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별이 되게 해 줘
조회 : 794 추천 : 1 글자수 : 3,868 자 2022-09-14
“빛이 안 난다고. 내가 스타들을 좀 봐와서, 아는데 당신은 그냥 좀 잘생긴 일반인일 뿐이야. 이런 사람한테 성공 타령이나 하다니 내가 미쳤지.”
그는 절레절레 머리를 흔들며 돌아서는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아직 할 말이 더 남았어요?”
“네가 뭔데 날 보고 빛이 안 난다고 해?”
잠시 입을 다문 채 멀뚱히 그를 쳐다보던 제니는 욕실 쪽을 향해 손가락을 들었다.
“가서 거울 좀 봐요.”
말은 당돌하게 했지만, 순식간에 살기가 어린 그의 눈빛이 무서웠다
그녀는 서둘러 팔을 빼며 현관문 손잡이를 잡았다.
“기다려.”
또다시 그의 손이 제니를 붙잡았다.
‘말이 너무 심했나?’
“또…, 왜? 뭐요?”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제니는 두 눈에 힘을 가득 담아서 그를 올려보았다.
“그럼 네가 빛나게 만들어야지.”
“어?”
“날 매니지먼트 한다면서. 앞으로 나한테 반하지나 마.”
그녀의 입술이 서서히 위로 올라갔다.
“그러니까 앞으로 나랑 일한다는 거지? 꺄악, 그럴 줄 알았어.”
제니는 그의 두 손을 꼭 붙들었다.
“나한테 동아줄은 당신밖에 없어, 그건 그쪽도 마찬가지고. 우리 같이 잘 해봐요!”
“손은 좀 놓지.”
“아, 미안요.”
“당신, 그쪽 말고 룬 이라고 불러. 말도 높일 거면 계속 높이던지, 아니면 그냥 편하게 놓던지.”
잠시 머뭇거리던 제니는 씨익 웃었다.
“편하게 할게. 나이는 내가 3살 어리지만, 어쨌든 내가 사장이니까.”
“그럼 나 내일부터 어디로 출근하면 되?”
“어?”
생각지 못한 질문에 제니의 얼굴이 점점 달아올랐다.
“설마 사무실도 없어?”
“이, 있어! 설마 내가 아무 준비도 없이 왔을까 봐. 그런데 찾기가 좀 힘들 수도 있으니까 오는 방법이랑 같이 나중에 메시지로 보내줄게.”
하지만 룬은 여전히 미심쩍은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됐어, 그냥 명함 줘. 내가 알아서 찾아갈 테니까.”
“명함은…, 아직 안 나왔어. 곧 찾으러 갈 거야.”
“솔직히 말해봐. 사무실이 있긴 해?”
“아니거든! 내일 9시까지 청담동 116번지로 와.”
제니는 그가 무어라 말을 하기도 전에 서둘러 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사무실이지 뭐.”
마지막 남은 커다란 파티션으로 주방을 가린 제니는 쓰러지듯 소파에 누웠다.
무채색의 파티션이 좀 답답해 보이긴 했지만, 임시방편으로 생각해 낸 방법치고는 꽤 괜찮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대견해졌다.
“큰소리는 쳤는데 앞으로 뭐부터 해야 할지 하나도 모르겠네.”
그녀의 머릿속에 내일 아침 현관으로 들어설 룬의 모습이 그려졌다.
‘여기 앉아서 멀뚱히 커피나 마시고 있을 수도 없고.’
[깨톡, 깨톡]
연달아 울리는 메시지 소리에 제니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빠?”
하지만 다급하게 들여다본 핸드폰 화면에는 아쉽게도 다른 사람의 이름이 떠 있었다.
“유매니저 아저씨네.”
[제니야 괜찮은 거니? 대표님은 너무 걱정하지 마, 분명 다른 생각이 있거나, 방법을 찾으려고 그러신 걸 거야.]
“그래도 진짜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긴 하구나.”
[감사해요. 그래도 아직은 ...]
메시지를 입력하던 제니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내가 왜 유매니저 생각을 못 했지? 아저씨만 있으면 다 해결 되는 거잖아!”
소속사 초창기부터 아빠와 함께 일했던 그는 여러 감독과 PD까지 넓은 인맥을 가진 사람이었다.
다른 회사에서도 러브콜을 많이 받았지만, 의리를 지킨다며 지금까지 함께 했단 사실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제니는 메시지를 보내는 대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 괜찮으세요?”
[응, 목소리 들어보니 씩씩하네. 밥은 잘 챙겨 먹고 있지?]
“네. 아빠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까 힘내야죠.”
[그래, 잘 생각했어.]
“다른 게 아니라, 부탁드릴 일이 있어서 전화했어요.”
[뭐? 아, 혹시 돈 필요하니? 그런 거라면 얼마든지...]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 저랑 같이 일 할 수 있나 해서요.”
[어? 무슨 일?]
“무슨 일이긴요 하하, 매니지먼트 사업이죠. 아직 한 명 남아있더라고요. 그 친구를 성공시키면 LJ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
그의 대답을 한참 기다렸지만, 어찌 된 일인지 아무런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여보세요?”
[어, 그래. 미안하다, 지금 좀 바빠서 말이야. 그리고 그 부탁은 들어주기 힘들 것 같구나.]
“왜요? 조금 더 생각해보셨다가 다시 대답해 주세요. 당장은 힘들겠지만….”
[이미 다른 곳과 일하고 있단다.]
뒤통수에서부터 싸한 기운이 그녀의 등골을 타고 내려갔다.
“혹시 아리엘이랑요?”
[응 그게…, 그렇게 됐구나. 그럼 다음에 또 통화하자.]
“세상에 믿을 사람 아무도 없다더니….”
넋 나간 꼴로 있던 제니는 다시 핸드폰을 손에 들었다.
“그래, 내가 믿을 건 검색뿐이구나.”
잠시나마 유매니저의 존재를 든든하게 느꼈던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할 수 있어. 아빠도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잖아.”
** 다음날 **
집을 뒤흔들 기세로 울리는 벨소리에 제니는 슬리퍼도 제대로 신지 못하고 현관으로 달려나갔다.
“시간 약속은 칼이네.”
문을 열자마자 따지는 듯한 룬의 목소리가 귀를 찔렀다.
“장난해? 여기 집이잖아. 집에서 너랑 나랑 뭐하게? 라면이라도 끓여주려고?”
“촌스럽긴, 요즘 다 오피스텔에서 시작하는 데.”
당당한 그녀의 태도에 룬은 황당하다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여기가 오피스텔이야? 여긴 그냥 주택이잖아, 집!”
"어머, 사무실이랑 주거랑 같이 있음 그게 오피스텔이지. 저기 책상, 컴퓨터, 소파 안 보여?"
그녀가 손으로 가리키고 있는 쪽을 보니, 세트장 같은 작은 사무공간이 있었다.
"하, 됐다. 그래서 이제 뭐 할 건데?"
"뭐하긴 프로필 사진부터 새로 찍어야지. 찾아보니까 다 옛날꺼더라. 그거 가지고 감독이나 pd 찾아다닐 수는 없잖아."
'이 애 진심이었나?'
그저 떼쓰는 어린아이한테 며칠 맞춰주려는 생각으로 찾아왔던 룬은 하룻밤 새 진지해진 그녀의 분위기가 당황스러웠다.
"다행이야."
"뭐가?"
"날 스타로 만들어 주려는 게 진심인 것 같아서."
순간 찌릿하는 제니의 눈초리에 그는 움찔했다.
"어제는 내가 진심이 아닌 것 같았어?"
속내를 들킨 룬의 귀가 붉게 물들었다.
"그건 아니지만, 좀 대책 없어 보였던 건 사실이지. 이쪽 일도 전혀 모르는 것 같았고."
"그런데..., 옷이 그거 밖에 없어? 어제도 그 옷 입고 있었잖아."
"아직 깨끗한데..."
제니는 풀이 죽은 듯 고개를 숙인 채 후드티를 만지작 거리는 그의 팔을 잡아끌었다.
"옷 부터 사러가자."
"프로필 사진 찍으러 간다며."
"그래, 근데 그거 입고 찍을 거야?"
"아니!"
"그럼 어서가자. 스튜디오 예약시간 맞추려면 서둘러야해."
"응!"
아주 오랜만에 룬은 심장이 두근거리는 걸 느꼈다.
자신의 팔을 잡고 있는 작고 하얀 손.
이 손을 놓지않으면 잡히지 않을 것 같던 꿈이 현실이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에필로그
"매니저님 , 누구?"
취조하는 듯한 아리엘의 질문이 거스리는 듯, 유매니저는 딱딱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왜 그래, 다 듣고 있었으면서. 제니 잖아."
"내가 그걸 몰라서 묻나. 그러니까 무슨 일이냐고요."
"사생활까지 말해야 될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
아리엘은 유매니저 눈앞에 얼굴을 바짝 갖다대었다.
"난 당신 부탁대로 해 줬는데 이러면 곤란하지. 제니한테 전화해서 당장 집에서 나가라고 할까?"
유매니저는 이내 체념한 듯 입을 열었다.
"매니지먼트 사업을 할 건데 같이 일하지 않겠냐고 물었어. 아직 LJ에 남은 사람이 있다고 말이야."
"남은 사람? 아, 걔? 푸흡, 하하하."
그녀는 눈물까지 찔끔 흘리며 웃어댔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진짜 그러네."
"그런데 남은 한 사람이 누구야? 이전 애들 연습생까지 다 데려오는 조건으로 이대표님이랑 협의한 거 잖아."
"이룬 말이야. 기억하지? 무슨 오디션에서 1등했던 애. 좀 지켜봤는데 걔는 안 돼. 내가 이 바닥 생활이 몇 년차인데 딱 보면 알지. 아무튼 그래서?"
"대답하는 거 아까 다 들었잖아. 신경 쓰지마, 내가 만나서 다른 일 하도록 이야기 해 볼 테니까."
"누가 신경쓴대!"
손톱을 잘근 깨물던 아리엘의 입가에 스르륵 미소가 번졌다.
"그러지말고 도와줘. "
"정말?"
"응. 양희 감독이랑은 유매니저도 잘 아는 사이지?"
"그렇지."
"양희 감독이하고 식사자리나 만들어줘. 그래도 인맥은 터줘야지."
"고맙다, 정말. 역시 탑 클래스는 마음도 넓어."
"나 원래 마음 넓거든. 암튼 그 정도는 해 줘도 되."
그는 절레절레 머리를 흔들며 돌아서는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아직 할 말이 더 남았어요?”
“네가 뭔데 날 보고 빛이 안 난다고 해?”
잠시 입을 다문 채 멀뚱히 그를 쳐다보던 제니는 욕실 쪽을 향해 손가락을 들었다.
“가서 거울 좀 봐요.”
말은 당돌하게 했지만, 순식간에 살기가 어린 그의 눈빛이 무서웠다
그녀는 서둘러 팔을 빼며 현관문 손잡이를 잡았다.
“기다려.”
또다시 그의 손이 제니를 붙잡았다.
‘말이 너무 심했나?’
“또…, 왜? 뭐요?”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제니는 두 눈에 힘을 가득 담아서 그를 올려보았다.
“그럼 네가 빛나게 만들어야지.”
“어?”
“날 매니지먼트 한다면서. 앞으로 나한테 반하지나 마.”
그녀의 입술이 서서히 위로 올라갔다.
“그러니까 앞으로 나랑 일한다는 거지? 꺄악, 그럴 줄 알았어.”
제니는 그의 두 손을 꼭 붙들었다.
“나한테 동아줄은 당신밖에 없어, 그건 그쪽도 마찬가지고. 우리 같이 잘 해봐요!”
“손은 좀 놓지.”
“아, 미안요.”
“당신, 그쪽 말고 룬 이라고 불러. 말도 높일 거면 계속 높이던지, 아니면 그냥 편하게 놓던지.”
잠시 머뭇거리던 제니는 씨익 웃었다.
“편하게 할게. 나이는 내가 3살 어리지만, 어쨌든 내가 사장이니까.”
“그럼 나 내일부터 어디로 출근하면 되?”
“어?”
생각지 못한 질문에 제니의 얼굴이 점점 달아올랐다.
“설마 사무실도 없어?”
“이, 있어! 설마 내가 아무 준비도 없이 왔을까 봐. 그런데 찾기가 좀 힘들 수도 있으니까 오는 방법이랑 같이 나중에 메시지로 보내줄게.”
하지만 룬은 여전히 미심쩍은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됐어, 그냥 명함 줘. 내가 알아서 찾아갈 테니까.”
“명함은…, 아직 안 나왔어. 곧 찾으러 갈 거야.”
“솔직히 말해봐. 사무실이 있긴 해?”
“아니거든! 내일 9시까지 청담동 116번지로 와.”
제니는 그가 무어라 말을 하기도 전에 서둘러 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사무실이지 뭐.”
마지막 남은 커다란 파티션으로 주방을 가린 제니는 쓰러지듯 소파에 누웠다.
무채색의 파티션이 좀 답답해 보이긴 했지만, 임시방편으로 생각해 낸 방법치고는 꽤 괜찮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대견해졌다.
“큰소리는 쳤는데 앞으로 뭐부터 해야 할지 하나도 모르겠네.”
그녀의 머릿속에 내일 아침 현관으로 들어설 룬의 모습이 그려졌다.
‘여기 앉아서 멀뚱히 커피나 마시고 있을 수도 없고.’
[깨톡, 깨톡]
연달아 울리는 메시지 소리에 제니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빠?”
하지만 다급하게 들여다본 핸드폰 화면에는 아쉽게도 다른 사람의 이름이 떠 있었다.
“유매니저 아저씨네.”
[제니야 괜찮은 거니? 대표님은 너무 걱정하지 마, 분명 다른 생각이 있거나, 방법을 찾으려고 그러신 걸 거야.]
“그래도 진짜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긴 하구나.”
[감사해요. 그래도 아직은 ...]
메시지를 입력하던 제니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내가 왜 유매니저 생각을 못 했지? 아저씨만 있으면 다 해결 되는 거잖아!”
소속사 초창기부터 아빠와 함께 일했던 그는 여러 감독과 PD까지 넓은 인맥을 가진 사람이었다.
다른 회사에서도 러브콜을 많이 받았지만, 의리를 지킨다며 지금까지 함께 했단 사실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제니는 메시지를 보내는 대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 괜찮으세요?”
[응, 목소리 들어보니 씩씩하네. 밥은 잘 챙겨 먹고 있지?]
“네. 아빠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까 힘내야죠.”
[그래, 잘 생각했어.]
“다른 게 아니라, 부탁드릴 일이 있어서 전화했어요.”
[뭐? 아, 혹시 돈 필요하니? 그런 거라면 얼마든지...]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 저랑 같이 일 할 수 있나 해서요.”
[어? 무슨 일?]
“무슨 일이긴요 하하, 매니지먼트 사업이죠. 아직 한 명 남아있더라고요. 그 친구를 성공시키면 LJ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
그의 대답을 한참 기다렸지만, 어찌 된 일인지 아무런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여보세요?”
[어, 그래. 미안하다, 지금 좀 바빠서 말이야. 그리고 그 부탁은 들어주기 힘들 것 같구나.]
“왜요? 조금 더 생각해보셨다가 다시 대답해 주세요. 당장은 힘들겠지만….”
[이미 다른 곳과 일하고 있단다.]
뒤통수에서부터 싸한 기운이 그녀의 등골을 타고 내려갔다.
“혹시 아리엘이랑요?”
[응 그게…, 그렇게 됐구나. 그럼 다음에 또 통화하자.]
“세상에 믿을 사람 아무도 없다더니….”
넋 나간 꼴로 있던 제니는 다시 핸드폰을 손에 들었다.
“그래, 내가 믿을 건 검색뿐이구나.”
잠시나마 유매니저의 존재를 든든하게 느꼈던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할 수 있어. 아빠도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잖아.”
** 다음날 **
집을 뒤흔들 기세로 울리는 벨소리에 제니는 슬리퍼도 제대로 신지 못하고 현관으로 달려나갔다.
“시간 약속은 칼이네.”
문을 열자마자 따지는 듯한 룬의 목소리가 귀를 찔렀다.
“장난해? 여기 집이잖아. 집에서 너랑 나랑 뭐하게? 라면이라도 끓여주려고?”
“촌스럽긴, 요즘 다 오피스텔에서 시작하는 데.”
당당한 그녀의 태도에 룬은 황당하다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여기가 오피스텔이야? 여긴 그냥 주택이잖아, 집!”
"어머, 사무실이랑 주거랑 같이 있음 그게 오피스텔이지. 저기 책상, 컴퓨터, 소파 안 보여?"
그녀가 손으로 가리키고 있는 쪽을 보니, 세트장 같은 작은 사무공간이 있었다.
"하, 됐다. 그래서 이제 뭐 할 건데?"
"뭐하긴 프로필 사진부터 새로 찍어야지. 찾아보니까 다 옛날꺼더라. 그거 가지고 감독이나 pd 찾아다닐 수는 없잖아."
'이 애 진심이었나?'
그저 떼쓰는 어린아이한테 며칠 맞춰주려는 생각으로 찾아왔던 룬은 하룻밤 새 진지해진 그녀의 분위기가 당황스러웠다.
"다행이야."
"뭐가?"
"날 스타로 만들어 주려는 게 진심인 것 같아서."
순간 찌릿하는 제니의 눈초리에 그는 움찔했다.
"어제는 내가 진심이 아닌 것 같았어?"
속내를 들킨 룬의 귀가 붉게 물들었다.
"그건 아니지만, 좀 대책 없어 보였던 건 사실이지. 이쪽 일도 전혀 모르는 것 같았고."
"그런데..., 옷이 그거 밖에 없어? 어제도 그 옷 입고 있었잖아."
"아직 깨끗한데..."
제니는 풀이 죽은 듯 고개를 숙인 채 후드티를 만지작 거리는 그의 팔을 잡아끌었다.
"옷 부터 사러가자."
"프로필 사진 찍으러 간다며."
"그래, 근데 그거 입고 찍을 거야?"
"아니!"
"그럼 어서가자. 스튜디오 예약시간 맞추려면 서둘러야해."
"응!"
아주 오랜만에 룬은 심장이 두근거리는 걸 느꼈다.
자신의 팔을 잡고 있는 작고 하얀 손.
이 손을 놓지않으면 잡히지 않을 것 같던 꿈이 현실이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에필로그
"매니저님 , 누구?"
취조하는 듯한 아리엘의 질문이 거스리는 듯, 유매니저는 딱딱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왜 그래, 다 듣고 있었으면서. 제니 잖아."
"내가 그걸 몰라서 묻나. 그러니까 무슨 일이냐고요."
"사생활까지 말해야 될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
아리엘은 유매니저 눈앞에 얼굴을 바짝 갖다대었다.
"난 당신 부탁대로 해 줬는데 이러면 곤란하지. 제니한테 전화해서 당장 집에서 나가라고 할까?"
유매니저는 이내 체념한 듯 입을 열었다.
"매니지먼트 사업을 할 건데 같이 일하지 않겠냐고 물었어. 아직 LJ에 남은 사람이 있다고 말이야."
"남은 사람? 아, 걔? 푸흡, 하하하."
그녀는 눈물까지 찔끔 흘리며 웃어댔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진짜 그러네."
"그런데 남은 한 사람이 누구야? 이전 애들 연습생까지 다 데려오는 조건으로 이대표님이랑 협의한 거 잖아."
"이룬 말이야. 기억하지? 무슨 오디션에서 1등했던 애. 좀 지켜봤는데 걔는 안 돼. 내가 이 바닥 생활이 몇 년차인데 딱 보면 알지. 아무튼 그래서?"
"대답하는 거 아까 다 들었잖아. 신경 쓰지마, 내가 만나서 다른 일 하도록 이야기 해 볼 테니까."
"누가 신경쓴대!"
손톱을 잘근 깨물던 아리엘의 입가에 스르륵 미소가 번졌다.
"그러지말고 도와줘. "
"정말?"
"응. 양희 감독이랑은 유매니저도 잘 아는 사이지?"
"그렇지."
"양희 감독이하고 식사자리나 만들어줘. 그래도 인맥은 터줘야지."
"고맙다, 정말. 역시 탑 클래스는 마음도 넓어."
"나 원래 마음 넓거든. 암튼 그 정도는 해 줘도 되."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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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별그램.조회 : 729 추천 : 1 댓글 : 0 글자 : 4,793 6.왜 망했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조회 : 957 추천 : 2 댓글 : 0 글자 : 4,499 5.네가 아니면 안 돼조회 : 791 추천 : 1 댓글 : 0 글자 : 4,849 4.부자는 망해도 삼 년은 먹을 것이 있다?조회 : 761 추천 : 2 댓글 : 0 글자 : 4,075 3.반짝반짝 별이 되게 해 줘조회 : 799 추천 : 1 댓글 : 0 글자 : 3,868 2.아직 한 명이 남아 있어!조회 : 752 추천 : 2 댓글 : 0 글자 : 3,619 1.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조회 : 1,039 추천 : 1 댓글 : 0 글자 : 4,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