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3%에 이르는 저출산이 몇십 년을 이어진데다 그 뒤를 이은 전쟁과 대학살 여러 건 덕분에 구 남한과 구 북한을 합쳐서 총인구가 채 88만 8천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한민족이었다. 그에 비해 총인구 60억 명인 일본과 총인구 7,200억 명인 중국, 그리고 러시아의 강세는 대단했다. 중국과 일본 모두 순수하게 각성자들로만 이루어진 군대를 파견했는데도 일본군은 6,000만 명을 파병했으며, 중국군은 3억 7,000만 명을 파병했었다. 러시아는 총인구는 69억 명 정도였는데 러시아군은 상대적으로 각성자가 적어 900만 명밖에 파견하지 못했었다. 물론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쓰시마와 홋카이도를 빼앗긴 덕택에 일본의 인구수는 48억 명이 되었고 한반도에서 대부분의 각성자들을 잃은 탓에 각성자 숫자는 10분의 1도 안 되는 600만 명으로 급감했다. 마력철 가공업자 같은 군인이 아닌 각성자도 있다는 걸 생각해볼 때 각성자 군인의 숫자는 채 500만도 남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은 중동지역 일부와 구소련 지역 일부를 강점한 덕에 총인구가 1조 2,000억 명으로 늘었다. 물론 갓 점령한 지역의 주민을 군인으로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니 한반도 전선에 투입할 각성자의 수는 3억 7,500만 명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일본군을 한반도에서 완전히 몰아내면서 많은 중국인 각성자 군인도 죽었다는 걸 생각하면 이 또한 대단한 것이다. 중국 땅에서도 각성자가 나오게 되면서 이런 짓이 가능해진 것이었다. 러시아는 중국이 중동지역이지 러시아의 영토가 아니라고 지정했던 투르크메니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 등 구소련 지역에서 영토분쟁이 일어남에 따라 중국과의 동맹이 완전히 깨져버렸다. 덕분에 한반도에서 중국군을 견제할 세력이 생긴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반도 전선에 투입된 러시아 각성자 군대는 1,800만 정도였다. 연해주 지역 출신 각성자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중앙아시아 지역에 사는 다른 주민은 각성하지 않았지만, 고려인들이 새로이 각성해서 러시아 역시 각성자 숫자가 대폭 증가한 것이었다. 중국 또한, 한반도 게이트가 영향력을 확대한 뒤에도 가장 양질의 각성자를 배출하는 것은 조선족이었다. 또한, 총인구 대비 각성자 숫자 역시 중국의 여러 민족 중에서 조선족이 가장 우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