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걱정해주는 거에요?”

그래서일까.
나도 모르게, 입에서 어리광섞인 말이 절로 흘러나왔다.

그가 나를 생각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아서.
그가 나를 계속 신경써줬으면 해서.

“아까부터 계속 당신만 보고 있었는데.”
“…….”

웃음기 가득하던 내 얼굴이, 놀람으로 굳었다.

그는 언제나 그렇듯, 아무렇지 않다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내게 너무 관심이 없는 거 아닙니까?”

그가, 이런 말을 할 줄이야.
나는 놀람과 당황함으로 가득했다.

내가 숨쉬는 것도 깜박할 정도로, 잠시 굳어있자.

그가 분위기를 풀려는 듯, 다시 말을 걸었다.

“놀랐습니까?”

이 남자야, 그럼 안 놀라고 배기겠냐고요.
그렇다고, 그를 원망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좋았으니까.

인정하기 부끄럽지만, 좋았다.

그가 나를 떨리게 만든다는 사실이.
내가 좋아하는 당신이, 내게 이렇게 대해준다는 것이.

가슴이 벅찰정도로 두근거렸다.

그리고 야속하게도, 마차는 어느새 대공가의 성에 멈춰섰다.

“내일 봅시다.”

그가 나를 배웅해줄 때까지.
나는 그에게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고개를 작게 끄덕일 뿐.

“네….”

문이 닫히고.
그를 보내고 나서.

나는 힘이 풀려, 문 아래로 살짝 주저앉았다.

이대로, 그와 계속 지내도 되는걸까?
말도 안될만큼, 이렇게 떨리는데.

나를 계속 유치하게 만들었던 그 남자는, 이제는 나를 계속 심장 떨리게 만들었다.

‘이러면, 위험한데…’

이런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정말이지, 심장에 위험한 남자였다.


***

잠을 어떻게 잔 건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울 것 같다가도, 피곤함을 못 이겨 스르륵 잠에 들어버린 것같다.

그리고, 대공 전하의 호출이 있었다.

그래, 그가 나를 불렀다는 뜻이다.
마구간 대신, 그의 집무실로 오라고.

그의 집무실로 가는 것은, 그를 처음봤던 그 때 이후로 처음이었다.
나는 그를 볼 생각에 콩닥거리는 마음을 다독이려 애쓰며, 그의 집무실로 향했다.

그리고, 도착한 집무실.

-똑똑.

내 노크소리가 작게 퍼졌다.

“들어오십시오.”
그리고, 방 안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꿀꺽.

괜히 긴장된 마음에, 목으로 침이 넘어갔다.

그리고, 나는 그의 집무실 안으로 발을 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