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화 : 마왕 이야기(6)
조회 : 984 추천 : 0 글자수 : 1,062 자 2022-12-16
“같이 가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친절한 성기사는 홀로 숲속에 뛰어드는 길다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습니다. 그걸 보고 길다가 걱정 많은 성기사 아저씨에게 한마디 했어요.
“괜찮아요. 제가 매일같이 드나들던 길인걸요. 위험하지 않아요, 전혀!”
“너무 어둡습니다. 풀이 가득해서 뭐가 숨어있을지 모르고요.”
“어둠과 수풀은 겉보기엔 무서워 보여도 사실은 약자들을 숨기고 보호해 주지요. 그리고 숲에 숨은 이들은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아무런 해를 입히지 않아요.”
그렇게 말하는 어린 소녀의 눈은 눈부시게 반짝였습니다. 그래서 숲에 가보지 않은 어른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게 되었지요.
“빨리 다녀올게요! 첼에게 어서 수도에 살게 되었다는 이 기쁜 소식을 전해야겠어요!”
혼자 남은 성기사는 재빨리 사라지는 작고 큰 뒷모습을 향해 살짝 고개를 숙였습니다.
“허헛, 참. 정말 독특한 성녀님이시군요. 어둠마저 품으려 하시다니. 당신의 뜻이 그러하다면 저는 따를 뿐입니다.”
길다는 오전 중에 한번 갔다가 성기사를 만나는 바람에 다시 되돌아와야만 했던 그 길을 빠르게 달렸습니다.
“으으, 아저씨 땜에 늦었잖아! 첼이 기다리겠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미 누군가가 소녀보다 한발 먼저 소년의 손을 잡아버리고야 말았던 것입니다.
“그동안 괴롭히고 싶어도 코빼기도 안 보인다 싶었더니만, 여기 있었구먼?”
“우리 안 보고 싶었냐? 엉? 심심해서 죽는 줄 알았잖아.”
“이 꼬질꼬질한 종이는 뭐야. 뭐? 용사?”
“크하하핫! 이 찌질한 녀석이 용사랜다. 웩, 오글거려!”
“당장 찢어버려!”
찌익-!
『이 허름한 마을에 홀리몰리 그 녀석이 분신을 숨겨놓았다기에 와봤더니.』
“헉! 누구야!”
“누가 말을 했어!”
『네 안에 있는 분노는 나의 분신이 되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운이 좋구나.』
“으아아악! 땅에서 뭐가!”
“으으으읍!”
『나는 마신 아르기에네스. 이 자리에서 너를 구원하고, 또 위대하게 할 것이다.』
흰 종이 조각이 나풀나풀 흩날리는 한가운데서 소년이 몸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렇게 대륙에 성녀가 나타난 날, 한날한시에 마왕 또한 태어났습니다.
친절한 성기사는 홀로 숲속에 뛰어드는 길다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습니다. 그걸 보고 길다가 걱정 많은 성기사 아저씨에게 한마디 했어요.
“괜찮아요. 제가 매일같이 드나들던 길인걸요. 위험하지 않아요, 전혀!”
“너무 어둡습니다. 풀이 가득해서 뭐가 숨어있을지 모르고요.”
“어둠과 수풀은 겉보기엔 무서워 보여도 사실은 약자들을 숨기고 보호해 주지요. 그리고 숲에 숨은 이들은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아무런 해를 입히지 않아요.”
그렇게 말하는 어린 소녀의 눈은 눈부시게 반짝였습니다. 그래서 숲에 가보지 않은 어른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게 되었지요.
“빨리 다녀올게요! 첼에게 어서 수도에 살게 되었다는 이 기쁜 소식을 전해야겠어요!”
혼자 남은 성기사는 재빨리 사라지는 작고 큰 뒷모습을 향해 살짝 고개를 숙였습니다.
“허헛, 참. 정말 독특한 성녀님이시군요. 어둠마저 품으려 하시다니. 당신의 뜻이 그러하다면 저는 따를 뿐입니다.”
길다는 오전 중에 한번 갔다가 성기사를 만나는 바람에 다시 되돌아와야만 했던 그 길을 빠르게 달렸습니다.
“으으, 아저씨 땜에 늦었잖아! 첼이 기다리겠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미 누군가가 소녀보다 한발 먼저 소년의 손을 잡아버리고야 말았던 것입니다.
“그동안 괴롭히고 싶어도 코빼기도 안 보인다 싶었더니만, 여기 있었구먼?”
“우리 안 보고 싶었냐? 엉? 심심해서 죽는 줄 알았잖아.”
“이 꼬질꼬질한 종이는 뭐야. 뭐? 용사?”
“크하하핫! 이 찌질한 녀석이 용사랜다. 웩, 오글거려!”
“당장 찢어버려!”
찌익-!
『이 허름한 마을에 홀리몰리 그 녀석이 분신을 숨겨놓았다기에 와봤더니.』
“헉! 누구야!”
“누가 말을 했어!”
『네 안에 있는 분노는 나의 분신이 되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운이 좋구나.』
“으아아악! 땅에서 뭐가!”
“으으으읍!”
『나는 마신 아르기에네스. 이 자리에서 너를 구원하고, 또 위대하게 할 것이다.』
흰 종이 조각이 나풀나풀 흩날리는 한가운데서 소년이 몸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렇게 대륙에 성녀가 나타난 날, 한날한시에 마왕 또한 태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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