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회 - 미 대통령 비밀 특사
조회 : 1,106 추천 : 0 글자수 : 3,546 자 2023-02-01
서울특별시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 회의실.
넓은 테이블에 마주 앉은 김규현 국정원장과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장은 웃으면서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다 잠시 대화가 끊기자 각자 찻잔을 들었다.
김규현 국정원장 옆에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앉아있지만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
윌리엄 번스 국장 옆에 앉아있는 금발의 여성은 CIA 과학기술국 직원으로 자신보다 한참 떨어지는 직급이다.
자신과 동격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왔어야 한다.
폭스 요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녀는 편안한 표정으로 웃음을 머금고 두 사람의 대화에 호응해주고 있다.
잠시 후 회의실 문이 열리고 대통령실의 직원이 들어서자 네 사람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통령님 들어 오십니다."
곧이어 윤 대통령이 들어오면서 밝게 인사를 건네자 번스 국장과 폭스 요원은 그에게 한걸음 가까이 다가와 그와 악수하며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한국식 인사법이 익숙한 듯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잠시 후. 테이블 상석에 대통령이 앉자 네 사람은 양쪽으로 서로 마주 보며 나란히 앉았다.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대통령이 말하자 번스 국장과 폭스 요원 뒤에 앉은 통역사가 나지막이 그들에게 속삭였다.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서 온 저희들에게 시간을 내주신 대통령께 감사드립니다."
통역사가 한국말로 통역을 하자 대통령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준비한 내용들을 바로 공개하겠습니다."
폭스 요원이 일어나더니 스크린 앞으로 이동하자 회의실 불이 꺼지더니 스크린 화면이 환하게 밝아졌다.
최근에 만들어진 미합중국 중앙정보국 1급 기밀 문건이다.
영어와 한글이 동시에 나오며 브리핑이 시작되자 회의실에는 무거운 기운이 감돌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된 브리핑은 북한의 핵실험 현황으로 이어지더니 NASA의 보고서에 긴 시간을 할애했다.
폭스 요원은 대통령과 자국 정보국장 앞에서 전혀 긴장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여유 있는 태도로 브리핑을 이어 나갔다.
그녀의 브리핑을 지켜보던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핵심을 날카롭게 추려내며 정확하게 정보를 해석하는 그녀의 능력에 속으로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녀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대신 한국에 온 이유이다.
"이곳은 우루과이 푼타 델 디아블로(Punta del Diablo) 라는 작은 어촌마을입니다."
스크린에 해변가에 앉아 있는 어린 소녀가 나타나자 회의실에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 아이는 현지에서 '마녀 소녀'라고 불리는 6세 소녀로 본명은 페르데입니다."
"과학기술국 보고서에 따르면 이 소녀는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현상들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스크린에 페드레가 각종 테스트와 정밀검사를 받는 장면이 나오고 그 결과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자 국정원장과 국가안보실장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서로를 바라봤다.
"하지만 NASA에 잡힌 외계 메시지에는 이 소녀에 대한 정보가 없습니다."
"다음은 최근 세계 각지에서 나타난 화산폭발 자료입니다."
인도네시아 발리섬 아궁(Agung) 화산 분화 (2017년 11월 21일)
미국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 분화 (2018년 5월 3일, 2021년 9월 29일)
과테말라 푸에고 화산 분화 (2018년 6월 3일)
뉴질랜드 화아키리/화이트섬 분화 (2019년 12월 9일)
필리핀 타알(Taal) 화산 분화 (2020년 1월 12일, 2021년 7월 1일)
아이슬란드 파그라달스피아들(Fagradalsfjall) 화산 분화 (2021년 3월 19일, 2022년 8월 3일)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라 팔마 섬 쿰브레 비에하 화산 분화(2021년 9월 19일)
통가 해저 화산 폭발(2022년 1월 15일)
러시아 캄차카 반도 베지미아니 화산 분화(2022년 5월 28일)
미국 하와이 마우나로아 화산 분화 (2022년 11월 28일)
"이 화산들이 분화한 날짜에 주목해주십시오. 다음은 페르데가 열병으로 병원을 방문하거나 입원한 날짜입니다."
곧이어 스크린에 페르데가 병원을 방문한 날짜가 나오더니 곧이어 화산 분화 날짜와 비교한 도표가 나오자 오랫동안 정적이 감돌던 회의실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10회의 모든 날짜들이 일치한다.
"미국 지질조사국과 예일대 지구 및 행성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공동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3년 안에 북한 백두산이 폭발할 확률이 99%, 1년 안에 폭발할 확률 85%, 6개월 안에 폭발할 확률은 69%입니다."
"그럼 그 소녀는 천성적으로 열병을 앓고 있는 겁니까?"
김규현 국정원장이 질문하자 통역사로부터 말을 전해 들은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소녀는 주기적으로 열병을 앓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또 언제 열병이 찾아올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말문이 막힌 그는 더 이상 질문이 없는 듯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럼 NASA에서 울릉도에 사는 그 아이를 찾는 것이 이런 현상들과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한참 동안 침묵에 잠겼던 대통령이 질문을 하자 통역사로부터 내용을 전해 들은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대통령 각하, NASA에 잡힌 우주 신호 중 지금까지 인류가 해석할 수 있는 메시지는 딱 세 가지입니다. 그 '나필승'이라는 아이와 화산폭발, 그리고 특정 날짜입니다."
"특정 날짜?"
대통령이 되묻자 그녀는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그건 백악관에서 대통령께 직접 말씀드리겠다고 하십니다."
국정원장과 국가안보실장이 그녀의 대답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자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대통령님과 직접 대화하기를 원하십니다."
대통령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국정원장과 국가안보실장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자신들도 알아서는 안 될 1급 기밀정보다.
----------------------------------------------------
다음 날 아침. 경상북도 울릉군 필승의 집.
거실에서 소파에 앉아 TV를 보던 혜린은 탁자 위에 스마트폰이 울리자 몸을 일으켜 폰을 집어 들었다.
리모컨에서 음소거 버튼을 누른 그녀는 얼른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필승 어머니, 대통령실입니다.
-아..네.
-날짜가 잡혔습니다. 모레 출발하실 수 있나요?
-네. 가능해요.
그녀는 이미 출국을 대비해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다.
-그럼 저희가 모레 아침 댁으로 모시러 가겠습니다.
-그런데 공항까지는 어떻게...
-저희가 헬기로 서울공항까지 모셔다드립니다.
-서울공항이요?
김포공항에서 국제선을 타본 적 없는 그녀가 놀라 되묻자 그가 친절하게 대답했다.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로 출국하십니다.
-예?
-대통령 전용기로 출국하시면 됩니다.
-네? 아니 어떻게 우리가...
TV에서 자주 보았던 대통령 전용기를 떠올린 그녀가 놀라며 묻자 그가 친절하게 대답했다.
-아..그게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가 아니라 미국 대통령 전용기입니다. 오늘 서울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예?
침착함을 유지하려던 그녀는 결국 미국 대통령 전용기라는 말에 크게 놀라며 할 말을 잃었다.
영화에서 보았던 '에어포스원'이다.
넓은 테이블에 마주 앉은 김규현 국정원장과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장은 웃으면서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다 잠시 대화가 끊기자 각자 찻잔을 들었다.
김규현 국정원장 옆에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앉아있지만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
윌리엄 번스 국장 옆에 앉아있는 금발의 여성은 CIA 과학기술국 직원으로 자신보다 한참 떨어지는 직급이다.
자신과 동격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왔어야 한다.
폭스 요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녀는 편안한 표정으로 웃음을 머금고 두 사람의 대화에 호응해주고 있다.
잠시 후 회의실 문이 열리고 대통령실의 직원이 들어서자 네 사람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통령님 들어 오십니다."
곧이어 윤 대통령이 들어오면서 밝게 인사를 건네자 번스 국장과 폭스 요원은 그에게 한걸음 가까이 다가와 그와 악수하며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한국식 인사법이 익숙한 듯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잠시 후. 테이블 상석에 대통령이 앉자 네 사람은 양쪽으로 서로 마주 보며 나란히 앉았다.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대통령이 말하자 번스 국장과 폭스 요원 뒤에 앉은 통역사가 나지막이 그들에게 속삭였다.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서 온 저희들에게 시간을 내주신 대통령께 감사드립니다."
통역사가 한국말로 통역을 하자 대통령은 부드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준비한 내용들을 바로 공개하겠습니다."
폭스 요원이 일어나더니 스크린 앞으로 이동하자 회의실 불이 꺼지더니 스크린 화면이 환하게 밝아졌다.
최근에 만들어진 미합중국 중앙정보국 1급 기밀 문건이다.
영어와 한글이 동시에 나오며 브리핑이 시작되자 회의실에는 무거운 기운이 감돌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작된 브리핑은 북한의 핵실험 현황으로 이어지더니 NASA의 보고서에 긴 시간을 할애했다.
폭스 요원은 대통령과 자국 정보국장 앞에서 전혀 긴장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여유 있는 태도로 브리핑을 이어 나갔다.
그녀의 브리핑을 지켜보던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핵심을 날카롭게 추려내며 정확하게 정보를 해석하는 그녀의 능력에 속으로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녀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대신 한국에 온 이유이다.
"이곳은 우루과이 푼타 델 디아블로(Punta del Diablo) 라는 작은 어촌마을입니다."
스크린에 해변가에 앉아 있는 어린 소녀가 나타나자 회의실에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 아이는 현지에서 '마녀 소녀'라고 불리는 6세 소녀로 본명은 페르데입니다."
"과학기술국 보고서에 따르면 이 소녀는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현상들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스크린에 페드레가 각종 테스트와 정밀검사를 받는 장면이 나오고 그 결과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자 국정원장과 국가안보실장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서로를 바라봤다.
"하지만 NASA에 잡힌 외계 메시지에는 이 소녀에 대한 정보가 없습니다."
"다음은 최근 세계 각지에서 나타난 화산폭발 자료입니다."
인도네시아 발리섬 아궁(Agung) 화산 분화 (2017년 1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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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파그라달스피아들(Fagradalsfjall) 화산 분화 (2021년 3월 19일, 2022년 8월 3일)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라 팔마 섬 쿰브레 비에하 화산 분화(2021년 9월 19일)
통가 해저 화산 폭발(2022년 1월 15일)
러시아 캄차카 반도 베지미아니 화산 분화(2022년 5월 28일)
미국 하와이 마우나로아 화산 분화 (2022년 11월 28일)
"이 화산들이 분화한 날짜에 주목해주십시오. 다음은 페르데가 열병으로 병원을 방문하거나 입원한 날짜입니다."
곧이어 스크린에 페르데가 병원을 방문한 날짜가 나오더니 곧이어 화산 분화 날짜와 비교한 도표가 나오자 오랫동안 정적이 감돌던 회의실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10회의 모든 날짜들이 일치한다.
"미국 지질조사국과 예일대 지구 및 행성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공동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3년 안에 북한 백두산이 폭발할 확률이 99%, 1년 안에 폭발할 확률 85%, 6개월 안에 폭발할 확률은 69%입니다."
"그럼 그 소녀는 천성적으로 열병을 앓고 있는 겁니까?"
김규현 국정원장이 질문하자 통역사로부터 말을 전해 들은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소녀는 주기적으로 열병을 앓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또 언제 열병이 찾아올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말문이 막힌 그는 더 이상 질문이 없는 듯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럼 NASA에서 울릉도에 사는 그 아이를 찾는 것이 이런 현상들과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한참 동안 침묵에 잠겼던 대통령이 질문을 하자 통역사로부터 내용을 전해 들은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대통령 각하, NASA에 잡힌 우주 신호 중 지금까지 인류가 해석할 수 있는 메시지는 딱 세 가지입니다. 그 '나필승'이라는 아이와 화산폭발, 그리고 특정 날짜입니다."
"특정 날짜?"
대통령이 되묻자 그녀는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그건 백악관에서 대통령께 직접 말씀드리겠다고 하십니다."
국정원장과 국가안보실장이 그녀의 대답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자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대통령님과 직접 대화하기를 원하십니다."
대통령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국정원장과 국가안보실장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자신들도 알아서는 안 될 1급 기밀정보다.
----------------------------------------------------
다음 날 아침. 경상북도 울릉군 필승의 집.
거실에서 소파에 앉아 TV를 보던 혜린은 탁자 위에 스마트폰이 울리자 몸을 일으켜 폰을 집어 들었다.
리모컨에서 음소거 버튼을 누른 그녀는 얼른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필승 어머니, 대통령실입니다.
-아..네.
-날짜가 잡혔습니다. 모레 출발하실 수 있나요?
-네. 가능해요.
그녀는 이미 출국을 대비해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다.
-그럼 저희가 모레 아침 댁으로 모시러 가겠습니다.
-그런데 공항까지는 어떻게...
-저희가 헬기로 서울공항까지 모셔다드립니다.
-서울공항이요?
김포공항에서 국제선을 타본 적 없는 그녀가 놀라 되묻자 그가 친절하게 대답했다.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로 출국하십니다.
-예?
-대통령 전용기로 출국하시면 됩니다.
-네? 아니 어떻게 우리가...
TV에서 자주 보았던 대통령 전용기를 떠올린 그녀가 놀라며 묻자 그가 친절하게 대답했다.
-아..그게 대한민국 대통령 전용기가 아니라 미국 대통령 전용기입니다. 오늘 서울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예?
침착함을 유지하려던 그녀는 결국 미국 대통령 전용기라는 말에 크게 놀라며 할 말을 잃었다.
영화에서 보았던 '에어포스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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