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악마 퇴치2
조회 : 1,147 추천 : 0 글자수 : 4,724 자 2022-12-17
45. 악마 퇴치2
그날 진수는 일부러 그러는 게 눈에 보였다. 왠지 약에 취한 이경한을 계속 자극했다. 이정문 부부가 없는 틈을 타서 그는 월차까지 써서 놈의 집을 방문했다. 왜 굳이 거기까지 가냐고 물었지만 그는 대꾸 않고 호랑이 굴로 자진해서 들어갔다.
놈은 예외 없이 약에 취해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가 들어오자 두 팔 벌려 환영했다. 놈은 해롱대며 그에게 애정을 구걸했다.
“진수야! 우리 그럼 다시 시작하는 거지? 너도 나 좋아하는 거 맞지?”
“아니. 내가 왜? 난 그런 적 없어.”
놈은 약 때문인지 더 흥분해서 소리쳤다.
“그럼 여기 왜 왔어? 왜 만나자고 했어?”
“너 그날 왜 거기에 쓰러져 있었는지 알고 싶어서. 작정하고 그런 거라며? 왜?”
“몰라, 물어?”
“나 만나려고?”
“······.”
“그렇게까지 날 만나고 싶은 이유가 뭔데?”
“졸라 신경 거슬려, 니가.”
“내가 왜? 난 너한테 잘못한 거 없는데?”
“왜 잘못한 게 없어? 날 거절했잖아? 감히 날 차버렸잖아? 난 내가 못 갖는 건 그냥 안 둬. 다 부숴버리지. 죽여서라도 아무도 못 갖게 해.”
놈의 발광에도 그는 별 동요 없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 근데 어쩌냐? 난 니가 당장 죽인다 해도 널 좋아할 맘이 없는데? 너 같은 사이코를 누가 좋아해? 너 사이코 맞잖아? 크크.”
“뭐, 뭐라고? 이 씹새가 누구한테 사이코래? 존나 죽어볼래? 내가 못할 거 같아?”
제대로 약이 오른 놈은 물건을 집어던지며 발작을 일으켰다. 그러더니 약 기운이 떨어진 듯 몸을 덜덜 떨며 옆에 있던 서랍에서 주사기를 꺼내 팔에 주사했다. 그는 지켜만 볼 뿐 아무 말이 없었다.
잠시 후, 그는 놈이 숨을 고르고 나자 다시 자극을 했다.
“나 이만 갈게.”
“가지 마!”
“갈 건데? 니가 왜 날 만나고자 했는지 이유 들었잖아?”
“졸라 웃기지 마. 들어올 땐 니 맘이었지만 나갈 땐 맘대로 못 나가!”
“싫어. 난 뽕쟁이랑은 같이 있기 싫은데?”
“뽕쟁이? 크크크.”
놈이 또 흡사 광인처럼 웃어대더니 자랑하듯 떠들어댔다.
“존나 알지도 못하면서 입 닥쳐! 니가 이게 얼마나 좋은지 알기나 해? 크크. 너 같은 졸라 가난뱅이는 살 수도 없어. 이것도 돈 있어야 사는 거야. 뭘 알고 떠들어. 이건 약이야, 약! 졸라 좆같은 기분 업 시키는 보약이라고. 크크. 난 밥 안 먹고는 살아도 이거 없인 못 살아. 크크.”
“그래봤자 사이코 마약 뽕쟁이야, 넌. 난 간다.”
“이 씹새가! 어딜 가? 못 나가!”
그가 벌떡 일어서서 방을 나오려고 하자 놈은 미친 듯이 달려들어 그를 넘어뜨리더니 타고 앉았다. 그러더니 주사기를 무기 삼아 그의 눈에 들이대며 위협을 가했다.
“이거로 니 눈 쑤시면 넌 죽어. 빨리 살려달라고 존나 빌어. 크크.”
그는 체격적으로 충분히 놈을 제압하고도 남았지만 왠지 가만히 당하고만 있었다. 난 그가 시키는 대로 옆에서 지켜만 보다가 혹여 그가 다칠세라 소리쳤다.
“진수야! 얼른 밀치고 나와.”
하지만 그는 대답 없이 놈이 모르게 내게 눈짓만 해보였다. 그에게도 무슨 계략이 있는 듯 보였다. 그는 발버둥을 치는 척 하며 놈을 약 올렸다.
“왜, 날 죽이려고? 너 같은 겁쟁이가 누굴 죽여?”
“씹새야! 내가 못 죽일 거 같아? 이 약은 다 가능하게 해주거든? 크크. 내가 비밀 하나 말해 줄까?”
“이, 이경한······. 니, 니 말이 맞는 거 같다. 약을 해서 기운이 이렇게 세졌나?”
그는 일부러 힘든 척을 하면서 물었다.
“당근이지, 이 씹새야! 크크크. 너 뺑소니 당해서 죽었다 살아났지?”
“그걸 니가 어떻게 알아?”
“크크. 난 모르는 거 없어. 니네 집 불 나서 부모 다 죽고, 니 동생 다치고 쫄딱 망하고, 존나 개고생 한 거까지 다 알아. 그거 다 누가 했게? 크크.”
놈은 약 때문인지 폭주하는 차처럼 쉬지 않고 내달리며 거침없이 쏟아냈다.
“누, 누가 했는데?”
“내가 했다. 난 다 할 수 있어.”
그는 놈의 자백에 눈을 감더니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우, 우리 집에 불도 니가 질렀어? 재소자가 아니고?”
“돈 주니까 그 놈이 하던데? 크크.”
“······!!”
그 순간 그도 나도 비명조차 지를 수가 없었다. 온몸이 떨려 와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의 불행은 놈의 손에 의해 자행됐던 거였다. 개만도 못한 인간 때문에 애꿎은 그의 부모만 돌아가신 거였다.
그럼에도 그는 이를 악물어가며 참아내는 게 보였다. 눈에 핏발이 설 정도로 분노했지만 그는 숨을 고르며 물었다.
“그럼 날 차로 민 것도, 우리 집에 불을 낸 것도 너야?”
“크크. 그렇대도! 근데 너 왜 화 안내?”
“안 믿어! 너 지금 약 기운에 구라 뻥치는 거잖아? 너 고딩 때부터 겁쟁이 아니었어? 니 주제에 뭔 그런 짓을 해?”
“존나 아니거든? 증거 보여줘?”
“그런 게 있어? 웃기지 마. 세상 어떤 범인이 그런 걸 갖고 있어? 당장 버리지.”
“그거야 존나 쫌뺑이 같은 씹새들이고 난 달라. 난 전리품은 안 버려.”
“그래도 안 믿어! 눈으로 봐야만 믿지.”
“크크. 이 씹새가 의심도 많네.”
놈은 타고 앉아있던 그의 몸을 밟고 일어서더니 비틀비틀 금고로 가서 지문 인식으로 문을 열었다. 그러더니 봉투 하나를 들고 와서는 그의 눈앞에 보여주며 물건을 꺼내서 또 자랑하듯 씨불였다.
“이건 내 차 블랙박스. 여기에 널 차로 민 거 다 나왔지. 크크. 이건 불 지른 놈이 쓴 각서. 그 놈 지문까지 찍혀 있지. 나중에라도 그 놈이 경찰에 불까봐 갖고 있거든. 만약 그렇게 되면 그 놈 딸년 목숨이 담보로 잡혀 있어. 크크. 내가 이래도 겁쟁이야?”
그제야 그의 계획을 알 거 같았다. 그는 분명 현철을 통해서 알고 있는 게 있으면서 마약이나 차 사고에 대해서도 모른 척 시침을 떼었다. 놈의 입으로 자백을 하게 유도하는 듯 보였다. 현철이 이름은 거론되지 않으면서도 놈은 자신의 죄를 술술 불어댔다.
물론 약에 취해서 그런 거겠지만 증거까지 있는 이상 놈도 어쩌지 못할 터였다. 당장 이 곳을 빠져나가 신고만 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잠시 후, 무슨 영문인지 신고도 안했는데 경찰이 들이닥쳤다.
“이경한! 당장 손들어!”
“뭐야, 이 씹새들! 니들 여기가 어디라고 막 들어와? 주거 침입으로 콩밥 먹어볼래?”
놈은 침까지 흘려가며 소리쳤다.
“이경한씨! 당신을 살인 미수, 살인 청부, 마약법 위반으로 긴급 체포 합니다.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경찰의 미란다 고지를 들으며 나도 놈도 놀랐지만 진수만은 눈을 감은 채 바닥에 누워있었다. 그는 울고 있었다. 놈은 그를 보더니 입을 씰룩거리며 내뱉었다.
“박진수, 이 씹새야! 니가 혹 달고 왔어?”
그제야 몸을 일으키며 그가 받아쳤다.
“니가 있을 곳으로 가! 너한텐 거기가 어울려.”
****
그는 집에 와서 보름간 있었던 일들을 전부 설명했다.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 하던 그는 현철에게 연락을 했고 도움을 청했단다.
“미안하다, 그리고 고마워. 연락해줘서. 그때 이경한 신고 안했던 것도 나땜에 그런 거잖아? 맞지?”
“그래, 맞아.”
“그럴 거 없어. 나도 내 지은 죄가 있으니 벌 받아야지.”
“아니, 그러려고 온 거 아냐. 이경한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서야. 그리고 약속하지만 네 이름 거론 안 되게 할 거야.”
“진수야! 그럴 거 없어. 나도 벌 받고 너한테 용서 구하고 싶어. 니가 용서를 하든 안하든.”
“우리 얘긴 나중에 하자.”
그렇게 현철은 그에게 많은 정보를 주었다. 놈이 아직도 마약에 절어 산다는 것과 범죄 증거품을 금고에 보관하고 있다는 것도 현철을 통해서 자세히 알 수 있었단다.
뿐만 아니라 현철은 놈의 집에 드나들며 시시티브이를 놈이 모르게 설치해 둔 게 있고 자신의 컴퓨터로 그걸 볼 수 있게 만들었다는 얘기도 함께 해주었다.
“현철아! 그럼 나 좀 도와주라.”
“당연하지. 내 보험용 이었는데 이렇게 쓸 수 있어 좋네."
그는 나름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다. 놈이 약에 취해 있을 때 집으로 찾아가서 놈을 자극하기로. 다시 말해 놈이 흥분 상태에서 자백하고 증거도 내보이게 하는 거였다. 그러려면 현철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현철은 놈의 집을 드나들며 놈이 약을 하고 집에 놈의 부모가 없는 시간을 그에게 알려주었다.
그리고는 시시티브이 영상을 실시간으로 유튜브에 올리는 건 물론이고 경찰에 신고까지 해놓았다. 물론 경찰은 놈이 그를 도둑으로 몰았던 그 경찰서 소속이었다. 현철은 상황 설명을 한 후 경찰에게 유튜브를 보게 했다. 그렇기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들이 들이닥친 거였고. 그게 사건의 전말이었다.
“그랬구나. 힘들었겠다.”
난 그에게 모든 걸 전해 듣고는 애잔하게 바라봤다. 그는 이경한 놈의 자백을 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 참아냈다. 자신뿐 아니라 부모까지 죽인 놈을 앞에다 두고 참아낸다는 게 결단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놈의 범죄 증거를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 견뎌냈다. 경의가 표해질 정도였다.
“울 자기 진짜 장하다. 정말 장해.”
나의 칭찬에도 그는 별 말 없이 쓴웃음만 지었다. 자신 때문에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나는 듯했다.
그렇게 그는 악마를 박멸했다. 우리로부터 세상으로부터 퇴치를 했다. 바로 나의 연인 박진수가 그 어려운 걸 해내었다. 자신 있다는 그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그는 한다면 하는 남자였다.
그가 약속했듯 그는 분명 자신이 민재호였다는 사실도 꼭 기억해 내고 말 것이다. 난 그를 믿는다.
그날 진수는 일부러 그러는 게 눈에 보였다. 왠지 약에 취한 이경한을 계속 자극했다. 이정문 부부가 없는 틈을 타서 그는 월차까지 써서 놈의 집을 방문했다. 왜 굳이 거기까지 가냐고 물었지만 그는 대꾸 않고 호랑이 굴로 자진해서 들어갔다.
놈은 예외 없이 약에 취해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가 들어오자 두 팔 벌려 환영했다. 놈은 해롱대며 그에게 애정을 구걸했다.
“진수야! 우리 그럼 다시 시작하는 거지? 너도 나 좋아하는 거 맞지?”
“아니. 내가 왜? 난 그런 적 없어.”
놈은 약 때문인지 더 흥분해서 소리쳤다.
“그럼 여기 왜 왔어? 왜 만나자고 했어?”
“너 그날 왜 거기에 쓰러져 있었는지 알고 싶어서. 작정하고 그런 거라며? 왜?”
“몰라, 물어?”
“나 만나려고?”
“······.”
“그렇게까지 날 만나고 싶은 이유가 뭔데?”
“졸라 신경 거슬려, 니가.”
“내가 왜? 난 너한테 잘못한 거 없는데?”
“왜 잘못한 게 없어? 날 거절했잖아? 감히 날 차버렸잖아? 난 내가 못 갖는 건 그냥 안 둬. 다 부숴버리지. 죽여서라도 아무도 못 갖게 해.”
놈의 발광에도 그는 별 동요 없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 근데 어쩌냐? 난 니가 당장 죽인다 해도 널 좋아할 맘이 없는데? 너 같은 사이코를 누가 좋아해? 너 사이코 맞잖아? 크크.”
“뭐, 뭐라고? 이 씹새가 누구한테 사이코래? 존나 죽어볼래? 내가 못할 거 같아?”
제대로 약이 오른 놈은 물건을 집어던지며 발작을 일으켰다. 그러더니 약 기운이 떨어진 듯 몸을 덜덜 떨며 옆에 있던 서랍에서 주사기를 꺼내 팔에 주사했다. 그는 지켜만 볼 뿐 아무 말이 없었다.
잠시 후, 그는 놈이 숨을 고르고 나자 다시 자극을 했다.
“나 이만 갈게.”
“가지 마!”
“갈 건데? 니가 왜 날 만나고자 했는지 이유 들었잖아?”
“졸라 웃기지 마. 들어올 땐 니 맘이었지만 나갈 땐 맘대로 못 나가!”
“싫어. 난 뽕쟁이랑은 같이 있기 싫은데?”
“뽕쟁이? 크크크.”
놈이 또 흡사 광인처럼 웃어대더니 자랑하듯 떠들어댔다.
“존나 알지도 못하면서 입 닥쳐! 니가 이게 얼마나 좋은지 알기나 해? 크크. 너 같은 졸라 가난뱅이는 살 수도 없어. 이것도 돈 있어야 사는 거야. 뭘 알고 떠들어. 이건 약이야, 약! 졸라 좆같은 기분 업 시키는 보약이라고. 크크. 난 밥 안 먹고는 살아도 이거 없인 못 살아. 크크.”
“그래봤자 사이코 마약 뽕쟁이야, 넌. 난 간다.”
“이 씹새가! 어딜 가? 못 나가!”
그가 벌떡 일어서서 방을 나오려고 하자 놈은 미친 듯이 달려들어 그를 넘어뜨리더니 타고 앉았다. 그러더니 주사기를 무기 삼아 그의 눈에 들이대며 위협을 가했다.
“이거로 니 눈 쑤시면 넌 죽어. 빨리 살려달라고 존나 빌어. 크크.”
그는 체격적으로 충분히 놈을 제압하고도 남았지만 왠지 가만히 당하고만 있었다. 난 그가 시키는 대로 옆에서 지켜만 보다가 혹여 그가 다칠세라 소리쳤다.
“진수야! 얼른 밀치고 나와.”
하지만 그는 대답 없이 놈이 모르게 내게 눈짓만 해보였다. 그에게도 무슨 계략이 있는 듯 보였다. 그는 발버둥을 치는 척 하며 놈을 약 올렸다.
“왜, 날 죽이려고? 너 같은 겁쟁이가 누굴 죽여?”
“씹새야! 내가 못 죽일 거 같아? 이 약은 다 가능하게 해주거든? 크크. 내가 비밀 하나 말해 줄까?”
“이, 이경한······. 니, 니 말이 맞는 거 같다. 약을 해서 기운이 이렇게 세졌나?”
그는 일부러 힘든 척을 하면서 물었다.
“당근이지, 이 씹새야! 크크크. 너 뺑소니 당해서 죽었다 살아났지?”
“그걸 니가 어떻게 알아?”
“크크. 난 모르는 거 없어. 니네 집 불 나서 부모 다 죽고, 니 동생 다치고 쫄딱 망하고, 존나 개고생 한 거까지 다 알아. 그거 다 누가 했게? 크크.”
놈은 약 때문인지 폭주하는 차처럼 쉬지 않고 내달리며 거침없이 쏟아냈다.
“누, 누가 했는데?”
“내가 했다. 난 다 할 수 있어.”
그는 놈의 자백에 눈을 감더니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우, 우리 집에 불도 니가 질렀어? 재소자가 아니고?”
“돈 주니까 그 놈이 하던데? 크크.”
“······!!”
그 순간 그도 나도 비명조차 지를 수가 없었다. 온몸이 떨려 와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의 불행은 놈의 손에 의해 자행됐던 거였다. 개만도 못한 인간 때문에 애꿎은 그의 부모만 돌아가신 거였다.
그럼에도 그는 이를 악물어가며 참아내는 게 보였다. 눈에 핏발이 설 정도로 분노했지만 그는 숨을 고르며 물었다.
“그럼 날 차로 민 것도, 우리 집에 불을 낸 것도 너야?”
“크크. 그렇대도! 근데 너 왜 화 안내?”
“안 믿어! 너 지금 약 기운에 구라 뻥치는 거잖아? 너 고딩 때부터 겁쟁이 아니었어? 니 주제에 뭔 그런 짓을 해?”
“존나 아니거든? 증거 보여줘?”
“그런 게 있어? 웃기지 마. 세상 어떤 범인이 그런 걸 갖고 있어? 당장 버리지.”
“그거야 존나 쫌뺑이 같은 씹새들이고 난 달라. 난 전리품은 안 버려.”
“그래도 안 믿어! 눈으로 봐야만 믿지.”
“크크. 이 씹새가 의심도 많네.”
놈은 타고 앉아있던 그의 몸을 밟고 일어서더니 비틀비틀 금고로 가서 지문 인식으로 문을 열었다. 그러더니 봉투 하나를 들고 와서는 그의 눈앞에 보여주며 물건을 꺼내서 또 자랑하듯 씨불였다.
“이건 내 차 블랙박스. 여기에 널 차로 민 거 다 나왔지. 크크. 이건 불 지른 놈이 쓴 각서. 그 놈 지문까지 찍혀 있지. 나중에라도 그 놈이 경찰에 불까봐 갖고 있거든. 만약 그렇게 되면 그 놈 딸년 목숨이 담보로 잡혀 있어. 크크. 내가 이래도 겁쟁이야?”
그제야 그의 계획을 알 거 같았다. 그는 분명 현철을 통해서 알고 있는 게 있으면서 마약이나 차 사고에 대해서도 모른 척 시침을 떼었다. 놈의 입으로 자백을 하게 유도하는 듯 보였다. 현철이 이름은 거론되지 않으면서도 놈은 자신의 죄를 술술 불어댔다.
물론 약에 취해서 그런 거겠지만 증거까지 있는 이상 놈도 어쩌지 못할 터였다. 당장 이 곳을 빠져나가 신고만 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잠시 후, 무슨 영문인지 신고도 안했는데 경찰이 들이닥쳤다.
“이경한! 당장 손들어!”
“뭐야, 이 씹새들! 니들 여기가 어디라고 막 들어와? 주거 침입으로 콩밥 먹어볼래?”
놈은 침까지 흘려가며 소리쳤다.
“이경한씨! 당신을 살인 미수, 살인 청부, 마약법 위반으로 긴급 체포 합니다.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경찰의 미란다 고지를 들으며 나도 놈도 놀랐지만 진수만은 눈을 감은 채 바닥에 누워있었다. 그는 울고 있었다. 놈은 그를 보더니 입을 씰룩거리며 내뱉었다.
“박진수, 이 씹새야! 니가 혹 달고 왔어?”
그제야 몸을 일으키며 그가 받아쳤다.
“니가 있을 곳으로 가! 너한텐 거기가 어울려.”
****
그는 집에 와서 보름간 있었던 일들을 전부 설명했다.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 하던 그는 현철에게 연락을 했고 도움을 청했단다.
“미안하다, 그리고 고마워. 연락해줘서. 그때 이경한 신고 안했던 것도 나땜에 그런 거잖아? 맞지?”
“그래, 맞아.”
“그럴 거 없어. 나도 내 지은 죄가 있으니 벌 받아야지.”
“아니, 그러려고 온 거 아냐. 이경한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서야. 그리고 약속하지만 네 이름 거론 안 되게 할 거야.”
“진수야! 그럴 거 없어. 나도 벌 받고 너한테 용서 구하고 싶어. 니가 용서를 하든 안하든.”
“우리 얘긴 나중에 하자.”
그렇게 현철은 그에게 많은 정보를 주었다. 놈이 아직도 마약에 절어 산다는 것과 범죄 증거품을 금고에 보관하고 있다는 것도 현철을 통해서 자세히 알 수 있었단다.
뿐만 아니라 현철은 놈의 집에 드나들며 시시티브이를 놈이 모르게 설치해 둔 게 있고 자신의 컴퓨터로 그걸 볼 수 있게 만들었다는 얘기도 함께 해주었다.
“현철아! 그럼 나 좀 도와주라.”
“당연하지. 내 보험용 이었는데 이렇게 쓸 수 있어 좋네."
그는 나름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다. 놈이 약에 취해 있을 때 집으로 찾아가서 놈을 자극하기로. 다시 말해 놈이 흥분 상태에서 자백하고 증거도 내보이게 하는 거였다. 그러려면 현철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현철은 놈의 집을 드나들며 놈이 약을 하고 집에 놈의 부모가 없는 시간을 그에게 알려주었다.
그리고는 시시티브이 영상을 실시간으로 유튜브에 올리는 건 물론이고 경찰에 신고까지 해놓았다. 물론 경찰은 놈이 그를 도둑으로 몰았던 그 경찰서 소속이었다. 현철은 상황 설명을 한 후 경찰에게 유튜브를 보게 했다. 그렇기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들이 들이닥친 거였고. 그게 사건의 전말이었다.
“그랬구나. 힘들었겠다.”
난 그에게 모든 걸 전해 듣고는 애잔하게 바라봤다. 그는 이경한 놈의 자백을 끌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 참아냈다. 자신뿐 아니라 부모까지 죽인 놈을 앞에다 두고 참아낸다는 게 결단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놈의 범죄 증거를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 견뎌냈다. 경의가 표해질 정도였다.
“울 자기 진짜 장하다. 정말 장해.”
나의 칭찬에도 그는 별 말 없이 쓴웃음만 지었다. 자신 때문에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나는 듯했다.
그렇게 그는 악마를 박멸했다. 우리로부터 세상으로부터 퇴치를 했다. 바로 나의 연인 박진수가 그 어려운 걸 해내었다. 자신 있다는 그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그는 한다면 하는 남자였다.
그가 약속했듯 그는 분명 자신이 민재호였다는 사실도 꼭 기억해 내고 말 것이다. 난 그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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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8. 에필로그조회 : 2,10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652 47.47. 해피엔딩조회 : 1,372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381 46.46. 악의 대부조회 : 1,36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21 45.45. 악마 퇴치2조회 : 1,15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724 44.44. 악마 퇴치조회 : 1,24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3,866 43.43. 빌어먹을 촉조회 : 1,21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52 42.42. 상남자조회 : 1,47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47 41.41. 내가 보여?조회 : 1,132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79 40.40. 고통의 강도2조회 : 29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321 39.39. 우리는 연인조회 : 29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655 38.38. 키스해도 될까요조회 : 37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590 37.37. 손등에 마음이 닿다조회 : 28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36 36.36. 화해?조회 : 32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514 35.35. 이해가 안 돼조회 : 37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065 34.34. 악마네 집조회 : 32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56 33.33. 또 너니조회 : 35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809 32.32. 살아줘서 고마워조회 : 38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616 31.31. 가지 마, 진수야조회 : 27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66 30.30. 폭풍 전야조회 : 32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645 29.29. 사랑도 우정도조회 : 47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353 28.28. 질투는 반 혼령의 힘조회 : 25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641 27.27. 거짓말조회 : 34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07 26.26. 데이트조회 : 37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16 25.25. 진수와 나, 그리고 박수조회 : 37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48 24.24. 협력하여 선을 이루다조회 : 38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22 23.23. 믿어줘조회 : 31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00 22.22. 말 걸다조회 : 302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06 21.21. 박수야, 고마워조회 : 37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072 20.20. 악마의 자식조회 : 41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804 19.19. 이경한, 알 수 없는 아이조회 : 31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556 18.18. 이경한조회 : 42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613 17.17. 다정한 진수씨조회 : 44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520 16.16. 꿈결의 대화조회 : 43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69 15.15. 꿈속의 여인조회 : 37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112 14.14. 환생조회 : 41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329 13.13. 염라대왕의 선처조회 : 38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41 12.12. 애인 놀이 and 부부 놀이조회 : 51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85 11.11. 이혼녀 되기 싫어조회 : 44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144 10.10. 불행 소나타조회 : 34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176 9.9. 여전사 한영미조회 : 53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197 8.8. 이정문 , 지옥에나 떨어져라조회 : 542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190 7.7. 너와 함께라면조회 : 34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375 6.6. 소중해조회 : 42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19 5.5. 연인조회 : 497 추천 : 1 댓글 : 0 글자 : 5,502 4.4. 고통의 강도조회 : 430 추천 : 1 댓글 : 0 글자 : 5,865 3.3. 내 편조회 : 409 추천 : 1 댓글 : 0 글자 : 6,986 2.2. 중국집 배달원조회 : 471 추천 : 1 댓글 : 0 글자 : 5,453 1.1. 반 혼령조회 : 2,009 추천 : 1 댓글 : 0 글자 : 7,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