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태진씨, 나 기억 안 나요?
조회 : 1,014 추천 : 0 글자수 : 1,069 자 2022-12-28
서윤은 그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둘러 말을 내뱉었다.
“현장을 좀 살펴보고 인테리어를 구상할까 싶어서 왔는데 다른 것들이 놓여있어서요.”
“그래요? 가끔 현관잠금을 해놓지 않은 모델하우스에 사람들이 몰래 드나드는 경우가 있더군요.”
“네, 아마 그런가 봐요. 그런데 전 뭐가 놓여있으면 자유로운 생각에 방해가 돼서요.”
“그렇긴 하겠네요. 그럼 얼른 사람을 불러 치우도록 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요.”
태진은 그렇게 말하고는 휴대폰을 집어 들더니 어딘가로 연락을 취했다.
전화를 끊은 태진은 실내를 둘러보더니 조용히 말을 내뱉었다.
“여기서 무슨 프러포즈라도 한 모양이네요. 기왕 할 거면 멋진 곳에서 하지.”
마치 과거에 자신이 했던 일은 까맣게 잊은 듯 그는 그렇게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던 서윤은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고 말았다.
“저…그런데 말예요. 당신, 아니 그쪽이 윤태진씨가 맞죠?”
“네, 맞습니다만.”
순순히 자신이 태진이 맞다고 수긍하는 남자를 보자, 서윤은 가슴에서 불쑥 치솟는 말을 결국 입 밖에 끄집어내고 말았다.
“태진씨, 나 기억 안 나요?”
“내가 뭘 더 기억해야 하죠?”
“네…?”
서윤은 태진의 그 질문에 그만 말문이 막혀버렸다.
저렇게 아무것도 모른다는 양 그가 되묻자, 더 할 말이 없어진 것이다.
“내가 혹시 한서윤씨에 대해서 뭔가 놓친 게 있습니까?”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내가 업무를 맡긴 건축설계사무소의 실장님이라는 것 말고 한서윤씨에 대해서 더 알아야 할 게 있느냐 그 말입니다.”
태진의 그 딱딱한 말투에 서윤은 이제 그만 화제를 돌리고 싶어졌다.
눈앞의 그가 정말 그녀의 전남편 윤태진이 맞든 아니든, 이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태진의 말대로, 그가 그녀에 대해서 더 알아야 할 건 없었다.
아니, 오히려 그가 알면 더 곤란할 수도 있는 일들이 놓여있을 뿐이다.
그러니 섣부른 추궁은 여기서 그만 멈춰야 했다.
“아뇨, 없습니다. 전 그럼 나가있을게요.”
서윤은 서둘러 대답하고는 현관문으로 향하려 했다.
그때 태진의 흐릿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현장을 좀 살펴보고 인테리어를 구상할까 싶어서 왔는데 다른 것들이 놓여있어서요.”
“그래요? 가끔 현관잠금을 해놓지 않은 모델하우스에 사람들이 몰래 드나드는 경우가 있더군요.”
“네, 아마 그런가 봐요. 그런데 전 뭐가 놓여있으면 자유로운 생각에 방해가 돼서요.”
“그렇긴 하겠네요. 그럼 얼른 사람을 불러 치우도록 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요.”
태진은 그렇게 말하고는 휴대폰을 집어 들더니 어딘가로 연락을 취했다.
전화를 끊은 태진은 실내를 둘러보더니 조용히 말을 내뱉었다.
“여기서 무슨 프러포즈라도 한 모양이네요. 기왕 할 거면 멋진 곳에서 하지.”
마치 과거에 자신이 했던 일은 까맣게 잊은 듯 그는 그렇게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고 있던 서윤은 결국 참지 못하고 입을 열고 말았다.
“저…그런데 말예요. 당신, 아니 그쪽이 윤태진씨가 맞죠?”
“네, 맞습니다만.”
순순히 자신이 태진이 맞다고 수긍하는 남자를 보자, 서윤은 가슴에서 불쑥 치솟는 말을 결국 입 밖에 끄집어내고 말았다.
“태진씨, 나 기억 안 나요?”
“내가 뭘 더 기억해야 하죠?”
“네…?”
서윤은 태진의 그 질문에 그만 말문이 막혀버렸다.
저렇게 아무것도 모른다는 양 그가 되묻자, 더 할 말이 없어진 것이다.
“내가 혹시 한서윤씨에 대해서 뭔가 놓친 게 있습니까?”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내가 업무를 맡긴 건축설계사무소의 실장님이라는 것 말고 한서윤씨에 대해서 더 알아야 할 게 있느냐 그 말입니다.”
태진의 그 딱딱한 말투에 서윤은 이제 그만 화제를 돌리고 싶어졌다.
눈앞의 그가 정말 그녀의 전남편 윤태진이 맞든 아니든, 이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태진의 말대로, 그가 그녀에 대해서 더 알아야 할 건 없었다.
아니, 오히려 그가 알면 더 곤란할 수도 있는 일들이 놓여있을 뿐이다.
그러니 섣부른 추궁은 여기서 그만 멈춰야 했다.
“아뇨, 없습니다. 전 그럼 나가있을게요.”
서윤은 서둘러 대답하고는 현관문으로 향하려 했다.
그때 태진의 흐릿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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