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생각
조회 : 1,050 추천 : 0 글자수 : 1,110 자 2022-12-09
문을 열자, 책상에 앉아있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
내가 오기 전까지는, 서류를 보고 있었는지.
단정하고 멀끔한 차림새이면서도, 어쩐지 살짝 흐트러진 느낌이었다.
“에피넬.”
그의 눈빛이 내 쪽으로 집중되어 있었다.
그리고, 나는 평소와 다른 그의 모습을 보며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썼다.
그가 쓴 은색 안경테는, 정말이지….
평소보다도, 더 지적이고 세련된 모습이었다.
-허어.
그리고, 그런 그가 안경을 벗어 내려놓자.
나는 나도 모르게 아쉬움 가득한 숨을 내뱉었다.
“…마음에 안 듭니까?”
예리한 그는, 언제까지고 그랬듯 내 상태를 빠르게 알아차렸다.
“안경쓰신 모습은 처음 봐요.”
이 한마디가, 내가 내뱉을 수 있는 감상의 전부라니.
아쉽기 그지 없었다.
그는 안경을 다시 쓰더니, 느릿한 웃음을 지었다.
“제 모습이 마음에 드시는 거군요, 그렇죠?”
그럼, 들다마다요.
“안경을 좋아하시는 줄 알았더라면, 진작 썼을텐데.”
그가 내게 다가오자, 나는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이런 얼굴을, 나만 봐도 되는걸까.
“특별히 안경을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당신을 좋아하는거지.
나는 뒷말을 속으로 꾹 삼켰다.
“어제는 잘 쉬셨습니까?”
“네, 당신이 신경써준 덕분에요. 그보다, 오늘은 왜 이곳으로 부르셨나요?”
사실, 정말로 궁금했던 건 이거였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그의 미모에 넋을 잃었을 뿐이지.
“당신 얼굴도 보고, 상태도 확인하려고 불렀어요.”
“아….”
나는 작게 탄식하듯 답했다.
그런 거였구나.
그리고, 그는 나를 응시하더니 다시금 물어왔다.
“어떻게,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제도 말했지만,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어요. 겨울 사냥에 뒷공작이 있을 리도 없고.”
뒷공작.
나는 이 말에, 굳을 수밖에 없었다.
하마터면 깜박 잊을 뻔했다.
그에게 첩자가 붙어있다는 사실을.
내가 기회 삼아, 그 옆에 붙어있을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라는 점 역시도.
‘너무 나태했나.’
물론 그는, 내게 위장 연인 연기만 하면 된다고 했지만.
그의 사정을 들은 이상, 그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나도, 그를 위해 뭐라도 해주고싶은데.
그렇게 골똘히 생각하는 내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번뜩 스쳐지나갔다.
내가 오기 전까지는, 서류를 보고 있었는지.
단정하고 멀끔한 차림새이면서도, 어쩐지 살짝 흐트러진 느낌이었다.
“에피넬.”
그의 눈빛이 내 쪽으로 집중되어 있었다.
그리고, 나는 평소와 다른 그의 모습을 보며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썼다.
그가 쓴 은색 안경테는, 정말이지….
평소보다도, 더 지적이고 세련된 모습이었다.
-허어.
그리고, 그런 그가 안경을 벗어 내려놓자.
나는 나도 모르게 아쉬움 가득한 숨을 내뱉었다.
“…마음에 안 듭니까?”
예리한 그는, 언제까지고 그랬듯 내 상태를 빠르게 알아차렸다.
“안경쓰신 모습은 처음 봐요.”
이 한마디가, 내가 내뱉을 수 있는 감상의 전부라니.
아쉽기 그지 없었다.
그는 안경을 다시 쓰더니, 느릿한 웃음을 지었다.
“제 모습이 마음에 드시는 거군요, 그렇죠?”
그럼, 들다마다요.
“안경을 좋아하시는 줄 알았더라면, 진작 썼을텐데.”
그가 내게 다가오자, 나는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이런 얼굴을, 나만 봐도 되는걸까.
“특별히 안경을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당신을 좋아하는거지.
나는 뒷말을 속으로 꾹 삼켰다.
“어제는 잘 쉬셨습니까?”
“네, 당신이 신경써준 덕분에요. 그보다, 오늘은 왜 이곳으로 부르셨나요?”
사실, 정말로 궁금했던 건 이거였다.
방에 들어오자마자 그의 미모에 넋을 잃었을 뿐이지.
“당신 얼굴도 보고, 상태도 확인하려고 불렀어요.”
“아….”
나는 작게 탄식하듯 답했다.
그런 거였구나.
그리고, 그는 나를 응시하더니 다시금 물어왔다.
“어떻게,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제도 말했지만,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어요. 겨울 사냥에 뒷공작이 있을 리도 없고.”
뒷공작.
나는 이 말에, 굳을 수밖에 없었다.
하마터면 깜박 잊을 뻔했다.
그에게 첩자가 붙어있다는 사실을.
내가 기회 삼아, 그 옆에 붙어있을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라는 점 역시도.
‘너무 나태했나.’
물론 그는, 내게 위장 연인 연기만 하면 된다고 했지만.
그의 사정을 들은 이상, 그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나도, 그를 위해 뭐라도 해주고싶은데.
그렇게 골똘히 생각하는 내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번뜩 스쳐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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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북부대공을 길들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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