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화
조회 : 813 추천 : 0 글자수 : 1,060 자 2022-12-19
어두운 사무실. 눈 앞의 손님과 리카드는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왜 녹스가 이 세계에 출몰하게 되었나, 하는 원인 말이지.”
“네, 여러 가지의 설 중 하나는 ‘누군가’가 불러 이끌었다, 도 있으니 말입니다.”
“모조리 가설이야.”
“하지만 이대로라면 인류는 멸망하겠죠.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에.”
“다들 열심히 ...하고 있어.”
“당신이라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지금 나보고 살인을 하란 말인가.”
“무엇이 중요하신지 아시지 않습니까. 뾰족한 수는 없고요.”
“무모해, 너무나도...그래도 그는 방파제로서 최후를 맡아줄거라 생각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멸망으로 나아갈 뿐입니다. 우린 발버둥치고 있는게 아니에요.”
침묵이 잠시 맴돌았다. 리카드는 선택하지 못했다. 차라리 옛시대면 좋았을 것이다. 누군가를 제물로 바치는데에 거리낌없던 그 때.
“이 추측이 틀리면 진짜 곧바로 개죽음이야. 그가 없으면 그만큼이나 녹스를 막을 자도 없어.”
“시도하지 않으면 모를 일이죠.”
“난...”
리카드는 크게 숨을 내쉬었다. 서류들이 어지럽게 떨어졌다.
“조금만 더 두고 보겠네.”
“저는 확신합니다.”
조용한 목소리에는 깊은 확신이 깔려있었다. 그는 예언자이므로.
“이 분기점이야말로, 세계를 좌우할 것입니다. 기관장님.”
*
뚜벅, 뚜벅. 손님은 돌아가는 도중에 누군가가 자신을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관장이 붙인 것은 아닌거 같았다. 이런, 하고 혀를 찼다. 품 안에서 총을 꺼내기 전에 이미 소리가 들렸다.
-콰아아앙!!!!!
...멍하게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사제 폭탄인 듯 싶었다. 이명이 멀리서부터 지잉거렸다. 피가 뜨겁게 흘러내렸다. 눈동자를 돌려 누구인지 살펴보았다. 모르는 남자다. 회색머리에, 회색 눈동자를 가진...어라, 어디선가 봤던가.
눈을 감기 전에 남자가 중얼거리는걸 들었다.
‘아엔을 건드리지 말아주세요.’
아, 역시.
이 모든 꼬임은 그로부터 시작된 거였다. 예언자는 진실의 파편을 안 채로 눈을 감았다. 어쨌거나, 이 앞은 보지 못하지만 끊어질 미래를 더 봐봤자 좋을 것도 없었다.
‘그 남자는 대체...’
“왜 녹스가 이 세계에 출몰하게 되었나, 하는 원인 말이지.”
“네, 여러 가지의 설 중 하나는 ‘누군가’가 불러 이끌었다, 도 있으니 말입니다.”
“모조리 가설이야.”
“하지만 이대로라면 인류는 멸망하겠죠.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에.”
“다들 열심히 ...하고 있어.”
“당신이라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지금 나보고 살인을 하란 말인가.”
“무엇이 중요하신지 아시지 않습니까. 뾰족한 수는 없고요.”
“무모해, 너무나도...그래도 그는 방파제로서 최후를 맡아줄거라 생각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멸망으로 나아갈 뿐입니다. 우린 발버둥치고 있는게 아니에요.”
침묵이 잠시 맴돌았다. 리카드는 선택하지 못했다. 차라리 옛시대면 좋았을 것이다. 누군가를 제물로 바치는데에 거리낌없던 그 때.
“이 추측이 틀리면 진짜 곧바로 개죽음이야. 그가 없으면 그만큼이나 녹스를 막을 자도 없어.”
“시도하지 않으면 모를 일이죠.”
“난...”
리카드는 크게 숨을 내쉬었다. 서류들이 어지럽게 떨어졌다.
“조금만 더 두고 보겠네.”
“저는 확신합니다.”
조용한 목소리에는 깊은 확신이 깔려있었다. 그는 예언자이므로.
“이 분기점이야말로, 세계를 좌우할 것입니다. 기관장님.”
*
뚜벅, 뚜벅. 손님은 돌아가는 도중에 누군가가 자신을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관장이 붙인 것은 아닌거 같았다. 이런, 하고 혀를 찼다. 품 안에서 총을 꺼내기 전에 이미 소리가 들렸다.
-콰아아앙!!!!!
...멍하게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사제 폭탄인 듯 싶었다. 이명이 멀리서부터 지잉거렸다. 피가 뜨겁게 흘러내렸다. 눈동자를 돌려 누구인지 살펴보았다. 모르는 남자다. 회색머리에, 회색 눈동자를 가진...어라, 어디선가 봤던가.
눈을 감기 전에 남자가 중얼거리는걸 들었다.
‘아엔을 건드리지 말아주세요.’
아, 역시.
이 모든 꼬임은 그로부터 시작된 거였다. 예언자는 진실의 파편을 안 채로 눈을 감았다. 어쨌거나, 이 앞은 보지 못하지만 끊어질 미래를 더 봐봤자 좋을 것도 없었다.
‘그 남자는 대체...’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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