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거짓말쟁이 힐러의 가설(5)
조회 : 861 추천 : 0 글자수 : 1,052 자 2022-12-06
매번 똑같은 무늬를 가진, 똑같은 천장. 새장 안. 그 안에 들어온, 예쁜 옷을 입은 천사같은 힐러.
“곧 찾을 수 있을거 같아요! 마탑에서 자료를 너무 많이 줘서 다 읽느라 매번 잠잘 시간이 부족하지만...하암...”
혼자 재잘거리다가 혼자 하품하고, 그러다가 갑자기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정말 이상한 녀석이다. 마리안느는 문득 저번에 레이나와 몸이 겹쳐졌을때를 생각했다. 가까이에서 본 눈은, 정말로 반짝거려서... 이런 눈은 생전 처음 봤다.
‘아니, 이런 이상하고 왈가닥 녀석에게 기대를 걸어봤자 소용 없으니까.’
자신은 결국 내치지 못했다. 내칠 힘조차 부족한거다. 그냥 상대가 포기하길 바랬다. 멋대로 기대했다가 가버릴바엔 말이다. 아마 이 곳에서의 파견 경력은 좋은 명성이 되겠지. 자신은 그녀의 삶에 한번 지나가는, 끝이 정해져있는 선 하나일 뿐이다.
손을 뻗어 조는 레이나를 깨우려다가, 차갑고 핏기 없는 제 손을 보고 내린다. 간혹 감촉이 느껴지지 않기도 한다. 마치 유령같다.
이 저주는, 도무지 풀릴 것 같지 않았다.
‘온기...따뜻해.’
사람이 기댄 무게가 무거웠다. 숨쉬는 숨이 부러웠고, 핏기가 도는 붉은 뺨이 예쁘다고 생각한다. 질투를 하기엔 너무 오랫동안 멀리 있었다. 그런데 이 존재는 자신에게 감히 그걸 주겠노라고 큰소리를 치는 것이다.
정말로 이상했다.
정말로.
‘... ...’
자신 쪽으로 아예 푹 침대에 상체가 엎어져서 자는 레이나를 보다가, 마리안느는 뭔가 기묘함을 느끼며 그녀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그리고 속으로 당황했다가, 이내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전부터 눈썰미는 좋았다. 무언가 하녀들이 실수한게 있거나, 달라진게 있으면 방 안에서 금방 찾아내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지금, 이 힐러가 뭔가 숨긴 것을 알 것 같은 그런-
“아!”
벌떡 레이나가 일어났고, 마리안느는 놀라서 뒤로 몸을 젖혔다. 손은 엉거주춤히 허공을 맴돌았다.
“죄송해요, 영애. 실례를 끼쳤네요.”
“오늘은 이만 돌아가봐.”
“네에.”
의심의 씨앗은 심어졌다. 자신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붉은 눈동자를 레이나는 차마 알지 못했다.
“곧 찾을 수 있을거 같아요! 마탑에서 자료를 너무 많이 줘서 다 읽느라 매번 잠잘 시간이 부족하지만...하암...”
혼자 재잘거리다가 혼자 하품하고, 그러다가 갑자기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정말 이상한 녀석이다. 마리안느는 문득 저번에 레이나와 몸이 겹쳐졌을때를 생각했다. 가까이에서 본 눈은, 정말로 반짝거려서... 이런 눈은 생전 처음 봤다.
‘아니, 이런 이상하고 왈가닥 녀석에게 기대를 걸어봤자 소용 없으니까.’
자신은 결국 내치지 못했다. 내칠 힘조차 부족한거다. 그냥 상대가 포기하길 바랬다. 멋대로 기대했다가 가버릴바엔 말이다. 아마 이 곳에서의 파견 경력은 좋은 명성이 되겠지. 자신은 그녀의 삶에 한번 지나가는, 끝이 정해져있는 선 하나일 뿐이다.
손을 뻗어 조는 레이나를 깨우려다가, 차갑고 핏기 없는 제 손을 보고 내린다. 간혹 감촉이 느껴지지 않기도 한다. 마치 유령같다.
이 저주는, 도무지 풀릴 것 같지 않았다.
‘온기...따뜻해.’
사람이 기댄 무게가 무거웠다. 숨쉬는 숨이 부러웠고, 핏기가 도는 붉은 뺨이 예쁘다고 생각한다. 질투를 하기엔 너무 오랫동안 멀리 있었다. 그런데 이 존재는 자신에게 감히 그걸 주겠노라고 큰소리를 치는 것이다.
정말로 이상했다.
정말로.
‘... ...’
자신 쪽으로 아예 푹 침대에 상체가 엎어져서 자는 레이나를 보다가, 마리안느는 뭔가 기묘함을 느끼며 그녀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그리고 속으로 당황했다가, 이내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전부터 눈썰미는 좋았다. 무언가 하녀들이 실수한게 있거나, 달라진게 있으면 방 안에서 금방 찾아내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지금, 이 힐러가 뭔가 숨긴 것을 알 것 같은 그런-
“아!”
벌떡 레이나가 일어났고, 마리안느는 놀라서 뒤로 몸을 젖혔다. 손은 엉거주춤히 허공을 맴돌았다.
“죄송해요, 영애. 실례를 끼쳤네요.”
“오늘은 이만 돌아가봐.”
“네에.”
의심의 씨앗은 심어졌다. 자신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붉은 눈동자를 레이나는 차마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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