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조회 : 1,011 추천 : 0 글자수 : 5,549 자 2022-10-07
3기
1/5
단계 클리어.
벌레들의 왕 디아스 토벌 완료.
세이브를 시작합니다.
.
.
.
.
.
.
세이브 완료.
사용자 이진우에게 ㅁㅁ과 얘기할 권리를 드립니다.
제한 시간 1분.
그 공간은 거의 무에 가까웠다.
아무것도 없기에.
무엇이든 생길 수 있는 장소.
그 장소에서 ㅁㅁ은 진우를 보며 이리 운을 땠다.
"허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사용자 이진우"
ㅁㅁ과의 수만번째 만남. 진우는 첫번째와 같이 "네"하고 간결하게 대답했다.
수만번의 죽음을 격어도 ㅁㅁ이 진우를 대하는 태도를 달라지지 않았다.
마치 그녀도 진우가 희귀하는 것을 모르는 듯한 눈치였다.
"일단, 벌레들의 왕 디아스의 토벌 무척 감사합니다."
"......."
진우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사용자 이진우 시간이 없기에 축하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바로 본론을 얘기하자면 사용자 이진우 당신은 앞으로 4명의 초월적인 존재와 싸워주셔야 합니다."
"내가 왜 그러야하지?."
여태까지 순조롭게 그의 말을 따른던 진우가 처음으로 대꾸를 표한다.
"왜 내가 싸우지 않으면 행성이 멸망하기 때문이니까?
인류가 죽으니까? 그럼 그 죽이는건 누군데?!"
"아직 자세히 설명 해드릴 수 없습니다. 부디 용서해주시길."
"언제까지, 언제까지 용서만 구할 생각인거야?! 내 입장은 생각도 안해?! 이유도 모르고 싸우는 사람의 기분을 네가!! 네가 알기는 해?!!!"
어린아이가 어른에게 때를 쓰듯,
진우는 울분을 토해낸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아프고, 괴롭고, 쓸쓸하고, 고통스럽다.
그리고, 그 끝에 모든게 사라진다.
그 회차때 쌓아올린 추억도, 인연도 모두가 사라진다.
그 사실이.
몇 만번이나 재실감한 사실이.
처음부터 다시하면 되지 라고 생각했던 긍정이.
모두가 사라진다.
사라져 분노가 되어 그의 감정을 부추긴다.
'........시이이이이발!!!'
진우도 알고 있다.
이렇게 때쓴다 한들 바뀌는게 없다는 것쯤.
또 시간이 지나면 자신은 괜찮은듯 탈을 쓰고 니스에게 도전하리라는 것도.
그러나 지금 이 감정을 표출하고 싶었다.
나 자신만이 당하는 부조리한 현실을 목매아 외치고 싶었다.
그게 설령 위로 한마디 없다 하더라도.
ㅁㅁ은 진우의 말을 듣고 무미건조한 미소를 선보였다.
그리고는 이내 평소 같이 이리 말한다.
"사용자 이진우 명심하셔야 됩니다. 앞으로 나올 초월적인 존재들은 더 강할 겁니다. 그러니 부디 몸 조심하시길."
그 말은 끝으로 진우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
진우가 나타나자 주변은 환성과 환호로 가득 덮혔다.
진우를 중심으로 원 형태의 관중들이 밀물 들어오듯 가득 찼고, 진우에게 질문을 던진다.
사람이 한대 모여 얘기하면 그 목소리가 웅성웅성 들린다.
"꺼져."
"........"
그의 한마디에 주변은 조용히 얼어붙는다.
그리고 그 속을 진우는 쓸쓸히 걸어나온다.
'.......'
비가 내린다.
한 방울 두 방울로 시작한 비는 시간이 지날 수록 거차게 주변을 덮기 시작한다.
희귀를 하면 진우를 알고 있는 사람은 사라진다.
그 사실을 모르고 있던 게 아니다.
진우도 알고 여태꺼 받아들였고, 잘 적응해왔다.
그래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
그래서 착각했다.
적응과 방심이 다르듯이.
익숙함에 속아 잘못 판단했듯이
진우는 잘하고 있는게 아니라.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타이른 것뿐이라고.
"하아...."
쓸쓸이 산속을 걷는다.
체력이 지치지도 않았것만, 뛸 힘이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멈춰서는 것은 용납되지 않듯이 앞으로 나아간다.
'.......'
비가 내린다.
머리를 적히고,
볼을 타고 내려온 빗물은 마치 눈물을 연상케 한다.
'이번에는 이길거라 생각했는데...'
명치에 대한 타격도 순조로웠다.
그의 공격패턴도 다 외워 여유롭게 회피했다.
그런데, 그런데도 이기지 못했다.
그에게는 비장의 수가...
'비장의 수도 아니지...'
지금까지 니스는 진심을 다하지 않았다.
검을 쓰는 니스는 지금까지 맨손으로 진우를 상대했고,
2만번이 다 되는 죽음또한 승리를 따왔다.
그럼 진심인 그를 이기기 위해서는 진우는 앞으로 몇번을 더 죽어야 하는가.
앞길이 깜깜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승리라는 결론을 향해 달려나아거갔거만, 그 승리가 보이지 않는다.
"하하하하하..."
맥 없는 웃음이 입김을 타고 흘러나온다.
지금 이렇게 힘들어도 몇 시간 뒤면 진우는 다시 니스를 이기기 위해 머리를 굴릴 것이다.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 일어설 것이다.
포기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으니까.
누구하나 알아주지 못해도, 누구하나 알아주지 않으니까.
스스로 강해질 수밖에 없다.
그게 설령 자신을 몰아세우는 일이 있더라도.
그러니까.
지금은 잠시 휴식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아...아...'
나무에 등을 기대고 허리가 쓸어내리듯이 엉덩이를 바닥에 대었다.
'조금만... 조금만 쉬자.'
눈을 감았다.
짧은 시간의 휴식에 안도하며.
꿈을 꾼다.
초등학생때의 꿈을.
공부,돈,건강,취업.
그런 걱정 없이 하루종일 놀아다닐때의 꿈을.
무척이 했복했던 꿈을 꾸었다.
"아...."
눈을 뜬 진우에게 익숙한 얼굴이 시야에 들어온다.
"괜찮으세요.? 숲에서 쓰러져 있길레 동굴로 데리고... 왔어요."
"고블린 주제에 오지랖은."
"보이세요? 하하."
그는 먹쩍은 얼굴로 미소를 선보였다.
그도 그럴게 동굴의 안쪽은 빛이 닿지 않아 손전등이라도 없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진우에게는 감각이, 고블린에게 야행성이 있기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도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고블린이 인간을 도와서 어쩌게 살하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안는 거냐."
녀석이 아무리 특별해도 몬스터인 이상 리스크를 감수하고 인간을 도울 이유 따위 없다.
생명체란 자고로 '나'중심적인 사고방식에서 헤어나올 수 없으니까.
"물론 그럴수 있죠. 그런데 눈 앞에 죽어가는 생명을 모른체 할 정도로 매정하지 않아서."
"그대로 납둬도 안죽거든."
"그렇겠죠 당신은 강하니까, 하지만 다른쪽으로 당신은 죽어있을지도 몰라요."
"......."
녀석이 무엇을 보고 그리 판단했는지 모른다.
딱 봐도 진우가 죽을 상을 하고 있어서?
비오는 산속에 혼자 자고 있어서?
어느쪽이든 이런 부분을 진우는 맘에 들어했을지도 모른다.
"새끼 감이 좋다고 할까 눈치가 좋다고 할까."
"칭찬 감사합니다."
"까우."
"골져 추우면 이리 오세요 제가 안아드리죠."
그의 말에 골져는 그의 품에 안기고, 안정감이 드는지 부르르르 몸을 떤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시겠다면 제가 이야기를 해도 될까요?"
"그래."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나요. 저는 골져가 좋답니다."
'좋아하는거라...'
진우는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본적이 없기에.
애초에 자기가 좋아하는 걸 진지하게 생각해서 알아내야 하는 것인가.
모르겠다.
"대답하기 어려우시다면 질문을 바꾸죠 당신이 지금 원하는건 뭐죠?"
깊게 생각에 잠긴 진우에게 그는 물음을 바꾼다.
"자유로워 지고 싶어."
"그 자유란 정확히 뭐죠."
"........"
'니스에게 이겨서 다음스테이지로 넘어가고 싶나'
'이 지긋긋한 희귀를 그만두고 싶나'
"모르겠어..."
답이 나오지 않는다.
"많이 고민계시네요. 그건 많은 걸 끌어안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
"강한 사람이니까 모든 걸 끌어안을 필요가 없어진게 요즘 세상입니다. 오히려 약자들이 강자의 손에 못이겨끌어들이려하고 있는게 요즘 세상입니다. 조금은 다른 사람한테 상담도 하고 모른척 넘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이 못난 고블린은 생각합니다."
나긋나긋 하면서도 자상한 말투 마치 선생님이 어린아이를 질타하는 목소리다.
진우는 핫하고 콧방귀를 뀐다.
진우가 모른척하고 넘어가면 많이 사람이 죽는다.
상담을 하면 농담하지 말라며 웃겠지.
"고블린 주제세 건방지게."
"건방진 고블린이라 죄송합니다."
그럼에도 그의 말은 진우에게 있어 다소의 위로가 됐다.
"역시 마음에 안드는 녀석이야."
하하하고 진우는 매마르면서도 시원한 웃음을 토해낸다.
그는 그런 진우의 표정을 살핀다.
"처음보다는 좋아지셨군요."
"고맙다고 말해주냐?"
"아니요 감사인사를 들을 정도도 아닙니다."
'겸손한 새끼."
"야."
진우의 대답에 그는 고개를 돌린다.
"왜 그러시죠."
"너는 너를 뭐라고 생각하냐."
정신이 돌아온 만큼 진우의 사고는 사고적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감각 제1 자기 의심을 토대로.
'나.'라는 개체를 알아갈 수록 감각은 강해지는 것이 아닐까 라는 추론을 세웠웠다.
그래서 지금 그 추론을 확인하기 위해 진우는 그에게 물었다.
"'나'라는 개념에 대해서 묻는 것입니까."
"어."
"어려운 질문이면서도 간단한 질문이네요."
씨익 미소를 선보이는 그는 명료한 대답을 선보인다.
"저는 단순한 고블린이며. 골져의 보호자이고 지금 이 순간 한 인간과 대화하고 있는 덧없는 미물 몬스터입니다."
생각해보면.
나를 소개하는 건 많다.
나는 못생겼다. 나는 잘생겼다.
나는 키가 크다, 키가 작다. 등등.
이런 부분도 나를 소개하는 역활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내가 키가 크다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키가 작은 누군가가 있어야 하고, 내가 잘생겼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못생긴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럼, 그 키가 작은 사람, 상대적으로 못생긴 사람은 나를 나로 있게 만들어주는 구성요소 인가?
그리고 이런 1차원 적인 발상만으로 '나를' 알 수 있는 건가?
"모르겠군..."
진우가 그리 중얼거리자 그도 덩달아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은 그걸로 되요. '나'라는 건 그런거니까."
"......."
진우가 훗 하고 콧방귀를 내뱉는다.
알 수 없는 말이었지만, 무슨 뜻인지 어렴풋이 이해는 할 수 있었다.
시간이 간다.
그가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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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 클리어.
벌레들의 왕 디아스 토벌 완료.
세이브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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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 완료.
사용자 이진우에게 ㅁㅁ과 얘기할 권리를 드립니다.
제한 시간 1분.
그 공간은 거의 무에 가까웠다.
아무것도 없기에.
무엇이든 생길 수 있는 장소.
그 장소에서 ㅁㅁ은 진우를 보며 이리 운을 땠다.
"허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사용자 이진우"
ㅁㅁ과의 수만번째 만남. 진우는 첫번째와 같이 "네"하고 간결하게 대답했다.
수만번의 죽음을 격어도 ㅁㅁ이 진우를 대하는 태도를 달라지지 않았다.
마치 그녀도 진우가 희귀하는 것을 모르는 듯한 눈치였다.
"일단, 벌레들의 왕 디아스의 토벌 무척 감사합니다."
"......."
진우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사용자 이진우 시간이 없기에 축하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바로 본론을 얘기하자면 사용자 이진우 당신은 앞으로 4명의 초월적인 존재와 싸워주셔야 합니다."
"내가 왜 그러야하지?."
여태까지 순조롭게 그의 말을 따른던 진우가 처음으로 대꾸를 표한다.
"왜 내가 싸우지 않으면 행성이 멸망하기 때문이니까?
인류가 죽으니까? 그럼 그 죽이는건 누군데?!"
"아직 자세히 설명 해드릴 수 없습니다. 부디 용서해주시길."
"언제까지, 언제까지 용서만 구할 생각인거야?! 내 입장은 생각도 안해?! 이유도 모르고 싸우는 사람의 기분을 네가!! 네가 알기는 해?!!!"
어린아이가 어른에게 때를 쓰듯,
진우는 울분을 토해낸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아프고, 괴롭고, 쓸쓸하고, 고통스럽다.
그리고, 그 끝에 모든게 사라진다.
그 회차때 쌓아올린 추억도, 인연도 모두가 사라진다.
그 사실이.
몇 만번이나 재실감한 사실이.
처음부터 다시하면 되지 라고 생각했던 긍정이.
모두가 사라진다.
사라져 분노가 되어 그의 감정을 부추긴다.
'........시이이이이발!!!'
진우도 알고 있다.
이렇게 때쓴다 한들 바뀌는게 없다는 것쯤.
또 시간이 지나면 자신은 괜찮은듯 탈을 쓰고 니스에게 도전하리라는 것도.
그러나 지금 이 감정을 표출하고 싶었다.
나 자신만이 당하는 부조리한 현실을 목매아 외치고 싶었다.
그게 설령 위로 한마디 없다 하더라도.
ㅁㅁ은 진우의 말을 듣고 무미건조한 미소를 선보였다.
그리고는 이내 평소 같이 이리 말한다.
"사용자 이진우 명심하셔야 됩니다. 앞으로 나올 초월적인 존재들은 더 강할 겁니다. 그러니 부디 몸 조심하시길."
그 말은 끝으로 진우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
진우가 나타나자 주변은 환성과 환호로 가득 덮혔다.
진우를 중심으로 원 형태의 관중들이 밀물 들어오듯 가득 찼고, 진우에게 질문을 던진다.
사람이 한대 모여 얘기하면 그 목소리가 웅성웅성 들린다.
"꺼져."
"........"
그의 한마디에 주변은 조용히 얼어붙는다.
그리고 그 속을 진우는 쓸쓸히 걸어나온다.
'.......'
비가 내린다.
한 방울 두 방울로 시작한 비는 시간이 지날 수록 거차게 주변을 덮기 시작한다.
희귀를 하면 진우를 알고 있는 사람은 사라진다.
그 사실을 모르고 있던 게 아니다.
진우도 알고 여태꺼 받아들였고, 잘 적응해왔다.
그래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
그래서 착각했다.
적응과 방심이 다르듯이.
익숙함에 속아 잘못 판단했듯이
진우는 잘하고 있는게 아니라.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타이른 것뿐이라고.
"하아...."
쓸쓸이 산속을 걷는다.
체력이 지치지도 않았것만, 뛸 힘이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멈춰서는 것은 용납되지 않듯이 앞으로 나아간다.
'.......'
비가 내린다.
머리를 적히고,
볼을 타고 내려온 빗물은 마치 눈물을 연상케 한다.
'이번에는 이길거라 생각했는데...'
명치에 대한 타격도 순조로웠다.
그의 공격패턴도 다 외워 여유롭게 회피했다.
그런데, 그런데도 이기지 못했다.
그에게는 비장의 수가...
'비장의 수도 아니지...'
지금까지 니스는 진심을 다하지 않았다.
검을 쓰는 니스는 지금까지 맨손으로 진우를 상대했고,
2만번이 다 되는 죽음또한 승리를 따왔다.
그럼 진심인 그를 이기기 위해서는 진우는 앞으로 몇번을 더 죽어야 하는가.
앞길이 깜깜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승리라는 결론을 향해 달려나아거갔거만, 그 승리가 보이지 않는다.
"하하하하하..."
맥 없는 웃음이 입김을 타고 흘러나온다.
지금 이렇게 힘들어도 몇 시간 뒤면 진우는 다시 니스를 이기기 위해 머리를 굴릴 것이다.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 일어설 것이다.
포기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으니까.
누구하나 알아주지 못해도, 누구하나 알아주지 않으니까.
스스로 강해질 수밖에 없다.
그게 설령 자신을 몰아세우는 일이 있더라도.
그러니까.
지금은 잠시 휴식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아...아...'
나무에 등을 기대고 허리가 쓸어내리듯이 엉덩이를 바닥에 대었다.
'조금만... 조금만 쉬자.'
눈을 감았다.
짧은 시간의 휴식에 안도하며.
꿈을 꾼다.
초등학생때의 꿈을.
공부,돈,건강,취업.
그런 걱정 없이 하루종일 놀아다닐때의 꿈을.
무척이 했복했던 꿈을 꾸었다.
"아...."
눈을 뜬 진우에게 익숙한 얼굴이 시야에 들어온다.
"괜찮으세요.? 숲에서 쓰러져 있길레 동굴로 데리고... 왔어요."
"고블린 주제에 오지랖은."
"보이세요? 하하."
그는 먹쩍은 얼굴로 미소를 선보였다.
그도 그럴게 동굴의 안쪽은 빛이 닿지 않아 손전등이라도 없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진우에게는 감각이, 고블린에게 야행성이 있기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도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고블린이 인간을 도와서 어쩌게 살하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안는 거냐."
녀석이 아무리 특별해도 몬스터인 이상 리스크를 감수하고 인간을 도울 이유 따위 없다.
생명체란 자고로 '나'중심적인 사고방식에서 헤어나올 수 없으니까.
"물론 그럴수 있죠. 그런데 눈 앞에 죽어가는 생명을 모른체 할 정도로 매정하지 않아서."
"그대로 납둬도 안죽거든."
"그렇겠죠 당신은 강하니까, 하지만 다른쪽으로 당신은 죽어있을지도 몰라요."
"......."
녀석이 무엇을 보고 그리 판단했는지 모른다.
딱 봐도 진우가 죽을 상을 하고 있어서?
비오는 산속에 혼자 자고 있어서?
어느쪽이든 이런 부분을 진우는 맘에 들어했을지도 모른다.
"새끼 감이 좋다고 할까 눈치가 좋다고 할까."
"칭찬 감사합니다."
"까우."
"골져 추우면 이리 오세요 제가 안아드리죠."
그의 말에 골져는 그의 품에 안기고, 안정감이 드는지 부르르르 몸을 떤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시겠다면 제가 이야기를 해도 될까요?"
"그래."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나요. 저는 골져가 좋답니다."
'좋아하는거라...'
진우는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본적이 없기에.
애초에 자기가 좋아하는 걸 진지하게 생각해서 알아내야 하는 것인가.
모르겠다.
"대답하기 어려우시다면 질문을 바꾸죠 당신이 지금 원하는건 뭐죠?"
깊게 생각에 잠긴 진우에게 그는 물음을 바꾼다.
"자유로워 지고 싶어."
"그 자유란 정확히 뭐죠."
"........"
'니스에게 이겨서 다음스테이지로 넘어가고 싶나'
'이 지긋긋한 희귀를 그만두고 싶나'
"모르겠어..."
답이 나오지 않는다.
"많이 고민계시네요. 그건 많은 걸 끌어안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
"강한 사람이니까 모든 걸 끌어안을 필요가 없어진게 요즘 세상입니다. 오히려 약자들이 강자의 손에 못이겨끌어들이려하고 있는게 요즘 세상입니다. 조금은 다른 사람한테 상담도 하고 모른척 넘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이 못난 고블린은 생각합니다."
나긋나긋 하면서도 자상한 말투 마치 선생님이 어린아이를 질타하는 목소리다.
진우는 핫하고 콧방귀를 뀐다.
진우가 모른척하고 넘어가면 많이 사람이 죽는다.
상담을 하면 농담하지 말라며 웃겠지.
"고블린 주제세 건방지게."
"건방진 고블린이라 죄송합니다."
그럼에도 그의 말은 진우에게 있어 다소의 위로가 됐다.
"역시 마음에 안드는 녀석이야."
하하하고 진우는 매마르면서도 시원한 웃음을 토해낸다.
그는 그런 진우의 표정을 살핀다.
"처음보다는 좋아지셨군요."
"고맙다고 말해주냐?"
"아니요 감사인사를 들을 정도도 아닙니다."
'겸손한 새끼."
"야."
진우의 대답에 그는 고개를 돌린다.
"왜 그러시죠."
"너는 너를 뭐라고 생각하냐."
정신이 돌아온 만큼 진우의 사고는 사고적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감각 제1 자기 의심을 토대로.
'나.'라는 개체를 알아갈 수록 감각은 강해지는 것이 아닐까 라는 추론을 세웠웠다.
그래서 지금 그 추론을 확인하기 위해 진우는 그에게 물었다.
"'나'라는 개념에 대해서 묻는 것입니까."
"어."
"어려운 질문이면서도 간단한 질문이네요."
씨익 미소를 선보이는 그는 명료한 대답을 선보인다.
"저는 단순한 고블린이며. 골져의 보호자이고 지금 이 순간 한 인간과 대화하고 있는 덧없는 미물 몬스터입니다."
생각해보면.
나를 소개하는 건 많다.
나는 못생겼다. 나는 잘생겼다.
나는 키가 크다, 키가 작다. 등등.
이런 부분도 나를 소개하는 역활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내가 키가 크다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키가 작은 누군가가 있어야 하고, 내가 잘생겼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못생긴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럼, 그 키가 작은 사람, 상대적으로 못생긴 사람은 나를 나로 있게 만들어주는 구성요소 인가?
그리고 이런 1차원 적인 발상만으로 '나를' 알 수 있는 건가?
"모르겠군..."
진우가 그리 중얼거리자 그도 덩달아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은 그걸로 되요. '나'라는 건 그런거니까."
"......."
진우가 훗 하고 콧방귀를 내뱉는다.
알 수 없는 말이었지만, 무슨 뜻인지 어렴풋이 이해는 할 수 있었다.
시간이 간다.
그가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작가의 말
등록된 작가의 말이 없습니다.
닫기일반인이 희귀해도 일반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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