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고려, 공화국에서 제국이 되다.
조회 : 844 추천 : 0 글자수 : 1,047 자 2022-12-29
한반도 북쪽으로는 더 진출할 수 없게 된 후고려 공화국 군대는 남쪽, 즉 일본을 노리려고 준비하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러시아와 일본에서도 가장 각성자 비율이 높은 종족인 고려인과 재일교포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러시아는 팽창정책을 철회했으나 연해주를 침략한 구 중국, 즉 후발해 군대와 한 번 붙었으며 한때 일본이라고 불렸던 국가는 만제라는 이름으로 국호가 바뀌었다. 이 만제는 만백성의 백제를 줄인 이름이었다. 보라색 귤을 상징으로 삼는 시키츠 왜왕 가문은 2대 만에 멸족되고 그 자리를 김씨, 즉 킨 왕가가 대신했다. 킨 왕가의 초대 왜왕은 공교롭게도 시키츠 아스카처럼 여성이었는데 일본식으로는 킨 키미코라고 불리고 한국식으로는 김군자라고 불리는 자였다. 킨 키미코는 후고려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인 정영수와 불가침조약을 맺고자 하였으나 정영수는 이를 거절하였다. 그러나 당장 쳐들어가지는 않았다. 일단은 나라를 나라 꼴로 만드는 게 우선이었다. 정영수는 일본이 한반도를 침략하기 전에는 법대 박사학위를 준비 중인 법학석사였는데 역시 법을 전공한 각성자들을 모아 후고려의 새로운 헌법을 만들었다. 이 헌법에서 후고려는 각성자들이 주권을 가지는 국가였으며 공화정을 폐지하고 헌법이 있지만, 전제군주정에 더 가까운 그러니까 입헌군주정과 전제군주정의 중간쯤 되는 군주정으로 국체가 바뀌었다. 정영수는 대관식을 마련하여 자신을 스스로 후고려의 초대 황제인 고태제로 선언했다. 그 뒤로 행정부와 사법부와 입법부를 만들었다. 그런데 중요한 자리는 모두 각성자들, 그것도 고위 각성자들에게만 주어졌다. 준각성자와 비각성자는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높은 자리에 오르지 못하였다. 물론 한반도 토착민 중에는 비각성자가 남아있지 않고 모두 각성자나 준각성자인 시점이긴 했지만 말이다. 심지어 고위각성자 남성과 일반 각성자 남성과 준각성자 남성과 비각성자 남성은 거느릴 수 있는 아내 숫자도 달랐다. 고위각성자 남성은 아내의 수에 제한이 없었지만, 일반 각성자 남성은 삼처 사첩까지만 가능했고 준각성자 남성은 일부일처제를 지켜야 했으며 비각성자 남성은 결혼이 금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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