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탕트의 도중에 눈물을 터트린 주인공 셀레나. 
나는 셀레나의 손을 틀어쥐고 발코니로 나왔다.
아직 밤은 아니야, 낮이다. 그렇지만 온 세상이 어둑어둑한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눈물을 그칠 생각이 없는 셀레나를 꼬옥 안아주었다.

“!”
“울지 말라고 하지는 않겠어요.” 

셀레나는 나의 말을 듣고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어. 살이 너무 많이 쪄서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졌을 때.
그때동안 내가 가장 많이 듣고 싶었던 말은, 살이 쪄도 괜찮아. 이 말이었다.
살이 쪄서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는 건 살을 빼면 해결 된다.
그러면 그때라도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다.
내 스스로 내 몸을 언제라도 건강한 상태로 돌릴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울어버리세요. 그리고 이 설움과 울분을 십분 이용하세요.”
“어디에 이용해요?”
“같이 건강해지는데요.”

살이 찐 것은 건강하지 못하다는 거다.
그저 남들처럼 건강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남들이 손가락질 받는 것에 주눅 들 필요도 없다.
내가 건강해지면 되잖아?

“함께 살을 빼죠. 저도 지금 절찬리에 체중을 감량하고 있는 중이라.”
“같이 하자는 말씀인가요?”
“그래요. 살을 빼면 알게 될거에요. 남들이 무어라 하든, 심지어 황태자님이 손가락질을 하신다고 할지라도.”

나는 한 박자 뜸을 들이면서 말했다.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것은 셀레나 영애님이라는걸 잊지 말아줬으면 한다구요.”
“아아…!”

셀레나가 오열했다. 그럴만도 하지. 살이 쪄서 한번도 좋은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을걸?
살이 찌면 가족들에게도 고립된다. 살을 빼라는 말 이외의 말은 들을 수 없게 된다.
살을 빼도 사실 듣는 말이지. 하지만 말이야, 한 번 살을 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 그 소리도 쏙 들어간다고.
그러니까 남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나의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저와 함께 새롭게 시작해요.”

다이어트는 지속되어야 한다. 쉬어가고 싶으면 쉴 수 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확신만 가지고 있다면 다이어트를 삶의 방식 중의 하나로 오래오래 가져갈 수 있다.
다이어트는 모두의 생존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