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좀 의외였다. 나, 즉 악역영애인 노아가 비만이고 헬레나는 정상, 아니, 완전히 미형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마른 체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부 바뀌어버렸다. 셀레나도 비만 체중인 모습을 보아버린 이상 나는 제정신일 수 없었다.어째서지? 왜? 그런 불안한 생각을 떨치기 위해서 나는 셀레나에게 말을 걸었다.

“영애님, 무례한 발언인 것은 인지하고 있습니다만… 실례가 아니라면 같이 체중을 감량하지 않으시겠어요?”

내가 예상하건대, 셀레나는 우리 자작령으로 첩자까지 보낼 정도로 열의가 있는 사람이다. 사실 의아했었다. 누가 왜 어째서 첩자를 보낸거야.
그러나 지금은 그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셀레나 본인이 살이 쪄서 내 다이어트 비법을 알고 싶었던 거다!
나는 셀레나에게 말을 걸기 위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 같이 다이어트 할 친구를 구하기 위해서! 같이 살 뺄 사람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단 말이야!
본인이 의지만 있다면 같이 빼면 좋잖아!
물론 네가 감량에 성공한다면, 황태자 헬리오스도 너에게 트럭째로 줄게. 아니! 지금도 사실 줄 수 있다. 나는 필요 없거든.

그런데 말이야.
"쯧."

언제 뒤에 온건지 모르겠지만 황태자 헬리오스는 우리의 뒤에 떡하니 서 있었다. 그리고는 혀를 쯧 차면서 고개를 돌렸다. 
살이 찐 부분에서 어느정도 예상은 했다. 원작과의 전개가 달라질거라고는. 원래 데뷔탕트에서 날씬하고 귀여운 셀레나를 보며 헬리오스는 홀딱 빠질… 텐데… 
셀레나의 얼굴은… 뭐라 형용할 수 없이 일그러져 있다.
원작이랑 이렇게 다른 노선을 타도 돼? 하지만 내가 살을 빼는 시점에서 그른 모양이군. 응응, 알겠다. 나는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거야. 원작에 구애받지 않은 온전한 나만의 이야기를.
기대했던 데뷔탕트 무대인데 고작 살이 쪘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기분이 엉망이 되는 꼴은 바라볼 수 없어.
나는 셀레나의 앞에 한 발짝 나섰다. 동그랗게 눈을 뜬 셀레나를 양팔을 벌려 보호하면서 헬리에게 따졌다.

"폐하께서는 오늘의 파티의 주인공에게 혀를 차는 버릇이라도 있으신 모양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