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조회 : 1,042 추천 : 0 글자수 : 1,886 자 2022-11-03
“그 까짓 거, 저도 할 수 있단 말이에요!”
툭- 숲 속의 돌멩이가 발에 채여 굴러갔다.
검은 머리칼. 긴 속눈썹 밑으로 푸른 사파이어 빛 눈동자가 영롱하게 반짝이는 소녀.
귀염성 있는 얼굴 밑으로 헤지고 낡은 옷차림이 눈에 띄었다. 질끈 묶은 가죽벨트는 겉면이 다 일어났고, 앙증맞은 배낭마저 헝겊을 동여맨 것처럼 초라했다.
“쳇, 촌녀라고 부르는 것 정도는 참을 수 있어요, 하지만…!”
촌녀.
주위의 모험가들은 모두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소녀를 열 받게 한 것은 그것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게 뭐라고, 그게 뭔데 사람을 막 무시해…!”
모험가 길드에서 확인한 스테이터스가 원인이었다.
[페리아]
[모험가 랭크: F]
[운: F] [통솔력: F] [카리스마: F] [친화력: F]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All F.
이런 능력치도 참 드물다.
진귀한 광경을 봐서 영광이라며 놀려대던 모험가 지망생들의 목소리가 잊히지 않았다.
“두고 보라구요. F급도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테니까! 까불던 놈들 얼굴 하나하나 전부 다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페리아의 눈에서 이글이글 불길이 치솟았고,
“흠, 그럼 첫 미션을 확인해볼까요.”
부푼 자신감으로 양피지를 펼쳐보았다.
초보 모험가 마을에서 취급하는 첫 번째 미션이었다.
[튜토리얼 미션 - 1단계]
모리모리 마을 - 정글 에이리어(★)에 자생하는 약초,
‘컴프린(★)’을 채집해주세요.
“훗, 이 정도쯤은 식은 죽 먹기네요.”
모리모리 마을의 정글 에이리어, 난이도는 별 한 개였다.
“아아, 정말. 이렇게 쉬운 미션에 왜 이리 호들갑이었을까요? 고작 이런 내용가지고 뭐가 위험하다는 건지.”
페리아는 우쭐해하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간과하는 게 있었다.
“소환수 같은 게 없어도 전혀 문제없겠어요.”
마력을 쓸 수도 없는 주제에 소환수도 없다. 페리아는 모험가에게 아주 필수적인 부분이 결함되어 있었다.
‘약초 하나쯤이야 뭐.’
페리아는 아무렇지도 않게 정글 안으로 들어갔다.
“낯인데 수풀림 때문에 빛이 거의 들어오질 않네요…. 컴프린…. 컴프린은 어디에 있는 거야….”
부스럭, 부스럭.
페리아는 어두컴컴한 숲 속으로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았다.
미션에 필요한 약초만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어?”
뭐라도 발견한 듯, 발길을 멈추었다.
몇 발자국 떨어진 전방에 피어있는 흰색 꽃.
약초였다.
미션에서 요구한 약초가 아니다.
저건……잘못 본 게 아니라면…….
“설마, 만드라고라?!”
페리아는 화색이 돌았다.
“저거면 뽑기 카드 한 팩 정도는 살 수 있어요!”
신나서 약초 뿌리를 향해 뛰어갔다.
“에잇! 왜 이리 안 뽑혀!”
페리아는 있는 힘껏 약초를 잡아당겼다. 피가 몰린 얼굴이 새빨갛게 부풀어 올랐다.
“뽑……히라고, 내 돈!”
단단하게 박힌 뿌리가 땅에서 뚜두둑- 심상치 않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페리아의 뇌리에 불안감이 스쳐갔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어….”
만드라고라가 움직였다.
아니, 땅이 움직였다.
쿵! 지진파처럼 지면을 울리는 굉음이 터져 나왔다. 정글 흙바닥이 일거에 들어 올려졌다.
“이건 무슨…….”
페리아는 멍한 얼굴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흙으로 된 생물체. 자신보다 세 배 더 큰 몸집.
“정령……?”
하급 땅의 정령, 노움(★).
평범한 모험가라면 어려운 상대는 아니었다. 싸워 줄 소환수가 있는 평범한 모험가였다면.
하지만 페리아한테는….
‘도망칠 방법밖에 없잖아요……!’
페리아는 스멀스멀 뒷걸음질 쳤지만,
“읏……!?”
나무뿌리에 넘어져 볼썽 사납게 엉덩방아 찍었다.
코앞에서 흙먼지 가득한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노움의 얼굴이 코앞으로 다가온 채였다. 놈은 위협적인 표정으로 [커어엉!] 뜨거운 숨을 뱉어냈다.
“으으윽…!”
흙덩이로 뭉친 주먹 한 방으로도 페리아의 몸은 초전박살이 날테다.
즉, 게임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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