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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1,182 추천 : 0 글자수 : 1,007 자 2022-12-25
“허어어!”
나는 어처구니없는 눈빛으로 내 주먹을 바라봤다. 스스로도 자신의 힘을 믿기 어려웠던 것이다.
“이, 이거 장난 아닌데.”
나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주먹 위로 진하게 타격감이 남았다.
이건 인간의 근력이 아니다.
이것이 헌터! 인류의 영웅이 수여받은 힘이었다.
“킁, 크이익!!”
놈은 겨우 정신을 차리더니, 꽁무니를 보였다. 상대가 안 될 거 같으니 도망치려하는 듯하다.
때를 놓치지 않았다. 나는 토핑이에게 바로 명령을 내렸다.
“토핑아 잡아!”
멍!
토핑이가 콰직! 다리를 이빨로 붙잡아 끌어당겼다. 갈퀴가 엉겨 붙으며 늪처럼 놈을 옭아맨다.
“크르륵!!!”
크림슨 보어가 갈퀴에서 빠져나오려고 발길질을 멈추지 않았다. 무의미한 행동이었다. 계속되는 안간힘에도 토핑이의 갈퀴에서 나오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싸움을 먼저 걸었으면서, 상대가 안 될 거 같으니 치사하게 내빼는 거냐. 그런 식으로 엘리트 몬스터까지 성장해 온 거면 실망인데.”
나는 놈에게 걸어가면서 우드득-! 뼈를 풀었다. 놈이 눈물을 글썽거렸다.
“얌전히 경험치가 돼라.”
이길 수 있다면 이런 기회를 놓칠 수야 없는 일이었다.
“약육강식!”
주먹이 놈의 턱으로 날아가 작렬했다.
빠아아아악-!
피육이 내는 소리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타격음이 울려 퍼졌다. 크림슨 보어는 “뀌이이익!” 단말마 비명과 함께 날아가 꽂혔다.
단단한 몸으로도 막지 못할, 초강력 파일드라이버 같은 주먹질이었다.
***
크림슨 보어로 만든 고기는 정말 산더미 그 자체였다.
질리도록 먹어도 여전히 남아 돌 정도였다.
“그냥, 이건 가져다 팔아버려야 하나.”
토핑이와 함께라도 다 먹을 자신도 없었으니.
“오래 놔두려면 역시 훈제가 가장 나을 텐데.”
지금 당장은 훈엽칩도 없고, 기술도 없으니 어쩔 수 없었다.
“역시 울타리가 있어야겠어.”
토핑이를 쓰다듬으며 목표를 돌렸다.
위협적인 녀석들이 한둘이어야 말이지. 안전이 우선이다.
집을 짓는 것 보다 울타리를 먼저 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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