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는 아침, 지호는 조용히 눈을 떴다. 그의 곁에는 인규가 곤히 잠들어 있었다. 녀석의 가지런한 이목구비와 규칙적인 숨소리는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었다. 지호는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오늘은 왠지 모르게 불안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굳이 티를 내고 싶지 않았다. 인규에게는 언제나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으니까.



지호는 조용히 주방으로 향했다. 커피 머신에서 원두가 갈리는 소리가 새벽의 정적을 깼다. 진한 커피 향이 코를 간지럽혔고, 그는 나른한 기지개를 켰다. 창밖으로는 푸르른 정원이 한눈에 들어왔다. 햇살에 반짝이는 풀잎과 형형색색의 꽃들은 평화로운 아침 풍경을 완성했다.



거실에서는 부드러운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지호는 소파에 앉아 경제학 논문을 펼쳤다. 그의 눈은 활자를 좇았지만, 집중하기는 쉽지 않았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어수선했고, 불안감이 끊임없이 밀려왔다. 그는 억지로 논문에 집중하려 애썼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다른 곳에 가 있었다.



“인규야, 이 논문 흥미로운데? 경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 제안에 대한 내용이야.”



지호는 애써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인규와의 대화를 통해 불안감을 떨쳐내려 노력했다.



인규는 침대에서 일어나 하품을 하며 거실로 나왔다. 그의 눈은 아직 잠기운이 가시지 않았지만, 지호를 보자 환하게 미소 지었다.



"그래, 형? 형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네. 형은 정말 경제학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것 같아."



지호는 인규의 칭찬에 쑥스러운 듯 미소지었다.



"그렇게 칭찬하지 마. 쑥스러우니까. 인규 너도 오늘은 중요한 회의가 있다고 했지? 잘 할 수 있을 거야."



"당연하지. 형, 내가 누군데. 걱정 붙들어 매셔."



인규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는 지호에게 다가가 그의 이마에 가볍게 입 맞췄다.



두 사람은 서로의 일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함께하는 아침 시간을 소중히 여겼다. 그들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고, 그들의 사랑은 더욱 깊어지고 있었다.



지호는 작업실로 향했다. 그는 컴퓨터를 켜고, 경제학 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그의 손놀림은 빨랐고, 그의 눈은 컴퓨터 화면에서 쉴 새 없이 움직였다. 그는 마치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기라도 하려는 듯, 연구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지호가 연구에 몰두하는 동안, 인규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사업 관련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는 회의를 주도하며,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의 옆에는 리펄슨이 묵묵히 서서 회의 내용을 정리하고 있었다.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시장 조사는 충분히 이루어졌나? 이번 프로젝트는 회사의 성장을 이끌 중요한 기회이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인규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의 카리스마는 회의실을 가득 채웠다.



인규는 유능한 사업가로서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회의를 진지하게 이끌고, 사업에 대한 확신과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그의 추진력과 결단력은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켰고, 회의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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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지호는 미국에서 그림으로 성공 후 서울에 미술실을 차린 에밀리의 아틀리에를 방문했다. 그는 며칠 전부터 에밀리의 그림이 보고 싶었고, 그녀와 함께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에밀리는 아틀리에 입구에서 지호를 반갑게 맞이했다. 그녀는 활짝 웃으며 그의 손을 잡고 아틀리에 안으로 안내했다.



“지호야, 정말 오랜만이다! 요즘 어떻게 지내? 얼굴이 훨씬 좋아진 것 같네!”



에밀리는 지호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응, 덕분에 잘 지내고 있어. 에밀리, 너도 잘 지내지?”



지호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에밀리는 자신의 그림들을 지호에게 보여주며 설명했다. 그녀의 그림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그녀의 예술적인 감각은 더욱 깊어진 듯했다. 지호는 에밀리의 그림을 감상하며, 예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었다.



“지호야, 이 그림 어때? 내가 요즘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추상화인데, 네 생각은 어떤지 궁금해.”



에밀리는 자신의 그림 앞에서 지호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정말 멋지다, 에밀리. 너의 그림은 항상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 같아. 나도 네 그림처럼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지호는 진심으로 감탄하며 대답했다.



지호와 에밀리는 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예술과 학문의 경계를 넘어선 우정을 나누었다. 에밀리는 지호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었고, 지호는 그녀의 예술적인 감각에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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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자, 지호는 집으로 돌아왔다. 인규는 퇴근 후 집에서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냄새가 났고, 주방은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인규야, 오늘 무슨 요리하는 거야? 냄새가 너무 좋은데.”



지호는 주방으로 들어가 인규에게 물었다.



“오늘은 형이 좋아하는 스테이크랑 파스타를 만들 거야. 오랜만에 형한테 맛있는 요리를 해주고 싶어서.”



인규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지호와 인규는 함께 저녁 식사를 준비하며, 서로의 하루를 공유했다. 그들은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네고, 함께하는 저녁 시간을 소중히 여겼다.



“인규야, 오늘 연구실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었어. 경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을 제안할 수 있을 것 같아.”



지호는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형? 형은 항상 대단해. 형이 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다 잘 될 거라고 믿어. 그리고 너무 무리하지는 마, 형. 건강이 제일 중요하니까.”



인규는 지호의 손을 잡고 그의 눈을 따뜻하게 바라보았다.



지호와 인규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평범하고 행복한 저녁 시간을 보냈다. 그들의 사랑은 일상 속에서 더욱 깊어졌고, 그들 사이에는 굳건한 신뢰와 유대감이 자리 잡았다.



늦은 밤, 지호는 소파에 누워 책을 읽고 있었다. 그는 책에 몰두하며, 점점 잠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그 평화로운 밤, 갑작스러운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여보세요?"



지호는 핸드폰 화면에 뜬 발신자를 확인하고 망설이다 전화를 받았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의 맞은편에 앉아있던 최인규가 그런 지호를 걱정스러운 듯 바라보았다. 리펄슨은 옆에서 서류를 정리하며 두 사람을 예의주시했다.



“지호 오빠, 이건 내 마지막 부탁이야. 더는 오빠 힘들게 하지 않을게. 제발, 한 번만 나와 줄래?”



민아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지만, 그 속에는 간절함과 절박함이 가득 배어 있었다. 그녀는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이었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기댈 곳도 없는 고독한 존재.



여동생의 애원하는 말을 듣고, 지호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침묵만이 무겁게 흐를 뿐이었다. 민아는 숨을 죽인 채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녀의 심장은 쉴 새 없이 격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시간이 멈춘 듯 느껴지는 찰나의 순간, 마침내 지호가 나지막이 대답했다.



“… 민아야, 알았어. 어디로 가면 돼?”



지호는 전화를 끊고 인규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걸치며 급하게 말했다.



"인규야, 미안. 여동생인 민아한테 연락이 와서 잠시만 다녀올게. 금방 돌아올게."



인규는 그런 지호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그의 눈빛은 걱정스러웠지만, 지호를 믿는다는 듯 편안하게 말했다.



"응, 형. 잘 다녀와. 혹시라도 늦어지면 연락하고. 그리고 너무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있다 와."



지호는 인규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그의 뒷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불안함을 암시했다. 닫히는 현관문 소리와 함께 거실에는 무거운 정적이 감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