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깨달음
조회 : 1,013 추천 : 0 글자수 : 1,089 자 2022-12-05
-너네 얼른 가기나 해. 낸시 올지도 모른단 말이야.
우리를 지켜보던 겨울 여우가, 뒤늦게 투덜거렸다.
이렇게 일찍 보내주는 게 아쉽긴 하지만, 이제는 약속대로 떠나줄 때겠지.
나는 웃으며 겨울 여우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덕분에 즐거웠어, 안녕.”
그리고, 겨울 여우는 배웅 인사인 듯, 한 마디를 쏘아붙였다.
-한눈팔아서, 미끄러지지나 말라고.
아, 진짜 귀엽다니까.
겨울 여우를 보낸 후.
나와 그는 온 길 그대로 숲을 걸어갔다.
나는 그를 보며, 물었다.
“좋은 경험이었어요, 그렇죠?”
“마음에 드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그도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숲길을 걸으며, 나는 내가 빌었던 소원을 떠올렸다.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
그리고, 그까지.
그때, 그가 생각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뭘까.
나는 자연스레 그와 발걸음을 맞추면서도, 떠올렸다.
이제는 나도 이 감정이, 단순한 우정이 아님을 알았다.
그저, 그가 좋은 사람이라서.
계약 관계를 바탕으로 두긴 했지만, 나에게 순수하게 잘해주는 사람이라서.
단순히 사람과 사람의, 인간적인 호감 같은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에게 품은 감정 역시, 일반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그 순간 떠올렸다.
내가 그를 좋아하는구나.
따지고 보면 단순한 사실,
그리고 명확한 마음.
이렇게 정답이 나와 있는데.
왜 바보스러울 정도로 몰랐는지.
사랑은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게 틀림없다.
그와 함께했던 순간부터, 며칠 간이고 느껴왔던 것을 이제야 깨닫게 만들다니.
함께 있을 때 행복하고.
어떨 땐, 가슴 잔뜩 떨리게 하다가도 나를 자꾸만, 유치하게 만들고.
일상생활 속에서도 자꾸 생각이 나고, 신경 쓰이는.
이 감정.
이 감정을 받아들이며, 나는 작게 심호흡했다.
그리고, 어느새 다다른 마차 앞에서.
“에피넬.”
그는, 당연하게도 내게 손을 내밀었다.
단순히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었다.
그저 그가 갖춘 예의도 아니었고.
나를 신경 쓰는 마음이 느껴지는, 사소한 다정함에서 묻어나오는 배려.
그런 그가 좋으면서도.
그런 그 옆에 머물고 싶으면서도.
그렇게만 남는 것이 아니라.
그의 마음을 알고 싶은 건, 어쩔 수 없었다.
우리를 지켜보던 겨울 여우가, 뒤늦게 투덜거렸다.
이렇게 일찍 보내주는 게 아쉽긴 하지만, 이제는 약속대로 떠나줄 때겠지.
나는 웃으며 겨울 여우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덕분에 즐거웠어, 안녕.”
그리고, 겨울 여우는 배웅 인사인 듯, 한 마디를 쏘아붙였다.
-한눈팔아서, 미끄러지지나 말라고.
아, 진짜 귀엽다니까.
겨울 여우를 보낸 후.
나와 그는 온 길 그대로 숲을 걸어갔다.
나는 그를 보며, 물었다.
“좋은 경험이었어요, 그렇죠?”
“마음에 드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그도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숲길을 걸으며, 나는 내가 빌었던 소원을 떠올렸다.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
그리고, 그까지.
그때, 그가 생각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뭘까.
나는 자연스레 그와 발걸음을 맞추면서도, 떠올렸다.
이제는 나도 이 감정이, 단순한 우정이 아님을 알았다.
그저, 그가 좋은 사람이라서.
계약 관계를 바탕으로 두긴 했지만, 나에게 순수하게 잘해주는 사람이라서.
단순히 사람과 사람의, 인간적인 호감 같은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에게 품은 감정 역시, 일반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그 순간 떠올렸다.
내가 그를 좋아하는구나.
따지고 보면 단순한 사실,
그리고 명확한 마음.
이렇게 정답이 나와 있는데.
왜 바보스러울 정도로 몰랐는지.
사랑은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게 틀림없다.
그와 함께했던 순간부터, 며칠 간이고 느껴왔던 것을 이제야 깨닫게 만들다니.
함께 있을 때 행복하고.
어떨 땐, 가슴 잔뜩 떨리게 하다가도 나를 자꾸만, 유치하게 만들고.
일상생활 속에서도 자꾸 생각이 나고, 신경 쓰이는.
이 감정.
이 감정을 받아들이며, 나는 작게 심호흡했다.
그리고, 어느새 다다른 마차 앞에서.
“에피넬.”
그는, 당연하게도 내게 손을 내밀었다.
단순히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었다.
그저 그가 갖춘 예의도 아니었고.
나를 신경 쓰는 마음이 느껴지는, 사소한 다정함에서 묻어나오는 배려.
그런 그가 좋으면서도.
그런 그 옆에 머물고 싶으면서도.
그렇게만 남는 것이 아니라.
그의 마음을 알고 싶은 건,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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