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화 : 마왕 이야기(7)
조회 : 965 추천 : 0 글자수 : 1,064 자 2022-12-17
마왕이 태어나자 대륙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그동안 홀리몰리 신의 빛을 피해 깊은 어둠 속으로 숨어들었던 마물들이 기다렸다는 듯 마음껏 활개를 치기 시작했고, 대륙은 순식간에 어둠과 비명으로 물들었습니다.
절망이란 전염성이 강한 질병과도 같아서, 수많은 사제들과 성기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번지고 떠 번져 어느새 대륙의 절반을 집어삼켰습니다.
이제 열일곱이 되어 키가 훌쩍 자란 소년이 황폐해진 성벽 위에 올라 그 모습을 홀로 지켜보았습니다.
“마왕님. 가시지요. 마왕님께서 이 대륙의 주인이 되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소년은 목소리를 향해 뒤를 돌았습니다. 이제 그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혼자… 였었나.
이렇게나 많은 심복들이 그의 뒤에 일제히 부복하고 있었으니까요.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겠지.
그렇게 마왕은 드넓은 대륙을 가로질러 수도를 향해 걸었습니다. 그의 발이 닿는 곳마다 마왕의 등장을 알리듯 검게 물들었습니다. 그 무엇도 마왕을 막을 수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눈부신 노란빛이 그의 앞을 가로막기 전까진요.
그와 마찬가지로 올해 열일곱 살이 된 소녀는 키가 큰 소년처럼 어딘가 성숙해진 모습이었습니다. 소년이 그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요.
“네가 그 성녀로구나! 감히 위대한 마왕님의 행진을 방해하다니, 네가 겁대가리를…”
“첼.”
오랜만에 만난 소녀가 소년에게 건넨 첫마디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내가 많이 늦었지?”
성녀의 생뚱맞은 소리에 악마들은 분개했습니다.
“뭔 헛소리를 하느냐, 이 악마야!”
“악마는 우리다! 이 성녀야, 마왕님께 아는 척을 하다니 무슨 수작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왕님께서 거기에 넘어갈 성싶으냐?”
마왕은 성녀를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이윽고 마왕과 성녀의 힘이 충돌하며 천지가 진동하기 시작했습니다. 흑과 백은 한데 뒤엉켜 열을 밤낮을 쉴 새 없이 싸웠습니다.
그 누구도 둘 사이에 끼어들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때만큼은 인간도, 악마도 숨을 죽이고 그저 그들의 신이 이기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마왕과 성녀가 싸운 지 정확히 열흘하고도 하루가 지난날.
“윽…!”
드디어 승부가 결착되었습니다.
그동안 홀리몰리 신의 빛을 피해 깊은 어둠 속으로 숨어들었던 마물들이 기다렸다는 듯 마음껏 활개를 치기 시작했고, 대륙은 순식간에 어둠과 비명으로 물들었습니다.
절망이란 전염성이 강한 질병과도 같아서, 수많은 사제들과 성기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번지고 떠 번져 어느새 대륙의 절반을 집어삼켰습니다.
이제 열일곱이 되어 키가 훌쩍 자란 소년이 황폐해진 성벽 위에 올라 그 모습을 홀로 지켜보았습니다.
“마왕님. 가시지요. 마왕님께서 이 대륙의 주인이 되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소년은 목소리를 향해 뒤를 돌았습니다. 이제 그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혼자… 였었나.
이렇게나 많은 심복들이 그의 뒤에 일제히 부복하고 있었으니까요.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겠지.
그렇게 마왕은 드넓은 대륙을 가로질러 수도를 향해 걸었습니다. 그의 발이 닿는 곳마다 마왕의 등장을 알리듯 검게 물들었습니다. 그 무엇도 마왕을 막을 수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눈부신 노란빛이 그의 앞을 가로막기 전까진요.
그와 마찬가지로 올해 열일곱 살이 된 소녀는 키가 큰 소년처럼 어딘가 성숙해진 모습이었습니다. 소년이 그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요.
“네가 그 성녀로구나! 감히 위대한 마왕님의 행진을 방해하다니, 네가 겁대가리를…”
“첼.”
오랜만에 만난 소녀가 소년에게 건넨 첫마디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내가 많이 늦었지?”
성녀의 생뚱맞은 소리에 악마들은 분개했습니다.
“뭔 헛소리를 하느냐, 이 악마야!”
“악마는 우리다! 이 성녀야, 마왕님께 아는 척을 하다니 무슨 수작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왕님께서 거기에 넘어갈 성싶으냐?”
마왕은 성녀를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이윽고 마왕과 성녀의 힘이 충돌하며 천지가 진동하기 시작했습니다. 흑과 백은 한데 뒤엉켜 열을 밤낮을 쉴 새 없이 싸웠습니다.
그 누구도 둘 사이에 끼어들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때만큼은 인간도, 악마도 숨을 죽이고 그저 그들의 신이 이기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마왕과 성녀가 싸운 지 정확히 열흘하고도 하루가 지난날.
“윽…!”
드디어 승부가 결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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