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조회 : 1,584 추천 : 0 글자수 : 2,969 자 2022-11-06
내 인생은 조금 험난한 사건들이 많다. 일일이 설명하자면 긴데, 간단명료하게 정리하자면 난 귀신을 본다. 정확히는 트라우마를 겪은 이후 귀신이 보인다.
“현진! 일어나!”
20세의 인생의 갈피를 못 정한 내 머리를 쥐어뜯는 한 여성. 앉아서 컴퓨터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게 만든다.
“왜?”
최대한 상냥하고 차분하게 묻자 소녀의 표정이 짜증 가득한 얼굴로 서서히 바뀌기 시작하였다.
“왜라고?! 내가 말했지. 친구들 만나라고!”
“아···, 미안!”
“뭐?! 진짜 나한테 맞고 싶어?!”
“미안···.”
눈앞의 이 아이는 6년 전에 내 눈앞에서 죽은 친구다.
-
6년 전, 그러니까 내 나이 14세. 중학교 1학년 때, 전 세계가 뒤집혀 질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은 한 중학교의 학생 25명이 동시에 집단 자살을 한 사건이다.
‘희망 중학교 집단 자살 사건’
여론은 그 사건을 이렇게 불렀다. 1학년 1반의 30명 중, 25명이 집단 자살을 한 사건이다.
자살의 사유로는 담임교사 홍연기의 지속적인 괴롭힘 때문이라 한다.
“뭔 생각을 그리 해?”
눈앞에 밝은 모습의 소녀는 교복을 입고 있다. 지면을 걷고 살아있는 사람처럼 밥도 먹고 물건도 집는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우리 집에서 만의 이야기. 이 아이는 집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미안, 까먹었어.”
“또?!”
기묘하게도 이 아이의 얼굴만큼은 선명이 기억한다. 이 아이의 죽기 직전의 미소. 어디선가 떨어지는 이 아이와 내 모습. 딱 여기까지만 기억난다. 그 외의 기억은 신기하게도 깔끔하게 사라진 상태다.
“후~ 왜 기억을 못하는 거야?! 졸업사진···, 은 없겠구나. 어쨌든! 연락처는 알 거 아니야?!”
“의사 선생님이 안 만나는 게 좋다고 하셨잖아. 나도 굳이 그때의 기억이 없어도 괜찮고 말이야···, 하하.”
“어휴~ 됐다. 내가 직접 나가서···, 캭!”
현관문을 열고 소녀가 나가려 한 순간 보이지 않는 결계에 들이박고 주저앉아 자신의 머리를 움켜잡았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머리가 아니야?”
“시끄러워.”
“하하.”
내가 옅은 미소를 짓자 소녀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날 노려봤다.
“미안···, 아···.”
“진은희! 설마 내 이름까지 까먹은 건 아니지?”
“설마···, 그건 기억해.”
진은희의 말에 머리를 긁적였다. 장난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녀에 대해서는 잊지 않았다.
“너도 말이야. 어머니 말대로 뭐라도 해야 될 거 아니야. 평생 집에서만 박혀 있으려고?”
난 정신과에 다니고 있다. 당연히 기억을 잃어서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람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한다. 집밖에 나갈 때도 한여름인데도 불과하고 꽁꽁 싸매고 항상 자신감 없이 축 쳐진 말투로 사람을 회피한다.
“아···, 하하.”
“또! 불리하면 웃으면서 넘기려고. 너 그거 안 좋은 습관이라고 네 형도 말했잖아.”
“그치···.”
“네가 뭐가 부족해서 그러는데?”
“모르겠어.”
“응?”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냥···, 말이 안 나와.”
힘없이 미소를 지었지만 이번의 미소는 뭔가 부족한 모양이다. 내 표정을 보자 진은희는 울먹거리는 표정으로 시선을 회피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시끄러! 그보다 시간 다 됐다.”
“아, 그러네. 나 다녀올게.”
“응, 아 올 때, 피자.”
“포테이토?”
“응.”
귀신이 음식을 먹는 걸 보면 신기하다. 이거 찍어서 올리면 금세 인기 얻을 수 있는 거 아닌가?
“후!”
나갈 준비를 맞춘 난 크게 숨을 내쉬었다. 검은색의 마스크. 얼굴을 덮을 수 있는 큼직한 캡 모자의 피부를 전부 덮은 긴 팔과 긴 바지. 완벽 그 자체다.
“간다.”
“응!”
멋있게 엄지를 들어 올리자 진은희 또한 엄지를 올려주었다.
떨리는 손을 붙잡고 발을 앞으로 뻗었다. 오늘은 왠지 느낌이 좋다. 이대로 안정적으로 병원까지 갈 수 있을 거 같다.
도보로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각 종 장애물이 많지만 그 수많은 난관을 나라면 잘 떨쳐낼 수 있을 것이다.
자신 있게 발을 뻗으며 도착하였다. 귀에 이어폰을 꽂아 넣어 소리에도 놀라지 않고 매우 완벽한 발전을 하였다.
“구현진씨, 오셨어요?”
“네···, 네.”
“앉아계셔요.”
“네···.”
후~ 긴장됐지만 오늘도 잘 말했다. 점점 발전해 가는 나 자신에게 참으로 뿌듯하네.
정신과의 의자는 기본적으로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나처럼 사람이 불편한 사람은 옆에 누가 앉는 것만으로 긴장하는 모양이다. 참으로 나약하네.
그때였다. 옆에 푹! 하는 느낌과 함께 누군가가 앉았다.
뭐야? 이거? 왜 내 옆에? 주의에 자리도 많은데? 아, 엄마 보고 싶다.
인식하진 못했지만 나약한 마음을 가진 것은 나였다. 내 옆에 앉은 누군가는 부담스러운 시선으로 날 빤히 쳐다봤다. 발을 동동 굴리던 난 외각으로 붙으며 거리를 벌렸지만 옆의 앉은 사람은 조금 더 나한테 가까이 다가왔다.
슬쩍 시선을 옆의 사람을 향해 옮겼더니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성으로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더욱 더 당황스러워 했다. 내가 귀신을 본다 해도 모든 귀신을 보는 것이 아니다. 진은희 딱 한명만 보는 것이다. 그 말은 옆의 여성은 귀신이 아니라 사람이란 것. 그런데 어째서 날 빤히 보는 것일까?
“저기.”
조금, 아니 상당히 큰 목소리로 날 향해 말을 거는 여성. 덕분에 깜짝 놀라며 서둘러 시선을 여성이 있는 쪽으로 옮기자 그녀는 무언가 확신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구현진? 맞지?”
그 말을 들은 순간 온몸이 얼어붙었다. 주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검게 물들어 가며 찬바람이 온몸을 갈기갈기 찢는 고통이 느껴졌다. 산소가 없는 우주에라도 있는 것처럼 숨이 턱하고 막히고 죽기 직전의 공포에 몰린 감각은 더 이상의 이성이 버틸 수 없도록 만들었다.
“으, 으···.”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눈앞의 여성을 밀치고 앞으로 달렸다. 서둘러 집으로 향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다.
“현진! 일어나!”
20세의 인생의 갈피를 못 정한 내 머리를 쥐어뜯는 한 여성. 앉아서 컴퓨터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게 만든다.
“왜?”
최대한 상냥하고 차분하게 묻자 소녀의 표정이 짜증 가득한 얼굴로 서서히 바뀌기 시작하였다.
“왜라고?! 내가 말했지. 친구들 만나라고!”
“아···, 미안!”
“뭐?! 진짜 나한테 맞고 싶어?!”
“미안···.”
눈앞의 이 아이는 6년 전에 내 눈앞에서 죽은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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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그러니까 내 나이 14세. 중학교 1학년 때, 전 세계가 뒤집혀 질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것은 한 중학교의 학생 25명이 동시에 집단 자살을 한 사건이다.
‘희망 중학교 집단 자살 사건’
여론은 그 사건을 이렇게 불렀다. 1학년 1반의 30명 중, 25명이 집단 자살을 한 사건이다.
자살의 사유로는 담임교사 홍연기의 지속적인 괴롭힘 때문이라 한다.
“뭔 생각을 그리 해?”
눈앞에 밝은 모습의 소녀는 교복을 입고 있다. 지면을 걷고 살아있는 사람처럼 밥도 먹고 물건도 집는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우리 집에서 만의 이야기. 이 아이는 집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미안, 까먹었어.”
“또?!”
기묘하게도 이 아이의 얼굴만큼은 선명이 기억한다. 이 아이의 죽기 직전의 미소. 어디선가 떨어지는 이 아이와 내 모습. 딱 여기까지만 기억난다. 그 외의 기억은 신기하게도 깔끔하게 사라진 상태다.
“후~ 왜 기억을 못하는 거야?! 졸업사진···, 은 없겠구나. 어쨌든! 연락처는 알 거 아니야?!”
“의사 선생님이 안 만나는 게 좋다고 하셨잖아. 나도 굳이 그때의 기억이 없어도 괜찮고 말이야···, 하하.”
“어휴~ 됐다. 내가 직접 나가서···, 캭!”
현관문을 열고 소녀가 나가려 한 순간 보이지 않는 결계에 들이박고 주저앉아 자신의 머리를 움켜잡았다.
“마음이···, 너무···, 아프다···.”
“머리가 아니야?”
“시끄러워.”
“하하.”
내가 옅은 미소를 짓자 소녀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날 노려봤다.
“미안···, 아···.”
“진은희! 설마 내 이름까지 까먹은 건 아니지?”
“설마···, 그건 기억해.”
진은희의 말에 머리를 긁적였다. 장난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녀에 대해서는 잊지 않았다.
“너도 말이야. 어머니 말대로 뭐라도 해야 될 거 아니야. 평생 집에서만 박혀 있으려고?”
난 정신과에 다니고 있다. 당연히 기억을 잃어서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람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한다. 집밖에 나갈 때도 한여름인데도 불과하고 꽁꽁 싸매고 항상 자신감 없이 축 쳐진 말투로 사람을 회피한다.
“아···, 하하.”
“또! 불리하면 웃으면서 넘기려고. 너 그거 안 좋은 습관이라고 네 형도 말했잖아.”
“그치···.”
“네가 뭐가 부족해서 그러는데?”
“모르겠어.”
“응?”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냥···, 말이 안 나와.”
힘없이 미소를 지었지만 이번의 미소는 뭔가 부족한 모양이다. 내 표정을 보자 진은희는 울먹거리는 표정으로 시선을 회피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시끄러! 그보다 시간 다 됐다.”
“아, 그러네. 나 다녀올게.”
“응, 아 올 때, 피자.”
“포테이토?”
“응.”
귀신이 음식을 먹는 걸 보면 신기하다. 이거 찍어서 올리면 금세 인기 얻을 수 있는 거 아닌가?
“후!”
나갈 준비를 맞춘 난 크게 숨을 내쉬었다. 검은색의 마스크. 얼굴을 덮을 수 있는 큼직한 캡 모자의 피부를 전부 덮은 긴 팔과 긴 바지. 완벽 그 자체다.
“간다.”
“응!”
멋있게 엄지를 들어 올리자 진은희 또한 엄지를 올려주었다.
떨리는 손을 붙잡고 발을 앞으로 뻗었다. 오늘은 왠지 느낌이 좋다. 이대로 안정적으로 병원까지 갈 수 있을 거 같다.
도보로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각 종 장애물이 많지만 그 수많은 난관을 나라면 잘 떨쳐낼 수 있을 것이다.
자신 있게 발을 뻗으며 도착하였다. 귀에 이어폰을 꽂아 넣어 소리에도 놀라지 않고 매우 완벽한 발전을 하였다.
“구현진씨, 오셨어요?”
“네···, 네.”
“앉아계셔요.”
“네···.”
후~ 긴장됐지만 오늘도 잘 말했다. 점점 발전해 가는 나 자신에게 참으로 뿌듯하네.
정신과의 의자는 기본적으로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나처럼 사람이 불편한 사람은 옆에 누가 앉는 것만으로 긴장하는 모양이다. 참으로 나약하네.
그때였다. 옆에 푹! 하는 느낌과 함께 누군가가 앉았다.
뭐야? 이거? 왜 내 옆에? 주의에 자리도 많은데? 아, 엄마 보고 싶다.
인식하진 못했지만 나약한 마음을 가진 것은 나였다. 내 옆에 앉은 누군가는 부담스러운 시선으로 날 빤히 쳐다봤다. 발을 동동 굴리던 난 외각으로 붙으며 거리를 벌렸지만 옆의 앉은 사람은 조금 더 나한테 가까이 다가왔다.
슬쩍 시선을 옆의 사람을 향해 옮겼더니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성으로 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더욱 더 당황스러워 했다. 내가 귀신을 본다 해도 모든 귀신을 보는 것이 아니다. 진은희 딱 한명만 보는 것이다. 그 말은 옆의 여성은 귀신이 아니라 사람이란 것. 그런데 어째서 날 빤히 보는 것일까?
“저기.”
조금, 아니 상당히 큰 목소리로 날 향해 말을 거는 여성. 덕분에 깜짝 놀라며 서둘러 시선을 여성이 있는 쪽으로 옮기자 그녀는 무언가 확신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구현진? 맞지?”
그 말을 들은 순간 온몸이 얼어붙었다. 주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검게 물들어 가며 찬바람이 온몸을 갈기갈기 찢는 고통이 느껴졌다. 산소가 없는 우주에라도 있는 것처럼 숨이 턱하고 막히고 죽기 직전의 공포에 몰린 감각은 더 이상의 이성이 버틸 수 없도록 만들었다.
“으, 으···.”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눈앞의 여성을 밀치고 앞으로 달렸다. 서둘러 집으로 향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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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재앙의 생존자는 긍정적으로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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