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 달린 후배 01
조회 : 1,562 추천 : 0 글자수 : 3,406 자 2022-11-07
01
오늘은 중간고사가 끝난 아주 기념적인 날이었다. 시험문제가 독하기로 유명한 교수님답게 1번부터 손이 나가지 않는 문제투성이였다. 하지만 공상헌은 재수강 용사였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자신도 새내기 시절 악독한 시험문제를 보고 말문이 막힌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재수강이라 교수님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었고, 대부분 1학년이 듣는 전공이었기 때문에 경쟁자들의 실력도 형편없을 게 뻔했다.
“선배님, 기분 좋아 보이시네요.”
기분 좋게 금메달을 따고 복도 의자에 앉아 재수강 동기를 기다리는 상현을 향해 후배 한 명이 넉살 좋게 말을 걸어왔다. 상헌이 또 하늘 같은 선배답게 훈수라도 두려는 순간 강의실 문이 벌컥 열리며 동메달이 걸어 나왔다. 동메달은 몸 선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헐렁한 트레이닝복 차림에 모자를 푹 눌러쓴 상태였다. 그 모습에 상헌은 ‘체대생도 경영학 수업을 들었던가?’라는 생각을 했다. 커다란 몸에 비해 모자를 눌러쓴 머리는 작아서 모델 같기도 했다. 비록 이 학교에 모델학과는 없었지만.
“김바름. 너도 반 백지?”
은메달 후배가 동메달을 향해 아는 척을 했다. 무심하게 걸어 나오던 동메달이 은메달의 아는 척에 모자를 벗고 성큼성큼 다가왔다. 동메달이 모자를 벗는 순간 상헌은 숨을 흡, 들이켰다. 얇은 속 쌍꺼풀에 감싸진 길고 큰 눈이 너무 예뻤다. 곡선을 그리며 높은 코도, 적당히 도톰한 입술도, 작은 얼굴까지 연예인처럼 예뻤다. 동메달이 김바름이었구나. 상헌도 바름을 익히 알고 있었다. 입학과 동시에 경영학과 유명인사가 된 바름을 모를 수가 없었다.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이지만.
“아니.”
“근데 왜 이렇게 일찍 나와. 다 푼 거 맞냐?”
“어. 쉽던데.”
상헌은 다른 곳을 바라보며 은메달과 바름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토끼처럼 귀를 쫑긋 세우고 둘의 대화를 엿듣던 상헌의 눈이 초점 잡힌 눈으로 바뀐 건 바름의 자신만만한 대답이 떨어진 후였다. ‘뭐? 쉬웠다고?’ 말도 안 돼! 재수강인 저도 삼수강을 한 선배에게 특별 과외를 받고서야 무난하게 문제를 풀 수 있었는데 1학년 주제에 쉬웠다고?
“쉬웠다고?”
“선배님 계셨네요? 안녕하세요.”
불쑥 대화에 끼어든 상헌의 과잠 학번을 슬쩍 확인한 바름이 깍듯하게 인사했다. 바름의 깍듯한 인사에도 ‘계셨네요’라는 말에 이미 큰 상처를 입은 상헌이 떨떠름한 표정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까지 예쁜 얼굴 때문에 이유 없이 바름이 마음에 들었지만 지금부터는 아니었다. 계셨네요? 계셨네요오? 내가 그렇게 존재감이 없다 이거야? 상헌의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최현우 교수님 문제 어렵기로 유명한데 쉬웠다고?”
“네. 쉽던데요.”
은메달 후배가 대단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 말에 쑥스러운 듯 씩 웃는 바름의 모습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상헌이 새내기 땐 저 멀리서도 선배 과잠이 보이면 달려가 90도 인사를 했다. 거기다 선배가 질문을 하면 대답은 항상 ‘겸손하고, 공손하게’가 규칙이었다. 그런데 김바름은 자신이 말을 걸 때까지 자신이 있다는 것도 몰랐으며, 질문에 대한 대답도 간결하기 그지없었다. 상헌은 속으로 ‘이 건방진 놈!’을 외치며 이를 갈았다.
“공상헌, 나 기다렸냐.”
동메달까지 나온 상태에서 아쉽게 순위권에 들지 못한 4등은 바로 상헌이 기다리던 동기 지우였다. 손에 시험지를 구겨 쥐고 나온 지우가 상헌의 이름을 부르자 후배 둘의 얼굴이 지우에게로 향했다. 의외로 김바름이 먼저 “형, 안녕하세요.”하고 친근하게 인사를 건넸다. ‘선배님’이 아닌 ‘형’이라는 호칭을 보아하니 지우와 바름은 꽤 안면이 있는 사이인 듯했다.
“어, 바름이랑 창우. 너네 일찍 나왔다?”
“네. 저는 어려워서 그냥 반 백지 냈어요. 근데 얜 쉬웠대요.”
“미친. 쉬웠다고? 말이 되냐. 공상헌,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생각하긴. 이미 말도 안 된다고 수십 번은 생각한 상태라고. 지우가 구겨진 제 시험지를 펴 바름에게로 내밀었다. “나랑 같은 문제 푼 거 맞냐?” 다시 확인하는 지우를 향해 김바름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랑 공상헌은 재수강인데 어이없네.”
“그런 말을 왜 하냐.”
쪽팔리게. 대놓고 지우 쪽으로 눈을 흘기는 상헌을 보고 김바름이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비웃어? 상헌이 도끼눈을 떴지만 불행히도 김바름의 시야에 상헌의 도끼눈은 없었다.
“야, 시험도 조졌는데 넷이 술이나 마시자.”
재수강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험도 망친 건지 지우가 한숨을 쉬며 제안했다. 시험이 끝나고 상헌과 PC방에 가기로 약속했으면서 뜬금없이 넷이 술을 마시자는 지우 때문에 상헌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시험기간 동안 못한 게임을 밤새도록 실컷 할 계획이었는데! 상헌은 제발 이 두 후배가 지우의 제안을 거절하길 속으로 빌면서 가방끈을 꽉 쥐었다.
“전 오늘 안돼요. 아직 시험 하나 남았어요.”
“그래? 바름이 너도 시험 남았냐?”
다행히 은메달 후배가 좋은 소식을 전해왔다. 넉살 좋은 은메달이 거절했으니 김바름은 당연히 거절할 것이라는 생각에 상헌이 몸을 입구 쪽으로 돌렸다. 그 상태 그대로 지우와 건물을 빠져나갈 생각이었다.
“아니요. 저는 이게 마지막이었어요. 술 마시러 가요. 셋이.”
상헌의 믿음이 와장창 깨지는 순간이었다. 바름은 상헌을 내려다보며 또박또박 ‘셋이’를 강조했다. 분명 처음 보는 게 분명한 저 후배 놈이 자신에게 무슨 억하심정이라도 있는 건가, 싶을 지경이었다.
*
“야. 나랑 PC방 가기로 했잖아. 근데 김바름은 왜 데리고 와.”
잔뜩 울상인 얼굴로 지우의 자취방에 도착한 상헌이 제일 처음 꺼낸 말은 다름 아닌 투정이었다. 집에 가방만 두고 오겠다는 바름을 뒤로하고 먼저 도착한 지우의 자취방은 남자 혼자 사는 집답게 퀴퀴하고 더러웠다. 발에 채이는 옷 허물들을 집어 의자 위로 올리는 상헌의 표정이 오래된 곶감같이 찌그러져 있었다.
“바름이 존나 잘생겼지 않냐. 쟤랑 친해지면 여자애들이랑도 친해질 수 있어.”
“넌 그게 목적이었냐.”
한심한 지우의 생각에 창문을 열던 상헌의 손이 멈칫했다. 고작 저런 이유 때문에 자신을 초대한 걸 알면 김바름은 무슨 생각을 할까? 살짝 열린 창문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왔다. 냉장고 열리는 소리와 술병 부딪히는 청량한 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시험도 끝났고, 시원한 저녁 바람에, 친구와의 술자리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하지 못하게 된 게임과 눈치 없이 끼어든 김바름만 제외하면.
“바름이냐?”
그때, 벨 누르는 소리가 시끄럽게 울렸다. 여기 올 사람은 김바름 뿐이었지만 지우는 새삼스레 방문자를 확인하며 문을 열었다. 현관문이 열리자 열린 창문으로 맞바람이 시원하게 불었다. 퀴퀴한 방안공기를 환기하는 맞바람 사이로 달큼하면서도 시원한 향이 느껴졌다. 현관문을 여니 들어오는 낯선 향은 김바름의 냄새가 틀림없었다.
오늘은 중간고사가 끝난 아주 기념적인 날이었다. 시험문제가 독하기로 유명한 교수님답게 1번부터 손이 나가지 않는 문제투성이였다. 하지만 공상헌은 재수강 용사였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자신도 새내기 시절 악독한 시험문제를 보고 말문이 막힌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재수강이라 교수님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었고, 대부분 1학년이 듣는 전공이었기 때문에 경쟁자들의 실력도 형편없을 게 뻔했다.
“선배님, 기분 좋아 보이시네요.”
기분 좋게 금메달을 따고 복도 의자에 앉아 재수강 동기를 기다리는 상현을 향해 후배 한 명이 넉살 좋게 말을 걸어왔다. 상헌이 또 하늘 같은 선배답게 훈수라도 두려는 순간 강의실 문이 벌컥 열리며 동메달이 걸어 나왔다. 동메달은 몸 선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헐렁한 트레이닝복 차림에 모자를 푹 눌러쓴 상태였다. 그 모습에 상헌은 ‘체대생도 경영학 수업을 들었던가?’라는 생각을 했다. 커다란 몸에 비해 모자를 눌러쓴 머리는 작아서 모델 같기도 했다. 비록 이 학교에 모델학과는 없었지만.
“김바름. 너도 반 백지?”
은메달 후배가 동메달을 향해 아는 척을 했다. 무심하게 걸어 나오던 동메달이 은메달의 아는 척에 모자를 벗고 성큼성큼 다가왔다. 동메달이 모자를 벗는 순간 상헌은 숨을 흡, 들이켰다. 얇은 속 쌍꺼풀에 감싸진 길고 큰 눈이 너무 예뻤다. 곡선을 그리며 높은 코도, 적당히 도톰한 입술도, 작은 얼굴까지 연예인처럼 예뻤다. 동메달이 김바름이었구나. 상헌도 바름을 익히 알고 있었다. 입학과 동시에 경영학과 유명인사가 된 바름을 모를 수가 없었다.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이지만.
“아니.”
“근데 왜 이렇게 일찍 나와. 다 푼 거 맞냐?”
“어. 쉽던데.”
상헌은 다른 곳을 바라보며 은메달과 바름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토끼처럼 귀를 쫑긋 세우고 둘의 대화를 엿듣던 상헌의 눈이 초점 잡힌 눈으로 바뀐 건 바름의 자신만만한 대답이 떨어진 후였다. ‘뭐? 쉬웠다고?’ 말도 안 돼! 재수강인 저도 삼수강을 한 선배에게 특별 과외를 받고서야 무난하게 문제를 풀 수 있었는데 1학년 주제에 쉬웠다고?
“쉬웠다고?”
“선배님 계셨네요? 안녕하세요.”
불쑥 대화에 끼어든 상헌의 과잠 학번을 슬쩍 확인한 바름이 깍듯하게 인사했다. 바름의 깍듯한 인사에도 ‘계셨네요’라는 말에 이미 큰 상처를 입은 상헌이 떨떠름한 표정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까지 예쁜 얼굴 때문에 이유 없이 바름이 마음에 들었지만 지금부터는 아니었다. 계셨네요? 계셨네요오? 내가 그렇게 존재감이 없다 이거야? 상헌의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최현우 교수님 문제 어렵기로 유명한데 쉬웠다고?”
“네. 쉽던데요.”
은메달 후배가 대단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 말에 쑥스러운 듯 씩 웃는 바름의 모습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상헌이 새내기 땐 저 멀리서도 선배 과잠이 보이면 달려가 90도 인사를 했다. 거기다 선배가 질문을 하면 대답은 항상 ‘겸손하고, 공손하게’가 규칙이었다. 그런데 김바름은 자신이 말을 걸 때까지 자신이 있다는 것도 몰랐으며, 질문에 대한 대답도 간결하기 그지없었다. 상헌은 속으로 ‘이 건방진 놈!’을 외치며 이를 갈았다.
“공상헌, 나 기다렸냐.”
동메달까지 나온 상태에서 아쉽게 순위권에 들지 못한 4등은 바로 상헌이 기다리던 동기 지우였다. 손에 시험지를 구겨 쥐고 나온 지우가 상헌의 이름을 부르자 후배 둘의 얼굴이 지우에게로 향했다. 의외로 김바름이 먼저 “형, 안녕하세요.”하고 친근하게 인사를 건넸다. ‘선배님’이 아닌 ‘형’이라는 호칭을 보아하니 지우와 바름은 꽤 안면이 있는 사이인 듯했다.
“어, 바름이랑 창우. 너네 일찍 나왔다?”
“네. 저는 어려워서 그냥 반 백지 냈어요. 근데 얜 쉬웠대요.”
“미친. 쉬웠다고? 말이 되냐. 공상헌,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생각하긴. 이미 말도 안 된다고 수십 번은 생각한 상태라고. 지우가 구겨진 제 시험지를 펴 바름에게로 내밀었다. “나랑 같은 문제 푼 거 맞냐?” 다시 확인하는 지우를 향해 김바름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랑 공상헌은 재수강인데 어이없네.”
“그런 말을 왜 하냐.”
쪽팔리게. 대놓고 지우 쪽으로 눈을 흘기는 상헌을 보고 김바름이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비웃어? 상헌이 도끼눈을 떴지만 불행히도 김바름의 시야에 상헌의 도끼눈은 없었다.
“야, 시험도 조졌는데 넷이 술이나 마시자.”
재수강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험도 망친 건지 지우가 한숨을 쉬며 제안했다. 시험이 끝나고 상헌과 PC방에 가기로 약속했으면서 뜬금없이 넷이 술을 마시자는 지우 때문에 상헌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시험기간 동안 못한 게임을 밤새도록 실컷 할 계획이었는데! 상헌은 제발 이 두 후배가 지우의 제안을 거절하길 속으로 빌면서 가방끈을 꽉 쥐었다.
“전 오늘 안돼요. 아직 시험 하나 남았어요.”
“그래? 바름이 너도 시험 남았냐?”
다행히 은메달 후배가 좋은 소식을 전해왔다. 넉살 좋은 은메달이 거절했으니 김바름은 당연히 거절할 것이라는 생각에 상헌이 몸을 입구 쪽으로 돌렸다. 그 상태 그대로 지우와 건물을 빠져나갈 생각이었다.
“아니요. 저는 이게 마지막이었어요. 술 마시러 가요. 셋이.”
상헌의 믿음이 와장창 깨지는 순간이었다. 바름은 상헌을 내려다보며 또박또박 ‘셋이’를 강조했다. 분명 처음 보는 게 분명한 저 후배 놈이 자신에게 무슨 억하심정이라도 있는 건가, 싶을 지경이었다.
*
“야. 나랑 PC방 가기로 했잖아. 근데 김바름은 왜 데리고 와.”
잔뜩 울상인 얼굴로 지우의 자취방에 도착한 상헌이 제일 처음 꺼낸 말은 다름 아닌 투정이었다. 집에 가방만 두고 오겠다는 바름을 뒤로하고 먼저 도착한 지우의 자취방은 남자 혼자 사는 집답게 퀴퀴하고 더러웠다. 발에 채이는 옷 허물들을 집어 의자 위로 올리는 상헌의 표정이 오래된 곶감같이 찌그러져 있었다.
“바름이 존나 잘생겼지 않냐. 쟤랑 친해지면 여자애들이랑도 친해질 수 있어.”
“넌 그게 목적이었냐.”
한심한 지우의 생각에 창문을 열던 상헌의 손이 멈칫했다. 고작 저런 이유 때문에 자신을 초대한 걸 알면 김바름은 무슨 생각을 할까? 살짝 열린 창문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왔다. 냉장고 열리는 소리와 술병 부딪히는 청량한 소리가 귀를 간지럽혔다. 시험도 끝났고, 시원한 저녁 바람에, 친구와의 술자리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하지 못하게 된 게임과 눈치 없이 끼어든 김바름만 제외하면.
“바름이냐?”
그때, 벨 누르는 소리가 시끄럽게 울렸다. 여기 올 사람은 김바름 뿐이었지만 지우는 새삼스레 방문자를 확인하며 문을 열었다. 현관문이 열리자 열린 창문으로 맞바람이 시원하게 불었다. 퀴퀴한 방안공기를 환기하는 맞바람 사이로 달큼하면서도 시원한 향이 느껴졌다. 현관문을 여니 들어오는 낯선 향은 김바름의 냄새가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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