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화
조회 : 749 추천 : 0 글자수 : 1,394 자 2022-12-01
메리는 내가 보통의 마법사들과 비슷한 시선 속에서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알게 모르게 느껴지던 이곳 사람들과의 거리감은 그 때문인 듯했다.
평범한, 그러니까 나처럼 이상하고 별 쓸모도 없는데다 위험한 마법을 쓰는 마법사가 아니라면 대개 존경을 받는다.
게다가 그 마법사의 고유한 특성이 보호나 공격과 밀접하다면 왕실을 위해 일하는 영예를 얻을 수도 있다.
이를테면 이 저택의 새로운 설비나 자동차 등에 실용적으로 쓰이는 마법의 시전자라면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다른 분야와 연계해 사업가나 발명가로 이름을 날리게 될 수도 있다.
한도가 없는 마법사. 다른 마법사들이라면 무척 바랄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게 뭐야. 거북이 군단이라도 만들고 싶은 게 아니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전처럼 위급시에 나를 해치려는 상대방을 물리칠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한다면 어차피 마녀로 몰리게 되므로 결과적으로는 동일한 여파를 부른다.
그렇다고 세상 사람들 전부를 거북이 따위의 미물로 만들어 공포의 대상이 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저 당신들 사이에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섞이고 싶을 뿐이라고.
“저는 마녀로 몰렸어요. 죽을 뻔했지만 공작님 덕분에 살아남았죠.”
나는 최대한 담담하게 말하려고 노력하며 눈을 내리깔았다. 메리가 숨을 헉 들이켜는 소리가 들렸다.
다행스럽게도 그녀는 나를 마녀가 아니라고 부정해주었다. 나는 희미하게 미소를 머금었다.
마녀의 등장이 어떤 의미인지 모른다면 브레틀랜드에 산다고 할 수 없다. 클로스던에 마녀가 나타났던 일은 앤 여왕 선대의 선대 왕이 재위했던 시절이 마지막이었다.
그때 당시 나타났던 마녀는 나와 비슷한 마법의 소유자였다. 그 마녀는 사람을 쥐로 변하게 하는 마법을 부렸다.
나와 달리 그 여자는 두둑한 야망을 품고 있었는지, 사람들을 쥐로 만들고 당대의 통치자들을 협박했다. 아무리 강한 군대라도 어지간하면 쥐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누구도 그녀의 적이 되지 못했다.
결국 잠든 사이 살해되고 이 나라는 평화를 되찾았지만.
그 사건에 대해 들은 뒤로 나는 한동안 잠들기가 두려웠었다.
전혀 반가운 일이 아니지만, 내 정체가 널리 알려졌더라면 내 이름은 역사에 길이 남겨졌을 것이었다.
우드빌의 촌장과 법관은 내 존재를 감추려고 했다. 그 시골 동네 사람들은 글도 모르고 우드빌 밖으로도 거의 나가지 않아 여자 한 명의 존재를 은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었다.
그러나 조금 더 생각해보면, 상식적으로 마녀가 나타났다는 소식 같은 중요한 사안을 정말 비밀로 감춰두었을 리가 없었다.
그건 반역자 같은 범죄자를 마을에 감춰뒀다는 말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여기까지 생각한 나는 기적처럼 에드먼드 웬트워스가 나타난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정말 우연히 나를 발견하고 구원할 걸까?
평범한, 그러니까 나처럼 이상하고 별 쓸모도 없는데다 위험한 마법을 쓰는 마법사가 아니라면 대개 존경을 받는다.
게다가 그 마법사의 고유한 특성이 보호나 공격과 밀접하다면 왕실을 위해 일하는 영예를 얻을 수도 있다.
이를테면 이 저택의 새로운 설비나 자동차 등에 실용적으로 쓰이는 마법의 시전자라면 많은 돈을 벌 수 있고, 다른 분야와 연계해 사업가나 발명가로 이름을 날리게 될 수도 있다.
한도가 없는 마법사. 다른 마법사들이라면 무척 바랄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게 뭐야. 거북이 군단이라도 만들고 싶은 게 아니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전처럼 위급시에 나를 해치려는 상대방을 물리칠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한다면 어차피 마녀로 몰리게 되므로 결과적으로는 동일한 여파를 부른다.
그렇다고 세상 사람들 전부를 거북이 따위의 미물로 만들어 공포의 대상이 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저 당신들 사이에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섞이고 싶을 뿐이라고.
“저는 마녀로 몰렸어요. 죽을 뻔했지만 공작님 덕분에 살아남았죠.”
나는 최대한 담담하게 말하려고 노력하며 눈을 내리깔았다. 메리가 숨을 헉 들이켜는 소리가 들렸다.
다행스럽게도 그녀는 나를 마녀가 아니라고 부정해주었다. 나는 희미하게 미소를 머금었다.
마녀의 등장이 어떤 의미인지 모른다면 브레틀랜드에 산다고 할 수 없다. 클로스던에 마녀가 나타났던 일은 앤 여왕 선대의 선대 왕이 재위했던 시절이 마지막이었다.
그때 당시 나타났던 마녀는 나와 비슷한 마법의 소유자였다. 그 마녀는 사람을 쥐로 변하게 하는 마법을 부렸다.
나와 달리 그 여자는 두둑한 야망을 품고 있었는지, 사람들을 쥐로 만들고 당대의 통치자들을 협박했다. 아무리 강한 군대라도 어지간하면 쥐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누구도 그녀의 적이 되지 못했다.
결국 잠든 사이 살해되고 이 나라는 평화를 되찾았지만.
그 사건에 대해 들은 뒤로 나는 한동안 잠들기가 두려웠었다.
전혀 반가운 일이 아니지만, 내 정체가 널리 알려졌더라면 내 이름은 역사에 길이 남겨졌을 것이었다.
우드빌의 촌장과 법관은 내 존재를 감추려고 했다. 그 시골 동네 사람들은 글도 모르고 우드빌 밖으로도 거의 나가지 않아 여자 한 명의 존재를 은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었다.
그러나 조금 더 생각해보면, 상식적으로 마녀가 나타났다는 소식 같은 중요한 사안을 정말 비밀로 감춰두었을 리가 없었다.
그건 반역자 같은 범죄자를 마을에 감춰뒀다는 말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여기까지 생각한 나는 기적처럼 에드먼드 웬트워스가 나타난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정말 우연히 나를 발견하고 구원할 걸까?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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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마녀는 밤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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