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이 상담실 안으로 쏟아졌다. 지호는 마주 앉은 상담사를 바라보며 깊게 숨을 내쉬었다. 차분하고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그는 비로소 억눌렀던 감정을 조금씩 드러낼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용기를 삼켜야 했던가.



"지호 씨, 괜찮아요. 무슨 일이든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이곳은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 안전한 공간이에요."



상담사의 목소리는 솜털처럼 부드러웠다. 그녀의 따뜻한 눈빛은 지호의 불안한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했다. 지호는 그녀의 배려에 잠시나마 긴장을 풀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알렉스 그 녀석들 때문에… 계속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요."



지호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렸다. 그는 차마 입에 담기 힘든 끔찍한 기억들이 떠올라 숨을 멈췄다.



"매일 밤이 악몽 같았고… 이젠 어딜 가도 안전하지 않은 기분이에요. 저항하면 더 끔찍한 일들이 벌어질까 봐… 너무 무서워요."



지호는 눈물을 글썽이며 자신의 고통을 털어놓았다. 그는 상담사에게 자신의 삶을 파괴한 알렉스 일당의 악행을 고백하고, 그로 인해 겪는 불안과 공포를 호소했다. 그는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절망감에 휩싸여 있었다.



상담사는 지호의 이야기를 묵묵히 경청했다. 그녀는 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그녀는 그가 겪은 고통에 대해 안타까워했고, 그의 아픔을 함께 나누려 애썼다.



“지호 씨, 끔찍한 일을 겪으셨군요. 혼자서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상담사는 그의 손을 잡고 다독였다.



“하지만 이제 혼자가 아니에요. 저는 지호 씨 곁에 있고, 당신이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거예요.”



지호는 상담사의 따뜻한 말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다. 그는 처음으로 자신의 고통을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났고, 작은 희망을 품게 되었다.



며칠 후, 지호는 마이클 교수 연구실을 찾아갔다. 그는 혹시라도 알렉스와 마주칠까 봐 불안했지만, 용기를 내어 교수님을 찾아뵙기로 결심했다.



"지호 군, 무슨 일인가? 요즘 자네 모습이 많이 힘들어 보이네."



마이클 교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호에게 말을 건넸다. 그는 그의 핼쑥해진 얼굴과 어두운 안색을 보며 무슨 일이 일어났음을 직감했다.



"혹시…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가?"



지호는 차마 입을 열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겪은 끔찍한 일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알 수 없었고, 교수님에게 짐이 될까 봐 걱정됐다.



"교수님, 죄송합니다. 요즘 수업에 집중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자꾸만… 그 녀석들이 생각나서…"



지호는 힘없이 중얼거렸다. 그의 목소리는 떨렸고,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마이클 교수는 지호의 어깨에 손을 얹고 그의 고통을 함께 나누려 했다.



"지호 군,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무슨 어려움이 있다면 나에게 이야기하게.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든지 돕고 싶네."



지호는 교수님의 따뜻한 격려에 감동했지만, 차마 알렉스 일당의 위협에 대해 말할 수 없었다. 그는 교수님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고, 자신의 문제를 혼자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에밀리의 아틀리에는 언제나처럼 따뜻하고 평화로웠다. 캔버스 위로 부드러운 붓질이 오가고, 잔잔한 음악이 아틀리에를 가득 채웠다. 지호는 그림 그리기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그의 마음은 여전히 불안했다.



“지호야, 오늘은 그림이 좀 어두운 것 같네?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



에밀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호에게 말을 건넸다.



지호는 붓을 멈추고 에밀리를 바라봤다. 그는 그녀에게 진실을 털어놓을까 망설였다. 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고, 자신의 문제를 혼자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 그냥… 요즘 좀 피곤해서 그런가 봐. 별일 아니야.”



지호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는 애써 밝은 모습을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그의 마음은 무거웠다.



에밀리는 지호의 어색한 미소를 알아챘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녀는 지호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고,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때까지 기다려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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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지호는 망설임 끝에 경찰서를 찾아갔다. 그는 더 이상 알렉스와 그의 친구들의 괴롭힘을 참을 수 없었고, 자신의 안전을 위해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박지호 씨, 신고하러 오신 건가요? 무슨 일 때문에 오셨는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경찰관은 진지한 표정으로 지호에게 질문했다.



지호는 떨리는 목소리로 알렉스 일당의 악행을 고발했다. 그는 그들이 자신을 폭행하고 협박했으며, 성매매를 강요했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눈에는 두려움과 함께 분노가 서려 있었다.



경찰은 지호의 진술을 주의 깊게 경청하고,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그들은 알렉스와 그의 친구들을 소환하여 조사했고,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노력했다.



경찰서를 나서는 지호의 마음은 복잡했다. 그는 알렉스 일당이 처벌받기를 바랐지만, 그들의 복수가 두려웠다. 그는 자신이 옳은 일을 한 것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때, 알렉스와 그의 친구들이 지호의 앞에 나타났다. 그들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고, 그들의 눈빛은 살기등등했다.



"어이, 박지호. 경찰에 꼰지르니까 속이 시원해? 하지만 후회하게 될 거다. 네가 뭘 하든 우리 손바닥 안이라는 걸 잊지 마."



알렉스는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지호를 협박했다.



지호는 공포에 질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알렉스의 눈빛에서 끔찍한 위협을 느꼈고, 그의 삶은 다시 한번 악몽으로 물들 것이라는 것을 예감했다.



알렉스는 지호의 어깨를 거칠게 밀치고 그의 곁을 지나갔다. 지호는 그 자리에 꼼짝도 하지 못한 채, 떨리는 다리로 겨우 버티고 섰다. 그의 악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호의 다리는 풀려버린 듯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는 겨우 숨을 몰아쉬며, 경찰서 앞에서 벌어진 끔찍한 만남의 여파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알렉스의 섬뜩한 미소와 협박은 그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고, 공포는 더욱 깊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애써 정신을 다잡은 지호는 발걸음을 옮겼다.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익숙한 불안과 앞으로 닥쳐올지도 모르는 끔찍한 일에 대한 두려움 뿐이었다. 그는 이제 누구에게 의지해야 할까? 경찰의 보호는 과연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있을까? 그는 다시 혼자가 된 듯한 절망감에 휩싸였다.



며칠 뒤, 지호는 불안한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 노력했다. 그는 마이클 교수를 찾아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앞으로 학업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교수님은 그의 손을 잡고 격려하며 그의 용기를 칭찬했다.



"지호 군, 힘든 결정이었을 텐데 잘 해냈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게. 자네는 혼자가 아니야.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든 나에게 말하게. 내가 도울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 테니."



마이클 교수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교수님의 격려에 지호는 잠시나마 위안을 받았다. 하지만 알렉스의 존재는 여전히 그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고,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오후에는 에밀리의 아틀리에를 찾았다. 그림 그리기에 몰두하는 동안만이라도 잠시나마 현실을 잊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캔버스 앞에 앉아 있어도 좀처럼 집중할 수 없었다. 그의 손은 미세하게 떨렸고, 머릿속은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했다.



"지호야, 무슨 일 있어?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에밀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지호는 차마 진실을 말할 수 없었다. 그는 에밀리에게까지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고, 그녀의 평온한 일상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아, 그냥 요즘 잠을 잘 못 자서 그래. 별일 아니야."



지호는 어색하게 웃으며 둘러댔다.



에밀리는 그의 거짓말을 눈치챘지만,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그녀는 지호의 손을 잡고 그의 곁에 앉아, 묵묵히 그의 그림을 바라봤다. 그 순간, 지호는 에밀리의 따뜻한 배려에 감사하며, 그녀에게 큰 위안을 받았다.



하지만 밤이 되자, 지호는 다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혹시라도 알렉스가 찾아올까 봐 불안해하며, 방문을 굳게 잠그고 창문을 닫았다. 그는 텔레비전을 켜고 볼륨을 높였지만, 그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지만, 잠은 쉽게 오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는 알렉스의 험악한 얼굴과 섬뜩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그는 계속해서 악몽에 시달렸다.



그때, 갑자기 창문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지호는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그의 눈앞에는 알렉스와 그의 친구들이 서 있었다.



"오랜만이야, 지호야. 우리가 너무 늦게 왔지?"



알렉스는 비웃으며 말했다. 그의 손에는 날카로운 칼이 들려 있었다.



지호의 악몽은 다시 시작된 것이다.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는 과연 이 끔찍한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