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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957 추천 : 0 글자수 : 1,176 자 2022-12-29
심지어 아까보다 출혈이 심해져 있었다. 체력이 다 떨어진 몸이 퍼지면서 상처가 크게 벌어져진 것이다. 저대로 내버려뒀다간 출혈로 죽는다.
만에 하나 산다고 하더라도 감염으로 죽거나, 사냥당하겠지.
‘그러면 퀘스트는 나가리인데.’
어쩔 수 없네. 견인족을 보호하라는 것이 퀘스트의 내용이었으니, 녀석에게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다.
솔직히 조금 미안한 마음도 있었고.
“요놈!”
나는 번쩍 뛰어들어 수인 소녀를 잡아들었다. 마침 토핑이에게 신경이 쏠린 때였기에 배후로 달려들어 상반신을 번쩍 들어 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캐애앵! 크으으!"
녀석은 도망치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내 손아귀에 들어온 이상 소용없었다.
괴력이라는 하루의 특성을 빌려온 나는 절대 약한 존재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얌전히 좀 있어, 아! 아악!”
그렇다고 발버둥치는 야생동물 비슷한 녀석이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할퀴고 깨물고 덤벼들고 발악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토핑이가 으르렁대며 다가왔지만 나는 괜찮다는 듯 손바닥을 보여줬다.
“가만히 좀······아아악!”
손을 깨물린 나는 결국 포박하듯이 녀석의 입을 틀어막고 반대쪽 팔로 상반신 전체를 휘감았다.
“크으윽! 끼이잉!”
“뭔 유괴 범죄자도 아니고.”
복잡한 심정으로 나는 방향을 돌렸다.
야영지로부터 너무 멀리 걸어왔다. 한시가 급했다.
*
견인족을 데리고 야영지에 도착할 때까지도 녀석은 버둥거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나와는 달리 녀석에게는 생존이 달린 문제였기에 이해는 됐지만······.
“가만히 좀 있어라, 아오!”
나는 녀석을 땅바닥에 눕히고, 극단적인 수법을 쓰는 수밖에 없었다.
“토핑아, 저거 가져와! 그래, 그거!”
찰떡같이 내 말을 알아들은 토핑이가 끈을 물고 왔다. 울타리를 엮기 위해서 가져왔던 것이었다.
크으으!!
“얌마. 누가 해치는지 알겠다. 움직이지 마! 상처 더 벌어질라!”
겁을 심하게 먹은 모양인지 발버둥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녀석의 피가 옷과 얼굴에 묻으면서 나의 몰골도 말이 아니었다.
“아우우우-! 아우우-!”
도움을 구하는 듯 커다란 울음을 터트리는 녀석을 보고 있자니 착잡해졌다.
“참 나.”
무슨 생떼를 부리는 아이를 달래는 것도 아니고.
나는 겨우 녀석을 바닥에 내버려두고 리어카를 향했다.
“비싼 것들인데, 잘 먹히려나 모르겠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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