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화
조회 : 857 추천 : 0 글자수 : 1,022 자 2022-12-15
어쩔 수 없잖아. 어릴때는 ‘죽는다’의 개념을 모르거든. 남의 물건을 훔쳐서 매를 맞기도 하고, 다른 녀석들에게 돈을 뺏기면 악바리처럼 싸우고, 흙을 먹기도 하고, 빗물을 받고, 신발을 씹고... 지금 돌아보면 끔찍하지. 하지만 그때는 끔찍한걸 몰랐어. 지옥에서는 다들 그러니까 말야. 알겠어?
아무튼 내 옛 출신 이야기에 대해서는 자세히 들려주고 싶진 않고. 넌 동정조차 안할거잖냐. 나도 듣기도 싫고. 이건 그 후 이야기다. 지금의 내가 여기에 어떻게 있었는지. 뭐겠어? 애새끼들이랑 싸우는게 지나가던 군인님의 눈에 들었다 이거다. 깡이 보였다 그거지. 군부대에 들어올 수 있는 나이가 되자 나는 곧바로 들어왔고, 공적을 쌓으려고 애썼어. 전쟁에서 몇 번쯤 그리고 진짜로 해냈어. 목숨이 아깝지 않으니까 얼마든지 싸움에 몸을 내던질 수 있었어. 그리고, 녹스가 어느날 생겼지. 나는...확신이 있었어. 녀석을 쓰러뜨릴 수 있을거라는 그런 무대책적인 생각이 있었고 실제로도 그랬다. 세계에서 소수만이 괴물을 쓰러뜨릴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자. 그래.
“지금은 그게 나야. 부족한게 없지.”
거짓말이다. 아엔은 텅 비어있음을 느꼈다. 입꼬리를 올려 웃으면서 그리 생각했다. 자신도 안다. 자신은 그 무엇으로도 채워질 수 없다. 가만히 떨어진 소파에 앉아 있던 슐츠가 그를 바라보았다. 언제나처럼 침묵이 맴돌았다. 아엔은 김이 빠져 다시 앞을 보려다가 슐츠가 움직이려는걸 보았다. 그는 천천히, 손을 뻗어서...
자신의 뺨을 매만져주려 하고 있었다.
“징그럽게 뭐야, 동정은 필요없다니까?”
여전히 말은 없었지만, 그 회색 눈과 마주친 순간 아엔은 얼어버린 듯이 움직일 수가 없었다. 무언가 말하고 있었다. 전해지지 않는 무언가를. 그리고 그 뜻을 알아버리자 기분이 오묘했다. 너, 설마...
...부드러운 입술이 입술과 닿았다. 몇초인지 셀 수 없는 접촉이었다. 아엔은 처음으로 ‘기분이 좋다’ 라고 느껴버렸다. 이녀석이 왜, 나랑?...이라는 의문은 뒤로 미뤄버리고 끌어안아 이 채워지는 감각을 탐닉했다.
아무튼 내 옛 출신 이야기에 대해서는 자세히 들려주고 싶진 않고. 넌 동정조차 안할거잖냐. 나도 듣기도 싫고. 이건 그 후 이야기다. 지금의 내가 여기에 어떻게 있었는지. 뭐겠어? 애새끼들이랑 싸우는게 지나가던 군인님의 눈에 들었다 이거다. 깡이 보였다 그거지. 군부대에 들어올 수 있는 나이가 되자 나는 곧바로 들어왔고, 공적을 쌓으려고 애썼어. 전쟁에서 몇 번쯤 그리고 진짜로 해냈어. 목숨이 아깝지 않으니까 얼마든지 싸움에 몸을 내던질 수 있었어. 그리고, 녹스가 어느날 생겼지. 나는...확신이 있었어. 녀석을 쓰러뜨릴 수 있을거라는 그런 무대책적인 생각이 있었고 실제로도 그랬다. 세계에서 소수만이 괴물을 쓰러뜨릴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자. 그래.
“지금은 그게 나야. 부족한게 없지.”
거짓말이다. 아엔은 텅 비어있음을 느꼈다. 입꼬리를 올려 웃으면서 그리 생각했다. 자신도 안다. 자신은 그 무엇으로도 채워질 수 없다. 가만히 떨어진 소파에 앉아 있던 슐츠가 그를 바라보았다. 언제나처럼 침묵이 맴돌았다. 아엔은 김이 빠져 다시 앞을 보려다가 슐츠가 움직이려는걸 보았다. 그는 천천히, 손을 뻗어서...
자신의 뺨을 매만져주려 하고 있었다.
“징그럽게 뭐야, 동정은 필요없다니까?”
여전히 말은 없었지만, 그 회색 눈과 마주친 순간 아엔은 얼어버린 듯이 움직일 수가 없었다. 무언가 말하고 있었다. 전해지지 않는 무언가를. 그리고 그 뜻을 알아버리자 기분이 오묘했다. 너, 설마...
...부드러운 입술이 입술과 닿았다. 몇초인지 셀 수 없는 접촉이었다. 아엔은 처음으로 ‘기분이 좋다’ 라고 느껴버렸다. 이녀석이 왜, 나랑?...이라는 의문은 뒤로 미뤄버리고 끌어안아 이 채워지는 감각을 탐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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