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샤의 비밀
조회 : 1,043 추천 : 0 글자수 : 4,225 자 2022-09-30
“아니 누가 우리 도련님을 .”
시종장할아버지가 대공이 안아들고 온 에이샤의 모습에 기절할뻔했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에 숨소리조차 희미했다.
“시종장 아무도 들이지 마.”
그말만 하고 에이샤를 안고 대공의 침실로 데려가 침대에 뉘였다.
피떡이 붙어 있는 윗도리를 벗겨내자 하얀 속살이 드러났다.
가느다라한 목이 온통 손자국으로 피멍이 들어있었다.
목뼈가 부러지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었다.
대공이 한손에 검은 살기가 아닌 황금빛 살기를 가득 채운 후 에이샤의 얼굴에 조금씩 스며들게 했다.
많이 아픈지 인상을 쓰면서도 황금빛 살기를 주는데로 받아들이더니 이내 벌어진 상처가 아물기 시작했고 목주위의 피멍들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대공은 에이샤가 입고 있던 너덜너덜해진 바지까지 모두 벗겨내었다.
또 다시 한손에 황금빛 살기를 가득채운 후 복부부터 허벅지 무릎 그리고 발까지 스며들게 했다.
오래지 않아 원래의 뽀얀 에이샤로 되돌아 왔다.
“시종장”
대공이 시종장을 불렀다.
문을 열고 들어온 시종장은 벗겨져있는 몸의 에이샤를 보고 또 한번 놀랐다.
“대공전하. 도련님이..에이샤 도련님이..없습니다. 있어야 할 물건이 없어요.”
정말 당황했는지 그토록 날카롭고 침착한 시종장이 말까지 더듬었다.
“에이샤의 옷을 가져와. 될수 있으면 가장 편한 것으로.”
시종장은 일단 에이샤의 옷을 챙기러 방을 나갔고 대공은 그 있어야할 물건이 없는곳을 빤히 쳐다보았다.
“에이샤, 너는 너의 몸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대공은 한참을 생각했다.
시종장이 에이샤의 잠옷을 가져와 입혔다.
“도련님이 캬약족이셨습니까?”
대공은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캬약족.. 성별이 따로 없이 태어나 일정한 나이까지 성장한 뒤 본인의 원하는 성향대로 성별을 결정하는 그들은 성서에나 나오는 이종족이었다.
이백년전에 마지막 캬약족이었던 대신관 할리아나가 사망한 후 캬약족은 성서에나 존재하는 존귀한 신분으로 남았고 성서를 읽을 수 있었던 대공과 시종장 황제와 미카엘 넷만이 유일하게 제국에서 캬약족에 대해 알고 있었다.
“대공님께서는 도련님을 처음 뵈었을때부터 알고 계셨던겁니까?”
대공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내것을 알아보았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럼 미카엘님은 어떻게 하시려구요. 제가 보기엔 그분도 도련님을 뵈는 눈빛이 달랐습니다.”
“죽여야지..황제건 황태자건 내것을 탐하는 자는 그 죽음으로 대신하면 된다.”
대공이 지금까지 제국에서 욕심을 부린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시종장 나이가 열 넷이었을때부터 모셔온 대공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제국에 대한 충성? 그런 건 개나 주라 해라..대공에게 그런 것 따위는 없었다.
그의 말대로 모든게 귀찮아서 할리스탄에서 나오지 않고 지낼뿐이었다.
어쩌면 대공은 나른한 삶을 지속하는니 죽음을 원했을지도 모르겠다.
시종장이 알기로 가장 오랫동안 죽지 않고 살아있는 카이탄대공..
시종장의 부모님도 대공을 모셨고 또 그 부모님도 또 그 부모님도..그저 카이탄이라 불리는 대공이 언제부터 할리스탄에 살고 있었는지 아는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인간이 아닐수도..하늘에서 추락한 신일지도..아니 마왕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카이탄은 몬스터가 나타나 인간을 괴롭힐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나타나 검을 살기를 흩뿌리며 단번에 그 많은 몬스터들을 죽였다.
그게 인간을 가엽게 여겨서 였는지 아님 그저 심심풀이 땅콩으로 였는지는 그 누구도 몰랐다.
그랬던 그가 에이샤만은 가지려 했다.
에이샤가 가슴에 가지고 있던 마나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할리아나…보고싶군.’
드넓은 평원에 하얀 눈이 소복히 내리고 있었다. 첫눈이었다.
그날이 되면 모든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며 첫 눈이 오는 날을 기념하였다.
“할리아나 새해야. 우리도 같이 나가자”
카이탄은 할리아나의 손을 이끌며 모두들 모여있는 중앙분수대 앞으로 갔다.
모두들 리코신관님에게 축복을 받으려 줄지어 서 있었다. 드디어 카이탄과 할리아나의 차례가 되었다.
“카이탄, 할리아나 좋은 새해에 너희 둘의 앞날에 축복이 가득하길..”
리코 신관이 카이탄과 할리아나의 이마에 축복의 키스를 해주었다.
“어이 카이탄 할리아나 어서 이리로 오라구.”
동네 아주머니들과 아저씨들이 손에 손을 맞잡고 흥겹게 춤을 추며 축복의 분수대를 돌고 있었다.
“카이탄. 어서 가자.” 이번엔 할리아나가 서둘러 카이탄의 손을 이끌었다.
둘은 춤추는 사람들의 틈에 끼어 발을 구르고 빙그르르돌며 그들을 따라 새해맞이 춤을 추었다.
아직 어린아이들이었던 할리아나와 카이탄은 어른들의 체력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들은 슬쩍 빠져나와 신전안의 연회장으로 들어갔다.
“하악하악.정말 힘들다.”
할리아나가 신전바닥에 그냥 누워 버렸다. 카이탄도 그 옆에 나란히 누워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이름없는 땅덩어리의 유일한 어린아이들..할리아나와 카이탄. 그들은 리코 신관님의 보호아래 열 네 살이 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첫눈 축제때 받은 신관님의 축복..열 네 번째의 축복이었다.
가슴언저리에 뭉쳐 있던 마나의 흐름이 조금씩 빨라지고 있었다.
“축복의 기운이 함깨하길..”
리코 신관님과 마을 사람들이 연호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카이탄과 할리아나는 일어나 신관님께 다가갔다.
신관은 수정으로 된 두 개의 침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너희들은 결정을 한것이냐?‘
신관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카이탄과 할리에나에게 물었다.
“네 저희는 예전부터 이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카이탄의 대답에 할리에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이쪽으로 올라오렴.”
카이탄과 할리에나는 신관의 말에 준비된 수정 침대에 올라가 누웠다.
“저어..신관님..아프지는 않지요?”
할리에나가 살짝 겁에 질린 모습으로 신관에게 묻자
“후후 걱정말거라 아프지는 않겠지만 설사 아픔이 있다해도 너희들은 느끼지 못할 테니..”
신관은 다시한번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올해 첫눈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새로운 탄생제의 준비를 마쳤다.
“자애로우신 주님. 항상 주를 경배하나이다.”
“자애로운신 주님. 항상 주를 경배하나이다.”
신관의 선창에 주민들 모두 기도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기도가 끝날 무렵 신관은 신전의 지붕을 덮고 있던 스테인드글라스를 열었고 그안으로 신의 축복처럼 황금빛 물결이 들어와 카이탄과 할리아나의 몸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신관이 다가와 카이탄과 할리아나의 머리에 양손을 뻗어 황금빛 신력을 분사하자 그들의 몸은 빛으로 감싸져 더 이상 주민들 볼수 없었다.
어느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신관이 두명의 머리에서 손을 떼었고 지붕을 통해 드러오던 축복의 빛도 서서히 줄어들었다.
수정 침대에 누워 있는 두명의 아이들의 모습이 더 이상 예전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았다.
“아아, 신이시여 저희의 기도를 받으소서.”
주민들 모두 엎드려 주신을 찬양했다.
카이탄이 먼저 눈을 떠 옆에 누워있는 할리아나를 바라보았다.
할리아나는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지만 바뀌어져 있는 모습은 저가 상상하던 그 이상이었다.
우선 연보랏빛 긴머리가 수정침대 아래까지 늘어져 있었고 아이였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할리..아나?‘
카이탄은 그녀가 진짜 할리아나인지 이름을 불러보았다.
카이탄의 부름에 그녀가 천천히 눈을 떴다.
그녀의 눈동자는 카이탄의 것과는 다른 오드 아이로 바뀌어져 있었다
. 마치 눈동자에 붉은색과 푸른색의 보석이 박혀있는 것처럼 반짝였다.
바뀌어진 그녀의 모습을 본 리코 신관은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리코신관뿐만아니라 신전에 모인 모든사람들과 카이탄역시 무릎을 꿇었다.
“주신의 현신이신 할리아나..우리모두 당신을 경외하고 섬깁니다.”
“주신의 현신이신 할리아나 대신관님 축복을 내리소서.”
방금 깨어난 할리아나는 이모든상황이 낯설었다. 그저 카이탄과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카이탄..”
할리아나의 목소리로 맨처음 소리내어 말한 것은 주신이 아닌 카이탄이었다.
카이탄은 할리아나의 떨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질적이지만 아름다운 눈으로 카이탄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 집에 가고 싶어.”
카이탄은 곧바로 일어나 할리아나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할리아나보다 머리하나가 더 커져 있는 카이탄은 원래의 붉은눈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떡벌어진 어깨에 연회색머리칼이 허리까지 내려와 있었다.
이상하게도 할리아나의 푸른눈에 카이탄의 가슴에 가득찬 마나의 물결이 보였다.
리코신관님을 보자 그의 가슴에도 마나를 가득 가지고 있었다.
다른점이라면 카이탄의 마나는 푸른빛인데 반해 리코 신관님의 마나는 황금빛이었다.
저를 경외롭게 쳐다보는 모든사람들의 가슴에도 조금씩 마나가 들어있었다.
각각 마나의 성질에따라 보여지는 색감이 달랐다.
문득 자신의 가슴이 보고 싶었다. 할리아나는 잠시 멈추어자신의 가슴을 보았다. 마찬가지로 마나가 넘치듯 차있었다.
다만 자신의 마나는 어떤 색도 없는 무색이었다.
리코신관은 자애롭게 웃으며 할리아나에게 말하였다.
“주신의 현신인 할리아나님. 오늘은 그냥 집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제가 내일 모시러 가겠습니다. 그때 모든 것을 설명드리지요. 카이탄, 대신관님을 잘 보호하거라.”
카이탄은 고개만 끄덕이며 다시 할리아나의 손을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
신관에서 나온 둘은 그제서야 서로를 자세히 바라보았다.
할리아나가 손을 뻗어 카이탄의 바뀐 얼굴을 하나하나 꼼꼼히 만져보았다.
“이게 너의 원래 모습이었구나 카이탄.”
카이탄도 할리아나를 만져보고싶은 충동이 들었다.
“할리아나 만져봐도 되겠습니까?”
할리아나는 카이탄의 손을 들어 제얼굴에 가져다 대었다.
보드러운 살이 손에 닿자 가슴이 찌릿거리기 시작했다.
너무 아름답고 소중해 쉽사리 만질 수 없었다.
특히 두 개의 다른 보석이 박힌 눈으로 올곧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할리아나는 지금껏 세상 그어디에서 본것들과 비교를 할수 없었다.
“정말..아름답습니다. 할리아나”
몇시간전까지만 해도 꼬맹이 둘이 서로 손을 붙잡고 춤을 추며 음식도 먹고 달리기도 하며 그리 뛰어놀았는데 탈피를 하고 나서는 서로의 얼굴을 만지는 것조차도 버거워졌다.
“카이탄..너도 예쁘고 멋져.”
할리아나의 칭찬에 카이탄의 입고리가 살짝 올라갔다. 하지만 가슴 한편은 씁쓸했다.
너는 왜 이리 높은 신분으로 탈피를 하였을까? 과연 내가 너를 지키며 너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너는 대신관의 생활을 견디어 낼 수 있을까? 우리종족의 최고 보호자겸 지도자로 모든 것에 맞설 준비가 되었을까?
수많은 질문에 끝도 없이 밀려왔다.
시종장할아버지가 대공이 안아들고 온 에이샤의 모습에 기절할뻔했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에 숨소리조차 희미했다.
“시종장 아무도 들이지 마.”
그말만 하고 에이샤를 안고 대공의 침실로 데려가 침대에 뉘였다.
피떡이 붙어 있는 윗도리를 벗겨내자 하얀 속살이 드러났다.
가느다라한 목이 온통 손자국으로 피멍이 들어있었다.
목뼈가 부러지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었다.
대공이 한손에 검은 살기가 아닌 황금빛 살기를 가득 채운 후 에이샤의 얼굴에 조금씩 스며들게 했다.
많이 아픈지 인상을 쓰면서도 황금빛 살기를 주는데로 받아들이더니 이내 벌어진 상처가 아물기 시작했고 목주위의 피멍들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대공은 에이샤가 입고 있던 너덜너덜해진 바지까지 모두 벗겨내었다.
또 다시 한손에 황금빛 살기를 가득채운 후 복부부터 허벅지 무릎 그리고 발까지 스며들게 했다.
오래지 않아 원래의 뽀얀 에이샤로 되돌아 왔다.
“시종장”
대공이 시종장을 불렀다.
문을 열고 들어온 시종장은 벗겨져있는 몸의 에이샤를 보고 또 한번 놀랐다.
“대공전하. 도련님이..에이샤 도련님이..없습니다. 있어야 할 물건이 없어요.”
정말 당황했는지 그토록 날카롭고 침착한 시종장이 말까지 더듬었다.
“에이샤의 옷을 가져와. 될수 있으면 가장 편한 것으로.”
시종장은 일단 에이샤의 옷을 챙기러 방을 나갔고 대공은 그 있어야할 물건이 없는곳을 빤히 쳐다보았다.
“에이샤, 너는 너의 몸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대공은 한참을 생각했다.
시종장이 에이샤의 잠옷을 가져와 입혔다.
“도련님이 캬약족이셨습니까?”
대공은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캬약족.. 성별이 따로 없이 태어나 일정한 나이까지 성장한 뒤 본인의 원하는 성향대로 성별을 결정하는 그들은 성서에나 나오는 이종족이었다.
이백년전에 마지막 캬약족이었던 대신관 할리아나가 사망한 후 캬약족은 성서에나 존재하는 존귀한 신분으로 남았고 성서를 읽을 수 있었던 대공과 시종장 황제와 미카엘 넷만이 유일하게 제국에서 캬약족에 대해 알고 있었다.
“대공님께서는 도련님을 처음 뵈었을때부터 알고 계셨던겁니까?”
대공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내것을 알아보았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럼 미카엘님은 어떻게 하시려구요. 제가 보기엔 그분도 도련님을 뵈는 눈빛이 달랐습니다.”
“죽여야지..황제건 황태자건 내것을 탐하는 자는 그 죽음으로 대신하면 된다.”
대공이 지금까지 제국에서 욕심을 부린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시종장 나이가 열 넷이었을때부터 모셔온 대공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제국에 대한 충성? 그런 건 개나 주라 해라..대공에게 그런 것 따위는 없었다.
그의 말대로 모든게 귀찮아서 할리스탄에서 나오지 않고 지낼뿐이었다.
어쩌면 대공은 나른한 삶을 지속하는니 죽음을 원했을지도 모르겠다.
시종장이 알기로 가장 오랫동안 죽지 않고 살아있는 카이탄대공..
시종장의 부모님도 대공을 모셨고 또 그 부모님도 또 그 부모님도..그저 카이탄이라 불리는 대공이 언제부터 할리스탄에 살고 있었는지 아는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인간이 아닐수도..하늘에서 추락한 신일지도..아니 마왕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카이탄은 몬스터가 나타나 인간을 괴롭힐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나타나 검을 살기를 흩뿌리며 단번에 그 많은 몬스터들을 죽였다.
그게 인간을 가엽게 여겨서 였는지 아님 그저 심심풀이 땅콩으로 였는지는 그 누구도 몰랐다.
그랬던 그가 에이샤만은 가지려 했다.
에이샤가 가슴에 가지고 있던 마나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할리아나…보고싶군.’
드넓은 평원에 하얀 눈이 소복히 내리고 있었다. 첫눈이었다.
그날이 되면 모든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며 첫 눈이 오는 날을 기념하였다.
“할리아나 새해야. 우리도 같이 나가자”
카이탄은 할리아나의 손을 이끌며 모두들 모여있는 중앙분수대 앞으로 갔다.
모두들 리코신관님에게 축복을 받으려 줄지어 서 있었다. 드디어 카이탄과 할리아나의 차례가 되었다.
“카이탄, 할리아나 좋은 새해에 너희 둘의 앞날에 축복이 가득하길..”
리코 신관이 카이탄과 할리아나의 이마에 축복의 키스를 해주었다.
“어이 카이탄 할리아나 어서 이리로 오라구.”
동네 아주머니들과 아저씨들이 손에 손을 맞잡고 흥겹게 춤을 추며 축복의 분수대를 돌고 있었다.
“카이탄. 어서 가자.” 이번엔 할리아나가 서둘러 카이탄의 손을 이끌었다.
둘은 춤추는 사람들의 틈에 끼어 발을 구르고 빙그르르돌며 그들을 따라 새해맞이 춤을 추었다.
아직 어린아이들이었던 할리아나와 카이탄은 어른들의 체력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들은 슬쩍 빠져나와 신전안의 연회장으로 들어갔다.
“하악하악.정말 힘들다.”
할리아나가 신전바닥에 그냥 누워 버렸다. 카이탄도 그 옆에 나란히 누워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이름없는 땅덩어리의 유일한 어린아이들..할리아나와 카이탄. 그들은 리코 신관님의 보호아래 열 네 살이 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첫눈 축제때 받은 신관님의 축복..열 네 번째의 축복이었다.
가슴언저리에 뭉쳐 있던 마나의 흐름이 조금씩 빨라지고 있었다.
“축복의 기운이 함깨하길..”
리코 신관님과 마을 사람들이 연호장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카이탄과 할리아나는 일어나 신관님께 다가갔다.
신관은 수정으로 된 두 개의 침대를 준비하고 있었다.
“너희들은 결정을 한것이냐?‘
신관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카이탄과 할리에나에게 물었다.
“네 저희는 예전부터 이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카이탄의 대답에 할리에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이쪽으로 올라오렴.”
카이탄과 할리에나는 신관의 말에 준비된 수정 침대에 올라가 누웠다.
“저어..신관님..아프지는 않지요?”
할리에나가 살짝 겁에 질린 모습으로 신관에게 묻자
“후후 걱정말거라 아프지는 않겠지만 설사 아픔이 있다해도 너희들은 느끼지 못할 테니..”
신관은 다시한번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올해 첫눈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새로운 탄생제의 준비를 마쳤다.
“자애로우신 주님. 항상 주를 경배하나이다.”
“자애로운신 주님. 항상 주를 경배하나이다.”
신관의 선창에 주민들 모두 기도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기도가 끝날 무렵 신관은 신전의 지붕을 덮고 있던 스테인드글라스를 열었고 그안으로 신의 축복처럼 황금빛 물결이 들어와 카이탄과 할리아나의 몸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신관이 다가와 카이탄과 할리아나의 머리에 양손을 뻗어 황금빛 신력을 분사하자 그들의 몸은 빛으로 감싸져 더 이상 주민들 볼수 없었다.
어느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신관이 두명의 머리에서 손을 떼었고 지붕을 통해 드러오던 축복의 빛도 서서히 줄어들었다.
수정 침대에 누워 있는 두명의 아이들의 모습이 더 이상 예전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았다.
“아아, 신이시여 저희의 기도를 받으소서.”
주민들 모두 엎드려 주신을 찬양했다.
카이탄이 먼저 눈을 떠 옆에 누워있는 할리아나를 바라보았다.
할리아나는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지만 바뀌어져 있는 모습은 저가 상상하던 그 이상이었다.
우선 연보랏빛 긴머리가 수정침대 아래까지 늘어져 있었고 아이였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할리..아나?‘
카이탄은 그녀가 진짜 할리아나인지 이름을 불러보았다.
카이탄의 부름에 그녀가 천천히 눈을 떴다.
그녀의 눈동자는 카이탄의 것과는 다른 오드 아이로 바뀌어져 있었다
. 마치 눈동자에 붉은색과 푸른색의 보석이 박혀있는 것처럼 반짝였다.
바뀌어진 그녀의 모습을 본 리코 신관은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리코신관뿐만아니라 신전에 모인 모든사람들과 카이탄역시 무릎을 꿇었다.
“주신의 현신이신 할리아나..우리모두 당신을 경외하고 섬깁니다.”
“주신의 현신이신 할리아나 대신관님 축복을 내리소서.”
방금 깨어난 할리아나는 이모든상황이 낯설었다. 그저 카이탄과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카이탄..”
할리아나의 목소리로 맨처음 소리내어 말한 것은 주신이 아닌 카이탄이었다.
카이탄은 할리아나의 떨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질적이지만 아름다운 눈으로 카이탄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 집에 가고 싶어.”
카이탄은 곧바로 일어나 할리아나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할리아나보다 머리하나가 더 커져 있는 카이탄은 원래의 붉은눈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떡벌어진 어깨에 연회색머리칼이 허리까지 내려와 있었다.
이상하게도 할리아나의 푸른눈에 카이탄의 가슴에 가득찬 마나의 물결이 보였다.
리코신관님을 보자 그의 가슴에도 마나를 가득 가지고 있었다.
다른점이라면 카이탄의 마나는 푸른빛인데 반해 리코 신관님의 마나는 황금빛이었다.
저를 경외롭게 쳐다보는 모든사람들의 가슴에도 조금씩 마나가 들어있었다.
각각 마나의 성질에따라 보여지는 색감이 달랐다.
문득 자신의 가슴이 보고 싶었다. 할리아나는 잠시 멈추어자신의 가슴을 보았다. 마찬가지로 마나가 넘치듯 차있었다.
다만 자신의 마나는 어떤 색도 없는 무색이었다.
리코신관은 자애롭게 웃으며 할리아나에게 말하였다.
“주신의 현신인 할리아나님. 오늘은 그냥 집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제가 내일 모시러 가겠습니다. 그때 모든 것을 설명드리지요. 카이탄, 대신관님을 잘 보호하거라.”
카이탄은 고개만 끄덕이며 다시 할리아나의 손을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
신관에서 나온 둘은 그제서야 서로를 자세히 바라보았다.
할리아나가 손을 뻗어 카이탄의 바뀐 얼굴을 하나하나 꼼꼼히 만져보았다.
“이게 너의 원래 모습이었구나 카이탄.”
카이탄도 할리아나를 만져보고싶은 충동이 들었다.
“할리아나 만져봐도 되겠습니까?”
할리아나는 카이탄의 손을 들어 제얼굴에 가져다 대었다.
보드러운 살이 손에 닿자 가슴이 찌릿거리기 시작했다.
너무 아름답고 소중해 쉽사리 만질 수 없었다.
특히 두 개의 다른 보석이 박힌 눈으로 올곧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할리아나는 지금껏 세상 그어디에서 본것들과 비교를 할수 없었다.
“정말..아름답습니다. 할리아나”
몇시간전까지만 해도 꼬맹이 둘이 서로 손을 붙잡고 춤을 추며 음식도 먹고 달리기도 하며 그리 뛰어놀았는데 탈피를 하고 나서는 서로의 얼굴을 만지는 것조차도 버거워졌다.
“카이탄..너도 예쁘고 멋져.”
할리아나의 칭찬에 카이탄의 입고리가 살짝 올라갔다. 하지만 가슴 한편은 씁쓸했다.
너는 왜 이리 높은 신분으로 탈피를 하였을까? 과연 내가 너를 지키며 너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너는 대신관의 생활을 견디어 낼 수 있을까? 우리종족의 최고 보호자겸 지도자로 모든 것에 맞설 준비가 되었을까?
수많은 질문에 끝도 없이 밀려왔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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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무심한 대공은 백작저의 괴물을 총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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