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조회 : 836 추천 : 0 글자수 : 1,116 자 2022-12-07
“정체같은건 아무튼 저희로서는 아는게 없어요. 흔한...불쌍한 가이드들 중 하나죠. 당신이 여타 만나온 그 가이드들과 다른건 없어요.”
“그런 과거가 있으면서도 말이지?”
“안 좋은 운이 얽힌거죠.”
“잘도 살아있네. 악운.”
“이번엔 확실히 뭔진 몰라도 그 덕분인거 같은데, 조금 감사함을 표현해보는거 어때요?”
“그럴 사람이라고 내가 생각하나봐?”
“그냥 해본 말이에요.”
아엔은 결국 찾아찾아 슐츠의 병실에 들어갔다. 1인실은 조용했고, 침대에 남자는 누워있었다. 깨어있으나 자고있으나 똑같아보였다. 돌아오면 녀석에게 뭔가 한방 먹여준다고 했는데, 이렇게 되니 김이 빠져버린 밍밍한 콜라 같다. 처음 만났을때부터 그랬지만. 안에서의 말들이나 일들은 자세히 생각이 나지 않지만 그가 '말했다'라는 것만은 기억하고 있다. 아엔은 그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링거 줄에서 액체가 흘러내리는 소리만 났다. 숨은 쉬고 있는건가, 싶었다.
"돌아가면 가만 안둔다고 해서 안 깨는거냐?"
바보같은 짓이다. 대답은 당연히 돌아오지 않으니까. 하지만 뭐, 듣던 말던 대답 안하는 벽창호같은 녀석인건 똑같으니 그냥 이대로 말해도 될거 같았다. 자신의 것들은 그 무엇도 해소되지 않는다. 이녀석도 해소시켜주지 않는다. 하지만 뭔가 찝찝하다. 무언가, 이녀석은...
"...이번 한번은 봐줄테니까 어서 깨. 명령이다."
아마 이녀석이 죽어도 다른 가이드를 찾으면 될 일이다. 성능적으로나 효율적으로나 아무 특별함이 없다. 지금껏 모든 인간들이 그랬다. 자신에겐 무가치하다. 어릴적, 눈이 오는 골목길에서 맨 발로 선 채 아엔은 떨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그 무가치한 인간들 위에 서주겠노라고. 이제 가난하고 불행한 소년은 없다. 자신은 무엇이든지 손에 쥘 수 있다. 아엔은 손을 뻗어 슐츠의 머리를 쥐었다. 힘주어 쥐려다가 맥이 빠져 손가락으로 볼을 쓰다듬었다. 이 녀석은 대체 뭘까.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에 눈이 열렸다. 마주쳤다.
"... ..."
아엔은 그의 회색 눈동자와 마주치고선 눈을 깜빡였다. 뭔가 말하려다가 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가 붕대가 칭칭 감긴 손을 올려 미소지으며 제 손을 감싸쥐고 속삭이는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과거가 있으면서도 말이지?”
“안 좋은 운이 얽힌거죠.”
“잘도 살아있네. 악운.”
“이번엔 확실히 뭔진 몰라도 그 덕분인거 같은데, 조금 감사함을 표현해보는거 어때요?”
“그럴 사람이라고 내가 생각하나봐?”
“그냥 해본 말이에요.”
아엔은 결국 찾아찾아 슐츠의 병실에 들어갔다. 1인실은 조용했고, 침대에 남자는 누워있었다. 깨어있으나 자고있으나 똑같아보였다. 돌아오면 녀석에게 뭔가 한방 먹여준다고 했는데, 이렇게 되니 김이 빠져버린 밍밍한 콜라 같다. 처음 만났을때부터 그랬지만. 안에서의 말들이나 일들은 자세히 생각이 나지 않지만 그가 '말했다'라는 것만은 기억하고 있다. 아엔은 그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링거 줄에서 액체가 흘러내리는 소리만 났다. 숨은 쉬고 있는건가, 싶었다.
"돌아가면 가만 안둔다고 해서 안 깨는거냐?"
바보같은 짓이다. 대답은 당연히 돌아오지 않으니까. 하지만 뭐, 듣던 말던 대답 안하는 벽창호같은 녀석인건 똑같으니 그냥 이대로 말해도 될거 같았다. 자신의 것들은 그 무엇도 해소되지 않는다. 이녀석도 해소시켜주지 않는다. 하지만 뭔가 찝찝하다. 무언가, 이녀석은...
"...이번 한번은 봐줄테니까 어서 깨. 명령이다."
아마 이녀석이 죽어도 다른 가이드를 찾으면 될 일이다. 성능적으로나 효율적으로나 아무 특별함이 없다. 지금껏 모든 인간들이 그랬다. 자신에겐 무가치하다. 어릴적, 눈이 오는 골목길에서 맨 발로 선 채 아엔은 떨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그 무가치한 인간들 위에 서주겠노라고. 이제 가난하고 불행한 소년은 없다. 자신은 무엇이든지 손에 쥘 수 있다. 아엔은 손을 뻗어 슐츠의 머리를 쥐었다. 힘주어 쥐려다가 맥이 빠져 손가락으로 볼을 쓰다듬었다. 이 녀석은 대체 뭘까.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에 눈이 열렸다. 마주쳤다.
"... ..."
아엔은 그의 회색 눈동자와 마주치고선 눈을 깜빡였다. 뭔가 말하려다가 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가 붕대가 칭칭 감긴 손을 올려 미소지으며 제 손을 감싸쥐고 속삭이는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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