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같이 운동했으니까, 별로 나에게 해코지를 못 할 것이라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이 막되어먹은 여자가."

헬리는 나의 뺨을 때렸다. 촤악, 눈 앞에 별이 돌아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시선이 45도 방향으로 틀어졌다.
아, 정말 최악이야. 여자 때리는 남자, 진짜 못됐다.
시선을 다시 정방향으로 돌리면 헬리가 죽일 각오로 노려본다. 나는 참았던 울분을 터트리듯 말했다.

“막되어먹은 것은 황태자 전하의 손버릇이 아닐까요? 레이디에게 손찌검하는 버릇도 왕성의 예법입니까?”
“네년이, 감히. 뚱뚱하고 못 생긴 년이, 그동안 오냐오냐 하고 봐줬더니 기어오르는 년이.”
“년, 년. 장차 황제가 되실 분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그렇게 품위 떨어지는 말이어서야, 헬리오스 왕국의 앞날이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우와, 비꼬는 거 재밌다. 그리고 내 앞날부터 걱정해야 할 것 같다.
그냥 소박하게 살만 빼고 조용하게 황태자의 간섭 없이 살려고 했는데 분위기 봐서 절대 무리다.
나는 그저 웃기만 했다. 황태자는 분을 삭이지 못한 듯 주변에 있던 테이블을 엎었다. 와장창! 
황태자는 순간이동 마법을 사용해서 나가는 그 순간까지도 내 입가의 비웃음은 끝나지 않았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뭘요. 저는 전하에게 충언을 했던 것 뿐이지요. 그 간언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황태자 전하이시고요.”

셀레나는 진심으로 감동한 눈치다. 아야, 뺨이 조금 쓰리지만 그래도 나는 가치 있는 일을 했다고 믿고 싶다. 

“친하게 지내고 싶어요, 셀레나 양.”

내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셀레나는 그 손을 바라보다가, 내 얼굴을 한번 더 바라보았다.

“아, 아아… 으아앙!”

그러고는 갑자기 울어버린다. 어? 이렇게 갑자기? 주변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이 파티의 주인공인 셀레나가 울음을 참지 못하자 다들 당황스러워하는 눈초리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비난 섞인 비웃음을 터트리고 있는 사람들도 대다수였다.

‘얼굴이 예쁘긴 하지만, 저렇게 살이 쪄서야 황태자님의 행동도 틀린 법이 없다’ 라고.
나는 한바탕 울음을 터트리고 있는 셀레나를 발코니로 데려갈수밖에 없었다.