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조회 : 939 추천 : 0 글자수 : 5,225 자 2022-10-05
궁극의 진화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은 내게 있어 매우 큰 의미를 가졌다.
바로 눈앞의 능력만 보고 흡혈을 하지 않아도 되었고, 더욱 중요한 것은 성장 과정을 명확하게 정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으니까.
궁극의 진화 형태가 아바타라, 즉 화신(化身)이라는 것은 화신의 대상이 되는 신의 능력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다는 얘기.
그렇다면 주은수의 유전자를 가져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당신의 작은 분신, 제임스가 유전자 흡혈에 성공했습니다!]
[카멜레온의 유전자 정보를 토대로 진화합니다]
[특수능력 ‘은신’이 개방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미 겪어봤듯, 은신의 위력은 엄청났다.
그렇게 수많은 몬스터 안에서도 생존했을 정도니...!
“은수야, 난 여기서 할 일이 좀 남아서 그러는데 먼저 나가 있을래?”
주은수가 눈을 크게 떴다.
“네? 어? 그런데 다른 오빠들이나 언니들은 어디로 갔어요?”
그녀는 이제야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아마 다른 일행이 자신을 구해냈고, 나는 의료 키트로 그녀를 살린 것을 아는 모양이었다.
나는 그녀를 보며 미소 지었다.
“아까 나갔어. 나가면 기다리고 있을 거야.”
“아...그런데 오빠, 오빠 혼자 뭘 하려고요? 오빠 게이트 처음이라면서...”
나는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이 주변에 몬스터들 부산물 좀 주워 가려고. 성준이한테 너무 미안하잖아.”
주은수가 그제야 이해를 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친구분 돈 많이 들었죠? 알았어요. 그럼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저는 먼저 나가 있을게요. 몸이 좀 안 좋네요.”
가사(假死) 상태까지 갔던 그녀인지라 당연히 회복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나가 있는 게 나한테는 오히려 좋았다.
“응, 나도 금방 나갈게. 먼저 가 있어.”
주은수는 힘겹게 걸음을 옮겨 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나가는 것을 바라본 후, 나는 다시 게이트 안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저 멀리 빛나는 두 개의 황금빛.
히든 아티팩트는 과연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을까?
나는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그쪽으로 움직였다.
하나는 이미 주은수를 구하면서 정리해둔 구역에 있었고, 하나는 입구에서 대략 오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
너튜브에서 보면, 희귀한 아티팩트 하나 잘 구해서 엄청난 부를 쌓은 헌터들의 이야기도 많았다.
그런데 그들은 산전수전 다 겪다가 우연히 발견한 경우였는데 내 경우에는 그들과는 출발점이 달랐다.
그렇다는 것은, 부를 쌓아가는 속도도 일반 헌터들과는 다르다는 뜻.
나는 남아 있는 몬스터들을 차분하게 정리하면서 히든 아티팩트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까마귀의 능력, 돈벼락이 발동됩니다]
[히든 아티팩트의 존재감이 강해집니다]
[주변 5미터 안에 히든 아티팩트가 존재합니다]
[돈벼락의 레벨이 오르면, 발견할 수 있는 히든 아티팩트의 등급과 수량이 증가합니다]
돈벼락 스킬은 히든 아티팩트가 대충 어디에 있는지도 알려주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돈벼락 스킬 역시 계속 성장이 가능했다.
과연 그 끝은 어디일까?
카메레온의 궁극의 진화 형태가 아바타라인 것처럼, 까마귀도 생각지도 못한 형태를 가지지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주변을 수색하는 사이, 뭔가 눈 안에 들어왔다.
그것은 흙 속에 파묻혀 삐죽 모서리만 나와 있는 상자였다.
상자를 열어보자, 작은 반지 하나가 나왔다.
[가이아의 감응으로 아티팩트의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종류 : 반지]
[등급 : 레어]
[작은 드워프의 결혼반지]
[결혼할 때 서로의 힘이 담긴 반지를 교환하곤 했던 드워프 족의 결혼반지. 반지 안쪽에는 ‘시라’ 와 ‘골린’ 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다]
[부여 능력]
[아이템 강화 2레벨 2회]
[아이템 수리 3레벨 1회]
[근력이 3 늘어납니다]
‘오!’
나는 속으로 환호성을 내질렀다.
아이템을 강화하고, 수리하는 것은 상당한 돈과 재료가 들어간다.
물론 강화 2레벨과 수리 3레벨은 매우 뛰어난 정도의 능력치는 아니지만, 현금으로 환산하면 대략 이천만 원 정도의 가치가 있었다.
처음 사냥을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한 의미가 있는 아티팩트였다.
게다가 깨알 같은 근력 3 증가도 꽤 좋았다.
대략 근력 2당 10킬로그램의 무게를 들 수 있는 근력이라고 본다면, 내 근력은 15킬로그램을 들 수 있을 정도로 늘어났다는 것이니까.
근력이 높아져서 나쁠 것은 전혀 없었다.
첫 히든 아티팩트가 꽤 괜찮은 것이 나오자, 다음 아티팩트에 욕심이 생겼다.
‘다음은 저기구나!’
나는 주변에 널려 있는 몬스터들의 부산물도 부지런히 챙겼다.
일단 너튜브에서 익히 봤던 비싼 것들로만 챙겨도 양이 꽤 되었다.
근력이 늘어난 덕분에 꽤 많은 양의 부산물을 챙긴 나는 다음 목표를 향해 움직였다. 그곳까지의 거리는 대략 삼 킬로미터.
그 과정에서의 몬스터는 그리 많지는 않았다.
빠르게 이동해서 다음 히든 아티팩트에 있는 곳에 당도한 나는 다시 다른 아티팩트를 찾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작은 상자에 들어 있는 목걸이였다.
[가이아의 감응으로 아티팩트의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종류 : 목걸이]
[등급 : 레어]
[순결한 슈리아의 눈물 목걸이]
[순결한 슈리아의 눈물이 담긴 목걸이. 샘물의 요정인 그녀의 눈물에는 마력이 담겨 있어, 모든 공격에 물 속성 공격이 더해지고 물의 능력에 저항력이 올라간다]
[부여 능력]
[모든 공격에 물 속성 공격력 5 부여]
[물 속성의 공격력에 10 저항]
[수중 숨참기 시, 20초의 참기 능력증가]
[순발력이 4 늘어납니다]
물에 관련된 능력치를 지닌 목걸이였다.
나쁘지 않은 옵션이었다.
어쨌든 이제부터 내 공격에는 물 속성 공격력이 5가 추가되고, 나는 물 속성의 공격에 10의 수치를 저항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리고 숨참기 시간이 무려 20초나 늘어난다.
단 1,2 초 차이로 익사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알고 보면, 대단한 능력이었다.
거기다 더해 순발력이 4나 늘어났다.
1초에 주먹을 한 번 내지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순발력 4 증가 수치는 2초에 주먹을 세 번 내지를 수 있을 정도가 된다는 뜻.
2초 안에 공격을 한 번 더 할 수 있다는 것은 꽤 괜찮은 능력이었다.
나는 게이트 안을 다시 둘러보았다.
혹시나 놓친 것이 있나 해서였다.
하지만 내 레벨에서는 두 개가 끝이었다.
‘아쉽네.’
아쉬운 마음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첫 사냥에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나는 부산물과 아티팩트를 챙겨서 게이트의 입구로 향했다.
이곳에서 많은 유전자를 획득하고, 각기 다른 종족으로 진화를 했다.
그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지만, 유전자를 성장시키는 것은 또 다른 얘기.
체력이 따르지 않으면, 유전자 성장에도 한계가 있는 법.
그래서 나는 일단 집으로 돌아가서 쉴 생각이었다.
‘후우...’
나는 게이트의 입구를 통해 바로 바깥으로 빠져나왔다.
아찔한 어둠이 찾아들고, 신선한 공기가 느껴진 순간 갑자기 눈앞이 번쩍거렸다.
‘뭐야!’
“김준수씨다! 김준수씨가 나왔다!”
“김준수씨! 월간 헌터 이슈의 전희진 기자입니다! 대성 그룹의 박지혜 양을 구했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까?”
“THN의 박귀연 기자입니다! 모기 진화자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몬스터들을 잡을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나는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눈살을 찌푸렸다.
내 눈앞에는 수많은 기자들과 구경꾼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그들은 나를 매우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나를 촬영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유명 너튜버도 있었고, 기자나 인플루언서들도 있었다.
“자, 일단 김준수씨는 저희 대성 그룹에서 케어를 하기로 했습니다. 모든 질문은 저희 그룹 홍보팀으로 전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김준수씨는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니 양해해 주십시오.”
어느새 이소희가 내 옆에 와서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내게 나직하게 말했다.
“세단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일단 가시지요.”
여기 있다가는 영문도 모르고 기자들에게 계속 시달릴 것이 뻔했기에 나는 그녀의 뒤를 따랐다.
역시 대기업의 힘은 막강했다.
수많은 기자들이 하이에나처럼 덤볐지만, 대성 그룹에서 나온 비서들과 보안 요원에 의해 나는 무사히 세단에 탈 수 있었다.
‘와...이 차! B사의 플래그쉽 세단이잖아!’
날개 모양의 앰블럼이 보넷에 위풍당당하게 부착되어있는 플래그쉽 세단.
가격만도 5억이 넘어가는 최고급 세단이었다.
이런 차를 준비해둔 것만 봐도, 대성 그룹에서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회장님께서 준수씨를 기다리고 계셔서 결례를 범했습니다. 하지만 저 밖의 기자들에게 시달리는 것보다는 이게 나을 것 같군요.”
앞 좌석에 탄 이소희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기자들이 마치 좀비떼 마냥 마이크와 카메라를 들이대는데 그걸 맨정신에 버틸 일반인이 있을까?
“정신없긴 했습니다. 아, 그런데 지혜는 잘 돌아갔습니까?”
“네. 회장님이 애가 타게 기다리고 계셔서 먼저 돌아갔습니다. 다 김준수씨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뭘요, 전 해야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이소희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지혜는 회장님께서 정말 아끼는 친구입니다. 큰일 해주셨습니다.”
“운이 좋았다고 해두죠.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나는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나는 이소희의 표정을 살폈다.
헌터라면, 그리고 남자라면 그녀를 동경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모도 물론, 실력이나 마인드 자체가 매우 매력적인 여자였으니까.
그런 그녀와 지금 나는 한 차에 타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네...’
나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녀는 유명한 것과는 별개로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귀인...’
그것은 다름 아닌, 그녀가 내게 귀인이라는 점이었다.
그러니까 내게 부와 행운을 가져다줄 존재.
‘친하게 지내서 나쁠 것은 없겠지.’
돈벼락의 능력으로 간파한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 그 사실대로 일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녀를 통해 회장과 이어지고, 그 뒤는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겠지.
하지만 나는 그때, ‘귀인’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모르고 있었다.
그저 내가 박지혜를 구한 것과, ‘귀인’ 이소희가 그 중간에 껴 있는 것은 천지차이라는 것을.
아무튼 우리는 그렇게 대성 그룹으로 향하고 있었다.
회장은 과연 내게 뭐라고 말을 할까?
여러 가지 상상을 하면서 나는 행복해졌다.
오늘따라 모기로 진화한 것이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눈앞의 능력만 보고 흡혈을 하지 않아도 되었고, 더욱 중요한 것은 성장 과정을 명확하게 정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으니까.
궁극의 진화 형태가 아바타라, 즉 화신(化身)이라는 것은 화신의 대상이 되는 신의 능력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다는 얘기.
그렇다면 주은수의 유전자를 가져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당신의 작은 분신, 제임스가 유전자 흡혈에 성공했습니다!]
[카멜레온의 유전자 정보를 토대로 진화합니다]
[특수능력 ‘은신’이 개방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미 겪어봤듯, 은신의 위력은 엄청났다.
그렇게 수많은 몬스터 안에서도 생존했을 정도니...!
“은수야, 난 여기서 할 일이 좀 남아서 그러는데 먼저 나가 있을래?”
주은수가 눈을 크게 떴다.
“네? 어? 그런데 다른 오빠들이나 언니들은 어디로 갔어요?”
그녀는 이제야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아마 다른 일행이 자신을 구해냈고, 나는 의료 키트로 그녀를 살린 것을 아는 모양이었다.
나는 그녀를 보며 미소 지었다.
“아까 나갔어. 나가면 기다리고 있을 거야.”
“아...그런데 오빠, 오빠 혼자 뭘 하려고요? 오빠 게이트 처음이라면서...”
나는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이 주변에 몬스터들 부산물 좀 주워 가려고. 성준이한테 너무 미안하잖아.”
주은수가 그제야 이해를 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친구분 돈 많이 들었죠? 알았어요. 그럼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저는 먼저 나가 있을게요. 몸이 좀 안 좋네요.”
가사(假死) 상태까지 갔던 그녀인지라 당연히 회복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나가 있는 게 나한테는 오히려 좋았다.
“응, 나도 금방 나갈게. 먼저 가 있어.”
주은수는 힘겹게 걸음을 옮겨 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나가는 것을 바라본 후, 나는 다시 게이트 안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저 멀리 빛나는 두 개의 황금빛.
히든 아티팩트는 과연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을까?
나는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그쪽으로 움직였다.
하나는 이미 주은수를 구하면서 정리해둔 구역에 있었고, 하나는 입구에서 대략 오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
너튜브에서 보면, 희귀한 아티팩트 하나 잘 구해서 엄청난 부를 쌓은 헌터들의 이야기도 많았다.
그런데 그들은 산전수전 다 겪다가 우연히 발견한 경우였는데 내 경우에는 그들과는 출발점이 달랐다.
그렇다는 것은, 부를 쌓아가는 속도도 일반 헌터들과는 다르다는 뜻.
나는 남아 있는 몬스터들을 차분하게 정리하면서 히든 아티팩트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까마귀의 능력, 돈벼락이 발동됩니다]
[히든 아티팩트의 존재감이 강해집니다]
[주변 5미터 안에 히든 아티팩트가 존재합니다]
[돈벼락의 레벨이 오르면, 발견할 수 있는 히든 아티팩트의 등급과 수량이 증가합니다]
돈벼락 스킬은 히든 아티팩트가 대충 어디에 있는지도 알려주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돈벼락 스킬 역시 계속 성장이 가능했다.
과연 그 끝은 어디일까?
카메레온의 궁극의 진화 형태가 아바타라인 것처럼, 까마귀도 생각지도 못한 형태를 가지지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주변을 수색하는 사이, 뭔가 눈 안에 들어왔다.
그것은 흙 속에 파묻혀 삐죽 모서리만 나와 있는 상자였다.
상자를 열어보자, 작은 반지 하나가 나왔다.
[가이아의 감응으로 아티팩트의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종류 : 반지]
[등급 : 레어]
[작은 드워프의 결혼반지]
[결혼할 때 서로의 힘이 담긴 반지를 교환하곤 했던 드워프 족의 결혼반지. 반지 안쪽에는 ‘시라’ 와 ‘골린’ 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다]
[부여 능력]
[아이템 강화 2레벨 2회]
[아이템 수리 3레벨 1회]
[근력이 3 늘어납니다]
‘오!’
나는 속으로 환호성을 내질렀다.
아이템을 강화하고, 수리하는 것은 상당한 돈과 재료가 들어간다.
물론 강화 2레벨과 수리 3레벨은 매우 뛰어난 정도의 능력치는 아니지만, 현금으로 환산하면 대략 이천만 원 정도의 가치가 있었다.
처음 사냥을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한 의미가 있는 아티팩트였다.
게다가 깨알 같은 근력 3 증가도 꽤 좋았다.
대략 근력 2당 10킬로그램의 무게를 들 수 있는 근력이라고 본다면, 내 근력은 15킬로그램을 들 수 있을 정도로 늘어났다는 것이니까.
근력이 높아져서 나쁠 것은 전혀 없었다.
첫 히든 아티팩트가 꽤 괜찮은 것이 나오자, 다음 아티팩트에 욕심이 생겼다.
‘다음은 저기구나!’
나는 주변에 널려 있는 몬스터들의 부산물도 부지런히 챙겼다.
일단 너튜브에서 익히 봤던 비싼 것들로만 챙겨도 양이 꽤 되었다.
근력이 늘어난 덕분에 꽤 많은 양의 부산물을 챙긴 나는 다음 목표를 향해 움직였다. 그곳까지의 거리는 대략 삼 킬로미터.
그 과정에서의 몬스터는 그리 많지는 않았다.
빠르게 이동해서 다음 히든 아티팩트에 있는 곳에 당도한 나는 다시 다른 아티팩트를 찾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작은 상자에 들어 있는 목걸이였다.
[가이아의 감응으로 아티팩트의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종류 : 목걸이]
[등급 : 레어]
[순결한 슈리아의 눈물 목걸이]
[순결한 슈리아의 눈물이 담긴 목걸이. 샘물의 요정인 그녀의 눈물에는 마력이 담겨 있어, 모든 공격에 물 속성 공격이 더해지고 물의 능력에 저항력이 올라간다]
[부여 능력]
[모든 공격에 물 속성 공격력 5 부여]
[물 속성의 공격력에 10 저항]
[수중 숨참기 시, 20초의 참기 능력증가]
[순발력이 4 늘어납니다]
물에 관련된 능력치를 지닌 목걸이였다.
나쁘지 않은 옵션이었다.
어쨌든 이제부터 내 공격에는 물 속성 공격력이 5가 추가되고, 나는 물 속성의 공격에 10의 수치를 저항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리고 숨참기 시간이 무려 20초나 늘어난다.
단 1,2 초 차이로 익사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알고 보면, 대단한 능력이었다.
거기다 더해 순발력이 4나 늘어났다.
1초에 주먹을 한 번 내지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순발력 4 증가 수치는 2초에 주먹을 세 번 내지를 수 있을 정도가 된다는 뜻.
2초 안에 공격을 한 번 더 할 수 있다는 것은 꽤 괜찮은 능력이었다.
나는 게이트 안을 다시 둘러보았다.
혹시나 놓친 것이 있나 해서였다.
하지만 내 레벨에서는 두 개가 끝이었다.
‘아쉽네.’
아쉬운 마음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첫 사냥에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나는 부산물과 아티팩트를 챙겨서 게이트의 입구로 향했다.
이곳에서 많은 유전자를 획득하고, 각기 다른 종족으로 진화를 했다.
그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지만, 유전자를 성장시키는 것은 또 다른 얘기.
체력이 따르지 않으면, 유전자 성장에도 한계가 있는 법.
그래서 나는 일단 집으로 돌아가서 쉴 생각이었다.
‘후우...’
나는 게이트의 입구를 통해 바로 바깥으로 빠져나왔다.
아찔한 어둠이 찾아들고, 신선한 공기가 느껴진 순간 갑자기 눈앞이 번쩍거렸다.
‘뭐야!’
“김준수씨다! 김준수씨가 나왔다!”
“김준수씨! 월간 헌터 이슈의 전희진 기자입니다! 대성 그룹의 박지혜 양을 구했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까?”
“THN의 박귀연 기자입니다! 모기 진화자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몬스터들을 잡을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나는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눈살을 찌푸렸다.
내 눈앞에는 수많은 기자들과 구경꾼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그들은 나를 매우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나를 촬영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유명 너튜버도 있었고, 기자나 인플루언서들도 있었다.
“자, 일단 김준수씨는 저희 대성 그룹에서 케어를 하기로 했습니다. 모든 질문은 저희 그룹 홍보팀으로 전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김준수씨는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니 양해해 주십시오.”
어느새 이소희가 내 옆에 와서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내게 나직하게 말했다.
“세단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일단 가시지요.”
여기 있다가는 영문도 모르고 기자들에게 계속 시달릴 것이 뻔했기에 나는 그녀의 뒤를 따랐다.
역시 대기업의 힘은 막강했다.
수많은 기자들이 하이에나처럼 덤볐지만, 대성 그룹에서 나온 비서들과 보안 요원에 의해 나는 무사히 세단에 탈 수 있었다.
‘와...이 차! B사의 플래그쉽 세단이잖아!’
날개 모양의 앰블럼이 보넷에 위풍당당하게 부착되어있는 플래그쉽 세단.
가격만도 5억이 넘어가는 최고급 세단이었다.
이런 차를 준비해둔 것만 봐도, 대성 그룹에서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회장님께서 준수씨를 기다리고 계셔서 결례를 범했습니다. 하지만 저 밖의 기자들에게 시달리는 것보다는 이게 나을 것 같군요.”
앞 좌석에 탄 이소희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기자들이 마치 좀비떼 마냥 마이크와 카메라를 들이대는데 그걸 맨정신에 버틸 일반인이 있을까?
“정신없긴 했습니다. 아, 그런데 지혜는 잘 돌아갔습니까?”
“네. 회장님이 애가 타게 기다리고 계셔서 먼저 돌아갔습니다. 다 김준수씨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뭘요, 전 해야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이소희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지혜는 회장님께서 정말 아끼는 친구입니다. 큰일 해주셨습니다.”
“운이 좋았다고 해두죠.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나는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나는 이소희의 표정을 살폈다.
헌터라면, 그리고 남자라면 그녀를 동경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모도 물론, 실력이나 마인드 자체가 매우 매력적인 여자였으니까.
그런 그녀와 지금 나는 한 차에 타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이네...’
나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녀는 유명한 것과는 별개로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귀인...’
그것은 다름 아닌, 그녀가 내게 귀인이라는 점이었다.
그러니까 내게 부와 행운을 가져다줄 존재.
‘친하게 지내서 나쁠 것은 없겠지.’
돈벼락의 능력으로 간파한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 그 사실대로 일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녀를 통해 회장과 이어지고, 그 뒤는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겠지.
하지만 나는 그때, ‘귀인’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모르고 있었다.
그저 내가 박지혜를 구한 것과, ‘귀인’ 이소희가 그 중간에 껴 있는 것은 천지차이라는 것을.
아무튼 우리는 그렇게 대성 그룹으로 향하고 있었다.
회장은 과연 내게 뭐라고 말을 할까?
여러 가지 상상을 하면서 나는 행복해졌다.
오늘따라 모기로 진화한 것이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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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나혼자 진화 초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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