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무슨 걱정을 그렇게 합니까
조회 : 926 추천 : 0 글자수 : 1,084 자 2022-12-07
기다란 손가락이 앞머리를 살살 흩트리고, 시원한 손등이 이마에 닿았다.
“……!”
놀라서 눈만 깜박이고 있을 때.
그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내 상태를 살폈다.
“살짝 뜨끈하네요. 이 정도면 정상적인 것 같긴 한데, 혹시 모르니까 들어가서 푹 쉬어요.”
“…네.”
비현실적인 상황이라, 답하는 것도 깜박 잊을 뻔했다.
내 심장 소리가 큰데, 들린 거 아닐까?
긴장감에 몸이 굳어버렸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나는, 마른 숨을 천천히 뱉었다.
그리고, 조금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한 생각을 이어 나갔다.
이 남자는, 어떻게 이렇게 태연하게 반응하는 거지.
나는 이런 간단한 접촉만 해도, 심장이 이렇게 뛰는데.
정말, 내가 아무렇지 않은 걸까?
내가 생각을 이어가고 있을 때.
그가 또 말을 걸어왔다.
“에피넬. 당분간은, 쉬는 게 좋겠죠?”
타이르는 말이 아니라, 묻는 거였다.
이렇게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 하는 물음.
그의 말에, 다른 의미로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와 함께할 기회가, 또 있는 걸까.
“아뇨, 괜찮을 것 같은데요? 미열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리고, 맞는 말이기도 했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건, 열 때문이 아니라….
아무튼, 내 상태는 멀쩡했으니까.
“그렇습니까? 그럼 다행이네요.”
“무슨 일정이라도 있나요?”
“원래, 겨울 여우의 주간이 끝난 후에는 겨울 사냥이 있을 예정이거든요.”
겨울 사냥.
그 말에 내 두 눈이 깜박였다.
사냥이라니, 사냥을 해본 적은 없는데.
내가 참여해도 괜찮은 걸까?
내가 사냥꾼도 아니고, 그도 내게 무언가를 기대할 것 같지는 않지만.
이왕 사냥을 떠난다면, 토끼라도 잡아 오고 싶은 게 사람 마음 아닌가.
동물을 해치지 못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먹을 것 걱정 없는 현대가 아니라, 중세에 살고 있었으니까.
사냥은 육류 자원 확보를 위해 필수적이었다.
우리 영지에서도, 신경 쓰는 것 중 하나였고.
다만 차이가 있다면.
전문 사냥꾼에게 맡겼을 뿐, 직접 사냥을 떠나본 적은 없다는 것이다.
내가 다시금 생각에 잠긴 걸 보고, 그가 나지막이 말을 걸었다.
“무슨 걱정을 그렇게 합니까?”
듣기만 해도 안도 되는, 다정한 목소리였다.
“……!”
놀라서 눈만 깜박이고 있을 때.
그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내 상태를 살폈다.
“살짝 뜨끈하네요. 이 정도면 정상적인 것 같긴 한데, 혹시 모르니까 들어가서 푹 쉬어요.”
“…네.”
비현실적인 상황이라, 답하는 것도 깜박 잊을 뻔했다.
내 심장 소리가 큰데, 들린 거 아닐까?
긴장감에 몸이 굳어버렸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나는, 마른 숨을 천천히 뱉었다.
그리고, 조금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한 생각을 이어 나갔다.
이 남자는, 어떻게 이렇게 태연하게 반응하는 거지.
나는 이런 간단한 접촉만 해도, 심장이 이렇게 뛰는데.
정말, 내가 아무렇지 않은 걸까?
내가 생각을 이어가고 있을 때.
그가 또 말을 걸어왔다.
“에피넬. 당분간은, 쉬는 게 좋겠죠?”
타이르는 말이 아니라, 묻는 거였다.
이렇게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 하는 물음.
그의 말에, 다른 의미로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와 함께할 기회가, 또 있는 걸까.
“아뇨, 괜찮을 것 같은데요? 미열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리고, 맞는 말이기도 했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건, 열 때문이 아니라….
아무튼, 내 상태는 멀쩡했으니까.
“그렇습니까? 그럼 다행이네요.”
“무슨 일정이라도 있나요?”
“원래, 겨울 여우의 주간이 끝난 후에는 겨울 사냥이 있을 예정이거든요.”
겨울 사냥.
그 말에 내 두 눈이 깜박였다.
사냥이라니, 사냥을 해본 적은 없는데.
내가 참여해도 괜찮은 걸까?
내가 사냥꾼도 아니고, 그도 내게 무언가를 기대할 것 같지는 않지만.
이왕 사냥을 떠난다면, 토끼라도 잡아 오고 싶은 게 사람 마음 아닌가.
동물을 해치지 못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먹을 것 걱정 없는 현대가 아니라, 중세에 살고 있었으니까.
사냥은 육류 자원 확보를 위해 필수적이었다.
우리 영지에서도, 신경 쓰는 것 중 하나였고.
다만 차이가 있다면.
전문 사냥꾼에게 맡겼을 뿐, 직접 사냥을 떠나본 적은 없다는 것이다.
내가 다시금 생각에 잠긴 걸 보고, 그가 나지막이 말을 걸었다.
“무슨 걱정을 그렇게 합니까?”
듣기만 해도 안도 되는, 다정한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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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북부대공을 길들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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