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화 : 마왕 이야기(7)
조회 : 1,586 추천 : 0 글자수 : 1,064 자 2022-12-17
마왕이 태어나자 대륙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그동안 홀리몰리 신의 빛을 피해 깊은 어둠 속으로 숨어들었던 마물들이 기다렸다는 듯 마음껏 활개를 치기 시작했고, 대륙은 순식간에 어둠과 비명으로 물들었습니다.
절망이란 전염성이 강한 질병과도 같아서, 수많은 사제들과 성기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번지고 떠 번져 어느새 대륙의 절반을 집어삼켰습니다.
이제 열일곱이 되어 키가 훌쩍 자란 소년이 황폐해진 성벽 위에 올라 그 모습을 홀로 지켜보았습니다.
“마왕님. 가시지요. 마왕님께서 이 대륙의 주인이 되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소년은 목소리를 향해 뒤를 돌았습니다. 이제 그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혼자… 였었나.
이렇게나 많은 심복들이 그의 뒤에 일제히 부복하고 있었으니까요.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겠지.
그렇게 마왕은 드넓은 대륙을 가로질러 수도를 향해 걸었습니다. 그의 발이 닿는 곳마다 마왕의 등장을 알리듯 검게 물들었습니다. 그 무엇도 마왕을 막을 수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눈부신 노란빛이 그의 앞을 가로막기 전까진요.
그와 마찬가지로 올해 열일곱 살이 된 소녀는 키가 큰 소년처럼 어딘가 성숙해진 모습이었습니다. 소년이 그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요.
“네가 그 성녀로구나! 감히 위대한 마왕님의 행진을 방해하다니, 네가 겁대가리를…”
“첼.”
오랜만에 만난 소녀가 소년에게 건넨 첫마디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내가 많이 늦었지?”
성녀의 생뚱맞은 소리에 악마들은 분개했습니다.
“뭔 헛소리를 하느냐, 이 악마야!”
“악마는 우리다! 이 성녀야, 마왕님께 아는 척을 하다니 무슨 수작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왕님께서 거기에 넘어갈 성싶으냐?”
마왕은 성녀를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이윽고 마왕과 성녀의 힘이 충돌하며 천지가 진동하기 시작했습니다. 흑과 백은 한데 뒤엉켜 열을 밤낮을 쉴 새 없이 싸웠습니다.
그 누구도 둘 사이에 끼어들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때만큼은 인간도, 악마도 숨을 죽이고 그저 그들의 신이 이기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마왕과 성녀가 싸운 지 정확히 열흘하고도 하루가 지난날.
“윽…!”
드디어 승부가 결착되었습니다.
그동안 홀리몰리 신의 빛을 피해 깊은 어둠 속으로 숨어들었던 마물들이 기다렸다는 듯 마음껏 활개를 치기 시작했고, 대륙은 순식간에 어둠과 비명으로 물들었습니다.
절망이란 전염성이 강한 질병과도 같아서, 수많은 사제들과 성기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번지고 떠 번져 어느새 대륙의 절반을 집어삼켰습니다.
이제 열일곱이 되어 키가 훌쩍 자란 소년이 황폐해진 성벽 위에 올라 그 모습을 홀로 지켜보았습니다.
“마왕님. 가시지요. 마왕님께서 이 대륙의 주인이 되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소년은 목소리를 향해 뒤를 돌았습니다. 이제 그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혼자… 였었나.
이렇게나 많은 심복들이 그의 뒤에 일제히 부복하고 있었으니까요.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겠지.
그렇게 마왕은 드넓은 대륙을 가로질러 수도를 향해 걸었습니다. 그의 발이 닿는 곳마다 마왕의 등장을 알리듯 검게 물들었습니다. 그 무엇도 마왕을 막을 수 없을 것만 같았습니다.
눈부신 노란빛이 그의 앞을 가로막기 전까진요.
그와 마찬가지로 올해 열일곱 살이 된 소녀는 키가 큰 소년처럼 어딘가 성숙해진 모습이었습니다. 소년이 그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요.
“네가 그 성녀로구나! 감히 위대한 마왕님의 행진을 방해하다니, 네가 겁대가리를…”
“첼.”
오랜만에 만난 소녀가 소년에게 건넨 첫마디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내가 많이 늦었지?”
성녀의 생뚱맞은 소리에 악마들은 분개했습니다.
“뭔 헛소리를 하느냐, 이 악마야!”
“악마는 우리다! 이 성녀야, 마왕님께 아는 척을 하다니 무슨 수작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왕님께서 거기에 넘어갈 성싶으냐?”
마왕은 성녀를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이윽고 마왕과 성녀의 힘이 충돌하며 천지가 진동하기 시작했습니다. 흑과 백은 한데 뒤엉켜 열을 밤낮을 쉴 새 없이 싸웠습니다.
그 누구도 둘 사이에 끼어들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때만큼은 인간도, 악마도 숨을 죽이고 그저 그들의 신이 이기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마왕과 성녀가 싸운 지 정확히 열흘하고도 하루가 지난날.
“윽…!”
드디어 승부가 결착되었습니다.
작가의 말
등록된 작가의 말이 없습니다.
닫기![]()
이름이 김악마인 내가 이세계에 떨어졌는데 용사가 된 건에 대하여 (악마용사)
45.45화 : 마왕 이야기(9)조회 : 1,60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56 44.44화 : 마왕 이야기(8)조회 : 1,68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07 43.43화 : 마왕 이야기(7)조회 : 1,592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64 42.42화 : 마왕 이야기(6)조회 : 1,62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62 41.41화 : 마왕 이야기(5)조회 : 1,62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76 40.40화 : 마왕 이야기(4)조회 : 1,71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44 39.39화 : 마왕 이야기(3)조회 : 1,67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201 38.38화 : 마왕 이야기(2)조회 : 16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97 37.37화 : 마왕 이야기(1)조회 : 8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60 36.36화 : 눈을 떠, 제발.조회 : 29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69 35.35화 : 새카만 어둠 속에 몸을 집어던져.조회 : 7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43 34.34화 : 데자뷰.조회 : 12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20 33.33화 : 덤벼! 33화 만에 처음으로 용사의 힘이 뭔지 보여주겠다!조회 : 8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04 32.32화 : 내 귀에 마왕.조회 : 16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79 31.31화 : 어딘가 이상한 반응은 기분 탓 이련지.조회 : 14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78 30.30화 : 우연의 우연의 우연.조회 : 16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19 29.29화 : 마왕을 만날 수 있다.조회 : 19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36 28.28화 : 나도 모르는 내 자세요?조회 : 14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34 27.27화 : 빛을 가리는 어둠 / 그럼에도 피어나는 빛조회 : 11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70 26.26화 : 판타지 세계의 최상급이란.조회 : 10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95 25.25화 : 거 뉘슈?조회 : 17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49 24.24화 : 4분의 1의 확률이란.조회 : 25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09 23.23화 : 어둠속에서 들리는 악의 목소리.조회 : 35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03 22.22화 : 난이도 중.조회 : 10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80 21.21화 : 저 조금은 용사입니다.조회 : 72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36 20.20화 : 끼이익.조회 : 10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60 19.19화 : 어딘가에서 들어본 레퍼토리.조회 : 9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17 18.18화 : 저기….조회 : 22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72 17.17화 : 위기!조회 : 8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56 16.16화 : 겁쟁이들의 왕이라는 단어에 숨은 치졸함을 알아차릴 수 있는 건 아마 내가 겁쟁이라서.조회 : 13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06 15.15화 : 작가가. 어느 용사에게.조회 : 35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88 14.14화 : 용사는 난데요.조회 : 10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98 13.13화 : 용사는 피곤해.조회 : 21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67 12.12화 : 누님, 앞장 서시죠.조회 : 21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93 11.11화 : 히로인 주세요.조회 : 30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76 10.10화 : 네 사람의 얼굴.조회 : 13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01 9.9화 : 두 명의 스승님.조회 : 22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93 8.8화 : 세상을 구할 용사가 되었습니다.조회 : 15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68 7.7화 : 허헣. 난 모르겠다. 일단 살려줘요.조회 : 15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071 6.6화 : 생명의 은인 등장! 등장?조회 : 10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26 5.5화 : 잠깐만, 현실인가 이거?조회 : 47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58 4.4화 : 하핳. 꿈인가?조회 : 162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34 3.3화 : 거봐요. 저는 평범…. 엑?조회 : 34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28 2.2화 : 이름은 김악마지만 누구보다 평범합니다.조회 : 17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39 1.1화 : 이름은 김악마지만 누구보다 평범합니다.조회 : 1,82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