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나한테 관심 있느냐고 냉큼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는 성으로 돌아가는 마차 안에서, 다시금 생각에 잠겼다.

그의 마음을 확인해볼 방법이, 뭐가 있을까.

아니면, 내가 너무 섣부른 걸까.
이제야 자각해놓고, 그의 마음마저 궁금해하다니.

다시금 생각해보니, 조금 섣부른 행동인 것 같기는 했다.

‘기회는 이번만 있는 게 아니니까.’

앞으로 아직 그와 있을 날은 많이 남았다.
그것도, 그냥 같이 있는 게 아니라 연인 행세를 하면서 같이 있을 날이.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적어도 봄까지는 이곳에 남게 될 테니까.

물론, 봄이 지나면 그때는 도리가 없지만.
나는, 그때 있을 일을 미리 걱정하는 타입은 아니었다.

그리고, 내가 한창 생각에 잠겨있던 중에.
그가 내 이름을 불렀다.

“에피넬.”

나를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 나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네?”
“이렇게 놀랄 줄 몰랐네요. 무슨 생각을 그렇게 열심히 합니까?”

아, 생각에 잠긴 게 티가 났나 보다.

하긴, 그냥 한 것도 아니고.
아까 숲에서 걸어올 때부터 쭉 생각에 잠겨있었으니.

어쩌면, 그는 미리 눈치채고 내게 말을 걸지 않았던 건지도 모른다.

“아, 별거 아니에요.”
나는 그를 향해 작게 웃어 보였다.

그냥, 당신 생각 좀 했는데.
이런다고, 내 마음이 그에게 전해지지는 않겠지만.

“그렇습니까.”
“당신은요?”

“저는 당신 생각했습니다.”
“……!”

순간.
나는 말도 못 하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내, 내 생각?

“또 놀랐습니까? 그냥,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나 생각했는데요..”

그의 말을 들은 나는, 부끄러워졌다.

내가 그를 좋아한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그도 그럴 리는 없는데.
하긴,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졌으니 말을 걸었겠지.

“아, 그래요?”

나는 웃음을 지으려 애썼으나, 어색한 웃음이 새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어디 불편합니까?”
“아뇨!”

나는 손을 내저었다.
그래, 어쩌면 이게 더 어색한 것 같지만.

하지만 그는 그런 것들은 신경 쓰이지 않는 듯, 나를 자세히 살폈다.

“잠시만 봐봐요, 감기 증상이라도 있는 거 아닙니까? 준비해놓긴 했는데, 그곳이 워낙 추워서.”

그가 내 쪽으로 손을 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