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조회 : 736 추천 : 0 글자수 : 1,536 자 2022-11-27
“그것뿐일까? 내가 알지 못하는 진리란 없어. 또한 인간들의 역사에 남은 공학자들과 계약을 맺은 몸이기도 하다.”
“그래? 멋지네. 하지만 지금은 새잖아.”
작고 가벼운 백과사전으로써의 가치는 충분할 듯싶었다.
아니면 감기약?
“조만간 본모습을 보여주지. 계절이 백 번은 족히 바뀔 동안 그 좁아 터진 새장에 갇혀 있었더니 맥을 못 추겠어.”
“나쁜 짓을 했으니까 갇힌 것 아니야? 넌 악마잖아.”
내가 이렇게 말하자 마르바스는 날갯짓을 하더니 날아올라서 내 머리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기껏 깔끔하게 틀어 올린 내 머리를 헤집었다.
“하여간 인간들이란! 위대한 악마는 악취나 풍기는 인간들에게 관심이 없다. 인간의 고통이나 영혼을 탐내는 건 나약한 역마 놈들뿐이지. 드물게 인간들 사이에 간섭하는 성격 이상한 악마가 있긴 하다만, 애초에 인간들이 불러내지 않았다면 난장을 피우지도 않았을 거다.”
“그럼 왜 갇혔던 거야?”
손을 뻗어 머리카락을 어지럽히는 마르바스를 떼어냈다.
단지 머리카락을 흩어 놓는 게 목적이었는지 그는 반항하지 않고 머리에서 내려왔다.
고개를 돌려 거울을 보니 그새 죄 헝클어져 있었다. 머리를 다시 묶어야 했다.
나는 화장대에 앉아 마르바스를 거울 앞에 내려놓았다. 머리를 빗어서 다시 핀을 꼽기만 하면 됐다.
“그는 본래 인간을 보살피려 태어났느니.”
질문에 대답한 마르바스는 거울 속 자신의 초라한 꼴을 보고 고개를 툭 떨어뜨렸다.
“위엄이 살지 않는군. 그는 모든 인간을 귀애할 운명이었다. 그래, 그랬었지…. 우리에게는 두려운 시대였다.”
그러나 내가 본 월폴 공작은 마르바스가 말하는 것처럼 인류애가 넘치는 사람이 아니었다.
일례로 그렌빌 씨를 벌레 취급하는 것만 봐도 그랬다.
그가 나 이외의 사람에게 다정하거나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을 본 적이 없어 더욱 그런 모습이 상상이 가지 않았다.
“조이스, 인간이 왔다. 누구지?”
나는 문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마르바스가 말한 직후,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내 방을 찾아오는 사람이라면 메리나 샬럿 부인이었다.
“마법사님, 식사를 가져왔어요.”
메리의 목소리였다.
식사는 사용인 식당에서 해도 괜찮다고 했는데, 메리는 매번 방으로 음식을 가지고 왔다.
“아, 고마워요.”
내가 문을 열자, 거북이 메리가 트롤리를 밀고 들어왔다. 음식을 탁자에 옮겨 놓는 것은 내 역할이었다.
저번에 그렌빌 씨의 사무실을 찾아간 이후로 저택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엄청난 가격일 것이 분명한 마법 설비나 도구가 대량 설치되었다.
거북이 모습의 사용인들은 당연히 일을 할 때의 효율이 사람 모습보다 떨어진다. 게다가 불가능한 일도 많았다. 아무래도 손이 없으니 당연했다.
새로 생긴 마법 설비는 사용인들이 상주하지 않아도 주인이 지내는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저택의 구석구석을 차지했다.
이 정도면 사용인을 전부 내보내도 문제가 없을 것이었다.
솔직히 말해, 나를 고용하는 것도 그렇고 다른 35명의 사용인을 고용하는 것도 돈 낭비였다.
이만한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면 말이다.
게다가 월폴 공작은 사람을 꺼리지 않는가.
“그래? 멋지네. 하지만 지금은 새잖아.”
작고 가벼운 백과사전으로써의 가치는 충분할 듯싶었다.
아니면 감기약?
“조만간 본모습을 보여주지. 계절이 백 번은 족히 바뀔 동안 그 좁아 터진 새장에 갇혀 있었더니 맥을 못 추겠어.”
“나쁜 짓을 했으니까 갇힌 것 아니야? 넌 악마잖아.”
내가 이렇게 말하자 마르바스는 날갯짓을 하더니 날아올라서 내 머리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기껏 깔끔하게 틀어 올린 내 머리를 헤집었다.
“하여간 인간들이란! 위대한 악마는 악취나 풍기는 인간들에게 관심이 없다. 인간의 고통이나 영혼을 탐내는 건 나약한 역마 놈들뿐이지. 드물게 인간들 사이에 간섭하는 성격 이상한 악마가 있긴 하다만, 애초에 인간들이 불러내지 않았다면 난장을 피우지도 않았을 거다.”
“그럼 왜 갇혔던 거야?”
손을 뻗어 머리카락을 어지럽히는 마르바스를 떼어냈다.
단지 머리카락을 흩어 놓는 게 목적이었는지 그는 반항하지 않고 머리에서 내려왔다.
고개를 돌려 거울을 보니 그새 죄 헝클어져 있었다. 머리를 다시 묶어야 했다.
나는 화장대에 앉아 마르바스를 거울 앞에 내려놓았다. 머리를 빗어서 다시 핀을 꼽기만 하면 됐다.
“그는 본래 인간을 보살피려 태어났느니.”
질문에 대답한 마르바스는 거울 속 자신의 초라한 꼴을 보고 고개를 툭 떨어뜨렸다.
“위엄이 살지 않는군. 그는 모든 인간을 귀애할 운명이었다. 그래, 그랬었지…. 우리에게는 두려운 시대였다.”
그러나 내가 본 월폴 공작은 마르바스가 말하는 것처럼 인류애가 넘치는 사람이 아니었다.
일례로 그렌빌 씨를 벌레 취급하는 것만 봐도 그랬다.
그가 나 이외의 사람에게 다정하거나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을 본 적이 없어 더욱 그런 모습이 상상이 가지 않았다.
“조이스, 인간이 왔다. 누구지?”
나는 문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마르바스가 말한 직후,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내 방을 찾아오는 사람이라면 메리나 샬럿 부인이었다.
“마법사님, 식사를 가져왔어요.”
메리의 목소리였다.
식사는 사용인 식당에서 해도 괜찮다고 했는데, 메리는 매번 방으로 음식을 가지고 왔다.
“아, 고마워요.”
내가 문을 열자, 거북이 메리가 트롤리를 밀고 들어왔다. 음식을 탁자에 옮겨 놓는 것은 내 역할이었다.
저번에 그렌빌 씨의 사무실을 찾아간 이후로 저택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엄청난 가격일 것이 분명한 마법 설비나 도구가 대량 설치되었다.
거북이 모습의 사용인들은 당연히 일을 할 때의 효율이 사람 모습보다 떨어진다. 게다가 불가능한 일도 많았다. 아무래도 손이 없으니 당연했다.
새로 생긴 마법 설비는 사용인들이 상주하지 않아도 주인이 지내는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저택의 구석구석을 차지했다.
이 정도면 사용인을 전부 내보내도 문제가 없을 것이었다.
솔직히 말해, 나를 고용하는 것도 그렇고 다른 35명의 사용인을 고용하는 것도 돈 낭비였다.
이만한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면 말이다.
게다가 월폴 공작은 사람을 꺼리지 않는가.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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