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화
조회 : 993 추천 : 0 글자수 : 5,777 자 2022-12-11
“회의를 시작한다.”
부정적인 나. 긍정적인 나. 영웅. 그리고 모든 것을 지휘하는 나까지 총 4명이 붉은 하늘의 세상에 모여 회의를 시작했다.
“나부터 말하지!”
뭔가 기분이 좋아 보이는 부정적인 내가 자리를 벅차며 일어났다.
“응?”
“이건 기회야! 바다에서 올라오는 저 괴물들은 이예은이 만들어낸 괴물들. 그 말은 우리도 이예은을 도와야 돼!”
부정적인 나와 발언에 성질을 내며 일어나는 긍정적인 나.
“아까 못 봤어?! 우리 때매 가게 사장님들의 피해가 얼마나 극심한데?! 거기다가 실업자들도 늘어났고, 우린 말 그대로 재앙이야!”
“재앙?! 우릴 재앙으로 만든 게 누군데?! 그건 저들이야.”
둘이 흥분하며 싸우자 영웅은 내 앞으로 걸어왔다.
“발언은 앉아서 얘기해주세요.”
“아니, 날 내보내.”
“전에도 말했잖아요. 그건 안 된다고.”
퍽!
그러자 영웅이 손을 뻗어 내 팔을 강하게 붙잡았다.
“아야.”
내 차분하고 자그마한 속삭임에, 방금까지 싸웠던 부정적인 나와 영웅과 친했던 긍정적인 나까지 그의 주위로 빠른 속도로 다가와 손을 뻗었다.
“어차피 너희가 날 죽인다 해도 난 안 죽어.”
“전 제 친구들이 다치는 일은 절대 만들지 않을 겁니다.”
“친구? 지금 저것들은 살인귀야.”
“제 친구를 살인귀라 표현하는 겁니까?”
방금까지의 장난스러운 분위긴가 서서히 사라져갔다.
“얘기는 여기까지 하시죠.”
작게 한숨을 쉬며 말을 끝내고 눈을 감았다.
하나, 둘.
속으로 숫자를 세고 눈을 뜨자, 눈앞에는 이하연이 보였다.
“현진, 저거 어떡하지?”
하연이 가리킨 쪽에는 수많은 괴물들이 우글거렸다.
“어머니는 지하대피소로 가주세요.”
이런 상황을 예측한 정부는 지하 대피소를 만들었다.
“무슨 소리야, 너도 가야지.”
어머니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하연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검붉은 안개가 나와 하연의 몸을 감싸며 우리의 모습을 감추었다.
“괜찮겠어?”
하연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전의 습격으로 인해 이미 허름해진 건물이 또 한 번의 공격으로 힘을 잃고 무너지기 시작했다. 살아남기 위해 도망치는 사람은 무력하게 괴물의 주둥이에 물려 목숨이 사라져갔다.
“부탁할게.”
또 다른 나. 그것들은 지면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검붉은 안개로 영웅이 쓰는 검과 동일한 검을 만들어 수십 명이 된 난 뛰었다.
군인들이 괴물들을 향해 발포하는 총도 무력했다. 사람의 무기로는 괴물의 피부를 뚫을 수 없었다.
슥!
수많은 내가 괴물을 가볍게 베어나갔다. 급속도로 괴물의 수는 줄어들자 익숙한 에너지가 멀리서 느껴졌다.
“저기네.”
뒤에서 팔짱을 끼고 있는 난 하연과 같이 에너지가 느껴지는 쪽으로 나갔다.
“오랜만이네.”
그곳에는 진은희가 있었다.
“그려.”
“표정 좋아 보이네? 맛있는 거라도 먹었나 봐?”
“그럼. 넌 상당히 안 좋아 보이는데? 일이 잘 안 풀리나?”
“누구 덕분에. 현진, 지금이라도 내 손을 잡는 게 어때?”
진은희는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녀가 내민 손을 난 주저 없이 붙잡았다.
“딱히 너희를 막을 생각은 없어. 난 사람을 지킬 뿐이야.”
“그게 방해야.”
“저들이 죽어야 되는 이유는 없어.”
“그건 충분해. 그리고 애들은 죽이지 않을 거야.”
뭔가, 잘못되었다.
“은희야. 이건 옳은 선택일까?”
“그럼 뭐가 옳은 거야?”
“나도 찾는 중이야. 지금은 염씨한테 배우는 중.”
“그 아저씨한테?!”
진심으로 역겹다는 표정을 짓는 진은희를 보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넌 우릴 막을 수 없어.”
진은희는 낮고 단호히 말하였다.
“그건 어떨까? 내가 둘 다 구해줄게. 더 이상 망가지지 않게.”
진은희의 말이 끝나자 한 소년이 괴물들 속에서 걸어왔다.
“저건?”
“우리 후배. 홍연기의 밑에 있던 아이야.”
홍연기?
방금까지 여유로웠던 현진의 표정이 심각히 바뀌었다. 그것은 그의 뒤에 있던 이하연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직도, 교사직을 하고 있어?”
“조금 달라. 우릴 죽이려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더라.”
그녀의 말이 끝나자 소년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이예은이 소환한 괴물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에 에너지를 품은 괴물.
그것은 검은색이었다. 온통 검은색의 몸이 젤리처럼 늘어났다.
“저게, 뭐야?”
그것의 팔이 쭉 늘어나 칼을 든 또 다른 나한테 닿자 그대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홍연기는 이 아이를 그렇게 부르더라. ‘알파’라고.”
“알파?”
순간적으로 지금 웃음 교에 있는 알파가 떠올랐다.
어째서 그녀와 같은 이름인지 의문이 들 틈은 없었다.
소년의 손은 날 향하였다.
“도망가.”
하연을 밀쳤다.
그러자 또 다른 내가 하연의 몸을 잡았다.
“현진아!”
난 여기까지인 모양이네.
죽음은 각오하였다.
소년의 검은 팔이 늘어나 내 몸에 닿자 그대로 내 몸은 에너지가 되어 사라졌다.
“이만 퇴장하자.”
“하지만···.”
“괜찮아. 우린 모두 동일 인물이야. 한 번에 전부만 죽지 않으면 괜찮아.”
그녀를 안고 서둘러 자리를 회피하였다.
***
“이번에야말로 성공하자.”
이예은의 말에 진은희는 그녀를 보았다.
“넌 현진을 안 만나봐도 괜찮아?”
“응. 얼굴 보면 뭔가···, 무너질 거 같아서.”
두 명의 여성은 폭주하는 소년을 보았다.
세상에 울분을 토하듯 소년의 외형은 변해갔다.
처음에 봤던 육체가 있던 괴물은 점점 육체를 잃어가는 듯, 물렁물렁해지기 시작했다.
“섬뜩하네.”
‘알파’란 이름은 특별한 코드라 한다.
세상을 멸망시킬 수 있는 존재.
구현진도 받지 못한 이름.
“어쩌면 우리가 폭탄을 데려왔을지도 모르겠네.”
이예은은 파괴된 도시를 바라봤다.
전에 사람을 위주로 공격한 괴물들과는 다르다. 이번에는 도시 전체를 파괴하기 위해 괴물들이 날뛰고 있다. 끊임없이 소환되는 괴물을 인간들이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세상은 멸망에 한 층 더 가까워졌다.
팡!
거대한 총격음. 예은의 가슴에 붉은 액체가 흐르기 시작했다.
“품!”
입에서 피를 토하는 예은. 그런 그녀의 배를 막은 진은희가 외쳤다.
“정신 차려!”
진은희는 서둘러 시선을 돌리며 하연을 저격한 존재를 찾았다.
“저게···.”
그곳에는 붉은색의 옷을 입은 남성들이 서 있었다.
“저게 뭐야?”
떨리는 손을 들어 그곳을 가리킨 이예은.
그러자 괴물들의 목표가 변경되었다.
그들은 거대한 주둥이를 벌리고 붉은 옷을 입은 남성들에게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윽.”
힘겹게 몸을 돌려 하늘을 보고 누운 이예은.
“현진이···, 볼 걸 그랬다.”
꺼져가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러자 그녀의 앞에 선 것은 소년이었다.
“죽는 거예요?”
더 이상 사람의 형태가 아닌 소년은 이예은에게 질문했다.
“아마···.”
힘겨운 미소를 지었다.
“사람이란 정말 약하지? 겨우 총 한 방에 죽다니···.”
그녀의 말에 진은희는 말하였다.
“맞은 곳이 좋지 않아. 심장을 뚫린 거 같아···.”
진은희는 전과 다른 서글픈 목소리를 내었다 .
“괜찮아. 어차피 오래 살 생각 하지 않았어····.”
이예은은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폭주자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네.”
무언가 스위치를 키듯, 그녀는 마음속에 무언가를 켰다.
그러자 괴물들의 크기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헬 게이트를 만들어 줄게.”
세상을 누구보다 원망하는 여성은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말에 차원을 찢고 괴물들은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이예은. 네 소망을 이루어줄게.”
진은희의 말을 마지막으로 그녀는 눈을 감았다.
“또···, 죽었군요···.”
소년은 눈물을 흘릴 수 없는 몸이 되었지만, 눈물을 흘렸다.
진은희는 그를 토닥이며 말하였다.
“더 이상 우릴 막을 건 없어.”
이예은의 저주는 시작됐다. 전국 곳곳에 차원문이 열리고 그곳에서 괴물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사람을 흡수할수록, 소년의 몸은 더욱더 커져갔다.
이윽고 멀리서도 보일 만큼 몸집이 커졌다.
***
“위험해 보이네. 네 눈은 통하지 않은 거지?”
이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음, 큰일이군. 뚱뚱한 햄스터 씨라면 어찌했을까?”
“현진. 저거.”
하연이 가리킨 쪽에는 거대한 검은색의 사람 형태가 있었다.
그것이 팔을 휘젓자 그곳에 있던 사람들의 몸이 사라졌다.
“진짜 멸망이 와버렸네.”
“막아야지.”
“무리야.”
“그럼···.”
난 하연을 붙잡고 붉은 하늘의 세상으로 들어갔다.
“잠깐, 현진.”
그곳에 있는 수많은 나와 영웅.
영웅은 밖의 상황을 이곳에 있는 나한테 들어 대강 파악하였다.
“지금 당장 날 밖으로 내보내.”
“하~ 약속이 있습니다.”
“알고 있어. 네 친구만 건드리지 않으면 되는 거지?”
“네, 만약 건드린다면 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그래, 알았어.”
빠르게 약속을 받아내었다.
“하연. 넌 여기 있어.”
“나도 갈 거야.”
“음, 그러기에는 너무 위험해. 저 괴물한테 닿기만 해도 가버리는데.”
“그래도···.”
하연의 말을 무시하고 영웅의 팔을 잡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저건가?”
떨어진 곳은 괴물의 머리 위였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그의 머리 위에 떨어지는 영웅이 검을 들어 내려찍었다.
“으어어어억!”
괴물의 괴성.
영웅의 검은 통했다. 10미터 정도 되는 괴물의 몸이 정확히 두 동강이 났다.
“오랜만에 밖이군.”
미소를 짓는 영웅의 검은 멈추지 않았다.
그의 검에는 쉴 틈 없이 괴물의 몸을 베었다.
“끼어억!”
괴성을 지르는 검은색의 괴물의 몸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러나 그것은 거대한 에너지를 이용하여 재생하였다.
“저것도 죽지 않는 겁니까?! 다들 너무 지겨운 거 아닙니까?!”
내 호소에도 괴물은 금방 재생되어 영웅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런 걸로는 날 죽일 수 없어.”
괴물이 뻗은 손은 영웅에게서 나온 빛으로 인해 소멸되기 시작했다.
“너무 강한 거 아닙니까?”
내 말에 영웅은 표정을 찡그리며 말했다.
“넌 너무 더러운 거 아니야?”
“더럽다뇨?”
영웅의 눈길을 따라 본 곳에는 또 다른 나의 시체들이 널려 있었다.
“하하, 제 운명은 받아들일 생각입니다.”
헛웃음을 지으며 말하자 영웅은 불쾌하다는 얼굴로 허리춤에 있는 다른 검 또한 뽑았다.
“저건 내가 잡는다. 넌 저 뒤에 있는 여자를 맡아.”
그의 말에 머리를 옆으로 내밀어 확인하였다.
그곳에는 눈이 붉게 빛나는 진은희가 있었다.
“확실히, 그게 좋겠네요. 그럼 수고하세요.”
난 서둘러 그녀에게로 이동하였다.
진은희는 높은 건물 옥상에 올라가 세상을 내려다보았다.
“왜 여기 있어?”
콧노래를 부르며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간 구현진.
그러나 평소와는 다른 그녀의 표정에 구현진은 의문을 표하였다.
“무슨 일 있어?”
잠시 내 눈을 보며 망설이는 진은희.
“왜 그래? 화장실 가고 싶어?”
“이예은이 죽었어.”
그녀의 말을 들은 구현진은 잠시 생각이 정지된 듯, 멍하니 서 있었다.
“누가?”
“아마, 홍연기의 관련자들.”
세상에 악연이란 존재할까?
그것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 넓은 세상에 어딜 가든 마주치고 어딜 가든 내 앞길을 막는다.
“이예은은?”
진은희는 바닥을 가리켰다.
그것에는 흰머리의 아름다운 외견을 가진 여성이 눈을 감고 편안히 누워 있었다.
“웃어야 되는데···.”
구현진의 표정은 오묘하였다. 웃는 것도, 우는 것도, 화내는 것도 아닌 표정.
부정적인 나. 긍정적인 나. 영웅. 그리고 모든 것을 지휘하는 나까지 총 4명이 붉은 하늘의 세상에 모여 회의를 시작했다.
“나부터 말하지!”
뭔가 기분이 좋아 보이는 부정적인 내가 자리를 벅차며 일어났다.
“응?”
“이건 기회야! 바다에서 올라오는 저 괴물들은 이예은이 만들어낸 괴물들. 그 말은 우리도 이예은을 도와야 돼!”
부정적인 나와 발언에 성질을 내며 일어나는 긍정적인 나.
“아까 못 봤어?! 우리 때매 가게 사장님들의 피해가 얼마나 극심한데?! 거기다가 실업자들도 늘어났고, 우린 말 그대로 재앙이야!”
“재앙?! 우릴 재앙으로 만든 게 누군데?! 그건 저들이야.”
둘이 흥분하며 싸우자 영웅은 내 앞으로 걸어왔다.
“발언은 앉아서 얘기해주세요.”
“아니, 날 내보내.”
“전에도 말했잖아요. 그건 안 된다고.”
퍽!
그러자 영웅이 손을 뻗어 내 팔을 강하게 붙잡았다.
“아야.”
내 차분하고 자그마한 속삭임에, 방금까지 싸웠던 부정적인 나와 영웅과 친했던 긍정적인 나까지 그의 주위로 빠른 속도로 다가와 손을 뻗었다.
“어차피 너희가 날 죽인다 해도 난 안 죽어.”
“전 제 친구들이 다치는 일은 절대 만들지 않을 겁니다.”
“친구? 지금 저것들은 살인귀야.”
“제 친구를 살인귀라 표현하는 겁니까?”
방금까지의 장난스러운 분위긴가 서서히 사라져갔다.
“얘기는 여기까지 하시죠.”
작게 한숨을 쉬며 말을 끝내고 눈을 감았다.
하나, 둘.
속으로 숫자를 세고 눈을 뜨자, 눈앞에는 이하연이 보였다.
“현진, 저거 어떡하지?”
하연이 가리킨 쪽에는 수많은 괴물들이 우글거렸다.
“어머니는 지하대피소로 가주세요.”
이런 상황을 예측한 정부는 지하 대피소를 만들었다.
“무슨 소리야, 너도 가야지.”
어머니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하연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검붉은 안개가 나와 하연의 몸을 감싸며 우리의 모습을 감추었다.
“괜찮겠어?”
하연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전의 습격으로 인해 이미 허름해진 건물이 또 한 번의 공격으로 힘을 잃고 무너지기 시작했다. 살아남기 위해 도망치는 사람은 무력하게 괴물의 주둥이에 물려 목숨이 사라져갔다.
“부탁할게.”
또 다른 나. 그것들은 지면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검붉은 안개로 영웅이 쓰는 검과 동일한 검을 만들어 수십 명이 된 난 뛰었다.
군인들이 괴물들을 향해 발포하는 총도 무력했다. 사람의 무기로는 괴물의 피부를 뚫을 수 없었다.
슥!
수많은 내가 괴물을 가볍게 베어나갔다. 급속도로 괴물의 수는 줄어들자 익숙한 에너지가 멀리서 느껴졌다.
“저기네.”
뒤에서 팔짱을 끼고 있는 난 하연과 같이 에너지가 느껴지는 쪽으로 나갔다.
“오랜만이네.”
그곳에는 진은희가 있었다.
“그려.”
“표정 좋아 보이네? 맛있는 거라도 먹었나 봐?”
“그럼. 넌 상당히 안 좋아 보이는데? 일이 잘 안 풀리나?”
“누구 덕분에. 현진, 지금이라도 내 손을 잡는 게 어때?”
진은희는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녀가 내민 손을 난 주저 없이 붙잡았다.
“딱히 너희를 막을 생각은 없어. 난 사람을 지킬 뿐이야.”
“그게 방해야.”
“저들이 죽어야 되는 이유는 없어.”
“그건 충분해. 그리고 애들은 죽이지 않을 거야.”
뭔가, 잘못되었다.
“은희야. 이건 옳은 선택일까?”
“그럼 뭐가 옳은 거야?”
“나도 찾는 중이야. 지금은 염씨한테 배우는 중.”
“그 아저씨한테?!”
진심으로 역겹다는 표정을 짓는 진은희를 보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넌 우릴 막을 수 없어.”
진은희는 낮고 단호히 말하였다.
“그건 어떨까? 내가 둘 다 구해줄게. 더 이상 망가지지 않게.”
진은희의 말이 끝나자 한 소년이 괴물들 속에서 걸어왔다.
“저건?”
“우리 후배. 홍연기의 밑에 있던 아이야.”
홍연기?
방금까지 여유로웠던 현진의 표정이 심각히 바뀌었다. 그것은 그의 뒤에 있던 이하연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직도, 교사직을 하고 있어?”
“조금 달라. 우릴 죽이려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더라.”
그녀의 말이 끝나자 소년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이예은이 소환한 괴물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에 에너지를 품은 괴물.
그것은 검은색이었다. 온통 검은색의 몸이 젤리처럼 늘어났다.
“저게, 뭐야?”
그것의 팔이 쭉 늘어나 칼을 든 또 다른 나한테 닿자 그대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홍연기는 이 아이를 그렇게 부르더라. ‘알파’라고.”
“알파?”
순간적으로 지금 웃음 교에 있는 알파가 떠올랐다.
어째서 그녀와 같은 이름인지 의문이 들 틈은 없었다.
소년의 손은 날 향하였다.
“도망가.”
하연을 밀쳤다.
그러자 또 다른 내가 하연의 몸을 잡았다.
“현진아!”
난 여기까지인 모양이네.
죽음은 각오하였다.
소년의 검은 팔이 늘어나 내 몸에 닿자 그대로 내 몸은 에너지가 되어 사라졌다.
“이만 퇴장하자.”
“하지만···.”
“괜찮아. 우린 모두 동일 인물이야. 한 번에 전부만 죽지 않으면 괜찮아.”
그녀를 안고 서둘러 자리를 회피하였다.
***
“이번에야말로 성공하자.”
이예은의 말에 진은희는 그녀를 보았다.
“넌 현진을 안 만나봐도 괜찮아?”
“응. 얼굴 보면 뭔가···, 무너질 거 같아서.”
두 명의 여성은 폭주하는 소년을 보았다.
세상에 울분을 토하듯 소년의 외형은 변해갔다.
처음에 봤던 육체가 있던 괴물은 점점 육체를 잃어가는 듯, 물렁물렁해지기 시작했다.
“섬뜩하네.”
‘알파’란 이름은 특별한 코드라 한다.
세상을 멸망시킬 수 있는 존재.
구현진도 받지 못한 이름.
“어쩌면 우리가 폭탄을 데려왔을지도 모르겠네.”
이예은은 파괴된 도시를 바라봤다.
전에 사람을 위주로 공격한 괴물들과는 다르다. 이번에는 도시 전체를 파괴하기 위해 괴물들이 날뛰고 있다. 끊임없이 소환되는 괴물을 인간들이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세상은 멸망에 한 층 더 가까워졌다.
팡!
거대한 총격음. 예은의 가슴에 붉은 액체가 흐르기 시작했다.
“품!”
입에서 피를 토하는 예은. 그런 그녀의 배를 막은 진은희가 외쳤다.
“정신 차려!”
진은희는 서둘러 시선을 돌리며 하연을 저격한 존재를 찾았다.
“저게···.”
그곳에는 붉은색의 옷을 입은 남성들이 서 있었다.
“저게 뭐야?”
떨리는 손을 들어 그곳을 가리킨 이예은.
그러자 괴물들의 목표가 변경되었다.
그들은 거대한 주둥이를 벌리고 붉은 옷을 입은 남성들에게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윽.”
힘겹게 몸을 돌려 하늘을 보고 누운 이예은.
“현진이···, 볼 걸 그랬다.”
꺼져가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러자 그녀의 앞에 선 것은 소년이었다.
“죽는 거예요?”
더 이상 사람의 형태가 아닌 소년은 이예은에게 질문했다.
“아마···.”
힘겨운 미소를 지었다.
“사람이란 정말 약하지? 겨우 총 한 방에 죽다니···.”
그녀의 말에 진은희는 말하였다.
“맞은 곳이 좋지 않아. 심장을 뚫린 거 같아···.”
진은희는 전과 다른 서글픈 목소리를 내었다 .
“괜찮아. 어차피 오래 살 생각 하지 않았어····.”
이예은은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폭주자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네.”
무언가 스위치를 키듯, 그녀는 마음속에 무언가를 켰다.
그러자 괴물들의 크기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헬 게이트를 만들어 줄게.”
세상을 누구보다 원망하는 여성은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말에 차원을 찢고 괴물들은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이예은. 네 소망을 이루어줄게.”
진은희의 말을 마지막으로 그녀는 눈을 감았다.
“또···, 죽었군요···.”
소년은 눈물을 흘릴 수 없는 몸이 되었지만, 눈물을 흘렸다.
진은희는 그를 토닥이며 말하였다.
“더 이상 우릴 막을 건 없어.”
이예은의 저주는 시작됐다. 전국 곳곳에 차원문이 열리고 그곳에서 괴물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사람을 흡수할수록, 소년의 몸은 더욱더 커져갔다.
이윽고 멀리서도 보일 만큼 몸집이 커졌다.
***
“위험해 보이네. 네 눈은 통하지 않은 거지?”
이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음, 큰일이군. 뚱뚱한 햄스터 씨라면 어찌했을까?”
“현진. 저거.”
하연이 가리킨 쪽에는 거대한 검은색의 사람 형태가 있었다.
그것이 팔을 휘젓자 그곳에 있던 사람들의 몸이 사라졌다.
“진짜 멸망이 와버렸네.”
“막아야지.”
“무리야.”
“그럼···.”
난 하연을 붙잡고 붉은 하늘의 세상으로 들어갔다.
“잠깐, 현진.”
그곳에 있는 수많은 나와 영웅.
영웅은 밖의 상황을 이곳에 있는 나한테 들어 대강 파악하였다.
“지금 당장 날 밖으로 내보내.”
“하~ 약속이 있습니다.”
“알고 있어. 네 친구만 건드리지 않으면 되는 거지?”
“네, 만약 건드린다면 전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그래, 알았어.”
빠르게 약속을 받아내었다.
“하연. 넌 여기 있어.”
“나도 갈 거야.”
“음, 그러기에는 너무 위험해. 저 괴물한테 닿기만 해도 가버리는데.”
“그래도···.”
하연의 말을 무시하고 영웅의 팔을 잡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저건가?”
떨어진 곳은 괴물의 머리 위였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그의 머리 위에 떨어지는 영웅이 검을 들어 내려찍었다.
“으어어어억!”
괴물의 괴성.
영웅의 검은 통했다. 10미터 정도 되는 괴물의 몸이 정확히 두 동강이 났다.
“오랜만에 밖이군.”
미소를 짓는 영웅의 검은 멈추지 않았다.
그의 검에는 쉴 틈 없이 괴물의 몸을 베었다.
“끼어억!”
괴성을 지르는 검은색의 괴물의 몸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러나 그것은 거대한 에너지를 이용하여 재생하였다.
“저것도 죽지 않는 겁니까?! 다들 너무 지겨운 거 아닙니까?!”
내 호소에도 괴물은 금방 재생되어 영웅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런 걸로는 날 죽일 수 없어.”
괴물이 뻗은 손은 영웅에게서 나온 빛으로 인해 소멸되기 시작했다.
“너무 강한 거 아닙니까?”
내 말에 영웅은 표정을 찡그리며 말했다.
“넌 너무 더러운 거 아니야?”
“더럽다뇨?”
영웅의 눈길을 따라 본 곳에는 또 다른 나의 시체들이 널려 있었다.
“하하, 제 운명은 받아들일 생각입니다.”
헛웃음을 지으며 말하자 영웅은 불쾌하다는 얼굴로 허리춤에 있는 다른 검 또한 뽑았다.
“저건 내가 잡는다. 넌 저 뒤에 있는 여자를 맡아.”
그의 말에 머리를 옆으로 내밀어 확인하였다.
그곳에는 눈이 붉게 빛나는 진은희가 있었다.
“확실히, 그게 좋겠네요. 그럼 수고하세요.”
난 서둘러 그녀에게로 이동하였다.
진은희는 높은 건물 옥상에 올라가 세상을 내려다보았다.
“왜 여기 있어?”
콧노래를 부르며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간 구현진.
그러나 평소와는 다른 그녀의 표정에 구현진은 의문을 표하였다.
“무슨 일 있어?”
잠시 내 눈을 보며 망설이는 진은희.
“왜 그래? 화장실 가고 싶어?”
“이예은이 죽었어.”
그녀의 말을 들은 구현진은 잠시 생각이 정지된 듯, 멍하니 서 있었다.
“누가?”
“아마, 홍연기의 관련자들.”
세상에 악연이란 존재할까?
그것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 넓은 세상에 어딜 가든 마주치고 어딜 가든 내 앞길을 막는다.
“이예은은?”
진은희는 바닥을 가리켰다.
그것에는 흰머리의 아름다운 외견을 가진 여성이 눈을 감고 편안히 누워 있었다.
“웃어야 되는데···.”
구현진의 표정은 오묘하였다. 웃는 것도, 우는 것도, 화내는 것도 아닌 표정.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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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재앙의 생존자는 긍정적으로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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