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통자가 있었습니다."
내통자. 그 말의 울림이 꽤나 무겁게 느껴졌다.
그런데 무엇을 위한 내통이지? 우리 자작령 별 거 없어서 쌔벼갈 것도 없을텐데.
이어서 아이언이 구석에 무릎을 꿇고 있던 첩자를 바닥에 엎어지게 했다.
그 첩자는 너무너무 익숙한 얼굴이어서 나도 조금 놀랐다.
"시, 실비아?"
흐, 흐흑… 실바아가 우는 소리가 방 안을 메웠다.
"저도 조금 놀랐습니다. 실비아는 충실하고 우수한 메이드였으니까요."
나름대로 실비아를 아껴즈고 둥기둥기 대한다고는 하는데, 아니었나보다.
묘하게 실망감이 치밀었다. 애초에 나를 배신할 생각으로 온 거구나.
그렇지만 서운한 마음을 눌러담았다. 아직이다. 
본인 입으로 듣고싶다. 소문이 진짜인지. 목적이 뭔지. 그리고, 우리 저택에 남을 것인지.
나는 실비아에게 말했다.
"나는 아량이 넓은 주인이니까, 묻는 말에 성실이 대답하면 너를 해하지는 않을 것이다."
"저, 정말요?"
안도의 한숨을 쉬던 실비아는 다시 옷매무새를 정돈하며 고개를 조아렸다.
“그, 그게. 남작님이 자작 영애의 비밀을 알아오라고 하셔서...”
남작? 무슨 소리지. 
“남작님이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자작 영애님의 다이어트의 비밀을 알고 싶어하셔서 말입니다.”
다이어트의 비밀 말인가? 남작이 알아서 뭐하게?
잠깐, 다들 다이어트를 하고 싶어하는 건가? 설마?
그럼 그룹으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짤 수도 있을지도 몰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이어트를 하는 방법도 알려주면 좋을지도 몰라.
여전히 고개를 들지 못하는 실비아에게 말했다.
"본디 첩자는 처벌해야 마땅하지만, 실비아, 내 너를 귀히 여겨 처벌할 생각은 없다."
"그, 그렇다면?"
"가서 남작에게 전해다오. 다이어트는 함께 하면 더 재미있을 거라고. 관심이 있다면 정식으로 자작령을 방문하라고."
실비아는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방을 나섰다. 
"아량이 넓으시군요."
"그런 소리 많이 들어."
내가 너스레를 떨었더니 피식 하고 아이언이 웃었다.
실비아는 가버렸지만 나는 다이어트를 계속 할 것이다. 그게 나와의 약속이자 사명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