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화
조회 : 923 추천 : 0 글자수 : 1,535 자 2022-12-19
동선 상 처음으로 위치한 주택가에 도착한 썰매는 바닥에 서지 않고 다만 속도를 줄인 채 그대로 주택 위를 날아서 지나갔다. 조지아는 썰매에 실린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선물을 꺼냈다.
“간다!”
조지아는 비장한 외침과 함께 썰매 밑으로 선물을 하나하나 던지기 시작했다. 다섯 개의 선물은 정확하게 어린아이가 있는 집의 굴뚝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자, 퍼펙트!”
“우와, 조! 정말 대단해요!”
“하하핫, 내가 뭐랬어? 문제없다니까!”
그랬다. 조지아가 산타 대행을 거부하고도 혼자 수도 전체를 돌 수 있다는 자신감은 바로 이 작전에서 기인했다.
원칙대로라면 주택가에 썰매를 세우고 걸어서 집 앞에 선물을 두는 것이 정석이었지만 사실 그렇게 해서는 하룻밤 새 수도 전체를 도는 일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조지아가 생각해 낸 것이 썰매에서 내리지 않고도 선물을 전달하는 방법이었다.
라헬과 조지아는 여러 방법의 현실성과 효율성을 고민한 결과, 굴뚝으로 선물을 던져 넣는다는 꽤나 과격한 방법으로 결정했다. 물론 조지아의 운동능력과 루시카의 세심한 썰매조작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방법이었다.
라헬은 마지막까지 이 방법에 의문을 표했지만 조지아의 과한 자신감을 믿었는지, 아니면 자포자기한 건지 알 수 없는 태도로 결국은 모른 척 승인해 주었다.
“좋아, 다음은 2번 주택가로!”
“네! 근데 조, 이 서클렛 저한테는 조금 큰 거 같은, 앗!”
루시카가 서클렛이 조금씩 흘러내리는 것이 신경 쓰여 조지아에게 말을 걸려 돌아보는 순간, 서클렛은 완전히 흘러내려 루시카의 코에 걸치고 말았다. 루시카가 돌아본 상태였기에 조지아에게 그 모습이 정면으로 보였다.
“루, 루시카 코가!”
“네? 그보다 이것 좀 어떻게.”
“루시카 코가 빛나고 있어! 푸학, 코, 코가 빛나! 푸흡!”
“무슨 말이에요, 아무튼 웃지 마세요!”
자신의 모양이 어떤 상태인지 모르는 루시카는 이유야 어쨌든 자신을 보면서 웃는 조지아에게 얼굴이 붉어진 채로 항의했지만 터져버린 조지아의 웃음은 멈출 줄은 몰랐다.
“루돌프가 코가 빛나다니, 하하! 저러고 하늘을 날다니! 심지어 코를 반짝이면서 썰매를 끌고 있잖아! 하하하하!”
“에잇, 그만 웃으세요!”
비밀스러운 행사여야 함에도 조지아의 주체 하지 못한 방정맞은 웃음소리는 수도의 하늘을 가득 채웠고 그날 밤 흰 수염을 휘날리는 할아버지가 썰매에 탄 채 호탕한 웃는 소리를 들었다는 증언과 그 썰매를 끌던 갈색 털의 사슴처럼 가녀린 생물의 코가 빛나는 걸 보았다는 사람들의 증언으로 그 해 크리스마스의 아침은 여느 때보다 소란스러웠다.
***
“…그래서 루돌프는 코가 반짝이는 사슴이 되었단다.”
“쿠울….”
“어? 이 녀석들, 언제 잠든 거야?”
“여보, 뭐하고 있었어요?”
“아, 자기 왔어? 나 애들한테 책 읽어 주고 있었지.”
“무슨 책이요?”
“하하하, 짜잔. 세기의 베스트셀러 <루돌프 사슴 코>”
“네?! 말도 안 돼, 잘 숨겨뒀는데 그걸 어떻게 찾은 거예요? 애들한텐 읽어주지 말라고 했잖아요!”
“하하, 미안, 미안. 난 세상에서 이 동화가 제일 재밌더라고.”
“우우, 몰라요! 빨리 이리 줘요!”
이렇게 산타와 루돌프는 백년만년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끝-
“간다!”
조지아는 비장한 외침과 함께 썰매 밑으로 선물을 하나하나 던지기 시작했다. 다섯 개의 선물은 정확하게 어린아이가 있는 집의 굴뚝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자, 퍼펙트!”
“우와, 조! 정말 대단해요!”
“하하핫, 내가 뭐랬어? 문제없다니까!”
그랬다. 조지아가 산타 대행을 거부하고도 혼자 수도 전체를 돌 수 있다는 자신감은 바로 이 작전에서 기인했다.
원칙대로라면 주택가에 썰매를 세우고 걸어서 집 앞에 선물을 두는 것이 정석이었지만 사실 그렇게 해서는 하룻밤 새 수도 전체를 도는 일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조지아가 생각해 낸 것이 썰매에서 내리지 않고도 선물을 전달하는 방법이었다.
라헬과 조지아는 여러 방법의 현실성과 효율성을 고민한 결과, 굴뚝으로 선물을 던져 넣는다는 꽤나 과격한 방법으로 결정했다. 물론 조지아의 운동능력과 루시카의 세심한 썰매조작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방법이었다.
라헬은 마지막까지 이 방법에 의문을 표했지만 조지아의 과한 자신감을 믿었는지, 아니면 자포자기한 건지 알 수 없는 태도로 결국은 모른 척 승인해 주었다.
“좋아, 다음은 2번 주택가로!”
“네! 근데 조, 이 서클렛 저한테는 조금 큰 거 같은, 앗!”
루시카가 서클렛이 조금씩 흘러내리는 것이 신경 쓰여 조지아에게 말을 걸려 돌아보는 순간, 서클렛은 완전히 흘러내려 루시카의 코에 걸치고 말았다. 루시카가 돌아본 상태였기에 조지아에게 그 모습이 정면으로 보였다.
“루, 루시카 코가!”
“네? 그보다 이것 좀 어떻게.”
“루시카 코가 빛나고 있어! 푸학, 코, 코가 빛나! 푸흡!”
“무슨 말이에요, 아무튼 웃지 마세요!”
자신의 모양이 어떤 상태인지 모르는 루시카는 이유야 어쨌든 자신을 보면서 웃는 조지아에게 얼굴이 붉어진 채로 항의했지만 터져버린 조지아의 웃음은 멈출 줄은 몰랐다.
“루돌프가 코가 빛나다니, 하하! 저러고 하늘을 날다니! 심지어 코를 반짝이면서 썰매를 끌고 있잖아! 하하하하!”
“에잇, 그만 웃으세요!”
비밀스러운 행사여야 함에도 조지아의 주체 하지 못한 방정맞은 웃음소리는 수도의 하늘을 가득 채웠고 그날 밤 흰 수염을 휘날리는 할아버지가 썰매에 탄 채 호탕한 웃는 소리를 들었다는 증언과 그 썰매를 끌던 갈색 털의 사슴처럼 가녀린 생물의 코가 빛나는 걸 보았다는 사람들의 증언으로 그 해 크리스마스의 아침은 여느 때보다 소란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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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루돌프는 코가 반짝이는 사슴이 되었단다.”
“쿠울….”
“어? 이 녀석들, 언제 잠든 거야?”
“여보, 뭐하고 있었어요?”
“아, 자기 왔어? 나 애들한테 책 읽어 주고 있었지.”
“무슨 책이요?”
“하하하, 짜잔. 세기의 베스트셀러 <루돌프 사슴 코>”
“네?! 말도 안 돼, 잘 숨겨뒀는데 그걸 어떻게 찾은 거예요? 애들한텐 읽어주지 말라고 했잖아요!”
“하하, 미안, 미안. 난 세상에서 이 동화가 제일 재밌더라고.”
“우우, 몰라요! 빨리 이리 줘요!”
이렇게 산타와 루돌프는 백년만년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끝-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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