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그 날이 오고 말았다. 주인공 셀레나의 데뷔탕트 날이다.
원래 나는 여기서 주인공인 셀레나를 괴롭히는 역할이지만!
셀레나와 헬리오스의 만남을 주선해주기 위해서 셀레나의 데뷔탕트 이후 나는 뒤로 빠지려고 노력할 예정이다. 
데뷔탕트. 사교계 데뷔의 첫 등용문. 데뷔탕트라는게, 사실 먼 나라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다. 그거 소설속에서나 등장하는 거 아니야?
하지만 여기는 소설 속이었다. 그래서 지금 나는 소설 속의 주인공의 데뷔탕트 무대에 서 있다.
그동안의 성과라… 3개월에 20kg. 이 정도면 많이 뺐지? 
파묻혀있던 쇄골이 드러났다. 입던 옷이 맞지 않는다.그래서 드레스를 새로 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고도비만은 고도비만이긴 하구나. 식단만 대강, 운동을 해서 기초체력을 대강 키워놓은 정도로도 이 정도로 잘 빠지라라고는 기대는 안했다.
이건 우쭐해도 좋다. 그동안 열심히 살을 뺐으니까 말이다. 
데뷔탕트의 무대는 남작령. 남작의 성은 작았지만 그럭저럭 며칠 묵어도 될 만했다.
연회장은 꽤 잘 꾸몄다. 천장에는 화려한 샹들리에가 있고, 연회장의 테이블 위에는 화려한 꽃들과 식기. 그리고 화려한 뷔페.
뷔페 음식들도 한국에서 먹었던 거랑 별로 다를게 없다. 아니다, 사실 뷔페라는 문화가 외국에서 왔으니까 다를 바가 없는게 맞는 것 같다.
왁자지껄한 사교계의 사람들 사이에, 나는 음료 대신 물을 음료처럼 음미하면서 서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며 흠칫 놀라다가 제 갈 길 가버린다. 아마도 다이어트를 한다는 소문이 성공적으로 먹혀들었던 모양이다.
거기다가 헬리와 이렇고 저런 관계를 가지는 것 같다는 소문까지… 자본도 빽도 없는 자작 영애가 이정도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건 거의 성공이나 다름 없다.
그런데 말이야… 가장 중요한 주인공, 셀레나의 등장에서 나의 착오가 발생했다.
홀의 2층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셀레나. 그런데 말이야.
“영애님, 이 모습은… ”
셀레나도 엄청나게 뚱뚱했다.
그 스파이의 말이 머리속을 스쳐지나갔다. 
‘남작님이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자작 영애님의 다이어트의 비밀을 알고 싶어하셔서 말입니다.’
그런 거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