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조회 : 1,481 추천 : 1 글자수 : 2,049 자 2022-11-03
"허억!"
참았던 숨이 한꺼번에 터져나왔다. 사슴뿔의 소녀는 뛰는 심장을 움켜쥐었다.
쿵- 쾅- 쿵- 쾅-
그것은 대장간의 망치질보다 빨랐다. 심호흡으로 진정하려 해도 입술이 떨렸다. 눈물이 한 방울씩 떨어졌다.
열린 창문으로 찬바람이 들어왔다. 바람은 소녀의 눈물을 닦고, 머리카락을 스쳐 지나갔다. 살 떨리는 추위에 소녀는 이불로 몸을 감쌌다.
"헤헷."
따뜻한 기운에 빠져 고개를 이불 속에 파묻었다. 추위를 싫어하는 소녀를 위해 소녀의 스승이 보온 마법을 걸어둔 것이었다. 은은하게 퍼져나가는 온기에 두방망이질하던 심장이 차츰 진정되었다. 떨림도 어느새 멈추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코끝에서 춤추는 라벤더 향이 악몽을 부드럽게 지워나갔다.
이대로 잠에 든다면 좋으련만. 악몽의 여파로 졸음이 사라진 지 오래였다.
게다가 눈을 감으면 또다시 악몽을 꿀까봐 무서웠다.
'스승님한테 가야지.'
소녀는 이불로 몸을 감싼 채 침대에서 내려왔다. 시린 발을 위해 루돌프 슬리퍼를 신었다.
위에서 내려다본 계단은 아찔했다. 잘못하면 굴러 떨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소녀는 한 손으로 이불을, 다른 손으로 계단 손잡이를 잡았다. 그러고는 한 발씩 조심스럽게 내딛었다.
벽에 걸려있는 형광버섯 등에 의지하여 스승님의 방을 겨우겨우 찾았다. 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보고 들어가려는데,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그렇게..."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아니, 갑자기 멈추는 바람에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소녀는 화들짝 놀라며 주변을 살폈다.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스승님도 나오지 않았다.
소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이불을 꼭 잡고 일어났다. 그러고는 문틈을 통해 스승님을 바라보았다.
환상일까, 얘기를 나누는 스승님의 얼굴에서 하얀 빛이 보였다.
눈부시게 아름답고, 눈물나게 따듯해서 잡고 싶을 정도로...
끼익-
"!"
바람이 분 건지 문이 살짝 열렸다. 깜짝 놀란 소녀는 또다시 주저앉았다. 그러기도 잠시, 자리를 뜨려고 했으나 이미 스승의 시선이 이쪽을 향하고 있었다.
스승의 맞은편에 앉은 여자가 깔깔거렸다.
"아무래도 작은 손님이 용건이 있나보네."
"아, 아뇨. 그게..."
"후훗. 뭐, 그래도 타이밍 좋았어. 마침 내 용건은 끝난 참이었단다. 그렇지, 프레샤?"
연녹발의 여자, 프레샤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알고. 또 보자고?"
남색 머리의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다의 물결처럼 드레스 자락이 휘날렸다.
문을 열기 전, 남색 머리의 여자는 무릎을 굽혀 소녀와 마주하였다.
"그럼 또 봐요, 작은 손님."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소녀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진 여자는 다시 일어서서 문 열고 나갔다. 마치 하프를 연주하는 듯한 부드러운 손길이었다.
소녀는 자신의 스승이 부르기 전까지 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무슨 일 있는 것이냐?"
그저 한 마디 들었을뿐인데.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프레샤는 얼른 무릎을 굽히고 양팔을 내밀었다.
"이리 온."
아아...저 목소리, 저 미소. 꿀을 바른 듯한 달콤함에 소녀는 도도도- 달려가 프레샤의 품에 안겼다. 혹여나 사라질까 떨리는 손으로 꽉 안는 모습이 정말이지 애처로워 보였다.
프레샤는 애써 눈물을 삼키며 소녀의 등을 토닥였다.
"쉬이, 괜찮다. 악몽이라도 꾼 것이냐?"
"네. 너무 거대해서 저를 삼킬 것 같았어요."
"저런, 무서웠겠구나."
소녀는 대답 대신 숨이 막힐 때까지 울었다. 프레샤의 눈동자에서 보이지 않는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소녀가 말한 악몽의 정체는 알고 있었다. 아이가 이 길을 선택한 이상, 피할 수 없는 일이기에.
하지만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엔 아이는 아직 어리고 연약했다.
프레샤는 소녀를 자신의 품으로 조금 더 끌어당겼다.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주길 기도하며.
참았던 숨이 한꺼번에 터져나왔다. 사슴뿔의 소녀는 뛰는 심장을 움켜쥐었다.
쿵- 쾅- 쿵- 쾅-
그것은 대장간의 망치질보다 빨랐다. 심호흡으로 진정하려 해도 입술이 떨렸다. 눈물이 한 방울씩 떨어졌다.
열린 창문으로 찬바람이 들어왔다. 바람은 소녀의 눈물을 닦고, 머리카락을 스쳐 지나갔다. 살 떨리는 추위에 소녀는 이불로 몸을 감쌌다.
"헤헷."
따뜻한 기운에 빠져 고개를 이불 속에 파묻었다. 추위를 싫어하는 소녀를 위해 소녀의 스승이 보온 마법을 걸어둔 것이었다. 은은하게 퍼져나가는 온기에 두방망이질하던 심장이 차츰 진정되었다. 떨림도 어느새 멈추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코끝에서 춤추는 라벤더 향이 악몽을 부드럽게 지워나갔다.
이대로 잠에 든다면 좋으련만. 악몽의 여파로 졸음이 사라진 지 오래였다.
게다가 눈을 감으면 또다시 악몽을 꿀까봐 무서웠다.
'스승님한테 가야지.'
소녀는 이불로 몸을 감싼 채 침대에서 내려왔다. 시린 발을 위해 루돌프 슬리퍼를 신었다.
위에서 내려다본 계단은 아찔했다. 잘못하면 굴러 떨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소녀는 한 손으로 이불을, 다른 손으로 계단 손잡이를 잡았다. 그러고는 한 발씩 조심스럽게 내딛었다.
벽에 걸려있는 형광버섯 등에 의지하여 스승님의 방을 겨우겨우 찾았다. 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보고 들어가려는데,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그렇게..."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아니, 갑자기 멈추는 바람에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소녀는 화들짝 놀라며 주변을 살폈다.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스승님도 나오지 않았다.
소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이불을 꼭 잡고 일어났다. 그러고는 문틈을 통해 스승님을 바라보았다.
환상일까, 얘기를 나누는 스승님의 얼굴에서 하얀 빛이 보였다.
눈부시게 아름답고, 눈물나게 따듯해서 잡고 싶을 정도로...
끼익-
"!"
바람이 분 건지 문이 살짝 열렸다. 깜짝 놀란 소녀는 또다시 주저앉았다. 그러기도 잠시, 자리를 뜨려고 했으나 이미 스승의 시선이 이쪽을 향하고 있었다.
스승의 맞은편에 앉은 여자가 깔깔거렸다.
"아무래도 작은 손님이 용건이 있나보네."
"아, 아뇨. 그게..."
"후훗. 뭐, 그래도 타이밍 좋았어. 마침 내 용건은 끝난 참이었단다. 그렇지, 프레샤?"
연녹발의 여자, 프레샤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알고. 또 보자고?"
남색 머리의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다의 물결처럼 드레스 자락이 휘날렸다.
문을 열기 전, 남색 머리의 여자는 무릎을 굽혀 소녀와 마주하였다.
"그럼 또 봐요, 작은 손님."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소녀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진 여자는 다시 일어서서 문 열고 나갔다. 마치 하프를 연주하는 듯한 부드러운 손길이었다.
소녀는 자신의 스승이 부르기 전까지 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무슨 일 있는 것이냐?"
그저 한 마디 들었을뿐인데.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프레샤는 얼른 무릎을 굽히고 양팔을 내밀었다.
"이리 온."
아아...저 목소리, 저 미소. 꿀을 바른 듯한 달콤함에 소녀는 도도도- 달려가 프레샤의 품에 안겼다. 혹여나 사라질까 떨리는 손으로 꽉 안는 모습이 정말이지 애처로워 보였다.
프레샤는 애써 눈물을 삼키며 소녀의 등을 토닥였다.
"쉬이, 괜찮다. 악몽이라도 꾼 것이냐?"
"네. 너무 거대해서 저를 삼킬 것 같았어요."
"저런, 무서웠겠구나."
소녀는 대답 대신 숨이 막힐 때까지 울었다. 프레샤의 눈동자에서 보이지 않는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소녀가 말한 악몽의 정체는 알고 있었다. 아이가 이 길을 선택한 이상, 피할 수 없는 일이기에.
하지만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엔 아이는 아직 어리고 연약했다.
프레샤는 소녀를 자신의 품으로 조금 더 끌어당겼다.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주길 기도하며.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작가 밤의마법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0^
-이 작품은 7화까지 자유연재이고 8화부터 일요 연재 들어갑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닫기이스티나-꿀 흐르는 나무와 새벽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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