는 아니었다.
내 귀까지였다.
"허락할게."
그의 입술이 내 귀에 스치자, 갑자기 나는 너무 벅찼다.
루카스의 셔츠를 움켜쥐고 최대한 가까이 끌어당겼지만, 그는 아직 충분히 다가오지 않았다.
내 두 손이 루카스의 단단한 복부와 내 부드러운 가슴 사이에 끼어 있었다.
나는 욕망으로 숨이 멎고, 몸이 떨릴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는 평온했다.
내 입에서 부드럽고 절실하게 그의 이름이 새어 나오기 전까지는.
그 즉시 루카스의 두 손이 내 엉덩이를 감싸고, 그의 입술이 내 몸에 파고 들었다.
루카스가 나를 들어 올렸고, 나는 온몸으로 그를 휘감았다.
그의 바지에 달린 구리 단추가 방문에 기대고 있는 나를 눌렀다.
그 통증이 기분이 좋은데, 충분치는 않았다.
전혀 충분치 않았다.
루카스의 거칠거칠한 뺨이 내 목과 어깨 사이를 흥분시키는 바람에 나는 완전히 정신을 잃고 상체를 뒤로 젖혔다.
루카스가 내 허리를 움켜쥐고 나를 들어 올렸다.
그러고는 그의 입술이 내 입술에 스쳤다.
부드럽게.
머뭇거리듯.
내가 키스해 주기를 기다리는 루카스.
문득 우리 둘이 처음 키스했을 때가 떠올랐다.
서로의 팔 다리와 혀와 머리카락이 뒤엉킨 채......
루카스가 팔로 나를 휘감으면서 입술로는 나를 풀어헤쳤다.
우리의 입술은 상대방의 의도를 잘도 알아챘다.
우리는 한마음으로 움직이고, 같은 호흡을 나눴다.
루카스의 입술에 닿은 내 몸이 몸서리를 치고, 루카스의 가슴에 닿은 내 심장이 두근거렸다.
나는 릴라가 아니야......
무서웠다.
그는 릴라에게 키스하고 있는 걸까?
루카스가 나를 살그머니 내려 놓았다.
나는 숨이 차고 다리가 휘청 거렸다.
"당신은 준비가 안 됐어."
루카스가 뒤로 물러났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잠깐 생각을 했어요......"
"당신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뛰네."
"그건......"
"난 당신을 너무 밀어 붙이지는 않을 거야. 당신이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으니까."
말없이 1분이 흐르고 나서 마침내 나는 말했다.
"무서워......"
루카스는 아무 말이 없었다.
"당신과 키스하기가 무서워......"
그가 내 얼굴에 흘러내린 머리를 부드럽게 뒤로 넘겼다.
"그럼 안 해도 돼."
"하지만 하고 싶어......"
누가 뭐래도 이건 진심이었다.
내 허리에 와 닿는 루카스의 손가락이 느껴졌다.
루카스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재미있어 하는 흔적이 있는지 찾아보려고 했지만 없었다.
"키스만으로? 섹스는 아니고?"
루카스의 입가에 아주 희미하게 웃음기가 떠올랐다.
그는 모른다.
나는 섹스를 해 본 적이 없다는 걸......
하지만......지금,
루카스가 내 곁에 최대한 가까이 있었으면 싶었다.
내가 그를 놓아주기 싫으니까.
"모르겠어요......"
나는 침대에 벌렁 누웠다.
지금 내 생각은 무엇을 답해야하는지 명료하지 못했다.
루카스도 나를 따라 와 침대에 누웠다.
침대에서 루카스의 체중이 느껴지자, 낯선 기분이 들면서 흥분되었다.
루카스가 베개를 두 개 겹쳐 베고서, 나를 자기 옆에 눕게 하고 담요를 같이 덮었다.
그리고 나를 자기쪽으로 끌어당겼다.
내 머리는 그의 어깨에 얹혔고, 내 뺨은 그의 가슴에 얹혔다.
그가 늘 목에 걸고 다니는 은색 펜던트가, 내 살갗에 닿아 차갑게 느껴 졌다.
루카스의 심장 박동은 흔들림이 없었다.
내 심장 박동은 정상이 아니었다.
그의 심장 박동이 내 심장 박동을 진정 시켰다.
루카스의 손이 내 팔을 따라 내려오더니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 내 눈을 찬찬히 보면서 내 호흡이 느려질 때까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는 차츰 마음이 가라앉았다.
"우리, 아무것도 안 해도 돼."
루카스가 부드럽게 속삭이자, 내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나는 그의 목소리 속에 웅크리고 들어가 거기서 살고 싶었다.
"이걸로 충분해. 진심이야. 안나."
그가 내 이름을 부른다......
스르르 잠이 들기 전, 나는 마지막으로 생각했다.
나는 아니야......
***
현관벨 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
지난밤에 어떻게 잠들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루카스는?
그는 없었다.
조금 피곤했다.
느리게 움직이는 몸의 다른 부분과는 다르게 심장만은 걷잡을 수 없이 뛰었다.
현관문을 활짝 열었다.
루카스가 기립 박수를 보내는 자세로 서 있었다.
블랙 진과 흰색 티셔츠 차림으로 특유의 무심한 매력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잘 잤어요?"
그가 나를 향해 눈부신 미소를 보냈다.
그는 아침부터 나를 고통스럽게 천천히 죽일 모양이다.
내 얼굴이 창백해졌는지, 빨개졌는지 알 수 없었다.
"아침 먹으러 가요."
루카스가 집 안으로 들어서면서 말했다.
"저기, 어디 간다구요?"
"아침 먹으러."
"저, 그럼 준비 해야 하는데......"
"충분히 예쁘니까, 그냥 가요."
"그래도......"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와요. 지금도 너무 예쁜데, 덜 예뻐 보이는 옷으로."
루카스가 싱글싱글 웃으며 소파에 앉았다.
"알았어요."
루카스가 기다리고 있어서, 나는 서둘러 옷을 갈아입었다.
릴라의 옷이 아니라, 내 옷으로.
진 바지와 티셔츠를 .
"가요."
"오늘이 제일 예쁘네. "
루카스는 내 옷차림을 흟어 보더니 고개를 까딱 하고 끄덕였다.
"어제도 예뻤어요. 그래서 싫어요?"
나는 이렇게 말해 놓고 기분이 좋아져 웃음이 났다.
"전혀."
루카스가 싱긋 웃으며 내 옆에서 차 문을 닫았다.
나는 음성 사서함으로 넘어가도록 내버려 둘까 하다가 , 마지막 순간에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안나. 엄마와 만났어? 어떻게 됐어?"
순간 내 시선이 루카스에게 향했다.
맙소사!
언니의 목소리를 그가 들은 건 아니겠지?
다행히 루카스는 커다란 그릇에 계란을 풀고 열심히 젓고 있었다.
"만났어."
전화기를 입에 바짝 대고 말했다.
"혹시 지금 자고 있었어? 내가 깨운 거야?"
"아니야."
"이제 일이 거의 끝났어. 내가 말했지?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고."
"응."
"다 마무리 되면 바로 돌아갈게. "
"응."
"엄마와 어떻게 된 건지도 나중에 자세히 말해줘."
"응, 알겠어."
"돌아가면 같이 뭘 할지 의논하자. 하고 싶은 거 있어?"
"어, 아니, 뭐든 괜찮아."
루카스가 고개를 들고 쳐다보았다.
"내일 아침에 다른 약속은 하지 말아요."
그가 속삭이듯 말했다.
"생각한 거 없어? 안나, 뭘 제일 하고 싶어?"
릴라가 끈질기게 물어 왔다.
"특별한 건 없어."
난 루카스에게 고개를 젓는 한편 언니에게 말하면서, 당장이라도 전화를 끊고 싶었다.
제발, 다른 곳에서 통화할 수 있다면......
"안나, 혹시 , 뭐 문제라도 있는 거니?"
"아니야!"
잠시 서로 말이 없었다.
"지금 혼자 있어?"
릴라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물었다.
"아니야......"
릴라가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충격이야. 얌전한 동생을 두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틀렸구나. 남자지?"
릴라는 놀라면서도 재미있어했다.
"응......"
나는 창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
"내가 알아맞혀 볼까? 캘리포니아에 와서 처음 만난 사람이겠지? 치과의사 녀석이 여기까지 쫓아오지 않았을 테고."
"응......치과의사는 아니야, 더는......"
"그래? 세상에, 세상에! 생각보다 빨리 결정 났구나! 어떻게 된 거니?"
"그냥......"
"알겠어. 지금 자세히 말 못하는 거 이해해. 집에 가서 들을 게. 그땐 아주 자세하게 말해 줘야 해!"
"응."
"그럼 나중에 봐. 귀여운 동생."
나는 천천히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통화 내용을 다시 떠올려 보려고 애썼다.
실수는 하지 않았겠지?
식은땀이 흐르면서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
고개를 돌려 루카스를 보았다.
"누구예요?"
"어, 치과의사에 대해서 묻는 친구예요."
<생각보다 빨리 결정 났구나. 어떻게 된 거니?>
언니가 물은 말이다.
그 말이 왜 루카스와 관계되는 말이 되어 버린 걸까?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
"이제 푹 쉬어요. 갈게요."
루카스는 저녁을 먹고 나를 침대로 다시 데려다 주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내 뺨을 어루만졌다.
예상치 못한 일이라 숨이 탁 막혔다.
그의 엄지손가락이 내 턱 밑으로 미끄러지더니, 내 턱을 살짝 당겨서, 내 시선이 자신을 향하도록 했다.
"여기 있고 싶은데."
"네?"
"혹시 당신한테 무슨 일이 생기도록 놓아둘 수 없으니까.걱정 되니까."
"......"
나는 남자친구를 원해요......
베이비시터를 원하는 게 아니야......
나는 마음이 상해서 눈을 질끈 감았다.
그는 여전히 내 얼굴을 쓰다듬고 있는데, 그 감촉이 말할 수 없이 부드러웠다.
"잘 가요."
나는 애걸할 마음이 없었다.
그는 뒤로 물러나 문 쪽으로 손을 뻗었다.
"가지 말아요......"
그가 문 손잡이를 잡은 순간, 내가 한 말이었다.
루카스는 나를 돌아보면서 다시 안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가 내 뒤에서 문을 닫았다.
나는 등을 방문에 기대고 있고, 그는 거의 내게 기대고 있었다.
지금 내 핏줄이 뛰고 , 욕망이 팔딱거리고, 우리를 에워싼 공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의 입꼬리가 천천히 위로 올라갔고, 나는 그 미소를 맛봐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 잡혔다.
루카스의 셔츠 자락 밑으로 손가락을 찔러 넣어 바지 속으로 사라진 매끈한 몸을 만져보고 싶었다.
그의 살갗을 깨물어 보고 싶고, 그의 거칠거칠한 턱이 내 목에 닿는 느낌을 맛보고 싶었다.
하지만, 여기, 지금, 그가 바로 코앞에 있는데도, 우리를 말릴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도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그 대신 작게 속삭였다.
"당신한테 키스하고 싶어요."
루카스의 얼굴이 기울이며 다가와 내 쪽으로 낮게 숙였다.
하지만 내 입까지는 아니었다.
내 귀까지였다.
"허락할게."
그의 입술이 내 귀에 스치자, 갑자기 나는 너무 벅찼다.
루카스의 셔츠를 움켜쥐고 최대한 가까이 끌어당겼지만, 그는 아직 충분히 다가오지 않았다.
내 두 손이 루카스의 단단한 복부와 내 부드러운 가슴 사이에 끼어 있었다.
나는 욕망으로 숨이 멎고, 몸이 떨릴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는 평온했다.
내 입에서 부드럽고 절실하게 그의 이름이 새어 나오기 전까지는.
그 즉시 루카스의 두 손이 내 엉덩이를 감싸고, 그의 입술이 내 몸에 파고 들었다.
루카스가 나를 들어 올렸고, 나는 온몸으로 그를 휘감았다.
그의 바지에 달린 구리 단추가 방문에 기대고 있는 나를 눌렀다.
그 통증이 기분이 좋은데, 충분치는 않았다.
전혀 충분치 않았다.
루카스의 거칠거칠한 뺨이 내 목과 어깨 사이를 흥분시키는 바람에 나는 완전히 정신을 잃고 상체를 뒤로 젖혔다.
루카스가 내 허리를 움켜쥐고 나를 들어 올렸다.
그러고는 그의 입술이 내 입술에 스쳤다.
부드럽게.
머뭇거리듯.
내가 키스해 주기를 기다리는 루카스.
문득 우리 둘이 처음 키스했을 때가 떠올랐다.
서로의 팔 다리와 혀와 머리카락이 뒤엉킨 채......
루카스가 팔로 나를 휘감으면서 입술로는 나를 풀어헤쳤다.
우리의 입술은 상대방의 의도를 잘도 알아챘다.
우리는 한마음으로 움직이고, 같은 호흡을 나눴다.
루카스의 입술에 닿은 내 몸이 몸서리를 치고, 루카스의 가슴에 닿은 내 심장이 두근거렸다.
나는 릴라가 아니야......
무서웠다.
그는 릴라에게 키스하고 있는 걸까?
루카스가 나를 살그머니 내려 놓았다.
나는 숨이 차고 다리가 휘청 거렸다.
"당신은 준비가 안 됐어."
루카스가 뒤로 물러났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잠깐 생각을 했어요......"
"당신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뛰네."
"그건......"
"난 당신을 너무 밀어 붙이지는 않을 거야. 당신이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으니까."
말없이 1분이 흐르고 나서 마침내 나는 말했다.
"무서워......"
루카스는 아무 말이 없었다.
"당신과 키스하기가 무서워......"
그가 내 얼굴에 흘러내린 머리를 부드럽게 뒤로 넘겼다.
"그럼 안 해도 돼."
"하지만 하고 싶어......"
누가 뭐래도 이건 진심이었다.
내 허리에 와 닿는 루카스의 손가락이 느껴졌다.
루카스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재미있어 하는 흔적이 있는지 찾아보려고 했지만 없었다.
"키스만으로? 섹스는 아니고?"
루카스의 입가에 아주 희미하게 웃음기가 떠올랐다.
그는 모른다.
나는 섹스를 해 본 적이 없다는 걸......
하지만......지금,
루카스가 내 곁에 최대한 가까이 있었으면 싶었다.
내가 그를 놓아주기 싫으니까.
"모르겠어요......"
나는 침대에 벌렁 누웠다.
지금 내 생각은 무엇을 답해야하는지 명료하지 못했다.
루카스도 나를 따라 와 침대에 누웠다.
침대에서 루카스의 체중이 느껴지자, 낯선 기분이 들면서 흥분되었다.
루카스가 베개를 두 개 겹쳐 베고서, 나를 자기 옆에 눕게 하고 담요를 같이 덮었다.
그리고 나를 자기쪽으로 끌어당겼다.
내 머리는 그의 어깨에 얹혔고, 내 뺨은 그의 가슴에 얹혔다.
그가 늘 목에 걸고 다니는 은색 펜던트가, 내 살갗에 닿아 차갑게 느껴 졌다.
루카스의 심장 박동은 흔들림이 없었다.
내 심장 박동은 정상이 아니었다.
그의 심장 박동이 내 심장 박동을 진정 시켰다.
루카스의 손이 내 팔을 따라 내려오더니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 내 눈을 찬찬히 보면서 내 호흡이 느려질 때까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는 차츰 마음이 가라앉았다.
"우리, 아무것도 안 해도 돼."
루카스가 부드럽게 속삭이자, 내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나는 그의 목소리 속에 웅크리고 들어가 거기서 살고 싶었다.
"이걸로 충분해. 진심이야. 안나."
그가 내 이름을 부른다......
스르르 잠이 들기 전, 나는 마지막으로 생각했다.
나는 아니야......
***
현관벨 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
지난밤에 어떻게 잠들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루카스는?
그는 없었다.
조금 피곤했다.
느리게 움직이는 몸의 다른 부분과는 다르게 심장만은 걷잡을 수 없이 뛰었다.
현관문을 활짝 열었다.
루카스가 기립 박수를 보내는 자세로 서 있었다.
블랙 진과 흰색 티셔츠 차림으로 특유의 무심한 매력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잘 잤어요?"
그가 나를 향해 눈부신 미소를 보냈다.
그는 아침부터 나를 고통스럽게 천천히 죽일 모양이다.
내 얼굴이 창백해졌는지, 빨개졌는지 알 수 없었다.
"아침 먹으러 가요."
루카스가 집 안으로 들어서면서 말했다.
"저기, 어디 간다구요?"
"아침 먹으러."
"저, 그럼 준비 해야 하는데......"
"충분히 예쁘니까, 그냥 가요."
"그래도......"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와요. 지금도 너무 예쁜데, 덜 예뻐 보이는 옷으로."
루카스가 싱글싱글 웃으며 소파에 앉았다.
"알았어요."
루카스가 기다리고 있어서, 나는 서둘러 옷을 갈아입었다.
릴라의 옷이 아니라, 내 옷으로.
진 바지와 티셔츠를 .
"가요."
"오늘이 제일 예쁘네. "
루카스는 내 옷차림을 흟어 보더니 고개를 까딱 하고 끄덕였다.
"어제도 예뻤어요. 그래서 싫어요?"
나는 이렇게 말해 놓고 기분이 좋아져 웃음이 났다.
"전혀."
루카스가 싱긋 웃으며 내 옆에서 차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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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별을 좋아하나요? 33 화조회 : 3,371 추천 : 4 댓글 : 4 글자 : 5,482 32.별을 좋아하나요? 32 화조회 : 3,294 추천 : 5 댓글 : 4 글자 : 7,267 31.별을 좋아하나요? 31 화조회 : 3,184 추천 : 4 댓글 : 1 글자 : 4,994 30.별을 좋아하나요? 30 화조회 : 3,165 추천 : 4 댓글 : 1 글자 : 5,545 29.별을 좋아하나요? 29 화조회 : 3,235 추천 : 4 댓글 : 1 글자 : 5,011 28.별을 좋아하나요? 28 화조회 : 2,985 추천 : 5 댓글 : 1 글자 : 5,247 27.별을 좋아하나요? 27 화조회 : 2,871 추천 : 4 댓글 : 1 글자 : 6,359 26.별을 좋아하나요? 26 화조회 : 2,002 추천 : 6 댓글 : 1 글자 : 5,249 25.별을 좋아하나요? 25 화조회 : 2,108 추천 : 4 댓글 : 1 글자 : 5,131 24.별을 좋아하나요? 24 화조회 : 1,963 추천 : 4 댓글 : 2 글자 : 5,665 23.별을 좋아하나요? 23 화조회 : 1,958 추천 : 4 댓글 : 1 글자 : 3,619 22.별을 좋아하나요? 22 화조회 : 1,955 추천 : 5 댓글 : 1 글자 : 6,208 21.별을 좋아하나요? 21 화조회 : 1,911 추천 : 6 댓글 : 1 글자 : 4,823 20.별을 좋아하나요? 20 화조회 : 1,923 추천 : 4 댓글 : 2 글자 : 6,437 19.별을 좋아하나요? 19 화조회 : 2,032 추천 : 6 댓글 : 1 글자 : 5,113 18.별을 좋아하나요? 18 화조회 : 2,111 추천 : 6 댓글 : 1 글자 : 6,374 17.별을 좋아하나요? 17 화조회 : 1,974 추천 : 7 댓글 : 2 글자 : 5,508 16.별을 좋아하나요? 16 화조회 : 1,869 추천 : 5 댓글 : 2 글자 : 5,298 15.별을 좋아하나요? 15 화조회 : 1,926 추천 : 7 댓글 : 2 글자 : 5,885 14.별을 좋아하나요? 14 화조회 : 1,947 추천 : 7 댓글 : 1 글자 : 5,493 13.별을 좋아하나요? 13 화조회 : 2,106 추천 : 8 댓글 : 2 글자 : 5,581 12.별을 좋아하나요? 12 화조회 : 2,013 추천 : 5 댓글 : 0 글자 : 5,386 11.별을 좋아하나요? 11 화조회 : 1,907 추천 : 5 댓글 : 0 글자 : 5,265 10.별을 좋아하나요? 10 화조회 : 1,944 추천 : 5 댓글 : 0 글자 : 5,480 9.별을 좋아하나요? 9 화조회 : 1,985 추천 : 5 댓글 : 0 글자 : 4,972 8.별을 좋아하나요? 8 화조회 : 2,089 추천 : 5 댓글 : 0 글자 : 5,764 7.별을 좋아하나요? 7 화조회 : 2,085 추천 : 5 댓글 : 0 글자 : 5,489 6.별을 좋아하나요? 6 화조회 : 1,939 추천 : 5 댓글 : 0 글자 : 5,442 5.별을 좋아하나요? 5 화조회 : 1,990 추천 : 5 댓글 : 0 글자 : 5,830 4.별을 좋아하나요? 4 화조회 : 2,018 추천 : 6 댓글 : 1 글자 : 5,322 3.별을 좋아하나요? 3 화조회 : 2,556 추천 : 6 댓글 : 2 글자 : 5,998 2.별을 좋아하나요? 2 화조회 : 2,441 추천 : 5 댓글 : 0 글자 : 5,337 1.별을 좋아하나요? 1 화조회 : 7,098 추천 : 7 댓글 : 7 글자 : 4,9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